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베스트셀러는 나하고 안맞아
🐝 의 예언 보다 나한텐 재미없다.
30년 걸린 작품?
˝코리안 디아스포라˝라고 하기엔 공간, 시간적배경, 인물, 내용 등 규모가 빈약하다.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에 의하면
독서중독자들은 베스트셀러에 냉담하다(이건 나도 그런다, 베셀을 잘 안 읽는다)
어쩌다 내가 읽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도 기분나쁘다. 진정한 독서 중독자는 읽는 도중에 재미없는 책은 과감하게 포기한다.

그러나 나는 그러지 못하겠다.
굳이 다 읽어야 직성이 풀린다.

이 책들도 과감히 포기했어야 했다.
다행히 이책을 사서 읽지 않았다. 공짜 이북.

야쿠자 한수의 아이를 낳아 결국 야쿠자의 검은 돈으로 남들보다 나은 삶을 이어가고. 사업에 성공?한 모자수. 이걸 성공이라 할 수 있나? 그러나, 그들을 이해하자.
결국 큰 아들 노아는 권총으로 자살하고 만다
제일 불행하고 불쌍한건 노아다

나라가 역사가 이들을 포기하고, 이렇게 만들었다하나 다 그렇게 살진 않았다.
아들 생일파티에 유명연애인을 부르는 모자수
(이들 가족은 이름은 요셉, 이삭, 노아, 솔로몬 기독교들 이름이나 모자수는 도대체 먼가? 첨엔 모세의 중국말인줄 알았으나 중국어로는 摩西(마서, 모시라 발음) 란다.)

후반으로 갈수록 내가 이걸 왜 읽고 있지 하는 생각이 끊이지 않는다. 내용 연결도 잘안되고, 지루하고 몰입도 꽝

이민진 작가님 죄송합니다.
글쓰시니라 욕많이 보셨을 긴데

왜 베스트셀러가 되었을까? 궁금해 궁금해

나는 이상한 나라의 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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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반트(지중해 동부, 오늘날의 시리아, 레바논, 이스라엘 등을 포함한 지역)

플랑드르(오늘날의 네덜란드 남부, 벨기에 서부, 프랑스 북부에 걸친 지역)

관점을 바꾸어 ‘바이킹과 이슬람 세계’로 이 시대를 바라보면 지중해뿐 아니라 북해와 발트해, 한발 더 나아가 흑해와 카스피해까지 이어진 훨씬 역동적이고 장대한 경제 움직임이 비로소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나는 중세 서유라시아 세계에서 경제·교역의 주역은 이슬람 세계였다고 생각한다. 유럽은 이슬람 경제 네트워크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는 관점이 좀 더 정확할 것이라고 본다.

유럽과 이슬람 세계를 연결하는 상업 네트워크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바이킹

아바스왕조 이전에는 같은 이슬람교도 (무슬림)라고 해도 정통 아랍인이 아니면 지즈야(jizyah)라는 인두세를 강제로 징수하는 등 아랍인과 외부인 사이에 큰 차별을 두었다.

그러나 아바스왕조는 이러한 격차를 철폐하고 이슬람교도라면 누구나 차별 없이 평등하게 대우했다. 말하자면 아랍인 제국에서 이슬람교도의 제국으로 거듭나는 일대 전환을 이룬 셈이다.

아바스왕조를 중심으로 한 광대한 상업 네트워크의 서쪽 끝, 즉 지중해 유럽 권역은 유럽 상인이 분담했다. 유럽은 이슬람 네트워크의 일부에 편입되었던 것이다.

바이킹의 교역로가 없었다면
한자동맹의 번영도 없었을 것이다.

한자(Hanse)란 ‘단체’, 즉 ‘상인 조직’을 뜻한다. 독일 뤼베크를 중심으로 뭉친 도시 공동체인 한자동맹은 12세기 후반부터 15세기에 걸쳐 북유럽 교역을 주도했는데 바이킹의 교역로가 없었더라면 한자동맹의 번영도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후 한자동맹의 후계자로 아시아의 바다까지 진출한 이들이 바로 네덜란드 상인이었다. 세계사에서 바이킹이 담당한 역할은 주목하고 연구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신항로 개척시대 초기, 포르투갈이 아시아의 향신료보다 더 눈독 들인 물품은 무엇이었을까?

대항해시대 초기 포르투갈은 아시아의 향신료가 아니라 ‘아프리카의 황금’을 노렸다는데?

사실 ‘대항해시대’는 일본인이 만들어낸 용어다. 영어로 곧장 옮기면 Age of Great Navigation이라 할 수 있겠는데, 영어 문헌에서는 이런 유의 문구를 찾아볼 수 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대항해시대’는 일본의 라틴아메리카 역사 연구자인 마스다 요시오(増田義郎)가 만든 용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미권에서는 The Age of Great Discoveries, 즉 ‘위대한 발견의 시대’라고 주로 말한다, 어쨌거나 아메리카대륙이든 인도 항로든 당시 유럽인에게는 ‘발견’에 지나지 않았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일반적으로는 아프리카대륙 서북단 세우타에 포르투갈 식민지를 건설한 1415년부터 러시아인이 유라시아대륙 동쪽 끝에 다다른 1648년까지를 지칭한다.

‘유럽인은 인도가 곧 아시아를 가리키며, 동양의 향신료 등 진귀한 물건을 찾아 대항해를 시작했다’라는 이미지를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포르투갈인은 아프리카로 가기 위해 대항해를 시작했다고 보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인 추론이다. 유럽인은 아시아의 향신료가 아니라 ‘아프리카의 황금’을 노렸던 것이다.

카르타고 명장 한니발이 로마를 공격하기 위해 끌고 간 코끼리는 인도코끼리였을까 아프리카코끼리였을까?

메카 순례길에 엄청난 양의 금을 뿌리고 다녀
카이로에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일으켰던
‘역사상 최고 부자’ 만사무사 국왕

뱃멀미로 배에 타지 못했던 ‘항해 왕자’ 엔히크

서아프리카에서 이슬람 상인을 거치지 않고 직접 황금을 확보하는 일에 도전한 이가 바로 포르투갈의 항해 왕자 엔히크(Infante Dom Henrique)였다.

‘항해 왕자’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엔히크는 몸소 먼 거리 항해에 나선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뱃멀미가 워낙 심했기 때문이다.

고대 항로 개척자 가운데 특히 페니키아인의 존재와 활약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페니키아인은 에게문명에 속하는 크레타문명(2000~1400 BC)과 미케네문명(1600~1200 BC)이 쇠퇴한 이후 지중해 무역으로 큰 번영을 누린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마침내 바르톨로메우 디아스(Bartolomeu Dias)가 희망봉에 도착했다. 1488년의 일이다.

연이어 바스쿠 다가마가 인도의 캘리컷(오늘날의 코지코드)에 도착했다. 이는 1498년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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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도쿄에서 온 반지에라는 키 작은 여자아이를 짝사랑했는데 그 여자아이는 저한테관심이 없었어요. 당연하죠! 예쁜 여자들은 절 사랑하지 않거든요.

빙고 상,일 잘하는 직원을 찾기가 너무 힘들어서 두통이 가실 날이 없어. 여기 있는 바보들은 머리 대신 호박을 달고 다니는데 호박씨는 뇌가 아니잖아.

노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고맙다고 말했다. 몇 년 후, 빙고는 자신이 나가노에서 반 상의 첫 번째 친구였다고 누구에게나 말하고 다녔다.

옷을 워낙 잘 차려입어서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보다는 옷을 파는 사람처럼 보였다.

직원 예순 명이 파친코장 숙소에서 잤다. 첫날 밤, 노아는 제일 작은 방에서 마치 고장 난 모터처럼 코를 고는 나이 많은 직원과 함께잤다.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노아의 일상도 자리를 잡았다.

어머니가 유산한 횟수를 말한것이 후회스러웠다. 교회 목사님이 경솔한 혀가 짓는 죄악을 조심하라고 일렀다. 선자는 항상 말을 적게 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는 창부였어요. 아버지는 기둥서방이었고요. 두 분은 결혼하지 않았어요."

번거로운 일 없이 재입국할 수 있는 일본 여권을 발급받으려면 일본 시민이 돼야 했다.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고 어쨌든 모자수가 아는 누구도 일본 시민이 되려 하지않았다. 

그렇지 않으면 민단을 통해 남한 여권을 발급받을 수도  있었지만 대한민국에 속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빈곤한나라를 독재자가 지배하고 있어서였다. 북한을 선택한 조선인들 일부는 북한으로 여행을 갈 수 있었지만 그 외에 어디도 갈 수 없었다.

북한으로 돌아간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었으나 아직 일본에는 남한 국적보다 북한 국적을 가진 조선인들이 훨씬 많았다. 모두가 말하길, 적어도 북한 정부는 북한 국적 학생들의 학비를 여전히 지원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모자수는 태어난 나라를 떠나려 하지않았다. 도대체 어디로 간단 말인가? 일본인이 그들을 원치 않는다고 한들, 그래서 뭐 어떻다는 말인가?

"통치자 일족은 혼령을 달래려고 다다가스케가 순교자였다고 인정하고 시호를 내렸단다. 동상도 세웠지. 결국 진실은 인정받는 법이야!"

굵은 나무 둥치에 기대어 있는 잘생긴 남자가 보였다. 남자의 바지가 무릎까지 내려와 있었고 다른 남자가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머리를 흔들고 있었다. 아야메는 숨죽이고 큰길로 조용히 물러섰다. 남자들은 아야메를 보지 못했다.

아야메 자신이 성관계에 별로 관심이 없다 하더라도, 대개 남자들한테는 성관계가 필요하며 남편이 자기 아내와 주기적으로 잠자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사실을 모르지 않았다.

추위 속에서도 셀 수 없이 많은 연인이 있었다. 각자 짝을 지은 연인들이 다른 사람들이 성관계를 갖고 서로 수음을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커다란 나무들 아래에서 벌거벗은 몸뚱이들이 뒤엉켜 성교를했다. 한 줄로 늘어서있는 남자들 앞에 다른 남자들이 무릎을 꿇고앉아 상대방 아랫도리에 머리를 들이대고 까닥거렸다.

아야메는 다른 편 나뭇잎 사이로 물러나 몸을 숨겼다.
숨을 죽인 아야메는 성교를 하고 있는 자신의 남편을 지켜보았다. 남편이었다. 하루키였다.

울산은 지금은 남한에 속해있지만, 하루키는 이 가족도 다른 많은 재일조선인처럼 북한 정부 소속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민단은 훨씬 인기가 없었다. 기무라 가족은 북한 학교에 보낼 학비가 부족해서 아이들을 현지 일본 학교에 보냈던 것 같았다.

하루키는 순식간에 몇천엔을 잃고 구슬을 한 쟁반 더 샀다. 하루키가 유산을 헤프게 쓰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머니가 워낙 많은 돈을모아놓아서 직장에서 해고되거나, 큰돈을 날리더라도 넉넉할 만큼의 돈이 있었다. 젊은 남자들과 자는 대가를 치를 때도 선심을 쓸 여유가 있었다. 모든 죄악 중에서 파친코는 사소한 죄악 같았다.

모자수가 담배를 찾아 주머니를 두드렸다.
"인간은 끔찍해. 맥주나 마셔."

하루키는 맥주를 한 모금 마시고 사레들려 기침을 했다.
"어렸을 때는 죽고 싶었어." 하루키가 말했다.

"야, 삶은 늘 고달프지만, 그래도 게임은 계속해야지."

"아버지는 잊어. 너희 어머니는 훌륭한 분이셨어. 내 아내는 너희어머니가 최고 중의 최고라고 생각했어. 강인하고 똑똑하고 항상 모든 사람들에게 공평하셨지. 너희 어머니 한 분이 아버지 다섯 명보다 나았어. 유미가 그랬는데 너희 어머니는 같이 일하고 싶은 유일한 일본인이었다."

"애들이 네 졸업 앨범에 그런 말을 쓴 걸 몰랐어. 네가 항상 날 지켜줬잖아. 난 전혀 몰랐어."
"잊어버려. 난 괜찮으니까. 이제 난 괜찮아."

"전 이 더러운 업계에서 일하는 조선인이에요. 야쿠자의 피가 흘러서 어쩔 수 없나 봐요. 결코 그 사람의 피를 씻어낼 수 없어요." 노아가 소리내어 웃었다. "제가 받은 저주죠."

"니가 일본 시민이라꼬? 어떻게? 참말이가?"
"가능해요. 항상 가능한 일이에요."
"그러면 부산에 갔었나?"
"네, 영도에도 갔어요. 작지만 아름다웠어요."노아가 말했다.
선자의 눈에 눈물이 가득 고였다.

그날 저녁, 노아에게 전화가 오지 않자 선자는 노아에게 요코하마집 전화번호를 알려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다음 날 아침, 한수에게 전화가 왔다. 선자가  사무실에서 나가고 몇 분 후, 노아가 총으로 자살했다.

"뱀은 허물을 벗어도 뱀이야."

어머니는 모자수가 자신과 결혼하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말했다. "뭐? 파친코장 하는 조선인이랑? 불쌍한 네 자식들한테 여태까지 한 짓으로는 부족했어? 그냥 애들을 죽이지 그래?"

"다 고생인 기라." 양진이 큰 소리로 말했다. "고생은 여자의 운명이다."
"네, 고생이에요." 경희가 고생이라는 말을 되풀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선자는 평생 다른 여자들에게 여자는 고생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여자는 어릴 때도 고생하고 아내가 돼서도 고생하고 엄마가 돼서도 고생하다가 고통스럽게 죽었다. 고생이라는 말에 신물이 났다. 고생 말고 다른 것은  없을까? 선자는 노아에게 더 나은 삶을 주려고 고생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자신이 물을 마시듯 들이마시던 수치를 참아야 한다고 아들에게 가르쳤어야 했을까? 결국 노아는 자신의 출생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앞으로 고생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한 일일까?

"노아한테 가망이 없었다면 왜 지가 고생했십니꺼? 왜 지가 애써야 했십니꺼? 지가 그리 모자랐다면, 그리 용서받지 못할 실수를 했다면, 그거는 엄마 잘못이겠네예?" 선자가 물었다. "아니라예, 됐어예・・・・・・ 엄마 탓 안 할랍니더."

"맥주 마시기 싫어."
"그럼 보지를 맛보고 싶나 봐."
"아, 시끄러워. 너나 좋아하잖아. 다 알아.
"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거야?"

"엄마 돈 받기 싫어. 파친코 아저씨 돈도 받기 싫고. 내 힘으로 벌수 있어."

미국에는 ‘간코쿠진[韓國人]‘이니 ‘조센진[朝鮮人]‘이니 하는 건없어. 대체 왜 내가 남한 사람이나 북한 사람이 돼야 해? 말도 안 돼.

솔로몬은 피비가 일본에 사는 조선인들의 역사에 그토록 분노하는 것이 별나다고 생각했다. 피비는 도쿄에서 석 달 동안 지내면서역사책을 몇 권 읽은 후, 일본인들이 절대로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결론을 내렸다. "일본 정부는 여전히 전쟁 범죄를 인정하지 않아!"
이상하게도 솔로몬은 피비와 그런 대화를 나눌 때면 자기도 모르게일본을 두둔했다.

솔리, 솔리 아냐, 이봐, 해명할 필요 없어. 조선인들이 평범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잖나. 분명히 자네 아버지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파친코 일을 하기로 했겠지.

자네 아버지가 후지나 소니에서 일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지만, 그런 회사에서 조선인을 채용할 리 없잖나, 그렇지? 지금 자네를채용할지도 의문이군, 미스터 컬럼비아 유니버시티. 일본은 여전히 많은 곳에서 조선인들을  교사나 경찰, 간호사로 채용하지 않아. 도쿄에서 집을 빌릴 수도 없지. 자네가 돈을 많이 버는데도 말이야.

일본은 절대로 변하지 않아. 외국인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아. 내 사랑, 너는 여기서 항상 외국인일 거고  결코 일본인이 될 수 없어. 알겠어? 자이니치는 어디로든 떠날 수 없지. 너만 그런 게 아니야. 일본은 우리엄마 같은 사람을 절대로 사회에 다시 받아주지 않아. 나 같은 사람도 절대로 받아주지 않지. 우리는 일본인인데도!

선자가 가방들을 집어 들었다. 경희가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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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물은 철철 흘러가면서
아심찬이 그꿈도 떠실고 갔소

꿈이 아닌 생시 가진 설움도
작고 강물은 떠실고 갔소. - P184

나 돌아갈 것이다
무심했던 몸의 외곽으로 가
두 손 두 발에게
머리 조아릴 것이다
한없이 작아질 것이다 - P186

이제 일하기 위해 살지 않고
살기 위해 일할 것이다
생활하기 위해 생존할 것이다
어두워지면 어두워질 것이다 - P188

걸어보지 못한 길
로버트 프로스트

노란 숲 속 두 갈래길
나그네 한 몸으로
두길 다가 볼 수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덤불 속 굽어든 길을
저 멀리 오래도록 바라보았네 - P190

그러다 다른 길을 택했네
두 길 모두 아름다웠지만
사람이 밟지 않은 길이 더 끌렸던 것일까.
두길 모두 사람의 흔적은
비슷해 보였지만 - P190

그래도 그날 아침에는 두 길 모두
아무도 밟지 않은 낙엽에 묻혀 있었네
나는 언젠가를 위해 하나의 길을 남겨 두기로 했어
하지만 길은 길로 이어지는 법
되돌아올 수 없음을 알고 있었지 - P190

먼 훗날 나는 어디선가
한숨지으며 말하겠지
언젠가 숲에서 두 갈래 길을 만났을 때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갔었노라고
그래서 모든 게 달라졌다고 - P190


랭스턴 휴즈

꿈을 잡아라
꿈이 사그라지면
삶은 날개가 부러져
날지 못하는 새이니.

꿈을 잡아라
꿈이 사라지면
삶은 눈으로 얼어붙은
황량한 들판이니. - P198

젊은 시인에게 주는 충고
라이너 릴케

마음속의 풀리지 않는 모든 문제들에 대하여
인내를 가지라.
문제 그 자체를 사랑하라.
지금 당장 해답을 얻으려 하지 말라.
그건 지금 당장 주어질 순 없으니까.
중요한 건모든 것을 살아 보는 일이다.
지금 그 문제들을 살라.
그러면 언젠가 먼 미래에자신도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삶이 너에게 해답을 가져다 줄 테니까.. - P200

비록 말라빠진 황금의 껍질이
어떤 힘의 요구에 따라
즙이 든 붉은 보석처럼 터진다 해도,

이 빛나는 파열은
내 옛날의 영혼으로 하여금
자신의 비밀스런 구조를 꿈꾸게 한다 - P204

말수가 아주 적은 그와 강을 따라 걸었다
가도 가도 넓어져만 가는 강이었다
그러나 그는 충분히 이해되었다 - P208

갈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 P206

해답
거트루드 스타인


해답은 없다.
앞으로도 해답이 없을 것이고
지금까지도 해답이 없었다.
이것이 인생의 유일한 해답이다. - P214

아,
생각만 해도

좋은
당신 - P242

그냥,
있었어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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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수는 좋아하는 만화책과 오래된 동전, 아버지의 안경처럼 특별한 물건을 보관해두는 트렁크 뚜껑 안쪽에 레슬링 선수 역도산 사진을 붙여놓았다. 이 조선인 레슬링 선수와 달리 모자수는 상대에게너무 가까이 붙어서 몸싸움을 오래 벌이기를 좋아하지 않았다. 역도산은 가라테촙으로 유명했고, 이와 비슷하게 모자수도 상대를 정확하게 겨냥해서 쳤다.

한달 전에도 노아는 특히 조선인은 처신을 바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자수는 자신이 또다시 문제를 일으켜서 속상했고 형의 실망한표정을 보기가 두려웠다.

잠들지 못한 요셉은 여자들이 말하는 소리를 들었다. 여자들은 부엌에서 노아의 등록금을 걱정하고 있었다. 여자들은 노아가 입학시험 공부를 할 때부터 걱정했고, 이제 합격하고 나니 어떻게 등록금을 낼지 걱정했다. 노아의 봉급 없이 어떻게든 살아야 했고, 노아의학비를 마련해야 했으며, 요셉의 약값을 치러야 했다. 차라리 요셉이 죽으면 훨씬 나을 터였다. 모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오사카에는 산짐승이 없었다. 비싼 약값을 뜯어가는 한의사와 의사가 있을 뿐이었다.

요셉은 더 말하고 싶었다. 그들을 먹여 살리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자기 때문에 많은 돈을 쓰게 해서 미안하다고 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이 말을 할 수 없었다.

"주님께서 채워주실 거예요." 경희가 말했다. "주님께서 항상 우리가 필요한 것을 다 돌봐주셨어요. 주님께서 당신의 목숨을 구하셨을 때 우리 목숨도 구하신 거예요."

경희가 불만스럽게 입술을 꽉 오므렸다. 성경에서 지혜로운 자는자기 혀에 재갈을 물려야 한다고 했다.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면 안되는 법이었다.

"그리고…… 자네가 기다리면………… 내가 죽을 때까지 기다리면 경희와 혼인할 수 있어." 요셉이 말했다. "하지만 경희를 거기 데려가서는 안 돼. 부탁해. 자네한테 부탁할게."
"뭐라고요?" 창호가 고개를 저었다.

요셉이 한숨을 쉬었다. 입술이 바싹 말랐다. "자네가 경희를좋아하는 거 알고 있어. 난 자네를 믿어. 자네가 그 깡패 밑에서 일하지 않으면 좋겠지만, 여기에 일자리가 그다지 많지 않지. 이해해. 그냥 내가 죽을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겠어?" 요셉은 말할수록 이것이 옳다고 느꼈다. "여기 계속 있어. 난 곧 죽을 거야. 느낌이 와, 여기에 자네가 필요하기도 하고, 자네가 그 나라를 바로잡을 수는 없어. 아무도 할 수 없는 일이야."

창호는 남편을 배신하지 않을 사람을 사랑했고 어쩌면 그것이 경희를 사랑한 이유일 터였다. 경희는 자신의 본질을 훼손할 수없는 사람이었다.

노아는 검소하게 살았고 어떻게든 매달 돈을 조금씩  집에 보냈다. "공부만해라." 한수가 말했다. "모든 것을 다 배워. 네 머릿속을 지식으로 채워. 그건 누구도 너한테 빼앗아 갈 수 없는 유일한 힘이야." 
한수는 ‘공부하라‘는 말 대신 ‘배우라‘고 말했고, 노아는  둘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배움은 일이 아니라 놀이였다.

두 해가 흐른 후에도 그저 와세다대학교에 들어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조용한 방이 있다는 사실에 여전히 매혹돼 있었다.

굶주린 사람처럼 좋은 책을 탐욕스럽게E읽어 머리를 가득 채웠다. 디킨스, 새커리, 하디, 오스틴, 트롤럽 같은 작가들의 책을 모두 읽고 나서유럽 대륙으로 넘어가 발자크, 졸라, 플로베르를 읽었으며, 뒤이어 톨스토이와 사랑에 빠졌다.

노아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괴테였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적어도 여섯 번은 읽었다.

그날 아침, 노아는 조지 엘리엇 토론 수업을 들으러 교정을 가로질러 가다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다.
"반도 상, 반도 상." 한 여자가 외쳤다. 학교에서 제일가는 미인인우메키 아키코였다.

노아는 지도자의 말이 항상 옳은 대부분의 환경과는 다른 대학에 있어서 다행이라고 느꼈다. 그렇지만 노아는 교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아키코의 말을 제대로 듣기 전까지 스스로 깊이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사람들 앞에서 남의 의견에 반대한다는 것은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수업이 끝난 후, 노아는 혼자 집으로 걸어가면서 아키코 생각에푹 빠져 있었다. 쉽지 않겠지만 아키코와 가까워지고 싶었다. 다음주 화요일, 수업이 시작하기 전에 노아는 아키코의 옆자리를 차지하려고 일찍 갔다. 구로다 교수는 노아의 변절에 상처받은 기색을 보이지 않으려고 했지만, 상처받은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손님이랑 이야기하려고 여기 있는 게 아니에요. 손님 몸에 옷이잘 맞는지 보려고 있는 거예요."

"아니요, 고맙지만 괜찮아요, 모세. 하지만 부디 가난한 사람들을돕는 것을 잊지 말아요, 모세. 우리 중에 가난한 사람들이 많답니다."

"파친코 돈은 제 것이 아니에요, 존 목사님. 저희 사장님은 부자지만 전 아직 부자가 아니에요. 언젠가 전부자예요."
"부자가 될 거예요."
"맞다, 전 부자가 될 거예요, 존 목사님. 남자한테는 돈이 있어야해요."

존은 자신이 정확히 언제 태어났는지 몰랐다. 부모님이 마르틴 루터의 생일인 11월 10일을 존의 생일로 정해주었다.

유미는 모자수의 행동에 창피해서 고개를 숙였지만 모자수에게화를 낼 수 없었다. 모자수에게는 결코 화를 낼 수 없었다. 모자수는유미에게 난생처음 생긴 유일한 친구였다.

한수는 노아가 공부만 하면 된다고 말했다. "배울 수 있는모든 것을 배워라. 모든 조선인들을 위해서, 와세다대학교 같은 학교에 갈 수 없는 모든 조선인들을 위해 배워라."

아키코가 찻잔을 내려놓고 장난스럽게 노아를 요로 밀어 뒤로 넘어뜨렸다. 아키코는 노아 위로 다리를 벌리고 올라앉아 셔츠를 벗었다. 하얀 면 브래지어와 팬티 차림이 됐다. 노아는 대단히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까만 머리카락이 윤기가 흐르는 무지갯빛 깃털처럼 얼굴 주위로 흘러내렸다.

한수는 민족주의나 종교나 심지어 사랑까지도 믿지 않았으나 교육은 믿었다. 무엇보다도 사람은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고 믿었다. 

어떤 종류의 낭비도혐오했고, 세 딸 모두 쓸데없는 장신구나 소문 때문에 학교를 그만뒀을 때 그렇게 내버려둔 아내를 경멸하는 마음이 커졌다.

"아키코, 왜, 왜 항상 네가 옳다고 생각해? 왜 항상 네가 주도권을잡아야 해? 개인적인 인연이 있는 사람에게 널 언제 어디서 소개시킬지 왜 내가 결정하면 안 돼? 나라면 절대 너한테 이러지 않을 거야. 난 네 사생활을 존중할 거라고." 노아가 식식거리더니 손으로 입을 막았다.

"그분이 네 아빠잖아, 안 그래?" 아키코가 말했다. "너랑 꼭 닮았던데. 넌 아빠가 돌아가셨다고 했지만 돌아가시지 않았어. 넌 그냥내가 그분을 만나는 걸 원치 않았던 거야. 내가 네 야쿠자 아빠를 만나는 게 싫어서. 그리고 넌 네 아빠가 폭력배라는 것을 나한테 알리기 싫었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터무니없는 고급 자가용과 제복 입은운전기사를 어떻게 설명하겠어?"

"누구한테도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내 말 들어봐라, 노아야 니 아버지가 되기로 선택한 사람은 백・・"

새로 시작하느라고 돈이 좀 들었어요. 돈을 더 버는 대로 될 수 있는한 자주 돈을 보낼게요. 제 의무를 소홀히 하지는 않을 거예요. 고한수에게 돈도 갚을 거예요. 그 사람이 저한테 절대 연락하지 못하게 해줘요. 결코 그 사람을 알고 싶지 않아요.

요셉은 아이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었지만, 아이에게 이야기할 기회가 한 번이라도 있기를 바랐다. 남자는 용서하는 법을배워야 하고 무엇이 중요한지 알아야 한다고, 용서 없이 사는 것은 숨을 쉬고 움직이기만 할 뿐 죽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그렇지만 요셉은 친자식처럼 사랑하는 조카를 찾으러 갈 힘은 커녕  요에서 일어날 힘도 없었다.

나는 민족의 정의를 이렇게 제안한다. 민족은 상상의 정치 공동체이다. 본성적으로 제한돼 있으며 주권을 지녔다고 상상된다.
민족은 ‘상상된다. 제일 작은 민족의 구성원일지라도 동포 대부분을결코 알거나 만나거나 심지어 소식을 듣지도 못하지만, 각자의 마음속에 동질감이라는 관념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민족은 ‘제한돼 있다고 상상된다. 인구가 10억 명에 달하는 제일 큰민족이라도 유동적일지언정 한정된 경계가 있고 그 너머에는 다른민족들이 있기 때문이다………….
민족은 ‘주권을 지녔다고 상상된다. 이 개념이 계몽사상과 혁명이 신성하게 부여된 계급적 왕국을 무너뜨린 시대에 태어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민족은 ‘공동체‘로 상상된다. 각자에게 만연할지 모르는실제의 불평등과 착취에도 민족은 항상 깊은 수평적 동포애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이동포애가 지난 두 세기 동안 수백만명의 사람들이 그런 제한된 상상의 산물들을 위해 남을 죽이기보다기꺼이 자기 목숨을 내던지게 했다.
베네딕트 앤더슨

노아는 기독교인으로 자랐지만 불교 신자들, 특히 속세의 부귀영화를 저버린 불교 신자들을 존경했다.  노아가 교회에서 배운 대로면 주님은 어디에나 있었다.

주님이 이교도의 사찰이나 신사를 멀리할까?
하나님이 그런 곳들을 불쾌하게 여길까, 아니면 무엇이라도 믿고 따르려는 사람들을 이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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