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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조는 어떻게 부패로 이어지는가
원조를 많이 받는 나라의 경우에도 정치 엘리트들이 부패하면서 경제가 발전을 멈추는 일이 많다.

모든 기득권과 부를 자신들이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그들은 굳이 경제발전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사실 경제발전을 의도적으로 원치 않는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경제가 발전해 중산층이 생겨나면 오히려 자신들의 기득권이 위협받을 수 있으므로 애초 그런 일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경제발전을 통해 자신의 쿠데타에 대한 정당성을 획득하려 했기 때문에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적의식이 분명했다.

내수 시장과 달리 수출 시장은 경쟁적인 시장이었기 때문에 결국 수출 잘하는 기업은 경쟁력 있는 기업이라는 의미가 된다. 따라서 수출 잘하는 기업에게 특혜를 몰아주는 보상 체계는 친경쟁적 보상 체계였던 셈이다.

생산함수에는 크게 세 가지 요소가 있다. 물적자본, 노동력, 기술 수준이다. 산출량은 이 세 가지에 의해서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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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주도-재벌 중심의 경제 체제
박정희 시대에 확립된 경제 체제로 수출을 잘하는 기업에게 특혜를 주면서 정부가 국가대표 선수라 일컫는 기업을 키우고, 이 기업이 수직계열화와 다각화를 통해 재벌을 형성하는 경제구조다.

수직계열화(垂直系列化) 전략
기업이 제품의 생산부터 판매까지 공급 사슬 전반을 각 분야의 계열사로 구성하는 전략이다. 자동차회사가 완성차에서 부품까지 수직계열화를 이룰 경우 조달 부품의 가격 결정까지 주도할 수 있다.

한계기업
3년 동안 연속해서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기업. 규모가 큰 기업이 한계기업이 되면 정부가 산업은행을 통해 지원해주는 경우가 많다. 회생 가능성이 희박한 기업의 파산을 막기 위해 정부나 채권단이 무리하게 지원할 경우, 성장 잠재력이 있는 다른 기업에 투자되어야 할 사회적 자원을 가로채는 결과가 된다. 이는 결과적으로 국가 경제의 경쟁력 손실을 유발한다.

슘페터주의 성장이론(Schumpeterian Growth Thoery)
창조적 파괴자로 유명한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Joseph Alois Schumpeter)의 주장을 발전시킨 성장이론. 신고전파 성장이론인 AK 모형에서 물적, 인적, R&D 자본이 경제성장을 견인한다고 설명하고 있는 것과 달리 새로운 제품과 새로운 기술이 기득권자들을 대체함으로써 성장이 일어난다고 본 것이 슘페터주의 성장이론이다.

넛 크래커(Nut-Cracker) 현상
넛 크래커는 호두를 양쪽에서 눌러서 까는 일명 호두까기 기계다. 중국과 선진국 사이에 끼여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경제 상황을 호두까기 기계 속 호두에 비유해 일컫는 말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품질과 기술력이 처지고, 중국에 비해서는 가격경쟁력에서 밀리는 상황을 나타낸 것이다.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기업들이 기업 내부뿐만 아니라 기업 외부의 연구 개발자원과 기술을 함께 활용하는 계약을 통해 혁신에 성공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탄소중립(Carbpn Neutrality, Net Zero)
기업과 개인이 발생시키는 실질적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0(zero)’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각 나라에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조절하기 위해 탄소중립 운동을 활발히 시행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
2020년 7월 정부가 발표한 정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경기 회복을 위해 마련한 국가 프로젝트다. 2025년까지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 등 세 개를 축으로 분야별 투자 및 일자리 창출이 이루어진다.

뉴 브랜다이스 운동
대 플랫폼 기업의 등장으로 시장경제 오작동에 대한 경고로 시작된 운동이다. 관련해서 미국 온라인 독점을 규제하기 위한 법안인 ‘온라인 경제 강화를 위한 독점 금지 어젠다’를 제정했다.

"재벌 개혁을 핵심으로 하는 경제구조의 혁신없이는 한국 경제와 사회가 매우 심각한 위기와퇴행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한국 경제는 1960년대 이후 사상 유례없는고도성장의 신화를 이루며 ‘기적‘이라 불렸다. 박정희 개발 체제하에서 진행된 정부 주도-재벌 중심 발전 전략은 성공을 거두었고,
그 결과 거대 재벌들이 등장했다. 그러나 모방형 추격 전략에 의존하며 성장에만 매진해온 한국 경제는 이제 그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정부의 주도적 지원으로 재벌이 성장하며만들어낸 빛과 그림자를 살펴본다.

첫째, 1960년대와 1970년대는 금융 시장과 부품 시장이 발전하지 못한 상태였고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정부 주도-재벌 중심의 발전 전략이 매우 효과적인 역할을 했다.

둘째, 모방을 통한 추격형 경제에 굉장히 효과적인 전략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 당시 우리는 주로 일본의 산업 정책을 모방했다. 일본에서 성공했던 산업들을 모방해 빠르게 쫓아가는, 이른바 추격형 성장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일본의 성공 산업을 따른다는 것 차체는 쉬웠으나 핵심은 ‘얼마나 빨리 하느냐’였다.

셋째, 수출을 잘하는 기업에게 특혜를 주는 전략이 친경쟁적으로 작용하며 발전을 이끌었다. 사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라 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당시 재정적, 금융적 특혜는 물론 노동 착취적인 특혜까지 몰아서 줬다. 그러다 보니 친경쟁적인 보상을 받기 위해서 기업들은 더 경쟁적이어야만 했다. 경쟁적인 기업일수록 특혜를 받았고 그로써 더욱 성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박정희 개발 체제가 다른 개발도상국과 달리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핵심적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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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카 솔닛은 『걷기의 인문학』에서 실비아 플래스의 일기를 인용하며 이렇게 말했지요. “여자로 태어났다는 건 내 끔찍한 비극이다. 길에서 일하는 사람들, 선원들과 병사들, 술집 단골들과 어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데, 풍경의 일부가 되고 싶은데, 익명의 존재가 되고 싶은데, 경청하고 싶은데, 기록하고 싶은데, 다 망했다. 내가 어린 여자라서. 수컷으로부터 습격당하거나 구타당할 가능성이 있는 암컷이라서. 남자들이 어떤 존재인지, 남자들이 어떻게 사는지 궁금한데, 그렇게 궁금해하면 유혹한다고 오해받는다. 모든 사람과 최대한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노천에서 자도 되면 얼마나 좋을까. 서부로 여행을 가도 되면 얼마나 좋을까. 밤에 마음껏 걸어 다녀도 되면 얼마나 좋을까.”

바바야가의 밤 | 오타니 아키라 저,이규원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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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할아버지 할머니 밑에서 자랐어요. 아주 어릴 때는 아버지도 같이 살았던 것 같은데 전혀 기억이 안 나요.

집안일도 바깥일도 대개 할아버지가 도맡아 했던 거죠. 할머니는 이야기꾼 역할을 했어요. 온갖 이야기를 알고 있었으니까.

"나도 텔레비전은 금지예요. 그런 걸 보면 머리가 나빠지고 품위가 없어지니까 보지 말라고 해서."

마귀할멈이 무슨 짓을 할지, 적인지 우리 편인지, 처음 등장할 때는 짐작할 수 없다는 것이 마귀할멈 이야기들의 재미난 점이죠.

할머니의 결론은 늘 똑같았어요. ‘너도 마음씨 곱고 친절한 아가씨가 되면 마귀할멈 같은 무서운 사람이라도 널 도와줄 거다’라고. 어떤 마귀할멈이 등장하더라도 마지막에는 어김없이 그 말을 듣게 되죠.

암튼 재미난 짓을 뭐든지 할 수 있잖아요. 강인하고 멋질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할머니에게 왕비가 아니라 마귀할멈이 되고 싶다고 했다가 엄청 혼났죠.

"넌 타고났구나"라고

예의범절도 없다. 금기도 없다. 눈앞의 상대를 쓰러뜨리기 위한 기술이었다. 무도가 아니라 싸움.

"무도에 들어서면 평생 다시는 싸움을 할 수 없어"라고 말했다. 무도가는 폭력을 휘두르지 않는다. 폭력은 자유로운 인간을 위한 것. 어디에서도 볼 수 없고 무엇에도 속하지 않는 할아버지나 나 같은 자를 위한 오락.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여의었다. 이제 맞서서 싸울 상대는 곰 정도밖에 없게 되자 신도는 고향을 떠나 독립하기 위해, 그리고 새로운 폭력을 찾기 위해 도쿄로 올라왔다.

"이런 더러운 뒷구멍 앞에서는 고추가 서질 않아."

어차피 촌코재일한국인의 멸칭라고 어딜 가나 퇴짜야.

하지만 이 일은 주먹 있고 머리만 잘 돌아가면 좋은 평가를 받지. 불량배나 주먹깨나 쓰는 놈들이 먹고살 수 있는 길은 이 세계밖에 없어.

뿌리께에서 절단된 크고 작은 음경 여섯 개가 옻칠함에 가득 들어 있었다.

"―처치곤란이에요, 이런 거."

"오야붕이 주는 거라면 똥더미라도 감사합니다 하는 게 야쿠자다."

"우타가와가…… 아가씨의, 약혼자니까."

톡, 하고 싱크대에 물방울이 떨어졌다.

"언월도薙刀 나기나타=언월도는 무가의 부녀자가 익히던 기예로, 지금도 아가씨의 취미로 여겨진다

"싸움에는 예절이고 나발이고 없으니까요. 뚜드려 패고 쓰러뜨리는 게 전부죠."

"붙어 볼 수 있겠냐, 마사랑? 아무리 미야모토 무사시라는 소리를 들었다지만 이젠 놈도 중늙은이야. 하지만 너는 점점 실력이 오르고 있는 야쿠자다. 너라면 놈을 이길 수 있을 거다."

"개새끼…… 역시 내가 말도 안 되는 또라이를 데려왔구나‘개새끼’는 원문에 한글로 표시됨."

"우리, 지옥으로 떨어지는 거군요."

신도는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며 바람 소리에 지지 않으려고 목청을 높였다.

"바보, 여기가 이미 지옥이야!"

"예쁘네, 지옥."

그렇게 말하고 제 머리카락을 하나로 모아 쥐고 단숨에 싹둑 잘라냈다.

데루테루보즈
맑은 날씨를 기원하며 처마에 매다는 일본의 전통 종이 인형

서툴게 간사이 사투리를 쓰다가는 타향 사람이란 게 들통나기 쉬우므로 대놓고 홋카이도 사투리를 구사한다. 그러면 ‘시골에서 돈 벌러 나온 어수룩한 처녀’라는 인상을 풍기고, 조금 놀림을 당하기도 하지만 의심을 사는 일은 없다.

정령지정도시政令指定都市 인구 70만 명 이상이며 광범한 자치권을 행사하는 도시로, 한국의 광역시와 비슷하다

야나기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틀에 박힌 척하면 세상은 이렇게 잘 속아 준다는 것을. 그 남자도 뭔가 틀에 박혀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그걸 거부했던 것일까.

산사태로 거대한 토사가 나무들을 꺾으며 탁류와 함께 산기슭으로 쏟아져 내리는 소리였다.

"그래요. 바다 건너 할머니 고향으로 가요. 숲속에, 닭 다리 달린 오두막을 찾는 거예요. 그곳에서 커다란 솥에 버섯을 삶고 이끼도 따고 가축과 사람들에게 저주를 걸며 사는 거예요. 아, 그래, 개를 키워요. 고양이도 키우고. 잔뜩 키우자고요. 갈 곳 없는 걔네들을 다 모아서 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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