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제 긋그제, 하루에 두 번씩 샤워했다. 얼굴부터 시작해서 목덜미 어깨 팔 옆구리 허벅지 모두 끈적거리는 느낌이 싫어서 그랬다. 어젯밤에는 샤워를 하고 잤는데도 새벽에 잠이 깼다. 결국 못참고 다시 에어컨을 켰다. 그 새벽에.. 으아- 구월달에 열대야도 아니고 참. 이거 이거 가을 장마 이거 참 성가시구만! 그러고 앉아서 두 시간. 으아- 자야지! 그러다가 아침에 늦잠을 잤다. 가게 10분 지각.. 아으ㅡ

 

 

<어떤 대화>

 

ㅡ 날씨가 미쳤다봐. 도로 여름된거 같어. 어제는 자다 깨서 에어컨을 다 켰다니깐!

ㅡ 날씨가 미친게 아니구 니가 문제야.

ㅡ 내가 왜?

ㅡ 갱년기 증상이야. 오락가락, 더웠다 추웠다, 환절기에 특히 심하지. 체온 조절이 안되니까.

ㅡ 오오~ 똑똑한데?

ㅡ 뭐래니. 똑똑한 거랑 무슨 상관? 겪어봐서 아는 거지.

ㅡ 아냐. 그게 똑똑한 거야. 겪어봐도 모르는 사람이 더 많아.

ㅡ 아 됐고. 야! 건강 챙겨라. 너는 자식도 없고 니 몸 아프면 정말 답 없다.

ㅡ 자식 있다고 뭐 별 수도 없더라. 차라리 내가 홀가분하지.

ㅡ 오오~ 똑똑한데?

ㅡ 오오~ 우리 똑똑 자매 결성?

ㅡ 야 똑똑이구 뭐구 이번 추석은 어떻게?

ㅡ 아.. 추석..

ㅡ 그래. 추석! 

ㅡ 추석엔 추석이니깐 추석답게 에어컨과 보일러를 적절히 틀어서 체온 유지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겠지. 흐흐. 추석에 에어컨 틀어봤냐고. 보일러는 많이 틀어봤다고.

ㅡ 아, 춥다고. 에어컨 끄라고!

ㅡ 끄자 마자 다시 틀라고 하지나 마시게. 갱년기 냥반아.

ㅡ 갱년기 아자! 한가위 아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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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겟돈을 회상하며
커트 보니것 지음, 이원열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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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링링과 같은 날 도착한 책. 태풍은 벌써 잊고 책에 빠졌다. 다가오는 연휴가 반가울 지경. 확실히 ‘농담이 큰 도움이 됩니다‘ 그려~ 아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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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사람, 글을 쓰려고 시도하는 사람이라면 아버지에겐 누구나 특별했다. 아버지는 도움을 주고 싶어하셨다. 운좋게 아버지와 통화하게 된 취객들에게 이야기나 농담, 말하자면 손수레 농담 같은 것을 어떻게 잘 먹히게 만들지, 찬찬히 공들여 설명하시는 걸 들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누구였어요?˝
˝나도 몰라.˝

《아마겟돈을 회상하며》 (9p. 서문)

가장 급진적이고 대담한 생각이란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생각하고, 열심히 읽고, 쓸모 있는 존재가 되고자 노력하는 일에 어떤 의미가 있다는 생각일 게다. (12p. 서문)

글을 읽고 쓴다는 것 자체가 체제 전복적 행동이다. 읽고 씀으로써 전복할 수 있는 것은 ‘생각‘이다. 세상이 지금 이대로여야 한다는, 당신이 혼자라는, 당신과 같은 것을 느껴본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그런 생각 말이다. (13-14p.)

위대한 프랑스 작가 장폴 사르트르가 한번은 뭐라고 했는지 들어보실래요?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했습니다. 물론 프랑스어로 말했죠. 그는 노벨상 수상을 거부했습니다. 저라면 그렇게 무례한 행동은 절대 못합니다. (4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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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장바구니에 넣은 책으로만 보자면 말이지, 나는 어쩌면 해장샌드위치를 만들어 팔면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하늘 사진을 찍으며 느끼는 격한 기쁨을 편집한 인생을 살다가 갈 수도 있겠다. 기간은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시시때때,

버리고 갈 것만 남아 홀가분하다는 책 제목을 떠올린다.

 

 

 

 

 

 

 

 

 

 

 

 

 

홀가분하고 싶다.

'사진을 찍는 격한 기쁨'이라는 말에 격하게 고개 끄덕이면서도,

홀가분하고 싶다.

격한 기쁨을 느끼면서도 홀가분하기는 어렵다고 보지만,

그래도 홀가분하고 싶다.

격하게 기쁘다가 마지막에는

홀가분하게 가고 싶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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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또한 별이이라,
어둠을 밝히는 살아있는 불이며,
팽창하는 우주를 향해 앞장서 나아간다.˝
ㅡ매들렌 렝글

케플러와 피닉스를 위하여:
책도 별도 다함이 없을지어다.



˝책도 별도 다함이 없을지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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