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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간이역 여행 2 전라도/경기도/강원도 편 - 작은 휴식을 꿈꾸다! ㅣ 간이역 여행 2
임병국 지음 / 팜파스 / 2016년 9월
평점 :
[책소개] 『간이역 여행 2』
1. 개요
• 『간이역 여행 2』는 임병국이 쓴 철도여행 산문의 두 번째 전자책이다.
• 『간이역 여행 1』이 전국의 작은 간이역과 느린 철도여행의 정취에 집중했다면, 『간이역 여행 2』는 철길이 옮겨간 자리, 폐역이 된 역, 산업철도와 화물선, 산악철도와 해안철도, 관광자원으로 다시 쓰이는 철도시설까지 이야기의 폭을 넓힌다.
• 이 책에 나오는 간이역은 작고 오래된 역에만 머물지 않는다. 어떤 역은 더 이상 기차가 서지 않고, 어떤 역은 레일바이크나 관광열차의 출발점이 되었으며, 어떤 곳은 터널과 플랫폼, 선로 흔적만으로 지난 시간을 말해준다.
• 전라선 여수권, 장항·군산권, 중앙선과 경춘선, 정선선과 영동선뿐 아니라, 경전선 화순~보성 구간의 숨은 간이역과 화순선 북암역, 전라선 옛 서도역, 곡성·문경 기차마을까지 함께 다룬다는 점에서 1권보다 공간의 폭이 넓다.
• 그래서 『간이역 여행 2』는 여행안내서이면서도, 철도가 사라진 뒤 그 자리가 어떻게 남고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따라가는 장소 기록이다.
2. 책의 기본 내용
• 책은 전라선 여수권에서 출발해 경전선 화순~보성권, 화순선, 장항선과 군산선, 중앙선, 경춘선, 정선선, 문경선·가은선, 영동선, 동해안 바다열차 구간 등 여러 철도 현장을 따라간다.
• 여수역과 만성역, 마래2터널, 오동도와 향일암은 전라선 끝자락 여수의 바다와 역사를 함께 떠올리게 한다. 여수는 종착역이라는 말만으로는 다 설명되지 않는 곳이다. 철도, 바다, 섬, 일제강점기와 여순사건의 기억이 한데 겹쳐 있다.
• 마래2터널은 자연 암반을 뚫어 만든 전라선의 오래된 터널이다. 이 터널을 보면 철도 토목의 거친 흔적과 함께, 그 시대의 어두운 역사까지 같이 떠오른다. 책은 그런 장소를 단순한 구경거리로 넘기지 않는다.
• 경전선 화순~보성 구간은 이 책에서 새롭게 눈에 들어오는 대목이다. 명봉역, 광곡역, 이양역, 보성역으로 이어지는 길에는 꽃과 벤치, 물길과 들판, 오래된 역사와 작은 마을의 정서가 남아 있다. 2004년 이전까지 이 구간에는 만수역, 석정리역, 입교역, 도림역 같은 작은 역들도 있었으나, 이제는 기차가 서지 않는 이름으로 남았다.
• 화순선 복암역은 화순역에서 갈라져 대한석탄공사 화순광업소까지 이어지던 산업철도의 종점이다. 기차로 쉽게 갈 수 있는 관광지는 아니지만, 석탄 수송과 광업소의 기억을 품은 ‘검은 땅의 간이역’으로 책 속에서 강한 인상을 남긴다.
• 전라선 옛 서도역은 남원 북쪽에 자리한 작은 간이역으로, 최명희의 소설 『혼불』의 배경지와 연결된다. 1930년대 목조 역사와 이설 전 전라선 선로 흔적이 남아 있어, 철도와 문학, 오래된 마을 풍경이 함께 만나는 장소다.
• 장항역, 군산역, 군산화물역, 장항제련선은 항만, 제련소, 화물철도, 도선장, 금강하구둑의 기억과 이어진다. 이 대목을 읽다 보면 철도가 사람만 실어 나른 것이 아니라 물자와 도시, 지역의 생활까지 함께 움직였다는 점을 생각하게 된다.
• 평화역, 능내역, 선평역, 별어곡역 같은 곳은 기차가 더 이상 다니지 않거나 역할이 줄어든 역으로 나온다. 그래도 역명, 플랫폼, 역사 건물, 마을 풍경은 남아 있다. 기차는 떠났어도 그 자리가 완전히 지워진 것은 아니다.
• 구 곡성역, 가정역, 섬진강 레일바이크, 곡성 기차마을은 옛 철도시설이 다른 여행공간으로 바뀐 사례다. 예전 철도는 사라졌지만, 그 자리에는 또 다른 방식의 여행이 들어섰다.
• 진남역, 문경역, 가은역 일대는 문경 기차마을과 레일바이크, 석탄박물관, 문경새재로 이어지는 철도문화 여행지로 소개된다. 폐선과 폐역을 활용한 공간이 지역 관광과 만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 정선선 구절리역과 아우라지역, 나전역, 선평역, 별어곡역에서는 산골 철도와 레일바이크, 꼬마열차의 분위기가 살아난다. 영동선 심포리·흥전·나한정 일대의 스위치백 구간에서는 험한 산을 넘어가던 철도의 수고와 긴장감이 느껴진다.
• 정동진역, 추암역, 삼척해변역으로 이어지는 바다열차 대목도 인상적이다. 이 구간에서 철도는 빨리 목적지에 닿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바다를 천천히 바라보며 가는 여행의 방식이 된다.
3. 책의 특징
• 첫째, 감상만 앞세우지 않고 철도시설이 남긴 자리를 차근차근 따라간다. 터널, 폐선 부지, 급수탑, 플랫폼, 이설된 선로, 화물철도 흔적을 통해 철도가 한 지역과 어떻게 이어져 있었는지를 살핀다.
• 둘째, 철길이 놓이고, 쓰이고, 옮겨지고, 기능을 잃은 뒤 다시 쓰이는 과정을 함께 본다. 그래서 이 책은 간이역 여행기이면서도 철도시설의 변화를 따라가는 기록으로 읽힌다.
• 셋째, 폐역을 마냥 그리워하지만은 않는다. 폐역은 아쉽지만, 그 자리에 기차펜션, 산책로, 레일바이크, 관광열차가 들어서며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기도 한다. 책은 그 변화까지 함께 바라본다.
• 넷째, 바다철도와 산악철도의 차이가 뚜렷하다. 여수와 정동진, 추암, 삼척해변은 바다와 맞닿은 철도를 떠올리게 하고, 구절리와 나전, 심포리와 흥전, 나한정은 산을 넘고 골짜기를 지나던 철도의 거친 맛을 떠올리게 한다.
• 다섯째, 산업철도와 화물철도의 흔적이 선명하다. 장항제련선과 군산화물역은 항만도시와 산업시설의 관계를 보여주고, 화순선 북암역은 석탄 수송을 위해 존재했던 철도의 기억을 남긴다.
• 여섯째, 문학과 영화, 드라마의 장소가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서도역은 『혼불』의 배경지와 이어지고, 명봉역은 드라마 촬영지로 알려졌으며, 정동진역은 드라마 이후 해돋이 명소로 굳어졌다. 경강역과 김유정역도 경춘선의 문학·영상적 정서를 보탠다.
• 일곱째, 여행정보보다 장소의 정서가 앞선다. 먹거리, 주변 관광지, 이동 방법도 나오지만, 이 책의 중심은 어디를 가야 하는가보다 그곳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있다.
4. 읽어볼 만한 이유
• 철도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이 책은 단순한 여행 코스 안내서가 아니다. 이설 전 철길, 폐역이 된 플랫폼, 무인역으로 남은 역사, 바다열차와 레일바이크가 함께 나오면서 철도여행의 여러 장면을 보여준다.
• 철도 노선이 바뀌기 전과 바뀐 뒤의 모습을 비교해보고 싶은 사람에게도 읽을 만하다. 선로가 곧게 펴지고 속도가 빨라진 뒤, 구불구불하던 옛 철길과 작은 역들이 어떤 모습으로 남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 숨은 간이역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경전선 화순~보성 구간이 특히 눈에 들어온다. 명봉역과 광곡역, 북암역은 유명 관광지와는 거리가 있지만, 찾아가야 보이는 간이역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 과거 국가 경제의 한 축을 맡았던 화물철도와 산업철도의 흔적을 볼 수 있다는 점도 흥미롭다. 장항제련선, 군산화물역, 북암역, 화순선 같은 대목은 철도가 지역경제와 얼마나 깊게 맞물려 있었는지를 말해준다.
• 남해안과 동해안의 철도 풍경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좋다. 여수, 오동도, 향일암, 정동진, 추암, 삼척해변 같은 장소는 바다와 기차가 만났을 때 생기는 여행의 맛을 잘 살린다.
• 산악철도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읽을거리가 많다. 정선선 구절리·나전 구간, 영동선 도계·통리 일대 스위치백, 심포리와 흥전, 나한정의 철도 흔적은 우리 철도가 험한 산지를 어떻게 넘어갔는지를 생각하게 한다.
• 문학과 철도가 만나는 장소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잘 맞는다. 옛 서도역과 『혼불』, 김유정역과 김유정문학촌, 경강역과 영화 촬영지의 기억은 철도여행을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이야기의 장소로 바꿔준다.
• 『간이역 여행 1』을 읽은 사람이라면 2권은 자연스럽게 이어 읽을 수 있다. 1권이 간이역의 정취를 중심에 두었다면, 2권은 그 역들이 사라지고 바뀌고 다른 방식으로 남는 과정을 더 또렷하게 보여준다.
5. 종합 평가
• 『간이역 여행 2』는 간이역 여행을 다루지만, 실제로는 철도와 지역이 함께 변해온 시간을 따라가는 책이다.
• 이 책의 좋은 점은 사라진 것을 무조건 아쉬워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는 점이다. 폐역은 아쉽지만, 그 자리에 레일바이크나 기차펜션, 관광열차가 들어서며 새로운 여행이 시작되기도 한다. 다만 그렇게 바뀌었다고 해서 옛 철길이 주던 느림과 불편함, 그 불편함 속에 있던 여행의 감각까지 그대로 대체되지는 않는다.
• 특히 전라선 여수권, 경전선 화순~보성 구간, 화순선 북암역, 장항선과 군산선, 중앙선 능내역, 전라선 옛 서도역, 곡성·문경 기차마을, 정선선 레일바이크, 영동선 스위치백, 바다열차 구간은 이 책에서 오래 남는 대목이다.
• 교통이 편리해지고 철길이 곧게 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흐름이다. 하지만 이 책은 그 과정에서 사라진 굽은 선로와 작은 역들이 지역 사람들의 생활과 얼마나 깊게 이어져 있었는지를 놓치지 않는다. 철도시설의 가치는 콘크리트와 철 구조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곳을 지나간 사람들의 시간에도 있다.
• 결국 이 책은 “철길이 옮겨간 뒤 무엇이 남는가”를 묻는 책이다. 남는 것은 역 건물일 수도 있고, 플랫폼일 수도 있고, 터널일 수도 있다. 때로는 아무것도 남지 않고 사람들의 기억만 남기도 한다. 『간이역 여행 2』는 바로 그 남은 것들을 찾아가는 책이다.
<철길이 옮겨간 자리, 다시 바라보는 풍경들>
폐역과 이설, 바다열차와 산악철도를 따라 읽는 간이역 여행의 두 번째 기록
장항역 대목에서는 어린 시절의 소풍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국민학교 5학년 때 웅천역에서 비둘기호를 타고 장항역까지 소풍을 간 적이 있다. 그때 장항제련소 굴뚝에서는 연기가 폴폴 올라오고 있었다. 지금 생각하면 제련소와 항만, 장항선 철도가 한데 얽힌 산업 풍경이었지만, 어린 눈에는 그저 기차를 타고 멀리 다녀온 하루의 소풍이었다. 『간이역 여행 2』에서 장항역과 장항제련선 이야기를 읽다 보면, 사라진 철도시설보다 먼저 그 굴뚝 연기와 장항역에 내리던 날의 공기가 떠오른다.
정동진 역시 개인적인 추억이 짙은 곳이다. 약 26년 전, 아내와 연애하던 시절 청량리역에서 밤기차를 타고 정동진으로 떠난 적이 있다. 밤기차 안에서 남들 자는 틈에 몰래 뽀뽀하던 설렘, 정동진에 내려 바다를 보던 기억, 오죽헌과 경포대를 돌아보던 하루가 아직도 남아 있다. 누군가에게 정동진은 해돋이 명소이지만, 나에게는 젊은 시절의 연애와 밤기차, 동해 바다가 함께 남아 있는 장소다.
청량리역에서 출발하던 또 다른 기억도 있다. 대학 1, 2학년 때는 청량리역에서 경춘선을 타고 대성리로 MT를 가곤 했다. 젊은 혈기에 소주를 과하게 마시고 밤새 토하느라 고생한 일도 있었지만, 그런 일까지도 지나고 보니 그 시절의 철도여행 기억으로 남아 있다. 대성리와 경춘선은 누군가에게는 청춘 여행의 이름이고, 나에게는 서툴고 정신없었지만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대학 시절의 한 장면이다.
정선선과 영동선 이야기를 읽다 보면, 남의 여행담 같지가 않다. 예전에 내가 직접 경험했던 기차여행이 먼저 떠오른다. 2011년 아이들이 어릴 때 정선 레일바이크와 구절리역을 다녀온 적이 있다. 산골 철길을 따라 내려가던 정선 레일바이크는 제법 신났다. 폐선된 철길이 이렇게 다른 여행으로 살아날 수도 있구나 하는 느낌도 있었다. 반면 2012년에 탔던 섬진강 레일바이크는 솔직히 너무 루즈했다. 풍경은 좋았지만 속도감이 약했고, 시간이 길게 느껴져 지루했다. 같은 폐선 활용이라도 정선과 섬진강은 체감이 꽤 달랐다.
영동선 스위치백은 더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2012년 겨울, 도계~통리 구간을 왕복하며 스위치백이 폐선되기 전 흥전~나한정 구간을 직접 경험했다. 기차가 산을 한 번에 넘지 못하고 방향을 바꾸어 오르내리던 그 방식은 요즘 철도에서는 좀처럼 느끼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지금은 솔안터널 개통 이후 옛 스위치백 구간이 본선에서 물러났지만, 폐선 전에 직접 타보았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책의 영동선 대목은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스위치백의 기억은 일본 여행과도 이어진다. 구마모토에서 아소산 쪽으로 가는 길에는 다테노역(立野역) 일대의 스위치백 구간이 남아 있어, 2023년과 2024년에 두 차례 직접 경험했다. 한국의 영동선 흥전~나한정 스위치백이 사라진 뒤라 그런지, 다테노역에서 만난 스위치백은 단순한 철도 구조물이 아니라 사라진 철도 방식과 다시 만난 느낌을 주었다.
『간이역 여행 2』는 『간이역 여행 1』의 분위기를 이어가면서도 조금 다른 쪽으로 나아간다. 1권이 작고 오래된 역, 완행열차의 기억, 사라지는 간이역의 정취를 중심에 두었다면, 2권은 철길이 옮겨가고 역이 문을 닫은 뒤 남은 자리를 더 많이 바라본다. 여수의 종착역, 마래2터널의 어두운 역사, 화순~보성 구간의 숨은 간이역, 화순선 북암역, 장항과 군산의 항만철도, 전라선 옛 서도역, 능내역의 폐역 풍경, 곡성·문경 기차마을, 정선선 레일바이크와 영동선 스위치백이 이어지며, 철도여행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지나간 시간을 다시 더듬는 일이 된다.
이 책에서 철도는 이동수단으로만 나오지 않는다. 여수에서는 바다와 섬, 일제강점기와 여순사건의 기억이 철길 주변에 겹쳐 있고, 장항과 군산에서는 제련소와 도선장, 화물철도와 항만도시의 생활사가 함께 나온다. 화순선 북암역에서는 석탄 수송과 광업소의 기억이 남고, 옛 서도역에서는 문학과 철도, 오래된 마을이 한자리에 놓인다. 정선선에서는 탄광지역의 기억과 레일바이크의 현재가 만나고, 영동선 스위치백 구간에서는 험한 산을 넘기 위해 기차가 뒤로 오르내리던 시절의 장면이 되살아난다. 바다열차 구간에서는 철도가 빨리 가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바다를 보며 천천히 가는 여행이 된다.
결국 『간이역 여행 2』는 사라진 역을 그리워하는 데서만 끝나지 않는다. 어떤 역은 사라졌고, 어떤 역은 이름만 남았고, 어떤 역은 레일바이크나 관광열차의 출발점이 되었다. 그래도 철길이 놓였던 자리, 사람들이 타고 내리던 플랫폼, 바다와 산을 따라가던 선로의 느낌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이 책은 그 자리를 따라가며, 사라진 뒤에도 남는 것들이 무엇인지 조용히 돌아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