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슬픈 사람이
덜 슬픈 사람을 위로한다
끌어안고 울고 손을 잡고 운 후에
밥을 먹는다
입에 숟가락을 넣고
또 부지런히 넣는다
다섯 살 아이는 아빠의 죽음을 모르고
열 세살 아이는 엄마와 같은 상복을 입는다
뛰어노는 다섯 살 아이의 등을 쓰다듬어 준다
열 세살 아이와는 눈도 마주치지 못 한다
그 아이는 이미 슬픔을 안다
우리 모두 죽을 존재임을 알고 있지만
안다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떠난 사람만이 알고 있다
우리 모두 죽을 존재임을
사람은 나고
죽고
그렇게 떠나가는 존재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