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김연수가 좋았는데, 일단은 그의 이름이 좋았다. 남자인데, 김연수. 연수. 김.연.수. 김연수를 읽는다. 그의 이름을 부를 때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책 맨앞쪽의 사진을 보면, 그의 이름과 그의 얼굴이 무척이나 잘 어울린다는 걸 알 수 있다. 마찬가지로, 그의 소설 제목도 아주 예쁘다.

 

 

 

 

 

 

 

너무 예쁘지 않나. 그의 소설에서는 큰 재미를 보지 못 했는데, 나는 그 이유가 내가 그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그의 산문을 사랑하게 된 지금, 그 이유는 참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그의 이름을 쳐다보게 된 건, 김중혁 때문이었다.

나는 소설가 김중혁의 소설보다 산문집 <뭐라도 되겠지>를 먼저 읽었는데, 곧바로 내가 그를 좋아하게 될 거라는 걸 알았다. 아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김중혁은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다.

 

 나 역시 누군가의 짐이 되지 않기 위해 뭐라도 되고 싶었는지 모른다. 김동현 선수의 심정을 알 것 같다. 내가 생각하기에 '재능'이란, (천재가 아닌 다음에야) 누군가의 짐짝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나에 대한 배려 없이 무작정 흐르는 시간을 견디는 법을 배운 다음에 생겨나는 것 같다. 그래, 버티다 보면 재능도 생기고 뭐라도 되겠지. (73p)

 

버티다 보면.

버티다 보면, 재능도 생기고 뭐라도 되겠지.

그의 말은 2011년 말, 내가 들었던 최고의 위로였다. 내가 버텨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난 정확히 모르고 있었고, 내가 잘 버틸 수 있을지도 몰랐었지만, 어떻게든, 버티다 보면, 눈에 힘을 빼고, 그렇게 버티다 보면, 재능이 생길 수도. 그리고 내가, 내가 원하는 뭔가가 될 수도 있다는 희망이, 너무 작아 희망이라는 글씨가 너무 커보이는 그런 희망이, 아주 조그마한 희망이 생겼다. 2011년에, 나는 그렇게 김중혁에게 고마웠다.

그리고, 김연수 김중혁의 대꾸 에세이 <대책 없이 해피엔딩>을 읽었다. 이 책은 끝까지는 읽지 못 했다. 남자애 둘이 (하는 폼이 딱 남자 애들이다. 죄송합니다, 어르신들), 주거니 받거니, 왔다리 갔다리 대꾸하는 품새가 너무나 재미있었다. 집 앞 퓨전 음식점 <국수나무>에서 같이 밥을 먹으며 수다를 떨고 있던 교복차림의 남학생 두 명이 생각나 나는 자꾸 혼자 웃었다.

 

 

 

 

 

그리고, 이 책. 이 책을 만났다.

 

 

 

 

 

(그러니까, 저 위의 쓸데없다면 쓸데없고, 필요 없다면 필요 없는 이야기들은 이 책의 저자에 대한 화려한 헌사라고나 할까. 나는 당신을 이렇게 만났어요. 나는 당신을 이렇게 알아왔어요. 나는 당신에 대해 조금은 알고 있어요. 그리고 나는 당신을 좋아해요, 라는)

중반을 넘기면서부터 번역은 힘들어지기 시작했고, 그에 비례해서 하루는 점점 더 길어졌다. 그런데도 꾹 참고 번역하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런 소설을 번역해서 생계를 유지한다는 건 애당초 불가능한 일이었는지 몰라.’ 그런 생각은 나를 앞날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끌었으므로 되도록 피하려고 했지만, 결국엔 “그렇다면,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의문으로 이어졌다. (34-5쪽)

시간은 흐르고, 번역은 힘들어지고. 그래서 드는 생각이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번역을 업으로 삼는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이겠는가. 영어실력도 영어실력이지만, 번역일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선 무엇보다 끈기가 필요하다. 아니, 끈기보다 더 강력한 힘이 필요할 거다. 끈기보다 더 강력한 힘, 뚝심?

영문과 출신으로 전공을 살려 번역일에 ‘매진’하던 스물 여섯의 김연수는 생각한다. 이걸 다 번역한다고 해서 내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 아무리 방황이 젊음의 특권이라 하지만, 젊음이 가장 환하게 빛나는 그 때, 바로 그 때에는 그 젊음이 너무나 버겁다. 지금, 김연수는 한국의 젊은 작가 중 대표적인 작가 중의 한 명임이 분명하고, 그의 신작은 사람들에게 크게 환영받지만, 스물 여섯의 김연수는, 번역할 책을 책상 위에 올려 놓고 미국 지도를 들여다보는 김연수는, 방황하고, 고민하고, 생각한다.

그가 지금 가진 것들을 부러워하는 나는, 스물 여섯의 김연수처럼 고민했던가 생각해 본다.그가 품었던 스물 여섯의 질문이 내겐 있었던가. 그 질문이 내게 있었던가.

내가 원하는 삶이란 게 뭘까.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이란 게 뭘까.

집으로 돌아갈 때면 늘 그렇게 잠깐 앉아 있는 시간을 가졌다. ‘자, 여기 테이블 앞이 내가 아는 세상의 전부야.’ 그런 심정으로 가만히 앉아 있었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었는데, 미국에서 돌아온 뒤로도 그 시간들은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다. (53쪽)

미국에서 돌아온 뒤로도 생각나는 시간들. 그 시간은 유명한 관광지에서의 시간도 아니고, 매력적인 사람을 만났을 때의 시간도 아니고, 화려한 도시 속에서의 시간도 아니다. 그냥 그렇게, 혼자서 잠깐 앉아 있는 시간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흘러 가도록 하는 시간이다. 기억나는 시간은 그런 시간인가 보다.

혼자서,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시간.

그 밤에 나는 “인생은 너무나 길어요”라는 말을 몇 번이나 되풀이해서 말했다. “정말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이에요.” 그런 말도 했다. 당연하지 않은가? 13년 전에만 해도 나는 2010년이 되어서도 내가 소설을 계속 쓰리라는 걸, 더구나 <7번국도>를 다시 써서 출판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렇게 독자들과 만나게 되리라는 걸 상상조차 못했으니까. 인생은 우리가 짐작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길다. 그러고 보니 예측한 대로 삶을 산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늘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인생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69-70쪽)

그가 말하는 이 소박한 이야기를, 이 절절한 진실을 빨리 알게 되면 알게 될수록, 빨리 깨달으면 깨달을수록, 놀라움의 연속인 이 한번뿐인 인생을 즐겁게 살 수 있을 것이다.

삶이 예측한 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처음으로 느꼈던 때, 그 때 나는 스물 아홉이었다. 스물 아홉.

나는 학교를 졸업했고, 취업을 했고, 결혼을 했고,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나는 회사를 그만두었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회사 이름을 대면 사람들이 우와~하고 부러워하던 회사는 아니었고, 월급이 그렇게 많은 회사도 아니었다. 그렇지만, 직무에 관한한 남녀 차별이 없었고, 자기가 맡은 일만 확실하게 처리하면, 즉, 고객으로부터 직접적인 항의만 받지 않는다면, 업무량을 본인이 조절해 가며 일할 수 있는 곳이었다. (대부분의 고객이 외국 회사인지라, 항의하는 일은 드물고, 항의할 일이 생겼다면 그건 정말 큰 일이다. 사건을 놓쳤거나, 사건이 죽었거나.) 휴가를 마음대로 쓸 수 있었고 (거의 마음대로, 내 맘대로), 퇴근시간이 정확했다. (우린 육땡땡이라 불렀다.)

회사를 그만 둔 이유는 ‘육아’였다. 친정과 시댁에서 서로 애를 봐주시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신랑과의 오랜 대화 끝에 ‘내 아이를 내 손으로 키우자’는데 합의했다.

그러고 나니,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나는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

나는 단 한 번도 전업주부로서의 내 모습을 상상한 적이 없다. 상상 속의 나는 언제나 가방을 들고 (이왕이면 명품이길, 명품이었기를~~), 힐을 신고 (7cm 내외), 그리고 바삐 출근을 하고 있다 (지하철로). 모닝커피를 마시며 오늘 처리할 일을 확인하고, 오후에는 서신을 마무리하고, 팩스를 보낸다.

그런데, 회사를 그만두고 나니, 나는 다른 세계, 다른 우주에 서 있는 거다. 처음에는 너무 많은 시간, 그 많은 시간이 너무나 버거웠다. 나는 당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큰 애를 어린이집에 잠시 맡기고 돌아서서 문화 센터로 운동을 하러가는 엄마들을 만나게 되면 항상 생각했다. ‘나는 언제쯤 이 생활에 익숙해져서 저렇게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운동하러 갈 수 있을까.‘

인터넷에서 회원가입을 할 때, 직업 선택란에서는 자꾸 망설여졌다. 스트롤바를 내려서 “주부”를 찾는 내 모습이 웬지 바보같았다. 이건 전업주부는 바보라거나, 전업주부라는 게 창피하다는 것과는 좀 다른 이야기다. 나는 ‘전업주부’인 내 모습이 어색했다. 받아들이기 싫었고,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니었다.

첫째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자, 학교에서는 “청소”를 하러 학교에 오라고 했다. 나는 공부를 하라고 첫째를 학교에 보냈는데, 학교에서는 공부를 가르칠테니, 나보고 학교에 나와 교실을 청소하라고 했다. 아이들 등하교를 돌봐주는 녹색 어머니회에도 들어가야 했다. 녹색을 서야하는 날에는 둘째를 친정엄마에게 맡겼고, 청소를 하러가는 날에는 둘째 먹일 사탕을 챙겨 학교로 향했다.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그 사람이 누구든 그 사람에게 한탄했다.

“왜, 왜 집에 있는 게 죄야? 집에 있는 엄마들이 노는 줄 알아? 왜 애들 교실 청소를 내가 해야 돼? 우리집 청소도 잘 안 하는데. 어? 집에 있는 엄마들도 바뻐. 바쁘다구.”

그렇게 답답했던 4-5년이 지났다. 이제 ‘나의 생활’이라는 건 더는 돌이킬 수 없는 거였다. 난 제3의 성 아줌마였고, 다시 일을 시작하기엔 아이들이 너무 어렸고, 다시 일을 시작하고 싶지도 않아졌다. 전업주부 생활 7년이 넘다 보니, 이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전업주부도 나름의 특장점이 있는데, 그건 부러워하는 사람이 많을테니 여기서는 소개하지 않겠다.

인생은 예측한 대로 굴러가지 않았다. 내가 예상한 대로, 내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았다. 내 스스로 현실에 안주하고, 어느 정도 포기한 면도 있겠지만, 여하튼 나는 현재 생활에 만족하게 됐다. 그래서, 첫째 아이 임원모임에서 00구청 00과에서 일하고 있다는 엄마를 만났음에도, 예전처럼 그렇게 많이 부러워 하지 않았다. (예전 같았다면, 음, 3-4일을 그 엄마가 부럽다고 신랑에게 이야기하고, 또 3-4일을 나도 회사를 그만두지 말걸 하는 한탄과 원망, 푸념과 탄식을 신랑에게 가차없이 쏟아냈을 것이다.)

사람들이 내게 ‘이게 네 할 일’이라고 하는 일들은 여전히 하기 싫다. 일단은 잘 하지 못한다. (‘잘하고 싶지도 않다‘라고 쓰려했으나, 그랬다가 완전 직무유기라 그냥 이렇게 넘어간다. 그런데, 벌써 쓰고 말았네. 사실, 잘하고 싶지 않다.) 집에는 항상 먼지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청소하고 뒤돌아서서 쳐다봐라. 바로 먼지가 앉아 있다. 청소는 기본의 범위에서 처리한다. 음식은, 요즘 ‘1일 1식’ 모르나. 간단히 소박하게 먹는 게 장수의 비결이다. 식사는 간단하게 차린다. 아이들 공부는, 원래 공부는 스스로 하는 거다. 좋은 책이 있으면 소개해 주고, 숙제는 잘 챙겨서 하라고 ‘말해준다’. 대신, 학교 갔다 와서 쫑알쫑알 떠드는 얘기들은 주의깊게 들어준다. 내가 해야 하는 일들 중,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이다.

그리고, 그리고 나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 책 읽는 속도는 거북이처럼 느리고, 무지개처럼 특별하고 멋진 생각도 떠오르지 않지만, 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로 했다. 책을 읽고 감상을 쓰고, 그 책에 나온 또 다른 책을 찾고 책을 읽고 감상을 쓰고, 그 책에 나온 또 다른 책을 찾고 책을 읽고 감상을 쓰고...

그게 내가 찾은, 내가 하고 싶은, 내 일이다.

인생은 길고, 어떻게 될지 모른다. 지금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미래의 내 모습은 초등학생 학부모, 중학생 학부모, 고등학생 학부모, 대학생 학부모일 테지만, 또 모르지 않겠는가. 앞으로 내 인생이 어떻게 될런지. 그건 나도 모르니까.

여기는 아파트 상가에 새로 생긴 커피숍 이디아. 지금은 옆자리에 앉아 열씸히, 정말 열씸히 수다떠는 네 명의 엄마들 때문에 집중이 잘 안 되지만, 또 모르는 일 아닌가. 언젠가 내가 이 때를 그리워하는 날이 올 수도. (지금 그립다. 이 아침, 모닝 커피 한 잔~)

내가 가장 열심히 일한 회사였다. 집에까지 일거리를 들고 가는 것은 물론이었거니와 출퇴근 시간에도 일을 손에서 놓지 않았다. 인간이라면 마땅히 그래야만 하지 않겠는가! 신간 서적을 읽고 글을 쓰면 돈을 준다는데 누가 열심히 하지 않겠는가. 한편으로는 그 회사에서 일할 때 나는 가장 많이 놀았다. 어떨 때는 내가 일하는 건지 노는 건지 알 수 없을 지경이었다. 나는 출근과 퇴근의 구분도, 집과 회사의 차별도 없는 직장 생활의 열반을 경험했다. (102쪽) 

바로 여기다. 여기가 바로 내가 원하는 직장이요, 내가 경험하고픈 직장 생활의 모형이다. 나도 이런 곳에 취직하고 싶다. 자택근무도 가능하다면 좋을텐데, 아, 정말 취직하고 싶다. 이런 곳이라면 백 번 취직하고 싶다.

간절히 원할 때, 내가 원하는 것을 이뤄 주기 위해서 온 우주가 움직인다는 말이 거짓말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자주 우주는 내 소원과는 무관하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그건 어쩌면 우리가 소원을 말하는 방식이 잘못됐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 할 수 없는 일을 해낼 때가 아니라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할 때, 우주는 우리를 돕는다. 설명하기 무척 힘들지만, 경험상 나는 그게 사실이라는 걸 알고 있다. (204-5쪽)

할 수 있는 일을 매일 할 때, 우주는 우리를 돕는다. 일단은, 성실하게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그 일을 해보자, 결심해 본다. 불끈!

김연수의 다른 책들도 좀 찾아본다. 나는 김연수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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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 노래가 떠올랐어요
    from 아른아른 2012-10-18 16:00 
    Four Leaf Clover - Badly Drawn Boy Go on do what you've got to do.You've got your dreams I've got mine too.Be strong get off at the next stop.Don't worry about a thing.Keep taking it easy.This time it's not personal.The universe will help you now.To find
 
 
다락방 2012-10-18 0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손가락에 힘 빡 주고 추천했어요, 단발머리님. 와- 전 김연수를 좋아하지 않는데 김연수가 좋아질 것 같은 글이에요. 김연수로 하여금 단발머리님이 이런 글을 쓰셨으니 말이죠. 내친김에 김연수의 책들중 한 권을 더 읽어볼까 싶기도 하구요. (전 언제나 김연수의 문장이 한 번에 매끄럽게 읽히지를 않아요.)

이 좋은 글에, 이 진솔한 고백에 더 무슨 말을 덧붙일 수 있을까요. 저는 그저 단발머리님이 좋아서 읽고 쓴 감상들을 즐기겠습니다.

라로 2012-10-18 20:34   좋아요 0 | URL
와~~~저도 김연수에 대해서 다락방님과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에 놀라서 일단 댓글달아요!!!와~~~

단발머리 2012-10-19 03:48   좋아요 0 | URL
김연수의 문장이 한 번에 매끄럽게 읽히지 않는다는 다락방님 말씀, 저도 십분 이해합니다.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읽을 때, 저도 그랬거든요. 근데 이 책은 술술~~ 술술술 넘어가더라구요.

아, 다락방님, 저만 다락방님을 일방통행으로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다락방님도 날 좋아한다니요, 아, 난 정말 너무 좋아서 막 울고 싶어요~~ 엉엉T.T.

댈러웨이 2012-10-19 08:51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일단 흥! 제 페이퍼 보고는 김연수 다시 읽어보고 싶네, 뭐 그런 비슷한 생각이 조금도 안 들었던 거에요? 미워할래. 정말 미워할래요. ㅠ.ㅠ 댓글 안 달렸을 때 알았어요.

문장이 안 읽힌다는 게 번역투를 말하는 거에요? 김연수 작가 번역투에 관해 많은 말들이 있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저는 사실 잘 몰랐어요. 소위 '과'가 같은 과여서 그런지 그런 건 눈에 들어오지가 않던데. 이건 아마 제가 처음 김연수를 읽기 시작했을 때가 다시 책을 잡기도 했던 때라 문장을 보는 힘이 없기도 했을 수도 있구요. 알고 싶어요. 대답해줘요, 다락방님. 그리고 만약 김연수를 읽고 싶은 생각이 드신다면, <꾿빠이 이상>과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를 꼭 읽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랑해요 다락방님. 와락. (단발머리님, 이건 전략이에요 알죠?)

다락방 2012-10-22 09:14   좋아요 0 | URL
번역투여서 안읽히는 것 같진 않아요, 댈러웨이님. 번역투는 제가 쓰는 페이퍼들도 그런 경향이 강해서요. 음, 뭐라고 해야 정확한 표현이 될 지는 모르겠구요. 일단 저는 그의 글을 단편 [세계의 끝 여자친구]를 읽었구요, 책은 [청춘의 문장들]과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여행할 권리]를 읽었어요. 그의 문장은 굉장히 아름다운데요, 문장이 아름다워서 해야할 말을 명확히 전달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니까 그게 다수의 사람들에게는 전달이 되지만, 제게는 전달이 안되더라구요. 문장을 두 번씩 읽어도 모호해요.

아름답다, 뭘 말하는지 대충은 알겠다, 그런데 잘은 모르겠다, 라고 하면 될까요? 그래서 간혹은 이 사람이 하는 말이 한국말인지 뭔지 모르겠는거에요. 그래서 김연수를 좋다고 하지는 못하겠지만 당연히 싫다고 할 수도 없어요. 왜냐하면 무슨 말을 하는지를 잘 모르겠기 때문에요. 한 번에 주욱 읽고 그 문장들이 명확하게 그림이 그려지거나 하지를 않아요.

지금은 그의 단편 [뉴욕제과점]을 조금씩 읽고 있어요. 이건 그나마 잘 읽히는 편인데요, 단편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진짜 힘들었어요. 내가 한국말에 장애가 있나 싶었거든요. 뭔 말이지..하고 말예요.

비로그인 2012-10-18 1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져요, 단발머리님. 이런 글을 쓰는 김연수 작가님도 멋지고, 그 글을 읽고 이런 페이퍼를 쓰는 단발머리님도 멋져요. 헤닝 쉬르프의 격언과 딱 맞아떨어지는 글이네요. 앞으로 단발머리님의 독서기행이 더 기대되고 또 저도 더 멋지게 해내고 싶은 열망이 더해졌어요. 저도 추천 누르고 가요!

단발머리 2012-10-19 03:54   좋아요 0 | URL
고마워요, 말없는 수다쟁이님. 뭐, 제가 독서기행까지는 아니구요~ 그냥 소박한 독서여행은 한 번 떠나볼까 하는데, 긴 여행 혼자면 재미 없겠죠~ 말없는 수다쟁이님처럼 용기 주는 알라딘 이웃들과 함께라면 한 번 해 보고 싶어요.

아른 2012-10-18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저도 손가락에 힘 주고 추천을!!!

단발머리 2012-10-19 03:59   좋아요 0 | URL
아른님, 처음 뵙겠습니다. 조용한 서재 방문해 주셔서 감사하고요. 손가락에 계속 힘주고 계시면 제가 또 재미있는 글을 올리겠다 약속드리고 싶지만, 솔직히 자신이 없어요. T.T. 그래도 자주 자주 뵈요~~

라로 2012-10-18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알라딘에 요즘 뜸해서 단발머리님의 글을 처음 읽었어요~~~.^^;; 안녕하세요??^^
글 제목이 익숙해서 들어와봤는데 글이 정말 좋아요!!!
다락방님의 말씀처럼 읽다만 [청춘의 문장]을 다시 펼쳐들고 싶어졌어요!!
그리고 [지지않는다는 말]이란 책두요~~~.
(장사가 안되니 이렇게 몰래 알라딘 글 읽는 재미가,,,^^;;)

단발머리 2012-10-19 04:05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나비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나비님 알고 있는데, 헤헤~~ 저는 초짜 알라디너구요, 게을러서 글을 많이 못 올려요. 자랑 아니고, 고백입니다. 제 서재 방문해 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읽는다면 <청춘의 문장들>을 읽고 싶네요. 아직 청춘이라 굳게 믿으면서 말이지요. 앞으로 자주 자주 뵈요~

미네 2012-10-18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 글을 읽다 깜짝 놀랐어요. 마치 제 얘기같아서. 저도 김연수 님의 왕팬이고 전업주부라는게 익숙하지 않고 (아직 2년차) 살림과 육아는 아직도 초보예요. 그래도 김연수 님과 김중혁 님의 책을 보면서 위로받았었지요. 저는 김연수 책 중 <청춘의 문장들>이 제일 좋아요!!

단발머리 2012-10-19 04:21   좋아요 0 | URL
아하, 그래요, 불량주부님~ 저는 전업주부 8년차인데요, 이 놈의 살림과 육아는 계속 초보예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거 같아서요. 불량주부님, 저번에 고미숙씨 <나의 운명 사용 설명서> 아주 재미있게 읽었어요. <청춘의 문장들> 제일 좋아하신다니, 저도 얼른 시작해야겠는데요.

댈러웨이 2012-10-19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았다'라는 문구가 있는 문장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어, 내 마음이 여기 와 있네? ^^ 저는 김연수 작가의 초기 글들을 지금의 글들보다 더 좋아해요. 지금은 사실 많이 반신반의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 그의 초기 작품에 대해 제가 가졌던 확고한 믿음때문에 그냥 밀어붙이고 있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심경이에요.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아, 제가 저 위에서 다락방님한테 시비 걸 거에요. 저는 김연수 싫다는 사람들한테는 다 시비 걸어요. 그거는 쫌 봐주세요.--;;)

단발머리 2012-10-19 10:40   좋아요 0 | URL
저는 <청춘의 문장들>을 먼저 읽으려고 했는데, 다락방님께 <꾿빠이 이상>과 <나는 유령작가입니다>를 추천하셨군요. 저는 어쩔까 아직 결정을 못 했어요.

아, 그리고, 차치하더라도요, 저도 와락 안아주세요. 그럼 쫌 봐 드릴께요~~~

댈러웨이 2012-10-19 14:29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지금 답댓글 확인하고 단발머리님의 페이퍼를 다시 읽었습니다. 제가 놓친게 있었나 해서 세 번째로 읽었어요. ^^ 저는 단발머리님께서 하단에 이미지 올려 놓은 책들도 다 읽었다고 이해했고, 그냥 참고로 올려놓으셨구나 했어요. 그러니 잘 아시는 분한테 무슨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는 것도 좀 주제넘게 보일 것 같아서 말았습니다.

제가 김연수라는 작가를 처음 알게된 건 <청춘의 문장들>이었어요. 한국 작가가 쓴 책을 십 몇년이 넘도록 안 읽다가 김훈을 읽고 그리고 이 책을 읽었는데 정신이 홀딱 나갔었어요. 그 부드럽고 성숙한 사유의 문장들에. 그리고 나서 <꾿빠이 이상>과 <나는 유령작가입니다>외 줄줄이 읽기가 시작됐는데요. 지금 생각해도 이 두 작품은 어렵기도 했지만, 그의 작품들 중에서 독보적이에요. 다시 읽으면 생각이 달라질지 모르겠지만요. 김연수 작가가 이후로 이 비슷한 작품을 써내지 못하는 건지, 방향을 튼 건지 모르겠지만, 그렇지만, 충분히 길게 갈 수 있는 작가가 아닐까라는 개인적인 믿음으로 그냥 읽어나가고 있어요. 사실 저는 근간의 작품들에서 보이는 김연수 작가의 지나치게 섬세한 문장을 좋아하지 않아요. --;; 정말 좋아하는 작가지만 그런 문장은 지양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팬이에요.

그래서 만약 제가 팬이신 단발머리님께 주제넘게 한번 읽어보세요 라고 권할 수 있다면, 지금까지 언급한 세 권은 must, 두 권이 더 있는데 그건 맨 위에 읽었다고 하셨으니. ^^

그리고 이렇게 테러를 감행하는 저를 용서해주세요. 와락 안아드리는 건 얼마든지 해 드릴 수 있어요. 다만 사... 사... 음... 이 말은 쫌만 더 있다가요... ( '') 안녕요, 단발머리님.
(댓글창 너무 작아서 뭔 소리를 했는지도 모르겠네요.)

단발머리 2012-10-20 00:28   좋아요 0 | URL
댈러웨이님, 일단 혼란을 일으킨 점 사과드립니다. 저는 김연수 작가님 책을 다 읽지 못 했어요. 저는 그런 삶을 살아오지 않았습니다, 댈러웨이님. 저는 처음 두 권이랑, 이 책, 그리고 <우리가 보낸 순간> 시리즈를 읽었어요. 그러니까, 앞으로도 많이 추천해주세여~~

감은빛 2012-10-19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우연히 이 글을 읽게 되었는데, 육아와 교실청소에 대한 부분이 너무 공감되어 인사 남깁니다.
저희는 맞벌이예요. 아이들을 어린이집과 학교에 보내고 있어요.
큰 아이가 이제 초등 1학년인데 계속 아내에게 교실 청소를 요구한다고 하더라구요.
주위에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몇명 있어서 물었더니,
절대 그러면 안된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원래 1학년 교실 청소는 선생님이 해야 하는 거라고 강조하시더군요.
그렇다고 우리 아이 선생님에게 그걸 두고 따질 수는 없었어요.
안그래도 아이가 느리다고 불평하는 선생님에게 괜히 그런 말을 했다가는
우리 아이가 완전히 눈 밖에 날지도 모른다 싶었어요.
사실 학교라는 시스템, 선생님이라는 사람에게 할 말이 무지 많지만,
참고 참고 또 참고 있습니다.

에휴 첫 인사에 주저리 주저리 말이 많았네요.
자주 뵙겠습니다. ^^

단발머리 2012-10-20 00:34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교실 청소가 꼭 나쁜 것은 아닌 것 같아요. 제 주위에도 꼭! 꼭! 가고 싶어하는 엄마들이 많았어요. 특히, 남자아이들 어머니들은 가보고 싶어하지요. (책상 속이 완전 엉망인 경우가 많거든요.) 원칙적으론 부모님들의 교실 출입이 불가하지요. 선생님이 직접 청소하시는 경우도 있구요. 제가 속상했던건 그렇다고 직장 다니는 엄마들께 나와서 청소하라는 얘기는 아니었구요, 다만 집에 있으니, 시간 많으니, 나와서 청소 좀 하시라~ 이런 늬양스가 불쾌했다는 거지요. 직장맘들은 직장맘대로 많이들 맘 상해 하시더라구요.

근데, 제가 좀 못된 건가봐요. 아이 참, 다른 엄마들은 잘 하시던데....

그래도, 자주 뵈요, 감은빛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