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날 밤, 도시유키가 철야로 일을 정리하던 이유는 다음다음 날인 12일부터 회사 전체가 열흘간 여름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이었다. 휴가를 받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이 규칙이다.

그러나 그동안에 밀리는 일을 누군가 대신 떠맡아 줄 리 없다. 사실을 말하자면 도시유키는 여름휴가를 받아야 했기 때문에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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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어요. 외박했다고 해도 언제나 하룻밤 지나면 돌아왔다구요."

요시코가 말하는 ‘외박’을 미사오는 ‘가스빼기’라고 불렀다.

― 가끔씩 가스빼기를 하지 않으면 난 정말 폭발해 버릴 것 같아.

도시유키는 무엇을 위해 일했던 것일까. 생각해 보면 가족 셋이 여행을 간 적도 한 번밖에 없다. 유카리를 데리고 가벼운 기분으로 동물원이나 유원지에 놀러 간 적도 손에 꼽을 정도다. 잔업은 연일이고 철야 작업도 결코 드물지 않았다. 그렇게 하면서까지 일을 했는데 경제적으로는 빨리 죽은 편이 이득이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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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윤희: 염정아, 이쁘다
숨겨줘
재워줘
먹여줘
몸줘

왜가니, 니가.

잘가라. 이 바보야

오현우: 지진희, 바보. 지진아
그때는 자기만 행복하면 왠지
나쁜 놈이 되는 시대였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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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란 정말 열이 받을 정도로 양식이 풍부하다 ― 라고 생각하면서 그는 꽃병 파편을 주워 모으기 시작했다.

이렇다 할 특징이 없는 매끈한 여행용 가방이었다. 스티커도 붙어 있지 않고 이름표도 없다. 간신히 ‘샘소나이트’라는 메이커 이름을 읽었을 뿐이다.

채워져 있는 것은 전부 일만 엔짜리 지폐였다. 세로로 세 줄, 가로로 다섯 줄. 다발이지만 돈띠는 없고 고무밴드로 묶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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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되다니, 취하지라도 않았으면 있을 수 없어."

아침에 일어나 모르는 남자와 한 침대에서 자고 있었고 둘 다 나란히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해 낼 수 없어진데다 팔에는 묘한 번호가 적혀 있고 또한 한 사람은 죽을 것같이 머리가 아프다고 하는데, 그것을 그녀는 ‘부끄럽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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