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현빈을 좋아했을 때다. (아아, 옛날이여, 현빈~~)
당시 내가 현빈을 얼마나 좋아했는가는 이 책을 보면 알 수 있다.
뭐 이런 책이 있는가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뭐, 이런 책을 샀다.
최근에 드라마를 찍는 것 같던데, 보지 않고 있다. 일단 한지민과의 케미가 별로다. 이건 현빈이나 한지민이 좋은 배우냐, 아니냐와는 상관이 없다. 별로인 배우들도 같이 있을 때, 케미 발산이 가능하다. 현빈과 한지민은 둘 다 좋은 배우이고 매력적이기는 하지만, 함께 있을 때 케미가 별로다. 케미가 나쁜 예다.
케미가 좋은 예는 이렇다.
아무튼, 백 만년전 내가 현빈을 좋아할 때, 드라마 <시크릿가든>에 열광할 때다. 나는 주로 본방송이 끝나고, 몇 개의 에피소드로 나뉘어 유튜브나 블로그에 올라온 동영상을 보았는데, 좋아하는 에피소드는 여러 번 반복해서 보기도 했다. (영어단어를 반복해서 외우거나, 어려운 수학문제를 반복해서 풀었어야 했는데, 드라마 동영상을 반복해서......)
드라마 동영상을 반복해서 보면서 알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장면은 주로, 남녀 주인공이 싸우는 장면이란 걸 말이다. 주로 말싸움. 나는 남녀주인공의 말싸움을 무척이나 즐겨 보았다. 물론 그 장면들이 본격적인 애정모드에 들어가기 직전, 탐색전의 마지막 단계이자 갈등이 최고조로 증폭되는 시간이기는 했지만, 나는 알콩달콩 러브 모드보다는 옥신각신 전투 모드를 좋아한다. 차라리 두 사람을 헤어지게 해서라도 말이다.
“...... 너는 계속, 내가 매순간 너에게서 달아나려는 것처럼 행동했어. 그리고 지금도 또 그러고 있어. 내가 일부러 그걸 두고 왔다고 말하고 있잖아.”
“나는 너를 사랑했어, 브렌다, 그래서 걱정을 했던 거야.”
“나도 너를 사랑했어. 그래서 애초에 그 빌어먹을 걸 얻으러 갔던 거야.”
그 순간 우리는 우리가 말한 시제時制를 들었고, 우리 자신에게로, 침묵으로 물러났다.
몇 분 뒤 나는 가방을 들고 코트를 입었다. 내가 문을 나설 때 브렌다도 울고 있었던 것 같다.
(『굿바이, 콜럼버스』, 219쪽)
두 사람은 헤어졌다.
올해 독서계획을 북풀 친구들과 나누라고 하던데, 아직 북풀이 익숙하지도 않거니와, 계획에는 젬벵이라 별 생각이 없었는데, 2월에 들어서야 올해의 독서 계획이 생겼다.
<단발머리의 올해의 독서계획>
필립 로스의 책을 더 챙겨서 읽자.
‘포‘로 시작해서 ’평‘으로 끝나는 책은 자체검열에 걸린 관계로다가 패스한다.
일정상, 당분간 현빈은 볼 수 없을 것 같다.
미안해, 현빈. 요즘 내가 좀 바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