1980년대에 페미니스트 섹슈얼리티라는 개념을 처음 접했을 때는 그게 무슨 뜻인지 정말 알지 못했다. (72쪽)

 

어제는 D도서관에 갔다. 내가 주로 다니는 S도서관이 확장공사를 하고 있고, 3주에 한 번씩 가는 M도서관과 다른 S도서관은 이번주 토요일이 가는 날이다. D도서관은 시립 도서관답게 책도 많고 신간도서도 많이 구입한다. 전날 저녁에 검색을 통해 내가 찾는 책이 있는 걸 확인하고, 아롱이를 수영장에 떨궈 주고, 혼자서 도서관에 갔다.

 

 

대출하려고 했던 책은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와 『올 어바웃 러브』. 같은 저자 벨 훅스의 책 『행복한 페미니즘』이 페미니즘 책들 사이에서도 유독 눈에 띄여 대출했다. 헤세의 책에 대한 책,이 읽고 싶어 『우리가 사랑한 헤세, 헤세가 사랑한 책들』을 대출했는데, 집에 와서 살펴보다가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은 정여울의 『헤세로 가는 길』이였음을 알게 됐다.

 

 

 

 

 

 

제일 먼저 읽고 싶은 책은 『올 어바웃 러브』. 그 다음은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

아, 이건 아닌데.

총 707쪽. 저는 이렇게 각 잡고 공부할 생각은 없습니다. 손끝에서 전해지는 묵직한 무게에, 대출하지 말아야겠다, 소심한 결심. 그래도 책을 찾았으니, 펼쳐는 봐야지. 책을 펼친다. 그리고 이 문단을 읽는다.

 

 

 

나는 늘 어머니가 돈 많은 애인이 싫은 건지, 아니면 그 사람이 아니라 그가 주는 걸 넙죽 받는 자기 가난이 싫은 건지 궁금했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면 싫어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그 사람은 나이가 많고 약간 불구인데다 말더듬이에 가난했고, 엄마를 무척 배려해주었다. 아니 대단히 정중하게 대했다. (77쪽)

 

엄마의 돈 많은 애인에 대한 이야기. 절로 눈이 간다. 이 책의 부제는 ‘사회주의 페미니스트 35인의 여성/노동/계급 이야기’. 정희진의 문장을 다시 한 번 읽어본다. 

 

 

 

 

 

 

이 책은 내가 접한 페미니즘 입문서 중에서 가장 우수하며 가장 ‘충분’하다. 또한 가슴 죄는 명언들이 즐비하다. (97쪽)

 

가장 우수하며, 가장 충분한데다 가슴 죄는 명언까지 즐비하다니 더 이상 두꺼운 무게를 탓할 수 없다.

읽는다. 알든 모르든 읽는다.

일단,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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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30 1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6-30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개 2015-06-30 13: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크흡 ㅜ..ㅜ
사실....
저는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 읽기를 포기하고 책장에 모셔두었습니다....

단발머리님 꼭 완독하셔서 멋진 리뷰 남겨주세요.
기대하고 있겠습니다아아!!!!

단발머리 2015-06-30 14:55   좋아요 1 | URL
아흐~~ 아무개님이 포기하셨다니 급 걱정 밀려옵니다. 저는 지금 78쪽이요. 완독가능할까요? 완독은 못 해도 리뷰는 가능하구요, 멋진 리뷰는 어려워도 일단 리뷰는 가능합니다. *^^*

아무개 2015-06-30 16:40   좋아요 1 | URL
으라찻차!!!!!!!!!!!

단발머리 2015-06-30 16:45   좋아요 0 | URL
차랏차라라라라라라라리라랏!!!!

cyrus 2015-06-30 2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스트 섹슈얼리티도 페미니스트 사상 분파의 일종인가요? 워낙에 페미니스트의 분파가 다양해서 공부할 것이 많을 것 같습니다. ^^;;

단발머리 2015-07-04 01:23   좋아요 0 | URL
제가 이해한 바로는, ˝여성의 성적 자기결정권˝에 대한 것 같아요. 페미니스트의 분파가 다양한 것 같기는 한데, 서로 비슷한 점도 많지만 미세한 차이점도 많아서, 뭐가 뭔지 잘 모르겠어요. @@
공부는 계속되어야 합니다. 쭈욱~~~~~~~~~~~~~~~~

해피북 2015-07-01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희진님의 책을 읽고 또 그 책에서 알게된 책을 찾아 읽는모습 참 좋아요 ㅋ 저도`정희진처럼 읽기`를 준비해뒀는데 단발머리님의 모습이 제 미래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 걱정이..ㅋㅂㅋ,,

단발머리 2015-07-04 01:24   좋아요 0 | URL
일단 그 걱정을 매우 축하드리구요!!!

저도 시작은 `정희진처럼 읽기`였던 것 같아요. 서문 읽다가 퍽! 충격을 받았더랬지요.
아무런 정보 없이 이리저리 막 부딪혀 하는 거라 모르는게 많아요.
저 좀, 도와 주세요~~ ㅋㅎㅎㅎ
 

 

 

 

 

 

(422쪽)  

책을 추천하거나 추천받는 것 모두 한결같이 주저되는 일인데, 알라딘서재에서 소개받는 책들은 찾아 읽는 편이다. 원래 치밀한 독서 계획이 없기도 하지만, 알라딘서재에서 추천받아 읽은 책들이 연타 흥행(?)에 성공해 역시 믿을 구석은 알라딘서재~라는 생각 때문이다.

저자는 스테퍼니 스탈(Stephanie Staal). 바너드 대학을 졸업하고 컬럼비아 대학에서 언론학 석사. 언론계와 출판계에서 활약하다가 결혼-임신-출산으로 프리랜서 기자로 전업. 아이를 키우며 바쁘게 살아가던 중, 잊어버린 ‘여성으로서의 삶’을 찾기 위해 대학 때 들었던 ‘페미니즘 고전’ 수업 청강. 이 책은 그녀가 도전한 ‘페미니즘 고전 독서’의 결실이다.

나는 나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한다,는 스테퍼니 스탈의 말이다. 이 글의 첫째 줄은 “(422쪽)“인데, 사실 내가 썼던 첫 번째 글의 첫 문장은 “나는 잠을 이루지 못 했다.”였다. 내가 썼던 두 번째 글의 첫 문장은 “나는 ‘페미니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였다. 너무 많은 생각이 들어서, 너무 많은 이야기가 있어서, 도대체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어 쓰고 지우고 다 지운 후에 다시 쓰고 지우고를 반복했다.

좋은 학교를 나오고, 좋은 직장을 다니다, 좋은 남편을 만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야무지고 똑똑한 한 여성의 ‘페미니즘 고전 서평’이 이렇게 많은 생각을 가져다 줄지는 상상도 못 했다. 가끔은 책을 읽다 말고, 잠시 덮어야만 했는데, 그래야만 마음속 가득한 동감과 울분을 겨우 식힐 수 있었다. ‘개인적인 소회’ 정도로 읽지 말라,고 저자는 당부했지만, 사실 내 개인적인 소회 때문에 그녀의 개인적인 소회에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전업 주부가 꿈인 명문대 여학생들, 아이비리그를 졸업한 직장 여성들이 결혼이나 출산 후 일을 그만두는 현상은 1~2년 전부터 언론의 단골 소재였다. 그런데 거기서 한 술 더 떠 여대생들이 학교를 졸업하기 전부터 전업주부를 목표로 세포 생물학이나 르네상스 문학 같은 과목을 수강한다는 것이 그 기사의 주요 골자였다. (108쪽)

그 기사 내용은 우리 모두를 씁쓸하게 만들었다. 여대생들이 전업주부를 꿈꾼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라 고작 열아홉인 그들이 불평 한마디 없이 전통적 성 역할에 안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110쪽) 

 

결혼 이후의 삶은 결혼 전과 같지 않다. 좋은 변화와 나쁜 변화가 동시에 일어난다. 하지만, 결혼 이후의 크고 작은 변화를 넘어 삶이 근본적으로 변하는 쪽은 여자다. 결혼 이후에 여자의 삶은 급격하게 변화하고, 변해야만 살 수 있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한 생물학적 변화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가슴뭉클한 순간이 많았다. 많았다,라고 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나 스스로 내 몸을 어찌할 수 없다는 깊은 절망감에 힘들었던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내 인생의 가장 큰 변화라면 아이를 낳은 후에 일어났다. 자고 있는 딸아이를 안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출산 휴가 마지막 밤, 다음날부터는 시어머니에게 아이를 맡기고 출근하기로 했는데, 내게는 그 밤이 그렇게도 길었다. 시설이나 모르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도 아니고, 시어머니에게, 가족에게 아이를 맡기는 데도 내 아이를 버려 두고 일하러 간다는 생각에 마음이 불편했다. 쌔근쌔근 곤히 잠든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남편이 직장생활을 하고 내가 아이를 돌보는 편이, 내가 직장생활을 계속하고 남편이 살림하며 아이를 돌보는 것보다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 유리한 선택임에는 확실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비리그 졸업생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책 108~110쪽의 여대생들처럼 행동하지 않기 위해, 그렇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삼개월 동안 잠을 이루지 못 했다. 남편은 내게 결정하라며 공을 넘겼고, 나는 엉겹결에 받은 큰 공을 어쩌지 못해 밤마다 뒤척였다. 나는 친정과 시댁 양쪽에서 육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천혜의 환경 속에 있었다. 도와달라고 부탁드리면, 4-5년 아예 아이를 키워주실 분들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결정하지 못 했다. 잠 못 드는 밤이 계속됐다.

아이가 웃을 때 엄마의 뇌에서 생성된다는 도파민. 마약처럼 작용한다는 도파민이 모성이 한참 부족한 내 뇌 속에서도 활발히 작용해, 나는 일평생 한 번도 예상치 못한 이름을 갖게 되었는데, 그건 ‘엄마’라는 무거운 이름과 ‘전업주부’라는 이상한(?) 이름이었다. 아이 때문에, 오직 그 이유 때문에 일을 그만둔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일을 그만둔 가장 큰 이유, 가장 중요한 이유는 물론 ‘아이’였다.

나는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모른다. 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하려는 알라디너들 틈에 에이바님 서재에 줄을 서기는 했는데, 하이드님 서재의 ‘추천 도서 목록’을 보고서는 완전 기가 팍 죽었다.

똑같이 한국의 입시전쟁을 치르고, (똑같은 대학은 아니지만) 똑같이 대학에 입학하고, 회사에 취업하고, 사랑해서 결혼했지만, 같이 만든 아이를 앞에 두고 직장을 그만 두는 쪽이 ‘나’여야만 했다는게 페미니즘에 관련된 건지, 아니면 그냥 효율성을 고려한 선택이었는지 모르겠다.

사촌언니들이 모두 출가해 홀로 남은 ‘손녀’로서 ‘설거지담당’으로 낙하하지 않고, 이른바 ‘남자상’에서 밥 먹던 내가, 명절에는 친가에 먼저 가야한다고 딸애에게 말하는 것이, 말해야만 하는 것이 페미니즘과 관련된 것인지, 한국의 유교 문화와 관련된 것인지 나는 알지 못 한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여자라고 불평등한 대우를 받은 적이 없다고 믿고 살았던 내가, 결혼 후에 느꼈던 사소하지만 형태가 분명한 각양각색 불편한 감정들이 페미니즘에 관련된 것인지, 우리 부부 두 사람의 문제인지 나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이제 ‘페미니즘’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한다. 아는 게 없으니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지만, 일단은 모르는게 무엇인지부터 알아보려고 한다. 각 잡고 제대로 한 번 붙어보자,는 식은 아닐테지만, 나름대로 알차게 공부해보고 싶다. 목표라고 한다면, 이제 ‘페미니즘’ 공부를 시작하기로 단합한 알라디너님들 틈바귀에서 정박자, 기본템포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제 시작이다.

 

『여성의 권리 옹호』, 『각성』, 『자기만의 방』

 

 

 

 

 

 

『제2의 성』, 『가사노동의 정치학』,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성의 변증법 : 성 해방을 통한 인간 해방 역설』

 

 

 

 

 

 

페미니즘을 ‘하나’로 사고하는 것 자체가 성차별이다. 나는 숱한 사람들이 사상가들을 언급할 때 마르크스, 프로이트, 푸코, 루소, 그리고 페미니시트 식으로 나열하는 데 대해 분노를 느낀다. 남성들은 ‘개인’으로 호명하면서, 어째서 페미니즘은 한 덩어리로 간주하는가? 그러니까 마르크스 한 사람과 모든 여성이라는 식의 발상이다. (11쪽, ‘혁명보다 진화’, 정희진) 

 

나는 결혼을 하고 어머니가 된 후에야 비로소 나이가 들수록 아는 것이 적어진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슴 터질 듯한 사랑도 느꼈지만 미칠 듯한 좌절감도 맛보았다. 그전까지는 생각해 보지도 못한 존재의 근간을 뒤흔드는 새로운 감정이었다. 백만 가지 방식으로 아이와 연결된 어머니가 되고 나서야 페미니즘의 이상향을 현실에 접목시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절감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페미니즘을 저버릴 수도 없었다. 아이를 욕조 속에 그냥 내버려 둘 수는 없는 노릇 아니겠는가. (20쪽)

 

모성신화를 떠받치는 기둥은 어머니는 더 이상 자신만의 야심도 호기심도 욕구도 느낄 필요가 없다는 믿음이다. (88쪽)

 

에드나는 끝내 자아를 포기하지 못하고 아내와 어머니라는 운명에도 완전히 빠져들지 못한다. 라티그놀레 부인에게 아이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그에 대해 열띤 토론이 오가는 가운데 에드나가 입을 연다. “본질적이지 않은 것은 포기할 수 있어요. 돈과 생명은 아이들에게 내줄 수 있어요. 하지만 나 자신을 내주지는 않을 거예요.” (156쪽)  

 

나는 나를 낯선 이의 손에 맡겨야 했던 부모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했는지는 말할 수 없지만 남의 손에 자란 내가 어떤 대가를 치러야 했는지는 말할 수 있다. 어머니와 아버지 중 한 분이 출장을 떠날 때마다 나는 원인 모를 고열에 시달렸다. 학교가 파한 후 빈집에 들어갈 때 귓가에 울리는 내 발자국 소리가 왠지 서글펐던 기억, 초등학교 학예회 때 꽉 찬 관중석 어디에도 부모님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주여 오소서」를 부를 때 느낀 외로움 등이 내가 치러야 했던 대가였다. 나는 연극이 끝난 후 무대 뒤에서 한 이웃 아주머니가 자기 자식에게 주려고 가져온 꽃다발에서 뽑아 낸 꽃 한 송이를 건네받은 적도 있었다. (238쪽)

 

아이를 키우려면 얼마나 손이 많이 가는지 피부로 체험하고 나자 가슴에 맺혀 있던 어린 시절의 상처가 어느 정도 씻겨 나가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아이의 기대에 찬 눈빛에 매번 녹아 내리고 마는 엄마였다. 해야 할 일들을 옆으로 밀어 놓은 채 책을 읽어 주거나 실비아가 만들었다는 노래를 들어주기 일쑤였다. 나는 아이들이 세상을 원색으로만 본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주지시켰다. 정규직을 버리고 프리랜서를 선택한 데는 다른 이성적 동기도 영향을 주었지만 사실 감정적 동기가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시간을 유동적으로 쓸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실비아가 필요로 할 때마다 옆에 있어 주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어린 시절의 나처럼 부모님의 부재로 인한 결핍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았다. (242쪽)

 

일과 양육이 주는 만족도가 얼마나 큰지, 두 가지가 자아실현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비교해 보려는 시도는 허울만 그럴듯할 뿐 애초부터 불가능하다. 두 가지가 서로 다른 종류의 경험이기 때문이다. 인쇄되어 나온 내 이름을 보는 경험과 실비아의 무용 발표회를 보는 경험은 서로 비교할 수 없다. 어느 한쪽이 월등히 더 좋거나 더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두 가지가 서로 다른 욕구에 부응하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워 본 사람이라면 내 말에 동의할 것이다. 그런데도 언론은 ‘직장 맘 대 전업 맘 전쟁’ 같은 자극적 기사들을 내보내면서 그런 중요한 차이를 언급하지 않은 채 오만하게 넘어가 버린다. (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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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6-24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만 이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문파랑출판사에 나온 쇼팽의 소설 제목이 마음에 안 들어요. 원제가 ‘The awakening’이라면 그냥 ‘각성’이라고 정해도 무방한데, 왜 굳이 ‘이 명박한 세상을 여자가 느껴 깨칠 때’를 달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제목에 자꾸 MB가 보입니다. 정말 MB스러운 제목입니다. 부클래식 출판사에 나온 <내 영혼이 깨어난 순간>이 더 마음에 듭니다.


에이바 2015-06-24 20:51   좋아요 0 | URL
부제가 왜 저렇죠? 제가 이 분의 이름을 국립국어원 사전에 검색할 날이 오다니... 명박하다: 운명이나 팔자가 기구하고 복이 없다. 한자성어 가인명박(佳人命薄)의 그 명박이군요.

AgalmA 2015-06-24 22:10   좋아요 0 | URL
이거 뭔가요ㅎㅎ; 그 명박은 전혀 이 命薄스럽지 않으니...화납니다))

단발머리 2015-06-25 13:26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각성`도 괜찮고, <내 영혼이 깨어난 순간>도 괜찮은데요.
정말 `이 명박한 세상`은 정말 깨어나고 싶지 않은 순간이네요.
여자들의 `각성`을 저지하려는 `명박적` 의도 아닐까요?

아무개 2015-06-25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서도 언급했듯이
결혼하고 출산하면 직장을 그만 두어야 할지
남자들은 전혀 고민하지 않지요.
저는 왜 그렇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을까요?
단발머리님 말씀처럼 오로지 효용성때문에?....

한 설문조사에서
결혼후 80%의 남성들은 자신의 삶의 질이 높아 졌다고 하고
결혼후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의 삶의 질이 낮아 졌다고 대답했다는군요.
남성은 가정부, 정부, 때로는 어머니의 역할까지 해주는 아내가 생겼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거나 할 필요는 없죠.
게다가 자신을 성을 따르는 2세까지 얻게 되구요.
저는 현 가부장제 시스탬안에서
결혼후 여성이 얻는것은 강요된 모성애과 끊이지 않는 가사노동
경력과의 단절 이거나 슈퍼우먼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외에
또 무엇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결혼전 남자들 상에서 밥을 먹었던 , 직장에서 어느정도 성공한 위치까지 올랐던
여성은 결혼후에는 아이에게 명절에는 시댁에 먼저 가야 한다고 가르치게 되고
아무리 바빠도 남편 아침상은 꼭 차려주고 출근하는 아내가 되어야 하는게
부당한게 아닌가?라는 의문을 갖는것.
무언가 잘못되었다 라고 이야기 하는것.
이런것이 페미니즘의 시작이 되는게 아닐까 싶어요.
물론 궁극적으로는 억압받고 있는 모든 젠더들의 해방이 목표가 되겠지만요...
저도 페미니스트는 아닙니다. 아직까지는요.
단발머리님 말씀처럼 모르는게 너무 많아 제가 뭘 모르는지도 모르겠어요.

에이바 2015-06-25 11:03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 댓글에 줄 섭니다..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것들이 낯설어지는 것, 의문이 생기는 것- 그것이 페미니즘의 시작이란 말씀에 동의합니다.

단발머리 2015-06-25 13:35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아무개님.

남자들은 결혼 후 삶의 질이 높아진다고 느끼고 실제로도 그런것 같아요.
여자들은 삶의 질이 낮아지고 실제로도 그렇게 대답하구요.

출산 후에 직장일을 계속하려는 여자들은 직장과 가정에서 이중으로 노동해야 하구요.
그렇다고 집에 있는다고 편하냐.
그것 또 아니더라구요. 집에 있으면 일단 경제적으로 독립이 안 되니 불안하기도 하고, 또 경력도 단절되기 때문에 가정에 더욱 매인 형국이 될 수 밖에 없더라구요. 그런 경우, 자신의 영향력이 최대한 발휘되는 지역의 최대치가 가정이 되는 거니까요. 남편을 감시하고, 아이를 쪼고. 매일 집 치우고, 아이들 교육 정보에 혈안이 되고.
그 경우에도 개인으로서의 `나`는 없는 거죠.
나는 ** 엄마일 뿐이니까요.

갈길 멀어 조금 막막하기는 한데, 은근 호기심이 막 생기네요.
나는, 아무개님 뒤를 바짝 따라가야지, 하고 있는데, 워낙 읽는 속도가 느려서요... 걱정 조금...

단발머리 2015-06-25 13:37   좋아요 0 | URL
에이바님, 일상적이고 자연스러운 것들이 이미 낯설어지기 시작해서요.
의문도 조금씩 생기구요.
시작이 제대로 되고 있군요.^^

줄은 제가 먼저 섰네요. 에이바님 서재에서... ㅎㅎㅎ
 

 

희곡 [ drama, 戱曲 ] : 연기(演技)를 위하여 쓰인 문학작품. 

희곡이라는 말을 흔히 각본(脚本)이라는 말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며, 또 양자를 하나의 뜻으로 생각하는 것이 보통이나 엄밀하게는 희곡과 각본이 구별되어야 한다. 연극과 관계가 있는 점에서는 희곡이나 각본이 마찬가지이나, 연극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연기자가 주체가 되는 미모스(mimos)라는 연극에서 연기자를 위해 작가가 만드는 콤퍼지션이 바로 각본이다. 드라마는 어떤 문학작품을 예상하는 연극으로 그 문학작품이 곧 희곡이다. 드라마 역시 배우가 창조하는 예술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독자적으로 이것을 창조할 수 없기 때문에 극작가와 협동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희곡을 흔히 드라마라고 부르기도 한다.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희곡 [drama, 戱曲] (두산백과)

 

1. 『오이디푸스 왕』

 

 

 

 

 

 

죄지은 자를 찾아 응징하겠다는 자신만만한 오이디푸스왕을 어머니이자 아내인 이오카스테가 만류한다. 더 이상 진실을 알려 하지 말라는 그녀의 간청을 뒤로하고, 오이디푸스왕은 무서운 운명에 한 발짝 더 다가선다.

오이디푸스        오, 제우스여, 저에게 무슨 일을 계획하신 겁니까!

이오카스테        당신 속을 짓누르는 그 일은 무엇인가요, 오이디푸스여?

오이디푸스         아직 내게 묻지 마시오. 그보다 라이오스에 대해 말해 보시오, 그가 어떤 체격이었는지,    

                      젊은 힘이 얼마나 절정에 다다라 있었는지를.

이오카스테        피부가 거무스름하고, 머리에 막 흰 터럭이 섞여 나기 시작했으며, 생김새는 당신과 많이

  다르지 않았지요. (67쪽)  

 

이미 알고 있는, 모두 다 알고 있는 내용의 이야기를 읽는다. 완벽한 비극의 모범(출판사 책소개의 표현), 이야기가 뿜어대는 놀라운 마력, 피할 수 없는 거대한 운명, 무기력한 인간의 절망, 죽을 때까지 계속될 참회의 한숨소리가 들려온다. 바로 옆에서 말하는 듯, 처절하게 들린다. 

 

 

 

 

 

2. 『유령퇴장』, 『EXIT GHOST』

 

 

 

 

 

필립 로스의 작품은 2쪽 읽은 『Nemesis』를 포함해 모두 10권 남짓 읽었는데, 그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품이다. 식탁에 올려놓고, 짬짬히 읽고, 기분이 날 때는 소리 내어 읽고, 혼자서 큭큭하고 웃는다. 아이들은 “엄마, 왜 그래?“ 표정은 짓지만, 묻지는 않는다. 묻지 말라 달라. 말할 수 없으니 묻지 말아 달라.

‘네이선 주커먼’은 로스의 작가적 분신으로 1979년 『유령작가』때부터 직접적인 화자이자 주인공으로 등장했는데, 이후 30여 년간 총 9편의 작품에 등장했다. 필립 로스는 이 9편을 묶어 ‘주커먼 시리즈’라 명명했다고 한다.

지난 11년간 버크셔 산골에 은둔하며 살았던 일흔 한 살의 유대인 작가 네이선 주커먼은 요실금 치료를 위해 뉴욕에 오게 된다. 우연히, 뉴욕의 아파트와 조용한 시골집을 1년간 교환하기 원한다는 광고를 보고, 집을 교환하기 원하는 부부를 찾아간다.(출판사 책소개) 그 곳에서 작가 지망생인 젊은 여인 제이미를 보고 첫눈에 매혹된 주커먼은 그녀와의 ‘가상 대화’를 희곡 형태로 쓰기 시작한다.  

 

 

 

 

 

 

 

 

내가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이유, 내가 그의 작품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수시로 꺼내 읽는 이유는 그의 문장 속에서 찾을 수 있다. 

SHE        What interests you so much about me?

HE        Your youth and your beauty. The speed with which we've entered into communication.

The erotic environment you create out of words. (134쪽)

 

바로 이거다. 이게 바로 내가 주커먼을 사랑하는 이유다.

 

3. [프로듀사]

 

올해 상반기 최고의 인기를 얻고 있는 이 드라마는 내 진정 애정하는 김수현이 출연한다. 집에 텔레비전이 없어서 (물론, 텔레비전이 없어서는 아니지만) 본방은 볼 수 없고, 몇 장면만 챙겨보았다. 아래는 김수현이 ‘당연하지’ 게임을 하며 공효진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하는 명장면의 대사들이다.

김수현 : 너, 라고 해도 됩니까?

공효진 : 아, 뭐, 게임인데 어때. 해, 해.

차태현 : 그럼, 그럼.

김수현 : 예진이 너.

공효진 : (뒷목 잡으며) 예진이 너래.

김수현 : 니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예쁜 거 알지?

차태현 : 취했냐? 어?

공효진 : 당연하지! 너도 좀 띨띨해 보이지만 볼수록 귀여운 거 알지?

김수현 : 당연하지!

차태현 : 아, 뭐하는 거야.

김수현 : 너, 화낼 때가 더 매력적인 거 알지?

공효진 : 하하하, 당연하지! 으하하하하.

차태현 : 어이구, 웃기고 앉아 있네, 진짜.

공효진 : 내가 너 이래서 좋아하는 거 알지?

김수현 : 당연하지!

차태현 : 야, 얘 뭐래냐 진짜. 클났네.

김수현 : 준모 선배보다 더?

공효진 : ... 어... 당연하지!

 

문학사적 유의미와는 별개로, 세 작품 중에서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전해졌을 게 분명한 이 드라마는, ‘대본이 50%’라는 항간의 이야기가 맞는 말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거기에 이번처럼 배우들의 찰진 연기와 훈훈한 외모까지 가세할 경우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앞으로도 이 세대에 ‘드라마’처럼 많이 읽히고, ‘드라마’처럼 많이 보여지고, ‘드라마’처럼 회자될 만한, ‘드라마’를 이길 만한 강력한 문학적 도구가 등장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당분간 ‘희곡’은 ‘드라마’의 형태로 승승장구하지 않을까 싶다.

그건 그렇고. 내 핸드폰에서는 김수현이 승승장구다.

나도 모르겠다. 김수현 사진, 대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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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6-19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디가 나오는 사진이 하나 밖에 없군요... (C무룩)...

단발머리 2015-06-19 17:31   좋아요 0 | URL
우아~~ cyrus님 어쩜 그걸 다 알고 계시나요? 완전 놀랐는데요^^ 신디랑 같이 있는 사진이 마지막꺼 맞나요? 저는 저 장면이 어떤 건지도 모르지만요~~ 신디는 cyrus님이 챙겨 주시어요. 저는 잘생김수현을 챙기겠습니다. ㅋㅎㅎㅎ

cyrus 2015-06-19 17:33   좋아요 1 | URL
저도 모르게 아이유팬심이 나왔네요 ㅋㅋㅋㅋ 신디가 나오는 사진은 여덟 칸으로 된 사진 중에 오른쪽 세 번째 쪽에 있습니다. 그래도 정면샷이라서 아이유가 예쁘게 나왔어요. ^^

단발머리 2015-06-19 17:39   좋아요 1 | URL
ㅋㅎㅎ 그러게요~ 저는 요 밑에서 찾았네요. 아이유야 앞, 뒤, 옆이 다 이쁘던데요. cyrus 님의 애잔한 팬심을 아이유가 알아야할텐데요. 헤헤..
참, 제가 명동에서 아이유 봤다는 얘기 했던가요? 화면에서처럼 작고 야리야리하고 이쁘더라구요. 아흐..
 

 

 

 

 

 

뭐 굳이~~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나는 굳이~ 이런 걸 좋아라 한다.

1.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이고 최근 책에서 많이 사용되는 사진이기도 하다. 지적인 표정, 감출 수 없는 화끈한 대머리, 당당히 팔짱 낀 모습에 ‘작가님’ 포스 폭발.

 

 

 

 

2. 내가 두 번째로 좋아하는 필립 로스의 사진이다. 『포트노이의 불평』에서 읽었던 유대인의 ‘코’에 대한 묘사를 다시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만드는 그런 사진.

 

 

 

 

3. 내가 제일 싫어하는 사진이다. 비교적 최근 사진이라고 여겨지는데, 사진기자가 필립 로스 안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1. 『전락』

 

 

 

 

 

북플 ‘읽고 있어요’ 책장 속, ‘좋아요’ 4개에 빛나는 『전락』이다.

미국 고전극 최후의 가장 뛰어난 무대 배우라는 명성을 가지고 있던 액슬러에게 생긴 일은 이해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는 연기를 할 수 없었다. 한때 관객의 시선을 무대에 못박아두던 그런 연기를 말이다.

그 오랜 세월 동안 연극계에서 그보다 더 철저하고 쉼없이 연구하고 신중한 사람은 없었고, 자신의 재능을 그보다 더 잘 관리한 사람도 없었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연극계 환경에 그보다 더 잘 적응해온 사람도 없었다. (19쪽)

 

지만, 그는 연기에 대한 모든 것을 잃어버렸고, 그의 몰락에 실망한 아내는 그를 떠났다. ‘날카로운 물건들’을 맡기고 정신병원에 입원했고, 치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랫동안 관계를 맺어온 에이전트 제리가 그를 찾아와 무대로 돌아오기를 종용했지만, 그는 그럴 수 없노라 거절했다. 다시는 예전처럼 할 수 없다고, 액슬러는 말했다.

그녀가 그곳에 오기 전, 그는 자신이 끝장났다고 확신했었다. 연기 생활도, 여자관계도, 인간관계도 끝났고, 행복과도 영영 이별이라고. (55쪽)

 

그에게 삶의 의미를 되찾아준 여인은 페긴. 액슬러는 페긴이 태어나기 전부터 페긴의 부모와 친한 친구 사이였고, 갓난아기 때부터 그녀를 보아왔다. 말 그대로 엄마 품에 안겨 처음 젖을 빠는 모습도 보았었 사이이다.

노년의 액슬러를 찾아온 페긴은 40대의 육감적인 여인 그 자체였고, 액슬러가 누구와 살고 있는지 보러 왔다는 페긴과 스스럼없이 그녀에게 키스하는 하는 액슬러는 한 집에 살게 된다.

내 의문은 이런 거다. (답을 알면 참 좋을텐데, 내게는 오직 의문뿐이다.)

그의 절망, 연기생활도, 여자관계도, 인간관계도 이제 모두 끝이라는 그의 절망은 젊은 여자와의 결합으로 이리도 쉽게 극복될 수 있는가. 열여섯 살짜리 사내아이도 입지 않을 듯한 옷을 입고 나타난 그녀에게 치마, 블라우스, 벨트, 재킷, 구두, 스웨터들을 사주며 그녀를 새로운 사람으로 변신시키는 것이 그의 진정한 부활을 의미하는가(68쪽). 그를 소생케 한 사랑의 힘이라는 건, ‘성적 결합’, 오직 그것만을 지시하는가.

나는 이 책을 ‘서울과학관’에서 과학 지식을 알려주는 다른 부스를 모두 뒤로 하고 ‘배구게임’에 푹 빠져, 그 자리를 지나가는 모든 남녀 어린이들과 ‘배구 게임’을 벌이는 어떤 아이를 지켜보며 읽었다. 중간 중간, 책을 덮을 수 밖에 없었고, 오늘은 조금 바빠서 생략하고 지나가지만, 필립 로스의 여타 책 중에서 야한 것으로만 판단해 둘째가면 서러워할 정도의 섹스신에 ‘어이, 참~~’을 연발했다.

『혼자 책 읽는 시간』에서 보았던 이런 문장이 생각난다.  

 

 

 

 

 

우리가 좋아하여 읽는 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어떤 책을 좋아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면 그 책이 우리 자신의 어떤 면모를 진정으로 나타내고 있음을 인정하는 것이 된다. (131쪽)

 

『전락』을 좋아한다고 말한다면, 그 책이 좋았다고 말한다면, 그 책은 내 자신의 어떤 면모를 보여준다는 말이다. 내가 그런(?) 부분을 좋아해 찾아 읽은 것은 아니라 해도, 그 자체로도 그 책, 그 책의 선택 자체는 나의 일부를 보여주고 있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고, 여기는 어디인가.

 

2. 『울분』 

 

 

 

 

 

 

『안나 카레니나』의 첫문장만큼 유명하지는 않지만, 그에 못지않을 만큼 인상적인 첫 문장을 가진 소설이 여기 있다. 

1950년 6월 25일 소련과 중국 공산주의자들의 지원으로 무장한 북한의 정예 사단들이 38도 선을 넘어 남한으로 들어가면서 한국전쟁의 고통이 시작되었고, 나는 그로부터 두 달 반 정도 뒤에 뉴어크 시내에 있는 작은 대학 로버트 트리트에 입학했다. (13쪽)

 

아시아 끝자락에서 일어난 예기치 전쟁 때문에 언제 징집될지 몰라 불안에 떨던 유대인 청년 마커스. 성인이 된 뒤로 자신에게 더욱 더 집착하는 아버지를 피해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대학에 입학한다. 징집에 대한 두려움과 아버지의 집착, 유대인으로서의 부담감과 그것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 마커스 안에서 예상 외의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마음에 가득찬 울분, 그 울분을 마음에 담고 살아가기에 마커스는 너무 순수하다. 아니, 그는 너무 젊다.

『울분』을 읽으면서 내가 찾은 문장이다. 외모에 대한 필립 로스의 묘사는 그리 특별한 것이 없는데도 마음을 끄는 구석이 있다. 아니다. 특별하다. 그의 문장이 특별하기 때문에 마음을 끈다. 의미심장한 문장들이다. 의미심장한 문장들 뿐이다.

도대체 진화의 원리는 무슨 생각으로 백만 명 가운데 한 명만 내 앞에 서 있는 이 아이처럼 만들어놓은 것일까? 다른 모든 사람이 자신의 불완전함을 돌아보게 한다는 것 외에 이런 잘생긴 외모가 무슨 역할을 한단 말인가? 나도 외모의 신에게 완전히 버림받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이 귀감이 될 만한 인물이 제시하는 가혹한 기준에서 보자면 상대적으로 평범해질 수밖에 없었다. 마치 내가 기형으로 전락하는 기분이었다. 나는 이야기를 하면서도 일부러 그를 보지 않으려 했다. 그의 이목구비는 완벽했으며, 그의 생김새는 사람을 초라하게 만들고, 수치스럽게 만들고, 그래서 의미심장했다. (48쪽)

 

이름은 인간의 이름이군. 나는 생각했다. 검은 눈은 섬광처럼 빛나고 턱에는 세로로 깊숙하게 선이 새겨져 있고 물결치는 검은 머리는 투구처럼 보이는 아이가 어떻게 그런 이름을 가질 수 있을까? 게다가 말까지도 자신만만하게 거침없이 잘하는데. (49쪽)

 

 

3. 『네메시스』

2012년 절필을 선언한 필립 로스의 마지막 책이다,라고 출판사에서는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던데, 필립 로스의 소설 30여권 중에서 이번에 번역된 『네메시스』가 열 두어번째 책인것 같아 앞으로도 번역을 통해 더 많은 필립 로스의 책을 읽을 수는 있을 테다.

딱! 한 권 남았다고, 교보문고를 방문해서 얻는 즐거움인 ‘바로드림’도 포기하고, 구입해온 책 『NEMESIS』를 쳐다본다. 반쪽만 읽어서 이해가 안 되는 것인지, 반쪽도 이해가 안 되는 것인지 판단할 수 없는 이 찰나, 『네메시스』의 출간을 기뻐한다. 

 

 

 

나 하나만을 위해서는 아니었겠지만, 타이밍 한 번 기막히다.

문학동네 여러분, 수고 많으셨다.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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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BBP 2015-06-08 14: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좀 더 잘생긴 젊없을 때 사진도 어딘가에 떠돌던데... 전 작가가 현재 늙었더라도, 작가가 젊없을 때 쓴 작품을 지금 읽음으로써 그의 젊은 영혼을 계속 만날 수 있는 것처럼, 사진도 젊었을 때 사진, 포트노이 때 사진도 마구 돌아다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단발머리 2015-06-09 09:10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guiness님.
저도 좀 더 잘생긴 젊었을 때의 필립 로스 사진을 찾아다녔거든요. 그나마 앞에 두 개가 제가 건진 거예요. 저는 어중간한 중년보다 노년이 더 멋진 것 같아요.

제가 찾게 되면 막 돌릴텐데요... ^^

AgalmA 2015-06-08 15: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번 오바마도 포토제닉으로 얼마나 유명한데, 이 사진은 정말 개그가 되기로 작정한 듯-,-;;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유명인 사진 많이 찍었잖아요. 간디 암살 1시간 전의 중요한 사진도 있고! 포크너 기타 등등 작가의 섬세하고 강직한 이중적 모습을 얼마나 잘 찍었는지!
많고 많지만, 자코메티를 찍은 사진이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이웃 중에 필립 로스 홀릭이 있어 보기 좋네요. 헤헤.

저도 간밤에 그 생각을 했어요. 위로가 되어서 좋은 것이냐, 좋아서 위로가 되는 것이냐....

단발머리 2015-06-09 09:1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저는 Agalma님 안내에 따라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 자코메티를 폭풍검색합니다. 최고의 사진 확인이 필요합니다.

부끄러워라, 필립 로스 홀릭은 아니구요. ㅎㅎㅎ
홀릭이 되고 싶은 1인입니다.

저는, 좋아서 위로 쪽에 1표입니다.

AgalmA 2015-06-09 10:05   좋아요 1 | URL
민음사판 <이방인> 알베르 까뮈 사진도 브레송이 찍었잖아요^^ 트루먼 카포티 젊은 시절 사진은 완전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르 클레지오 젊을 때 사진도 영화배우처럼 찍어놓고! 얼마나 더 많은지 사진집으로는 다 확인이 안 되니 아쉬울 뿐ㅡㅜ
필립 로스 자꾸 미루게 되는데, 이웃이 부채질이 아니라 읽고 싶다 증폭기 같이 다가옴ㅎ;

음, 아무래도 역시 좋아서부터...

단발머리 2015-06-09 10:29   좋아요 0 | URL
아하하~~ 그 멋진 카뮈 사진도 브레송이 찍었군요. 트루먼의 디카프리오 사진은 검색하다 포기했구요. 덕분에 멋진 사진 구경 원없이 했습니다요 ㅎㅎㅎ

기억의집 2015-06-08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네메시스 샀어요~ 책이 생각보다 작네요. 분량은 부담감 없는데,,, 이야기는 아니겠지요

단발머리 2015-06-09 09:19   좋아요 0 | URL
네... 저는 아직 구매는 안 했구요. 다른 분들 리뷰 챙겨 읽어서요.
그런데도 너무 기대되네요.

우리가 아끼는 필립 로스니까요*^^*

blanca 2015-06-24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필립로스의 책 중 어떤 게 제일 좋으셨어요? 궁금합니다.

단발머리 2015-06-24 15:28   좋아요 0 | URL
네, blanca님. 아주 반가운 질문이구요~~ ㅎㅎ

유령 퇴장 > 휴먼 스테인 > 포트노이의 불평 > 에브리맨

> 나는 공산주의자와 결혼했다 > 울분 > 전락 > 굿바이, 콜럼버스 > 미국의 목가

이예요. [네메시스]는 아직 못 읽었구요. 제일 좋은 건 [유령퇴장]이예요.
너무 너무 좋아요. 이 얘기로만 한 30분 ......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ㅋㅎㅎ

2016-02-01 0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02-01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고등학생들.

다시 쓴다.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는 고등학생들.

을 인솔하는 어떤 선생님이 여행 중에 읽을 책을 고르려 책장 앞에 서 있다. 찾는 책은 한국 작가의 장편소설. 이승우의 『신중한 사람』은 단편집이라서 아웃. 줌파 라히리의 『저지대』는 줌파가 외국인이라서 아웃. 김중혁의 『당신의 그림자는 월요일』은 읽어서 아웃.

 

 

 

 

 

 

 

강력 추천 『대성당』은 ‘카버는 재미가 없던데’라서 아웃. 『우리가 사랑한 소설들』은 아직 그 가치를 몰라서 아웃. 『EVERYMAN』은 여행가는데 웬 원서냐?라서 아웃.

 

 

 

 

 

 

그래서, 이것 빼고 저것 빼고 심혈을 기울여 고른 책들은 원래의 기준에서 벗어낫으되, 일단 선택 자체가 안전빵인 작품들이다.

김영하의 『검은 꽃』,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농담』

 

 

 

 

 

 

두 권이면 된다고 잠깐 말려보았으나, 어떤 것을 뺴야할지 모르겠다며, 세 권을 모두 챙긴다.

책을 고르는 옆에서 나는 이 책을 빼든다.

 

 

나는 이 책을 아주 재미있게 읽었고, 리뷰도 작성했는데, 책을 꺼내서는 그 자리에 그대로 앉아 읽자마자 그녀의 정신없는 정원으로 끌려들어간다. 전에는 도서관에서 빌린 책으로 읽었던 터라, 이 책은 새책이고 아주 깨끗하다. 줄을 긋는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그녀가 처했던 환경에 흥미가 생겼던 것 같다. 즉, 그녀가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했고, 천연자원수호위원회 담당 변호사였음에도 네 명의 아들을 키우기 위해 일을 그만두고, 책을 읽고, 북리뷰를 쓰고 있다는 것 말이다. 나는 그녀의 책을, ‘훌륭한 사회적 역량을 가정에 쏟아부으며 책을 읽어나가는 한 주부 독자의 독자 후기’로서 읽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런 구절을 좋아했다.

매일 아침 그 전날 읽은 책의 서평을 올린다. 그런 다음 책장으로 걸어가서 새로 산 책이나 도서관에서 빌려 온 책들을 훑어보고, 그날 읽을 책을 골라 들고는 내 보랏빛 의자에 앉아 읽기 시작한다. 전화가 걸려오면 받는다.

“바빠요?” 전화 건 사람이 묻는다.

“네, 일하는 중이에요.” 고양이는 가까이 있고, 나는 의자에 앉아 굉장한 책을 읽고 있다. 그것이 금년의 내 일이고, 좋은 일이다. 봉급은 없지만 매일매일 깊은 만족감을 얻는다. (129쪽)

하지만 이번에 읽을 때는 좀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왔다. 첫째는 독서의 가장 주요한 의미에 대한 것이고, 둘째는 영영 떠나 버린 소중한 사람을 기억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독서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은 ‘독서는 도피’라는 것이다. 피하고 싶은 암울한 상황, 도망치고 싶은 암담한 현실 속에 살고 있지 않음에도, ‘독서는 도피’라는 이야기가 내게는 가장 매력적이다.

책. 동작을 멈추고 다시 온전하고 전체적인 인간으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더 생각할수록 책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게 되었다. 난 도피에 대해 생각했다. 도피하기 위해 달아나는 것이 아니라 도피하기 위해 읽는 것이다. ... 삶으로 돌아가는 도피. (35쪽)

어떻게 살 것인가? 현재에 붙잡혀 있지만 다른 장소와 시간으로 기꺼이 휴가를 떠나는 것이다. 나의 미래는 거기에 의존한다. 우리는 가끔씩 일상이 주는 크고 작은 압박에서, 가슴 아픈 일에서, 실망에서 도피할 필요가 있다. (237쪽)

또 한 가지는 영원한 안녕,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겪은 사람이 떠나간 사람을 기억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죽은 사람을 기억하는 것도 그들에게 존엄성을 부여하고 그들이 영위한 삶에 존경을 보내는 방법이다. (98쪽)

슬픔을 진정시키는 유일한 향유는 기억이다. 누군가를 죽음으로 잃는 고통을 덜어주는 유일한 진통제는 죽기 전에 존재했던 삶을 인정하는 것이다. (100쪽)

 

 

 

떠나간 그들을 기억하는 것, 그들의 말, 그들의 행동, 그들의 얼굴을 기억하는 것. 다시 생각하고, 말하고, 간직하는 것이, 먼저 떠나 버린 그들의 삶에 존경을 보태는 행동이라는 것이다.

슬픔에게 줄 수 있는 유일한 대답은 살아가는 것이다. 뒤를 돌아보면서 살아가고 우리가 잃은 사람을 기억하면서 동시에 기대와 흥분감을 품고 앞으로 움직이는 것이다. 희망과 가능성의 감정을 친절함과 관대함과 자비로운 행동을 통해 전달하는 것이다. (280쪽)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못 했던 고등학생들이 여러 번 생각났다. 실질적으로 세월호 유가족들을 돕지 않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를 쓴다는 것 자체가 자기 위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럴 수도 있다. 왜 하필, 유독 ‘세월호 사건’에 대해서만 이런 마음이 드는지에 대해서도 말이다. 용산, 쌍용차, 밀양. 비극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지만 실제로는 눈에 보이지 않을 때가 많고, 그러한 거대한 비극 앞에서 난, 무능한 사람일 뿐이다.

그럼에도, 왜 ‘세월호 사건’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 사건이, 지금의 내 일상과 너무 가깝기 때문이라고 말하겠다.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고등학생들을 인솔하는 어떤 선생님이랑 같이 살기 때문이고, 경주로 수학여행을 떠난 딸롱이가 돌아오는 금요일이 어서 왔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다. 저번달에는 아롱이 김밥을 싸주며 혼자 눈물바람을 하고 말았다. 수학여행을 간다고 옷을 챙기고, 모자를 챙기고, 선크림을 챙기며, 더 용돈이 필요없다며, 착한 웃음을 짓고 떠났던 그 예쁜 아이들은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남겨진 가족들은 그 평범한 일상, 행복이라 말하기 전에 행복인지도 몰랐던 그 소중한 일상을 잃어버렸다. 둥글게, 크고, 두껍게 맛있는 김밥을 싸서 가족끼리 먹여주며 웃는 그 평범한 일상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몇일 전에, 알라딘 서재에서 이 동영상을 보았다. 아침이라 울고 싶지 않았는데, 플레이를 누르고는 어김없이 울었다.

 

 

결국 울 수 밖에 없다 해도, 할 수 있는 일이 그것 하나 뿐이라 해도, 기억하는 일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래야 유가족들의 원한에 사무친 마음이 달래질 것이고, 진실 규명을 위한 지난한 싸움이 계속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서는, 힘을 얻기 위해서는, 기억하는 일이 필요하다. 

아침부터 눈물바람이 되더라도, 다시 보고, 또 한 번 기억하는 일이 필요하다.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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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5-06-04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다른 분의 서재에서 이 책, [혼자 책 읽는 시간] 안읽을 거라고 댓글 달았었는데, 사진 찍어서 올려주신 페이지가 좋네요. `좋은 소설은 진실이다` 이 부분이요. 기억된 삶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를 뒤로 가게 만드는 동시에 앞으로 나갈 수 있게 해준다.

이 부분이 무척 마음에 듭니다, 단발머리님. 고마운 페이퍼에요.

단발머리 2015-06-04 10:58   좋아요 0 | URL
아,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저는 다른 부분에 줄을 쳤지만요. 다락방님에게 감동을 선사한 기막힌 한 문장을 찾아내셨다니 말이예요.
좋아하는 문장을 만나게 된다는 건, 참 기분 좋은 일인것 같아요. 굿모닝이네요~~~ *^^*

물고기자리 2015-06-04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가기 위한 도피, 제게도 책은 그런 의미라서 읽는 것이 소중하게 느껴져요.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온전히 바라보고, 기억하려는 용기 같거든요..

좋은 글을 읽기만 하고 지나가는 게 아쉬워 댓글을 보탭니다~

단발머리 2015-06-04 11:02   좋아요 0 | URL
아.... 물고기자리님, 반갑습니다.

학교다닐때는 학교공부에서 도피하고 싶었고, 회사에 다닐때는 직장일에서 도피.
요즘은 가정일에서 도피. 계속 도피중이네요.
도피 후에 삶으로 돌아오는 도피를 저도, 추구합니다.

많이 부족한 글을 읽어주시고, 댓글 달아주셔서 감사해요. *^^*

아무개 2015-06-04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누가 어떻게 읽느냐.....
똑같은걸 보면서 이렇게 다르네요.
그래서 책이란게 읽는다는게 굉장히 매력적인 것일지도 모르겠어요.

단발머리 님의 글은요
따뜻한 밀크티 같이 느껴집니다. 제게는요 *^^*

단발머리 2015-06-04 12:00   좋아요 0 | URL
네, 그런 것 같아요. 똑같은 걸 보면서도 이렇게 다르게 읽을 수 있네요.
저는 아무개님 서재에서 평해놓으신 것 읽고, 일리 있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그러면서도 조금 놀랐어요.
내가 좋아했던 어떤 사람의 치명적 약점 내지는 비밀을 알게 된 것 같아서요.

오늘도 많이 더울 것 같네요. 맛난 점심 드세요.
다음에는 제가 시원~~~한 아이스 밀크티로다가.... ㅋㅎㅎㅎㅎㅎㅎㅎㅎ

icaru 2015-06-04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러네요,, 단발머리 님의 이 글, 데자와 보다 진하고, 오후의 홍차보다 더 감각적인데요...
늘 곁에 두고 있는 몇 권의 책 가운데 하나가 `혼자 책 읽는 시간`여요..
책은 삶 속으로 들어가는 도피처다... 라는 말에 어지간히 공감하기 땜시 ㅋㅋㅋ

단발머리 2015-06-04 15:56   좋아요 0 | URL
아하~~ icaru님의 이런 칭찬은 정말 언제 들어도 반갑고, 매우매우 기쁘옵니다.
저는 꼭 우유를 넣어야해서 데자와와 오후의 홍차를 마실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참고로, 저는 설탕도 많이 넣습니다. 두 숟가락 가득이요.

icaru님도 이 책을 좋아하시는군요. 특히, `도피`에 땡기신다니, 그 곳이 어디신지 가르쳐 주시면,
잠시 같이 도피 생활을 영위하심이.... ㅋㅎㅎㅎ

clavis 2016-01-22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단발머리님 덕분에 실컷 울고 났더니 또다시 이 부조리한 아니 지랄같은 시대를 살 힘이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