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을 땅바닥에 던져 칼로 부숴 버리면서,

‘아! 이제는 일이 다 틀렸구나! 아마도 우리는 패공에게 사로잡히게 될 거야. 포로가 되는 신세에 이 같은 보물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하며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노공이 저에게 주시는 것을 경시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고로 귀중한 것은 물건이 아니라 사람입니다. 지금 우리가 보물과 함께 빼앗아 와야 할 것은 패공의 목입니다. 이따위 구슬이 아닙니다."

기암괴석奇巖怪石으로 흡사 깊은 산속같이 꾸민 후원의 좁은 길가에는 난초가 심겨 있고, 높은 언덕 위에는 누각이 서 있고 그 처마에는 ‘만권서루萬卷書樓’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다.

"천자의 팔덕은 인仁·효孝·총聰·명明·경敬·강剛·검儉·학學입니다."

충忠·직直·명明·변辦·서恕·용容·관寬·후厚, 이것이 재상검의 팔덕입니다."

"염廉·과果·지智·신信·인仁·용勇·엄嚴·명明, 이것이 원융검의 팔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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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으로 읽는 초한지
10권을 1권으로, 10분의1. 압축

중학3년 농업선생님의 초한지 강의
수업의 반은 초한지 이야기.
정말 기다려지는 시간 👍 👍

다시 읽어도 재밌다

나쁜 유방.
불쌍한 소하, 한신.
멋진 상남자 번쾌.
살아남은 장량, 장가계

홍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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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실로 너에게 말한다. 때라 하는 것, 음양이라 하는 것은 천지 우주의 시초의 이치요, 또 궁극의 이치이다. 좁히면 한 주먹 속에 들고, 키우면 우주에 가득히 차는 이치이다. 우주 만물이 이에서 생겼고 지금 너의 손톱 끝에도 변함이 없이 최초이며 궁극에 귀착하는 이치가 감돌고 있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내가 너에게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진시황은 춘추 전국시대가 끝나게 될 때이므로 세상에 나타났고, 그가 아직 갈 때가 아닌데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창해 역사를 시켜 네가 죽이려 했으므로 이런 말을 이르는 것이다. 그런고로 먼저 저를 알고, 둘째로 남을 알고, 끝으로 때를 알아라! 만일 이같이 한다면 제왕齊王을 도운 노중련魯仲連보다도, 월왕越王을 도운 범려范蠡보다도 너의 이름이 일월日月과 같이 빛나리라. 나는 이제 너에게 하고자 했던 말과 물건을 전했으니 돌아가겠다.”

교양으로 읽는 초한지 : 불세출의 두 영웅이 펼치는 천하통일 이야기 | 견위 저/장순필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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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법에서 가르치기를, 진을 칠 때엔 ‘산은 오른쪽으로 등지고 물은 왼쪽 앞으로 두라[右背山陵·前左水澤]’하였는데 원수께서는 오늘 강물을 등 뒤에 두고 진을 치고 도리어 이같이 대승大勝하신 까닭을 모르겠사옵니다. 가르쳐 주십시오!"

한신은 마음에 기꺼웠다.

"모든 장군은 병법에 있는 말을 기억하지 못하는가? ‘죽을 땅에 떨어뜨린 연후에야 살아나며, 망하는 처지에 그대로 두어야 그 뒤에 일어난다[陷之死地而後生, 置之亡地而後存]’라는 것이, 즉 이 같은 것이란 말일세.

바로 ‘배수背水의 진陳’이라는 말이 여기서 나온 말이다.

"폐하께서 지금 유생들을 참형에 처하시고 시서詩書를 불사르게 하시는 것은 천하를 그르치게 하는 처사이오니 가혹한 법을 폐하시기 바랍니다."

이같이 꼿꼿한 말을 했다.

"공자의 법이 아니오라 나라를 다스리고 천하를 평안하게 하는 법을 따를 뿐입니다."

동방 창해군은 역사가 깊은 단군조선檀君朝鮮 땅이라 대의大義를 존중할뿐더러 의기남아가 많다 하므로 고 씨를 보냈던 것인데, 다행히 존형을 봐오니 십분 만족하고 다행입니다. 그런데 고 씨는 어디로 갔으며 존형은 언제 이곳에 오셨습니까?

"잔인무도한 진시황을 제거하려 함은 천하의 대의를 위함이요, 대장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므로 그저 죽이려 했을 뿐이다. 그 이상 아무것도 나에게 묻지 마라. 대답하지도 않겠다."

어느 곳을 향해야 할 것인가? 천하가 넓어도 이제 그는 갈 곳이 없는 것 같았다. 삼사 년 동안 계획해 오던 진시황 암살도 허사가 되고 보니 앞길이 캄캄했다.

"너는 지난날 때를 모르고 큰일을 하려 한 것이다. 창해 역사의 힘을 빌려서 진시황을 죽이려 한 것도 그 잘못이니라. 때를 알면 이치를 알고, 이치를 알면 운을 안다. 너는 네 몸과 마음을 다해 성심껏 배우겠느냐?"

"욕심이다! 내 잘못은 욕심이었다."

입속으로 이같이 부르짖었다. 그는 자기의 육십 평생을 그르친 것이 이것인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는 약을 마시고 쓰러졌다.

여불위가 죽은 지 십오 년 만에 왕은 육 국을 차례차례 완전히 멸망시키고 스스로 ‘시황제’가 되었던 것이다.

유방은 생각했다. 그리고 장정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모두 내 말을 들어라! 너희가 현령 영감의 명령으로 여산의 공역에 부역하러 가는데 거기 가서는 고생만 할 뿐 언제 고향으로 돌아갈지 알 수 없다. 이미 도망간 놈들은 살 수 있을 것이요, 나를 따라가는 놈은 고생살이를 하다 헛되이 죽을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너희도 도망쳐라! 이것이 내가 너희들에게 이르는 말이다."

하루는 번쾌樊噲가 찾아왔다.

"형님! 안녕하십니까. 여기 계신 것을 모르고 애써 찾아다녔습니다."

번쾌는 유방에게 절을 하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자네가 어찌 알고 찾아왔는가?"

‘잘못했다! 초나라에 붙는 것이 아니었는데…….’ 그는 이렇게 후회하면서 수레 밖에서 항우의 수레 뒤에 따르는 우자기를 내다보며 물었다.

"저 사람이 누구인가?"

"예, 패현 땅의 패공 유방이라고 합니다."

"그 사람은 한韓나라의 장량張良입니다. 한나라 오 대 정승집 자손이지요. 자는 자방子房이라 부르는 사람인데, 일찍이 의인을 만나 가르침을 받은 바 있어 그야말로 도통한 사람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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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禪이란 것은 정靜이요, 법法이라는 것은 도度입니다. 정 가운데의 도라는 것은 깨달음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깨달음이란 마음과 생각을 깨끗이 씻고, 속세의 티끌에서 벗어나는 것을 말합니다. 대저 사람의 몸이란 얻기 어려운 것이며, 중토에 출생하기 어렵고 정법을 만나기 어려우니, 이를 골고루 지닐 수 있는 사람은 이보다 더 큰 다행함이 없습니다. 지극한 덕과 오묘한 도는 한없이 넓고 아득하고 무색無色하여 바라볼 수 없고, 보이지도 않습니다. 육근六根(죄를 짓는 근본), 육식六識(깨달음의 여섯 가지) 작용을 없애버릴 수도 있습니다. 보리菩提(번뇌를 잊고 불생불멸의 진리를 깨달아 얻는 불과佛果)라는 것은 불사불생, 남는 것도 없고 모자라는 것도 없고, 공空과 색色을 망라하여 성스러운 것과 범상한 것은 모두 쫓아버립니다. 그리하여 원시천존元始天尊의 겸추鉗鎚(칼과 쇠몽둥이)의 참된 가치를 알고, 석가모니의 불법을 또렷이 터득하게 되는 것입니다. 상망象罔, 무심無心을 발휘하여 열반涅槃을 밟아 부숩니다. 반드시 각중覺中에 깨고 오중悟中에 깨달아야만 일점의 영광이라도 온전히 보호할 수 있습니다. 열렬한 불길을 열어젖혀서 날뛰고 휘감기고 하는 모든 탐욕을 비추면 법계法界는 종횡으로 홀로 밝게 나타날 것입니다. 지극히 적은 것을 더욱 굳게 지킬 것이요, 도로 들어가는 문은 입으로는 말하기 쉽지만 누가 건너갈 수 있을 것입니까? 나는 본래 대각선大覺禪을 수행한 자로서 인연이 있고 뜻이 있어야 비로소 깨닫게 되는 것입니다.”

교양으로 읽는 서유기 : 중생 구제를 위해 떠나는 기상천외한 이야기 | 오승은 저/장순필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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