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쩔까' 글을 올리고, 저녁을 먹고, 교회에 갔다.

 

찬양이 끝나고 자리에 앉았는데, 신랑이 작게 말했다.

 

"안철수가 (손으로 엑스)."

 

(오늘 저녁, 신랑은 4년 6개월 만에 핸드폰을 바꿨는데, 그래서 예배 시간에 바깥 소식을 알 수 있었다.)

 

나는 그 말을 "안철수가 (단일화를) 안 한대."로 알아들었다.

아, 뭐야, 어쩌자는 거야. 그러면서 잠깐 생각했다.

후보 등록을 마치고, 다시 단일화 할 수도 있나. 그러면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투표용지에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그냥 투표할텐데, 그럼 그 표는 다 사표가 될텐데...

 

차에 타자마자 신랑 핸드폰으로 인터넷에 접속했다.

 

"안철수 - 후보 사퇴, 백의종군"

 

그러니까, 단일화를 안 하겠다는 게 아니라, 후보직을 사퇴한 거구나.

 

아,,,, 그렇구나.

 

아....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해야겠다.

 

대의를 위해 자기 자신을 던진 안철수 후보님께, 국민과의 약속을 제일 중요하게 여긴 안철수 후보님께 사랑과 존경을 표한다.

 

단일화 여론 조사가 이루어지고, 단일 후보가 정해졌다면 더 좋았겠지만, 안철수 후보님이 '이제 단일 후보는 문재인 후보입니다.' 하신대로, 야권의 단일 후보는 '문재인 후보'이다.

 

정권교체와 새시대정치를 위해 두 분이 다시 힘을 모아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

 

국민을 사랑하는 안후보의 눈물을, 국민의 한 사람인 나도 절대 잊지 않겠다.

 

 

 

 

그런데, 아무래도 안캠에서 내 글을 읽은 것 같다.

 

그렇지 않았다면야 타임이 이렇게 절묘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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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트위터를 하고 있는데, 팔로워 수가 얼마 안 된다. 몇몇 파워트위터리안과 맞팔이긴 해도, 뭐, 내가 파워트위터리안은 아니니까. 

 

그렇다고 내가 파워블로거라는 말은 아니다. 그런데, 난 너무나 답답해서 어딘가에 글을 쓰고 싶어 여기 알라딘서재에 들어왔다.

 

단일화 논의가 '오늘이 중대 고비'라 한다.

 

진중권교수는 대놓고 '단일화 난항'에 대해 '안캠이 잘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사회의 중재안을 안철수 캠프가 거부했기 때문이다.

 

내 사랑은 변하지 않았다.

 

나는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 나는 한결같은 그의 진심을 믿고, 그의 인생 여정을 믿고, 그의 결단을 높이 평가한다.

 

그 분은 '국회의원'이 되라는 당내의 압박에 네팔로 트레킹을 떠난 사람이다. 그 분은 '대통령'이 되고 싶어서 선거에 나온 분이 아니다.

 

물론, 나는 안철수 후보도 아낀다. 그가 이미 자신이 이룩한 소중한 것들을 내놓고, 말 그대로 혐오스러운 '정치판'에 나서지 않았더라면, 민주당 후보 문재인은 근혜공주와 힘겨운 싸움을 했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작금의 행태에 대해서는 우려를 금할 수가 없다.

 

두 분 다 너무 훌륭하시고, 두 분 다 대통령이 되시기에 충분하지만, 두 분이 힘을 합쳐야만 이길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문후보님께 :

 

안철수 후보를 (안철수 캠프 말고), 안철수 후보를 따뜻하게 대해 주십시오. 지금까지 하신 것처럼 하시면 됩니다.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안후보님께 :

 

안후보님 대선 출마 선언했을 때, 진심으로 이를 반긴 사람이 문후보님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 주십시오. 많이 가졌음에도 먼저 손 내미는 마음을 이해해 주십시오.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단일화 결과가 어찌되든, 대선승리, 정권교체를 위해 마지막까지 잡은 손 놓치 마시기를 ..... 제발..... PLEA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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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11-23 17: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일화를 이뤄낼거라 굳게 믿고 있습니다~~~ 두 분 다 대통령 직에 욕심을 내는 것이 아니라 믿기에!!

단발머리 2012-11-23 17:14   좋아요 0 | URL
네, 순오기님, 저도 그렇게 믿고 있어요. 조금도 의심하지 않지요. 근데, 기사에 "안 후보, 후보 등록 위해 서류 준비" 이런 기사가 뜨는 것 있죠. 맘이 답답합니다, 순오기님. 참, 제주도 다녀오신 후기 올리셨나요? 아직 못 본 것 같아서요. 종로에 다녀가셨다는 이야기만~~~ ㅋㅎㅎㅎ
 

어제, 조국 교수님 <지금부터 바꿔야 하는 것들> 2탄이다.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훈훈한 표지의 조국 교수님의 새 책은 내용도 훈훈할 거라 예상된다.

 

하지만, 훈훈하기로 한다면야 이들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다시 물어볼 것도 없이 금성무는 위의 사진 속 남자이고, 강동원은 앞줄 왼쪽에서 두번째 머리카락을 쓸어올리는 남자이다.

 

진짜 금성무와 강동원도 매우 흡족해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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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11-14 0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14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11-14 19: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기나긴 초등학교 방학이 끝났다. 정확히는 월요일이 개학이었고, 유치원은 수요일이 개학.

아, 참, 길고도 길었던, 덥고도 더웠던 여름 방학이 드디어 끝났다.

 

여러 가지 일들을 다 잘 하는 사람들, 많고도 많다.

 

일도 잘 하고, 애도 잘 돌보고, 음식도 잘 하고, 정리도 잘 하고, 아이들한테 다정하고, 남편을 잘 챙기고.

 

근데, 나는 기본적으로 저질체력에다, 인터넷으로 옷 사기를 좋아하고, 백화점을 사랑하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잠이 많은 관계로, 아이들과 북적일 때, 책 읽는 시간을 도대체 찾지 못 한다.

 

화요일 저녁, 영어책을 읽고 있던 딸롱이가 말했다.

 

“엄마, 내일부터 방학이네~!”

“그렇지. 그럼!”

 

유치원 엄마들에게 말했더니, 언니의 한 말씀.

“자기, 너무 티낸거 아니야?”

 

그러게, 나는 눈치도 없는데다가, 마음도 잘 못 숨기는 그런, 그런 사람이었나보다.

 

아무튼, 방학은 끝났고, 이제는 내 방학이다. 오전에 3시간을 확보해야지. 크흐흐.

날이 꾸물한데, 기분이 좋다. 크흐흐.

 

읽어달라 기다리는 귀여운 아이들, 사진이라도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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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2-08-26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아이들의 개학은 엄마의 방학이군요... ( '')
몰랐단 진실을 발견해낸 듯 새삼 놀라워서 웃었네요.
모처럼 주어진 방학을 마음껏 만끽하시길 바랄게요,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12-08-27 19:49   좋아요 0 | URL
그런데, 어떡해요. 내일 유치원, 초등학교 휴업이네요. 태풍이 미워요. 이름이 뭐랬더라. 나는 어쩐대요. 엉엉.......
 

 

 

 

 

 

지난 주, 내 사랑하고 존경하는 강준만 교수님이 <안철수 공개 지지선언>을 하셨다. 책 <안철수의 힘>을 통해서였다. 아, 내 사랑하고 존경하는 강준만 교수님이, 이런 결정을...

그는 책을 통해 안철수 원장을 지지하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첫째는 "이념과 진영 논리에서 자유로운 안원장이 '증오의 시대'를 끝낼 적임자"라는 것이며 둘째는 "시장주의자이면서도 정의·공정·공생을 강조해온 그가 공정국가를 실현할 적임자"라는 이유였다. 마지막으로 강교수는 디지털 선구자인 안철수 원장이 "SNS 소통 혁명시대에서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머니투데이 이유팀 장영석기자, 2012-07-16>

 

그 분이 주목하면 대통령이 되지 않나. 김대중 대통령이 그랬고, 무명에 가까웠던 노무현 대통령이 그랬다. 그 분은 현재 한국 정치 상황과 추이를 가장 정확히 판단할 만한 자료와 근거를 충분히, 말 그대로 완벽에 가깝게 가지고 계시지 않나. 아, 그렇다면 이번엔 안철수인가?

너무 화가 나서 신랑에게 따진다. (강교수님께는 따질 수 없지 않은가. 내~ 사랑하고 존경하는 강교수님께. 맘속 깊은 곳 강교수님이 계신 듯 우리 신랑 대답 잘도 한다.)

“왜 안철수야! 어? 왜! 왜, 문재인이 아니고 안철수야? (톤을 느끼시라. 높은 파#이다. 파#)”

“그 글 못 읽었어? 증오의 시대를 끝내야 한데잖아. 그걸 끝낼 수 있는 사람이 안철수야.”

“그러니까, 왜, 왜 문재인은 안 되는 건데?”

“노무현 못 봤어? 노무현이 하면 뭐든지 반대하잖아. 문재인도 마찬가지야. 문재인이 하면 뭐든지 반대할거야. 노무현, 문재인은 민주화 시대를 보여주는 인물이잖아. 이제 새로운 시대를 열어야지.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인물. 그게 안철수야.”

“어?? 그래도 우리 문후보님이, 어? 가족의 반대를 무릎 쓰고, 그 성격에, 그 원하지도 않는 일을, 정말 역사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시겠다고 대선에 뛰어드셨는데, 어? 뭐? .... ”

“그러니까, 안철수가 되도록 돕는 거지. 거기까지야.”

내 넋두리는 끝이 없고, 한탄도 끝이 없다. 아, 문후보님이 얼마나 어려운 결정을, 얼마나 하기 싫은 결정을 하셨는데, 결론이 야당 대선 후보로 끝이야? 그것도 단일 후보 이전, 민주당 대선 후보?

그런데, 퍼뜻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안철수의 생각> 출간이 이루어지면서 이것이 대선 출마 선언으로 기정사실화 되는 현 상황에서, 이것을 반긴 대선 후보는 오직 한 명, 문재인 후보 뿐이었다는 걸. 하나 같이 반기지 않았다. 박근혜는 물론이고, 야권 후보들도 반가워하지 않았다. 왜? 쟤가 나오면 내가 불리하니까. 안철수가 현재 박근혜와 대항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하고, 가장 강력한 후보라고 해도, 쟤가 되면 내가 안 될테니까. 싫은거다, 그게.

그런데, 문후보님은 다르다. 정권 교체를 위해서라면, 자신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거다. 내가 아니라, 철수가 되도 괜찮다는 거다. 힘을 함쳐 정권 교제를 이루고,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고 ‘희망의 메시지’, ‘승리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거다. 그 분의 마음이 그러하다는 거다. 꼭, 내가 아니더라도, 국민의 지지를 받는 사람이, 정권 교체를 이루어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자는 거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여는데에, 안철수를 믿을 만한 사람으로 여기고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나도 안철수와 문재인이 즐겁게 경쟁하다, 그 최후의 승자에게 힘을 모아주는 훈훈한 장면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대해야 할 텐데.

아, 그런데도, 서운하다.

내 사랑이 아쉽다.

내 사랑이 아쉽다.

일단, <안철수의 생각>을 읽어봐야겠다. 그리고, 나서 내 사랑이 옮겨 갈건지, 어쩔건지 생각해 봐야겠다.

그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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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사르 2012-07-23 1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아니어도 된다. 와. 멋진 표현입니다. 문 후보님의 대인배 기질을 이런 예민한 시기에 볼 수 있어서 기분이 좋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두루두루..묘한 기분이네요. 단발머리님의 내 사랑이 아쉽다..에도 무척 공감이 갑니다.

단발머리 2012-07-23 19:12   좋아요 0 | URL
달사르님, 안녕하세요~~먼저 깊은 공감에 감사드리고^^; 사실 문후보님은 자신이 꼭 대통령이 되고 싶어 출마하신거라기 보다는 시대의 부름에 응하신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자신에게 불리한 민주당 경선룰을 전격적으로 수용하신 것도 그런 맥락이구요. 내가 일등하겠다고 판 깨는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죠. 스스로를 "정권 교체"의 불쏘시개로 여기시는 듯해요. 그리구요, 우아하게 말해서 "내 사랑이 아쉽다"예요. 일상어로 표현하자면 "완전 울고 싶다"입니다. 울고 싶어요. 엉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