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외모 담당 주기자

‘나꼼수’ 방송을 처음 들었을 때, 사정없는 웃음소리에 누가 누구인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을 그 때에, 방송에서 들은 바, 나꼼수의 ‘외모 담당’은 주진우였다. 누나 팬이 많다 했고, 어디가나 인기 폭발이라 했다. 사진으로 네 명을 확인하고, 생각했다. ‘정봉주가 내 스탈인데.... 쩝’

그런데, 서울 시장 선거 때나, 싸인회에 나타난 네 명의 사진을 자주 보게 된 후, 나도 점점 우리의 ‘주진우’가 좋아졌다. (나이는, 나이는 잘 모르겠다. 설마 내가 ‘누나’는 아니겠지!!! 아니길, 제발 아니길. 참고로 내가 주진우 기자의 누나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모르겠으나, 나는 시사인 정기구독자‘의’ 아내이다.)

네 명이 나란히 섰을 때, 느낌이 젤 좋다. ‘다른데 아끼고 옷은 좋은 거 입는다‘는 비싼 옷들이 옷값을 하는건지, 아니면 워낙 외모가 출중하신 분들과 같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외면’ 상으로, ‘외모’ 상으로는 주기자가 최고다. 이 사진과 같이 비교해봐도 좋겠다. ㅋㅎ

 

 

 

 

 

 

 

 

 

 

 

 

 

 

 

 

2. 거대한 벽; 삼성과 종교

이건희 회장 ‘삼성 전용기 지시 사항’

(1) 담요를 두 장 꼭 덮어줘라 ; 자기가 비행기 타면 꼭 담요 두 장을 달라는 건데, 그냥 말로 하면 되는 걸 그룹 지시 사항으로 기록하게 한다.

(2) 초코칩 쿠키의 초코가 촉촉함이 떨어진다 ; 이건희 회장이 전용기에서 쿠키를 먹은 후 내린 특별 지시 사항이다. 그러자 신라호텔 베이커리에서 쿠키 담당자들이 공항까지 나와서 ‘앞으로 어떻게 초코칩 쿠키를 만들겠습니다’라고 답변한 내용까지 모두 다 기록되어 있다. (78-9쪽)

문제는 삼성이 아니라, 삼성의 오너 이건희에 대한 신격화와 이건희 일가의 그룹 독점이다. 김용철 변호사도 ‘이건희 회장을 신격화하는 사이비 종교 집단 같은 분위기’(77쪽)에 혐오를 느꼈다고 말했다.

한 발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에서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순간을 여러 번 겪어야 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조심하고 대비했다. 김 변호사와 나는 안전을 고려해 호텔을 옮겨 다녔다. 2-3시간 수면, 잠이 모자라 팽팽한 긴장감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협박, 유혹, 오해, 뒷말, 비난 ...... (88쪽)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폭로’를 함께 하다보니, 안전이 위협받는 경우도 있었나 보다.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맘이 너무 아프다. 수고하셨습니다, 주기자님.

7월 31일 조 목사의 설교 한 부분이다. “교회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나의 발목을 붙잡고 내게 흉악한 그물을 덮어씌우는 사람이 있으면 앉아서 한번 둘이 대면해보고 싶습니다. 누가 교회를 위해서 더 많이 헌금을 냈는지, 헌금 계산을 한번 해 보자. 헌금을 얼마나 내었는지, 내었으면 그것을 가지고서 교회를 사랑한다는 증거를 내세워야 되는 것입니다.” (108쪽)

이젠 부끄러워 더 이상 할 말도 없다. 조 목사님은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계~~~~~~속해서 ‘화제성 연타’를 치고 계신다. 어디까지 갈지 끝이 안 보인다. 암울하다.

정진석 추기경을 보면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광주민중항쟁으로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언도받고 청주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사형선고가 내려지자 독실한 신자였던 김대중 대통령 가족이 당시 청주교구장 정진석 주교를 찾아가 여러 차례 김대중의 봉성체(미사에 참석할 수 없는 신자에게 성체를 모셔가 영해주는 것)를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 거절했다고 한다. 훗날 함세웅 신부가 사형수가 청한 봉성체를 사제가 거절한 이유를 묻자, 정진석 추기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126쪽)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는, 전혀 사제 같지 않은 정진석 추기경도 한 건 추가.

3. 숨길 수 없는 기자 본능

어릴 때부터 삐딱했다. ‘이웃집에 오신 손님, 간첩인가 살펴보자’. 그 표어를 보고는 선생님한테 “아니, 이웃집에 손님이 왔는데 그렇게 의심하면 이웃 간에 싸우는 거 아닌가요?” 이렇게 말했다가 되게 욕먹었다. 이승복이 진짜 죽으면서까지 꼭 그렇게 공산당이 싫다고 해야 되느냐고, 앞에서는 가만히 있다가 그냥 뒤에서 욕하면 안 되는 건지 물어봤다가 호되게 당한 적도 있다. (149쪽)

꿈꾸어야 이루어질 수 있다. 꿈꾸고 걸어가면 목표에 도달하도록 우주만물이 돕는다. 1, 2년 동안 공부해서 준비한 사람과 10년 동안 좋아한 사람과는 비교가 안 된다. 선수들이 보면 안다. 내가 어떤 분야를 꿈꾸면서 계속해서 하나씩 둘씩 쌓아가면, 나중에 그것이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삐져나온다. 그게 바로 꿈꾸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다. (191쪽)

이들이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게 돈 뺏기는 거다. 그래서 난 5백 원이라도 뺏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당하게 쌓은 부에 대해서는 무든지 해서 추징해야 된다. 이명박 대통령 주변 사람들은 욕먹는 것, 칼을 씌워 광화문 앞에서 석고대죄시키는 것보다 5만 원을 뺏으면 더 슬퍼할 거다. 명예라는 건 애초에 없어서 부끄러운 것은 상관하지 않는다. (203쪽)

주기자님의 계획대로, 꼭 해야할텐데. 숨겨놓은 돈, 감추어 놓은 돈, 꼼꼼하게 찾아내서 추징해야 할 텐데. 찾아낼 때, 전두환이꺼도 같이 찾아 내야 할 텐데...

4. 대형차와 택시와 버스

참여정부 인사들은 자리에서 물러나면 택시를 타고 다니지만, 이명박 정부 인사들은 자리가 없어도 기사 딸린 대형차 탄다.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퇴직 후 버스를 타고 다녔다. 건강도 안 좋으신 분이. “그냥 이게 편해. 편해”라고 하셨다. 실제로는 돈이 없었다. (205쪽)

아.... 그런데도 사람들은 모른다. 다 똑같이 욕한다. 다 거기서 거기라고. 크게 외치고 싶다. 아니에요, 아니란 말이에요. 단위가 다르단 말이예요.

5. 영어 선생님과 박통

대통령은 눈물을 흘렸다. 대통령이란 귀한 신분도 잊은 채. 소리 내어 눈물 흘리자 함께 자리하고 있던 광부와 간호사 모두 울면서 영부인 육영수 여사 앞으로 몰려 나갔다. 어머니! 어머니! 하며. 육 여사도 함께 울면서 내 자식같이 한 명 한 명 껴안아주며 “조금만 참으세요”라고 위로하고 있었다. (274쪽)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영어시간. 우리학교 출신이신 P선생님이 들어오셨다. 평준화 되기 전, 우리학교는 명문이었단다. 그런데, 평준화 이후, 성적이 하향평준되어, 예전의 명성을 전혀, 전혀 오늘의 영광으로 되살리지 못해, 영어 선생님은 동문회에 참석하시면, 후배들의 하향평준화된 성적에 대해 심히 걱정하시는 왕선배님들의 성토와 염려를 한 몸에 받으신다 했다.

나는 영어 선생님을 좋아했다. 영어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선생님 같은 스타일이 좋았다. 철저한 수업 준비,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에, 가끔씩 해주시는 말씀은 ‘열씸히 공부해야겠다’는 각오를 한껏 불러일으켰다.

그 날이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시던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여러분, 그래도 이것을 잊으면 안 돼요. 전에 박통(박정희 대통령)께서 독일에 가셨을 때, 어쩌구, 저쩌구...” 자세한 내용은 상기와 같다. 선생님 이야기에서는 눈물 흘리는 박통에게 독일 총리가 손수건을 내밀었다. 말미에 선생님은 간호사들처럼 눈시울이 붉어지시니, 나는,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의 이 감동적인 이야기에 울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을 했다. 머릿속은 말 그대로 상황이 복잡했는데, 한 쪽으로는 ‘그래도 박대통령은 독재자야.’ 하는 생각이, 또 한 쪽으로는 ‘그래도 너무 감동적이다. 그 분도 가난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을 엄청 사랑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서로 자기 말이 맞다며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선생님을 진심 좋아했던 나는, 눈물이 나올락말락하는 정도에서 감정선을 정리했다. 그 날 이후,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는데, 얼씨구나, 이게 유명한 이야기였다. 그것도 조작의 징후가 뚜렷한 감동적인 이야기.

선생님은 좋은 분이셨다. 우리를 정말 사랑하셨고,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 제도 하에서 우리를 도와주시려 최선을 다하셨다. 하지만, 선생님은 박통도 사랑하셨나보다. 그건 선생님의 생각이니 뭐, 내가 어쩔 수 있는 건 아니겠지. 그런데, 궁금하다. 혹 선생님은 지금, 18년이 지난 지금, 그토록 사랑했던 박통의 딸을 사랑하고 계신건 아닌지.

6. 꽃길이었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

꽃길이었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 뜨거울수록 뜨거운 맛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김어준, 정봉주, 김용민과 공방에서 처음 만났을 때 앞이 환하게 뚫려 있었다. 감옥으로. 그래서 지금은 그냥 잡혀가는 데 같이 가는 거다. .... 분명히 깨질 수 있다. 어쩔 수 없다. 나도 그렇고 나꼼수도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피하지 않고 맞서겠다. 혼자 피하면 쪽팔리는 거다. (346쪽)

함께 하는 이 있어, 덜 외롭겠지만, 함께 하는 이 있어도 힘든 건 사실이다. 나는 너무 소심한 소시민이라 그를 도울 길 없어, 새로 생긴 알사탕으로 그의 책을 주문했다. 그가 힘내기를, 지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마지막으로, 원숭이 *구멍은 빨개~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또 생각.

주기자 → 나꼼수 → 네 남자 → 신사의 품격 → 장동건

장동건, 생각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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