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카 솔닛은 『걷기의 인문학』에서 실비아 플래스의 일기를 인용하며 이렇게 말했지요. “여자로 태어났다는 건 내 끔찍한 비극이다. 길에서 일하는 사람들, 선원들과 병사들, 술집 단골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풍경의 일부가 되고 싶은데, 익명의 존재가 되고 싶은데, 경청하고 싶은데, 기록하고 싶은데, 다 망했다. 내가 어린 여자라서. 수컷으로부터 습격당하거나 구타당할 가능성이 있는 암컷이라서. 남자들이 어떤 존재인지, 남자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데, 그렇게 궁금해하면 유혹한다고 오해받는다. 모든 사람과 최대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노천에서 자도 되면 얼마나 좋을까. 서부로 여행을 가도 되면 얼마나 좋을까. 밤에 마음껏 걸어 다녀도 되면 얼마나 좋을까.”

바바야가의 밤 | 오타니 아키라 저,이규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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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자랐어요. 아주 어릴 때는 아버지도 같이 살았던 것 같은데 전혀 기억이 안 나요.

집안일도 바깥일도 대개 할아버지가 도맡아 했던 거죠. 할머니는 이야기꾼 역할을 했어요. 온갖 이야기를 알고 있었으니까.

"나도 텔레비전은 금지예요. 그런 걸 보면 머리가 나빠지고 품위가 없어지니까 보지 말라고 해서."

마귀할멈이 무슨 짓을 할지, 적인지 우리 편인지, 처음 등장할 때는 짐작할 수 없다는 것이 마귀할멈 이야기들의 재미난 점이죠.

할머니의 결론은 늘 똑같았어요. ‘너도 마음씨 곱고 친절한 아가씨가 되면 마귀할멈 같은 무서운 사람이라도 널 도와줄 거다’라고. 어떤 마귀할멈이 등장하더라도 마지막에는 어김없이 그 말을 듣게 되죠.

암튼 재미난 짓을 뭐든지 할 수 있잖아요. 강인하고 멋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할머니에게 왕비가 아니라 마귀할멈이 되고 싶다고 했다가 엄청 혼났죠.

"넌 타고났구나"라고

예의범절도 없다. 금기도 없다. 눈앞의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한 기술이었다. 무도가 아니라 싸움.

"무도에 들어서면 평생 다시는 싸움을 할 수 없어"라고 말했다. 무도가는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다. 폭력은 자유로운 인간을 위한 것. 어디에서도 볼 수 없고 무엇에도 속하지 않는 할아버지나 나 같은 자를 위한 오락.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여의었다. 이제 맞서서 싸울 상대는 곰 정도밖에 없게 되자 신도는 고향을 떠나 독립하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폭력을 찾기 위해 도쿄로 올라왔다.

"이런 더러운 뒷구멍 앞에서는 고추가 서질 않아."

어차피 촌코재일한국인의 멸칭라고 어딜 가나 퇴짜야.

하지만 이 일은 주먹 있고 머리만 잘 돌아가면 좋은 평가를 받지. 불량배나 주먹깨나 쓰는 놈들이 먹고살 수 있는 길은 이 세계밖에 없어.

뿌리께에서 절단된 크고 작은 음경 여섯 개가 옻칠함에 가득 들어 있었다.

"―처치곤란이에요, 이런 거."

"오야붕이 주는 거라면 똥더미라도 감사합니다 하는 게 야쿠자다."

"우타가와가…… 아가씨의, 약혼자니까."

톡, 하고 싱크대에 물방울이 떨어졌다.

"언월도薙刀 나기나타=언월도는 무가의 부녀자가 익히던 기예로, 지금도 아가씨의 취미로 여겨진다

"싸움에는 예절이고 나발이고 없으니까요. 뚜드려 패고 쓰러뜨리는 게 전부죠."

"붙어 볼 수 있겠냐, 마사랑? 아무리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소리를 들었다지만 이젠 놈도 중늙은이야. 하지만 너는 점점 실력이 오르고 있는 야쿠자다. 너라면 놈을 이길 수 있을 거다."

"개새끼…… 역시 내가 말도 안 되는 또라이를 데려왔구나‘개새끼’는 원문에 한글로 표시됨."

"우리, 지옥으로 떨어지는 거군요."

신도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며 바람 소리에 지지 않으려고 목청을 높였다.

"바보, 여기가 이미 지옥이야!"

"예쁘네, 지옥."

그렇게 말하고 제 머리카락을 하나로 모아 쥐고 단숨에 싹둑 잘라냈다.

데루테루보즈
맑은 날씨를 기원하며 처마에 매다는 일본의 전통 종이 인형

서툴게 간사이 사투리를 쓰다가는 타향 사람이란 게 들통나기 쉬우므로 대놓고 홋카이도 사투리를 구사한다. 그러면 ‘시골에서 돈 벌러 나온 어수룩한 처녀’라는 인상을 풍기고, 조금 놀림을 당하기도 하지만 의심을 사는 일은 없다.

정령지정도시政令指定都市 인구 70만 명 이상이며 광범한 자치권을 행사하는 도시로, 한국의 광역시와 비슷하다

야나기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틀에 박힌 척하면 세상은 이렇게 잘 속아 준다는 것을. 그 남자도 뭔가 틀에 박혀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걸 거부했던 것일까.

산사태로 거대한 토사가 나무들을 꺾으며 탁류와 함께 산기슭으로 쏟아져 내리는 소리였다.

"그래요. 바다 건너 할머니 고향으로 가요. 숲속에, 닭 다리 달린 오두막을 찾는 거예요. 그곳에서 커다란 솥에 버섯을 삶고 이끼도 따고 가축과 사람들에게 저주를 걸며 사는 거예요. 아, 그래, 개를 키워요. 고양이도 키우고. 잔뜩 키우자고요. 갈 곳 없는 걔네들을 다 모아서 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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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고소한 냄새가 희미하게 느껴졌다. 어디서 생선을 굽고 있다. 위장이 액셀러레이터를 밟은 엔진처럼 요란하게 꼬르륵거렸다. 냄새를 쫓아 급하게 복도를 걸어갔다.

하얀 하늘과 파란 땅바닥이 한없이 펼쳐져 있다. 어린아이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 처음에는 슬프게 울더니 점점 분노가 담긴 고함으로 바뀌었다. 파란 지면 위로 커다란 새가 휘익 미끄러져 날아간다.

학교 수업도 지루했던 신도로서는 쇼코의 뇌가 어떻게 생겨 먹은 것인지 궁금할 정도였다. 저렇게 온갖 것들을 집어넣으면 터지지 않을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쇼코는 신도에게 꼭 필요한 지시, 고상한 어휘를 동원한 비난밖에 던지지 않았다.

나는 토사물이다, 라고 생각하며 병아리처럼 약한 개체들에 둘러싸여 보낸 그 시간은 대체 무엇이었는지 여전히 모르겠다. 공부라는 것을 했다지만 기억나는 것이 없다.

저 정문너머에서 혼자 공부하고 혼자 강습을 받으며 매일매일 뭔가를 배우고 있는 쇼코는 세상에 이물질이 아니라 동료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걸까.

청소와 정리정돈을 게을리하면 선배들에게 뺨을 맞고 차 심부름이나 손님 접대를 위한 예의범절을 두고 잔소리를 듣는다. 간부나 보스들은 제법 자유롭게 생활하는 듯한데 이 별채에 기숙하는 부하들은 교도소나 소년원에 있는 것처럼 지내고 있다.

이런 생활을 제대로 해낼 수 있다면 건전한 인생도 어렵지 않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신도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흰 셔츠들의 피부밑에는 건전한 일반인에게서 느낄 수 없는 불덩이 같은 무언가가 숨어 있음을 깨달았다. 신도의 내면에도 있는 낯익은 것이다. 뭐라고 불러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 불덩이는 폭력을 먹이로 자라며 폭력을 갈구하고 있다.

그 세계는, 야쿠자의 세계는 누군가가 누군가의 힘을 겁내고 무릎을 꿇음으로써 성립한다고 신도는 생각했다. 그들은 자존심이니 협기니 하는 말들을 떠벌리지만 그것은 겉으로 하는 말이었다.

상대를 공갈하는 폭력이 그 저택 안에 안개처럼 감돌고 있었다. 예전에 고향에서 느꼈던 순수한 힘과 힘의 충돌은 그곳에 없었다. 힘은 치사한 처세와 흥정의 도구로 전락해 버렸다.

"짐치고는 잔소리가 심하지만 여대생치고는 조용한 편이니까 실어 나를 만해."

"호오, 젊은 사람이 제법 달관했군. 그래, 이 세상은 엿 같아. 무슨 일이든 적당히 포기하는 게 중요해."

빗발은 그리 굵지 않다. 제일 가까운 슈퍼마켓까지는 3백 미터 정도. 중년의 발에는 딱 좋은 산책 코스다. 한 우산을 쓰기는 남우세스러우므로 각자 싸구려 비닐우산을 쓰고 걷는다.

붉은 벽돌로 만든 벽 위로 담쟁이덩굴이 기어오르는 수수한 외관에 간판에는 가게 이름보다 ‘珈琲專門店커피전문점’이라는 문자가 더 크고 힘찬 글씨체로 적혀 있다.

뜨거운 브랜드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맛있다. 그런 느낌이지만 솔직히 잘 모르겠다. 향은 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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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여행에는 여행자도 미처 알지 못하는 비밀스러운 목적지가 있는 법이다.
-마르틴 부버

마르틴 부버
신학자. 나치의 유대인 박해로 여러 나라에서 망명 생활을 했고, 이스라엘에서 사회철학 교수가 되었다. ‘나와 너‘의 관계를 기조로 한 인격주의적 철학은 실존주의와 함께 제1차 대전 후의 유럽, 미국의 기독교 신학이나 철학, 정신의학계에까지 깊은 영향을 끼쳤다.

행복은 몸에 좋다. 그러나 정신의 힘을 길러주는것은 고뇌다.
-마르셀 프루스트

희망이란 내일을 향해서 바라보는 것만이 친구는 아닙니다. 내일을 위해서 오늘 씨앗을 뿌리는것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희망입니다.
-김수환 추기경

우리가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쳐야 할 것은, 우리가 무한정 쓰고 소비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절약하고 보존하는 것을 배워야 한다.
과잉과 낭비가 아닌 검약과 돌봄, 절약과 보존에기초한 ‘새로운 경제가 너무나도 필요하다.
- 웬들 베리, <공포 속에서의 사색> 중에서

웬들 베리
미국의 생태 농부이자, 시인, 사상가. 사치와 허영에 기초한 폭력의 경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노력하는 그는 과잉 풍요를 포기하지 않는 한 미국은 그 대가인 테러의 위협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세상에서 보고 싶은 변화가 있다면 스스로그 변화가 되어야 한다.
-마하트마 간디

Martin Luther King
교육의 목적은 집중적으로 생각하고 비판적인생각을 가르치는 데에 있다.
-마틴 루서 킹

Barbara Ehrenreich
대학에서 배워야 하는 것은 긍정적 사고가 아니라 ‘비판적 사고이다. 비판적 사고란 본질적으로회의를 품는 것이다. 가장 훌륭한, 또 가장 성공할 학생은 잠깐 교수를 불편하게 하더라도 날카로운 질문을 제기하는 학생이다.
-바버라 에런라이크,  《긍정의 배신》 중에서

Samuel Beckett
다시 시도하라. 또 실패하라. 더 낫게 실패하라.

부디 다 같이 슬퍼하자. 그리고 다 같이 바보가되지는 말자. 역사를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그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그다음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수전 손택, 《타인의 고통》 중에서

수전 손택미국의 논픽션 작가. 철학을 전공했으며, 기존의 관습과 전통에 도전하는 글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저서에 《타인의 고통》 《은유로서의 질병》 등이 있다. 2004년 백혈병으로 사망했다.

鄭雲暎
지난 세기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하는것, 나는 이것이 세계화 시대의 지식인한테 위임된 가장 중요한 숙제라고 생각한다.
-정운영, 《자본주의 경제 산책> 중에서

정운영
한국의 지식인이자 경제학자. 대학에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을 강의하고, 한국 진보 운동의 이론적 바탕을 만들었다. <한겨레> <중앙일보> 등에 발표한 그의 칼럼은 수많은 이들의 지성을 깨우는 역할을 했으며, <MBC 100분 토론> 등에서  날카로운 화술과 통찰력을 보여주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식인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자 했다.

Victor Hugo
그가 역사를 공부한 것은, 자신이 분개하더라도 뭇 실정을 알고 분개하기  위함이었다.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중에서

E. H. Carr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나의 첫 번째 대답은 "역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지속적인 상호작용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끝없는 대화"라는 것이다.

— E. H. 카, 《역사란 무엇인가》 중에서

역사란 한 시대가 다른 시대 속에서 주목할 만한가치가 있다고 생각한 일들에 관한 기록이다.
-야코프 부르크하르트

야코프 부르크하르트
19세기 스위스의 역사가, 독일, 이탈리아의 미술을 연구한 미술사가이기도 하다. 역사 연구의 임무란 ‘발전‘이 아니라 ‘항상적인 것, 반복되는 것,
유형적인 것‘의 세 가지를 실증적으로 탐구하는 데 있다고 말하였다. 대표저서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가 있다.

신부들은 죽고 저는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죽은 자는 나고 산 자는 그들입니다. 왜냐하면 언제나 그렇듯 죽은 자의 정신은 산 자의 기억속에 남기 때문입니다.
-영화 <미션> 중에서

Lynn Hunt
모르는 게 약이라는 오래된 속담만큼 틀린 말도없다. 그 반대가 더 옳은 말로 들린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것으로 인한 피해는 유달리 크다. 현실과 상대할 기회를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 린 헌트 외, 《역사가 사라져갈 때》  중에서

그리스인들에겐 왕이 없습니다. 그 대신 우리는법을 왕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리스인들이 법에 대해 품고 있는 외경심은 전하의 신하들이 전하를 두려워하는 것을 훨씬 능가합니다.
-헤로도토스, 《역사》 중에서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다.
-버락 오바마

어떤 국가든 최소한 두 가지 범주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첫째는 최소 목표로, 국가와 국민의 안전보장이다. 그리고 궁극적인 목표는 자국 사회의 포부와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어느 하나 없이는 나머지 하나도 이룰 수 없다.
헨리 키신저

덕으로 정치를 하는 것은 북극성은 제자리에 있고 여러 별이 그 주위를 도는 것과 같으니라.
-공자

천하라는 넓은 집인 인을 거처로 삼고, 천하의바른 자리인 예에 서며, 천하의 대도인 의를 실천하여, 뜻을 얻었을 때는 백성과 함께그 길을 가고, 그렇지 못하면 홀로 그 길을 간다.
-맹자, <맹자>, <등문공> 중에서

韓信
정말 사람들의 말에 "날랜 토끼가 죽으면 훌륭한 사냥개를 삶아 죽이고, 높이 나는 새가 모두없어지면 좋은 활을 치워버린다. 적을 깨뜨리고나면 지모 있는 신하는 죽게 된다"라고 하더니,천하가 이미 평정되었으니 내가 삶겨  죽는 것은 당연하구나.
-한신, 사기열전 중에서

이제는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를 서로 떼려야 뗄수 없는 관계로 바라보고 있지만, 이는 자연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이는 20세기 후반에 벌어진 정치적인 일이다. 즉, 20세기의 승리자는 마르크스주의자들도 아니었지만, 자유주의자들도 아니었다. 그것은 사회민주주의였다.
-셰리버먼, 《정치가 우선한다》 중에서

위대한 작가는 말하자면 그의 나라에서는 제2의정부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정권도 별 볼 일없는 작가라면 몰라도 위대한 작가를 좋아한 적이 없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Pope Francis
늙고 집 없는 사람이 노숙하다가 죽는 것은 뉴스가 되지 않지만, 주가지수가 2% 떨어진 것은 뉴스가 된다.
-프란치스코 교황 말씀 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
로마가톨릭교회의 제266대 교황.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2013년 건강상의 이유로 사임한 베네딕토 16세의 뒤를 이어 교황으로 선출되었다. 역사상 최초의 예수회 출신 교황이다. 공식 교황명인 프란치스코는 이전에는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명칭으로 청빈, 겸손, 소박함의 대명사인 ‘아시시의 성인 프란치스코‘를 따르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Thorstein Veblen

부에 대한 욕망은 그 본질적 속성 때문에 한 개인의 경우에도 충족되기 힘들다. 하물며 부에 대한 평균적 일반적 욕망의 충족이야 말할 나위도 없다. 아무리 폭넓게, 평등하게, 또는 ‘공정하게’ 부가 나뉘고 공동체의 부가 일반적으로 증가한다고 해도, 재화를 축적하는 일에서 다른 모든 사람을 능가하려고 하는 만인의 욕망에 근거를 둔, 그러한 욕구를 충족하는 데 이르지 못한다.

— 소스타인 베블런, 《유한계급론》 중에서

Thomas Malthus
빈곤이라는 강물은 한쪽을 막아버리면 반드시다른 한쪽으로 물이 넘쳐흐르게 마련이므로, 이를 모면하려면 물을 딴 곳으로 퍼내는 수밖에 없다.
-토머스 맬서스, 《인구론》 중에서

Ted Turner
부자가 되면서 나는 생각하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 많은 돈으로 무엇을 해야 하지? 당신은 주는 법을 배워야 한다.
— 테드 터너

테드 터너

모든 사람이 자기가 원하는 시간에 마음대로 뉴스를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980년에 세계 최초의 24시간 뉴스 채널 ‘CNN’을 설립했다. 미디어 언론 재벌로 야구팀, 농구팀, 프로레슬링팀을 경영하기도 했다. 유엔이 난민 구제, 질병 퇴치를 위한 재단을 설립하도록 10억 달러를 기부했다.

John F. Kennedy
만일 자유 사회가 가난한 다수를 도울 수 없다면, 부유한 소수도 구할 수 없습니다.
— 존 F. 케네디

존 F. 케네디

미국의 정치가로 제35대 대통령을 지냈다. 핵 전쟁 발발 직전까지 갔던 쿠바 미사일 위기 사태를 해결했다.

자신의 성공에 행운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간과한다면 다른 사람의 실패에 불운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도 간과하게 된다.
- 로버트 프랭크, 《경쟁의 종말》  중에서

로버트 프랭크
미국의 경제학자. 코넬 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애플 우수강의상, 러셀 우수강의상,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학자에게 주는 저명한 경제학상인레온티에프 경제학상 등을 받았으며, 미국 동부경제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저서에 《승자독식사회》 《경쟁의 종말》 등이 있다.

Lula da Silva
왜 부자들을 돕는 것은 투자라고 하고,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고 하는가.
— 룰라 다 시우바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전 대통령. 빈민 계급에서 태어나 노동자로 살았으며, 노동운동에 헌신했다. 브라질 노동자당을 창당하고 2002년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후 재임에 성공하였으며, 2010년 8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임기 마지막 날까지 지지율 87%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대통령이었다.

Aleksandr Solzhenitsyn

배가 따뜻한 놈들이 한데서 떠는 사람의 심정을 무슨 수로 이해하겠는가? 혹한이 온몸을 움츠리게 한다. 살을 에는 차가운 공기가 슈호프를 엄습해서 기침이 나올 지경이었다. 기온은 영하 이십칠도였고, 슈호프는 열이 삼십칠 점 이도였다. 자, 이젠 누가 누구를 이길 것인가.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 중에서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소련 당국의 체제를 끊임없이 비판한 러시아의 저항작가. 시베리아 수용소에서의 중노동 경험을 바탕으로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를 쓰면서 문단에 데뷔했다. 1970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극심한 불평등은 우리를 하나의 사회로 묶어주는 결속력을 약화시킨다고 말할 수 있다. 1960년대 미국인 대부분은 ‘거의 모든 사람들은 믿을 만하다‘라는 명제에 동의했지만, 지금은 대부분이명제에 동의하지 않는다.
- 폴 크루그먼, 《미래를 말하다》 중에서

자본주의의 고질적인 폐해는 풍요의 불평등한분배이고, 사회주의의 태생적 미덕은 가난의 평등한 분배다.
-윈스턴 처칠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쁜 일을 할 때는, 그 일로 엄청난 물질적 이득을 얻는다거나, 그 일에 대해 강한 확신이  있어서가 아니다. 다만그것이 가장 쉬운 길이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경우가 많다.
-- 장하준, 《나쁜 사마리아인들》 중에서

Jonathan Haidt
좌파는 주로 배려, 공평성을 도덕이라 생각하는 반면, 우파는 충성, 권위, 고귀함까지 도덕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상대방을 이해하고 싶다면, 그쪽에서 신성시하는 것을 따라가보면 된다.
— 조너선 하이트, 《바른 마음》 중에서

조너선 하이트

도덕심리학자. 긍정심리학 연구를 바탕으로 ‘도덕성 기반 이론’을 세웠다. 저서에 《행복의 가설》 《바른 마음》 등이 있다.

사회 개혁의 임무를 포기하는 것은 자유인으로서 책임감을 포기하는 것이다.
-앨런 페이턴

앨런 페이턴
남아프리카공화국 소설가. 억압과 착취의 땅이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평생 조국을 사랑한 흑인 신부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울어라,
사랑하는 조국이여》를 통해 자국민의 마음을 울렸다.

세상의 가장 큰 질병은 실질적인 병이 아니라 부패다. 이를 위한 백신이 존재한다. 그것은 투명성이다.
-보노

보노
아일랜드 출신의 세계적인 록 밴드 U2의 보컬리스트. U2는 인권과 밖에운동을 위한 여러 캠페인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으며, 특히 보노는 기부와 자선 활동, 환경 문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정의가 부재하고, 가난이 만연하고, 무지가 광배하며, 어떤 한 사회 계층이 그 사회가 조직적공모 속에서 억압 · 약탈하고 존엄성을 훼손하고있다고 느낀다면, 사람도 재산도 안전지 않을 것이다.
프레더릭 더글러스

여러분도 그렇게 하지 않았겠는가?
내일 여러분이 자식들과 함께 사형을 당한다고
오늘 자식들에게 먹을 것을 주지 않을 것인가?

— 프리모 레비, 《이것이 인간인가》 중에서

프리모 레비

이탈리아의 작가. 유대계였던 그는 파시즘 저항 운동을 하다 체포되어 아우슈비츠에 수용되었다 살아남았다. 당시의 일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 《휴전》 등을 남겼다. 《이것이 인간인가》는 강제수용소에서의 일을 증언한 작품으로, 전 세계에서 번역・출판되어 증언 문학을 대표하는 작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분노는 자격 없는 사람이 무언가를 얻는다고 생각될 때 느끼는 특별한 종류의 화다. 다시 말해, 부당함에 대한 화다.
마이클 샌델, 《정의란 무엇인가》 중에서

孟子
만약에 사람에게 살아남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없다면, 오직 살 수만 있다면 무슨 일이든지못할 일이 없지 않겠는가? 만약 사람에게 죽는것보다 더 싫은 일이 없다면, 죽음을 피하기 위해무슨 수단이라도 다 쓰지 않겠는가? 삶보다 귀한게 있기 때문에, 살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경우가 있는 것이며, 죽음보다 더 싫은 게 있기때문에 재난이 닥치더라도 피하지 않을 때가 있는 것이다.
- 맹자, <고자(告子)) 중에서

李泳禧
그러나 진실과 이성이 작용하지 않는 매머드한 불의임을 깨달았을 때 진정한 국가이익을 위해 진실을 밝힌 용기는 고민하는 지성인의 최고의 자세인 듯하다. 지성인의 최고의 덕성은 인식과 실천을 결부시킨다는 것이다.
— 리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중에서

리영희

한국의 언론인, 교수, 사회운동가이다. 1929년에 태어나 2010년 세상을 떠났다. 분단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저술을 비롯하여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저서에 《전환시대의 논리》 《우상과 이성》 《대화》 등이 있다. 위 말은 위험을 감수하고도 언론에 기밀문서를 제공한 엘스버그를 평가하는 말이다.

Dostoevskii

어쩌면 수백, 수천 사람들이 올바른 길로 갈 수도 있고, 수십 가정들이 극빈과 분열, 파멸, 타락, 성병 치료원으로부터 구원을 받을 수도 있어 이 모든 일들이 노파의 돈으로 이루어질 수 있단 말이야. 그래서 빼앗은 돈의 도움을 받아 훗날 전 인류와 공공의 사업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겠다는 결심을 가지고, 노파를 죽이고 돈을 빼앗는다면,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 도스토옙스키, 《죄와 벌》 중에서

민족이라는 것이 한번 눈을 뜨고 궐기한 다음에는 아무리 강대한 외부적 세력도그 의사를 강요할 수 없는 것이다.
-샤를 드골

Byung–Chul Han

규율사회는 광인과 범죄자를 낳는다. 반면 성과사회는 우울증 환자와 낙오자를 만들어낸다.

— 한병철, 《피로사회》 중에서

한병철

재독 철학자, 문화비평가. 저서에 《피로사회》 《권력이란 무엇인가》 등이 있다. 《피로사회》는 한국에서 2012년에 출간되었다.

Warren Buffett
자원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그 자원을 손에 넣어야 합니다. 하지만 소기의목적을 달성한 후에는 다시 사회로 환원해야민합니다.
워런 버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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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녘 고슈가도를 달리는 흰색 세단 승용차는 담배 연기와 피비린내로 가득했다.

뒷좌석에는 화려한 넥타이를 맨 남자와 패턴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 사이에 긴 머리 여자가 축 늘어져 있다. 여기저기 찢어진 청바지와 싸구려 티셔츠 하나뿐인 옷차림에, 아무렇게나 내던진 팔은 오물로 더러웠다.

"신도, 요리코…… 나이는 스물둘. 도산코홋카이도에서 태어난 사람이나 동물을 가리키는 방언입니다."

"사무소 앞이 시끄럽다고 해서 젊은 애들을 보내 살펴보게 했더니 저게 난동을 부리고 있었답니다. 보기 드문 종자라고 해서 스카우트해 왔습니다."

하카타인형
17세기에 하카타에서 만들어진 인형. 작품 소재는 주로 가부키나 노의 등장인물, 무사상, 길조물 등이다. 점토로 원형을 만들고 점토나 석고로 틀을 떠 많은 복제품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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