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브레드 - 우리밀로 만들어 건강한 쿠키&케이크 레시피 110
이언화 지음 / 북하우스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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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이언화(월인정원) 블로그 http://healingbread.net/

지은이 이언화(월인정원) 카페 http://www.ecobread.com/

 

 

 

 

‘밥맛’이라는 말이 있다. "걔는 참 밥맛이야." 처럼 쓰기도 하지만 그런 말을 들으면 나는 속으로 '아니, 밥맛을 왜 저렇게 안 좋게 쓰구 그런댜? 밥맛이 을메나 좋은 건데 말이지.' 한다. 나는 밥맛이 없을 때가 별로 없다. 밥맛이 없어진다면 다이어트도 되고 식비도 절약하고 좋으련만 얼마 전에 급성 치주염으로 이빨이 그렇게나 아플 때도 밥맛이 없어지지를 않아서 밥은 먹어야겠고 이빨은 아프고 도무지 씹지는 못하겠고 못 씹으니 삼키지를 못하겠고 해서 고생이 더 했다. 그런데 아.. 이젠 밥맛에 빵맛까지 더했으니 이 일을 어쩌면 좋은가. 아, 멀어져가는 다이어트여, 희미해지는 결심이여.. 흑.

 

결론은 이 책이 아주 빵맛 돈다는 것이다. 추릅~ 아주 침을 질질 흘리면서, 아니지. 침 흘리지 않으려고 츠르르 꿀꺽 침을 삼키면서 들여다본다. 냄새라도 맡겠다는 듯, 냄새를 상상하며(가만.. 환청, 환시라는 말이 있으니 환향이라는 말도 있나? 있다면 나는 분명 그걸 맡았다고 봐야겠는데 말이지??) 코를 박고 들이 판 결과, 느낀 점은 결국 밥과 빵의 차이는 만드는 방법 차이, 도구 차이라는 건데 이게 참 곤란한 점이다. 이 책에 나오는 것들을 아무리 먹고 싶은들 어디서 파는 것도 아니니 기어이 먹겠다면 누구한테 이 책을 보여주고 책에 나온대로 만들어 달라고 하든지 아니면 직접 만들어 먹는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변인을 하나하나 아무리 떠올려 보아도 이 책을 보여준다고 해서 빵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심성과 식성..은 둘째 치고 그럴 도구를 가진 사람이 없다. 술안주 책이라면 또 모를까. 에구..

 

할 수 없지. 내가 직접 하는 수 밖에. 그래서 필요한 도구를 들여다보니.. 으아, 이거 참. 새로 사야할 게 왜 이렇게 많으냐. 오븐,  체, 전자저울, 주걱, 핸드믹서, 스크레이퍼, 속이 깊은 스테인리스 볼, 쿠키 커터, 파운드형 케이크 팬, 원형 케이크 팬, 머핀 팬, 식힘망.. 전부 다 사야 하네 그랴. 흑.. 그래도? 그래도 직접 하겠다? 음....... 그.래.도! 할래. 해볼래! 소리치고 오븐부터 알아봤다. 아 그런데 정말. 오븐 종류는 왜 또 이렇게 많은 건지 원.. 인터넷 검색하다가 밤 새겠다. 오븐 하나 결정하기가 이렇게 어려워서야 어디 이거 해 먹겠나 싶어서, 그러지 말고 그냥 책에 나온 그거 사면 되지~! 오호~ 그렇게 좋은 방법이 있었네 그랴~ 흐흐 하면서 책에 나온 그거를 사려고 했으나 음....... 책에는 사진만 나오는군. 상표는 안 나오는군. 판매처 역시.. 흑.

 

어쨌든 책에서 「월인정원의 배합표는 일반적인 오븐 기능을 가진 가정용 미니전기오븐을 기준으로 했습니다.」라고 했으니 그럼 나도 스팀오븐이니 광파오븐이니 외제니 국산이니 중국 OEM이니 뭐니 따지지 않고 '일반적인 오븐 기능을 가진 가정용 미니전기오븐'으로서 대한민국 홈베이킹, 전기오븐 시대를 여는 데 일등공신임을 자처하는 [컨벡스]로 결정! 컨벡스 여러 모델 중 가격, 크기, 용량 등을 살편본 뒤 CK9230HL를 주문했다. 11번가에서 156,520원에..

 

자 그럼 이제 오븐만 오면..? 가만.. 오븐이 오면은... 어디다 놓지? 베이킹파우더랑 베이킹소다, 유정란, 통밀, 생크림, 비정제설탕 그런 건 또 어디서 사 오나? 마트 가면 다 있으려나? 또 인터넷 검색해야하나? 음.. 음.. 음.. 아이쿠우. 그냥 빵집 가서 빵 사 먹는게 낫지 않겠냐? 응? 건강에는 좀 안좋겠지만 말이야. 다이어트에는 정말 도움이 안되겠지만 말이야. 그래도 간편하잖아~ 시간 절약되잖아~ 달잖아~ 살살 녹잖아~ 응? 응? 응? ㅎㅎㅎㅎㅎㅎ

 

 

 

*『심플 브레드』는 정말 좋은 책이다. 알차다. 정가 30,000원, 알라딘 판매가 27,000원.  이 가격에 이런 내용 이런 레시피, 이런 사진이라니. 참 고맙다. 이래서 종이책은 없어지면 안 된다. 진짜로...

 

**글쓰기는 역시 제목이 중요하다. 처음에 아이패드에서 리뷰를 쓰기 시작했는데 제목을 「먹고있어도 먹고싶은 집밥같은, 엄마표, 그리운, 아련한, 그런 빵맛」이라고 했다. 한참 쓰는데 뻑이 났다. 에잇! 화도 나고, 쓰던 내용을 한 순간에 날렸더니 귀찮아서 그냥 밥이나 한 그릇 비벼 먹고 때려치우자고 일어났다가 맘 돌려서 컴퓨터를 켰다. 컴퓨터가 부팅되는 동안 내가 한 건 봉지 커피 한 잔을 타서 마신 것 뿐인데 막상 새로 쓰려고 했더니 쓰던 내용이 잘 기억나질 않아서 제목을 바꿨다. 「빵맛 돈다. 추릅~」으로. 그랬더니 완전 다른 리뷰가 되었다. 처음에 쓰던 내용은 그러니까 좀 더 감상적인, 집밥에 대한 그리움, 추억, 향수 등이 묻어나는 거였는데 말이다. 뭐 어쨌든, 진짜 좋은 책이니 좋은 책 알아보는 사람들에게 한 번이라도 더 노출되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쓴 리뷰라는 점은 변함없다. 그러면 됐지 뭐.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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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4-06-08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월인정원, 이분 블로그도 한번 가보세요.
저 같은 수준에선 따라하기 쉽지 않아보여 저는 일찌감치 포기했지만요 ^^

잘잘라 2014-06-08 20:42   좋아요 0 | URL
블로그를 보면 엄두가 안 나지만요, 책을 보니 '할 만 한데?' 하게 되더라구요. 아마도 편집의 힘, 종이책의 친근함 덕분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동안 많은 베이킹 책을 보면서 군침을 흘렸지만 저 많은 도구를 새로 장만해야하는 게 부담되서 번번이 '그냥 사 먹고 말지' 했었거든요.
 
먹는 존재 1 - 담박한 그림맛, 찰진 글맛 / 삶과 욕망이 어우러진 매콤한 이야기 한 사발
들개이빨 지음 / 애니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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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뉘~! 만화책을 펼치자마자 이렇게 커다란 반전이...!!! ㅋㅋㅋ 재미있음. 아아주 마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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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s Pro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 디자이너가 디자이너에게 선물하는 디자이너's Pro 시리즈
김석훈 지음 / 길벗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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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이 많이 발전한 것은 알겠다. 포장, 과시, 시선집중을 위해 투입되는 과도한 인력, 자금, 시간, 자원, 낭비, 소외, 고립, 분리, 불통의 느낌은 참.. 그렇다. 뭘 위한 시선집중인지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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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 늦복 터졌다 - 아들과 어머니, 그리고 며느리가 함께 쓴 사람 사는 이야기
이은영 지음, 김용택 엮음, 박덕성 구술 / 푸른숲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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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허이 참..

그것 참..

부부가 따로 나를 울리네 그랴.

 

2년 전엔 바깥주인이 그러더니

이번엔 안주인이 그러네 그랴.

 

어쩐 일이래 그랴?

부부가 쌍으로 아니지 따로 따로 시간차 공격을 하구 그런댜 그랴?

 

『김용택의 어머니』, 『나는 참 늦복 터졌다』를 읽는데

그냥 살아온 얘기, 사는 얘긴데 왜 이리 눈물이 난다냐 그랴?

 

허이 참

그것 참

 

부부가 문제여?

아니여.

인자보니 배후가 따로 있구먼 그랴.

뻔한 것 아녀?

어머니. 세 글자.

어머니, 엄니, 엄마, 울엄마,가 배후 인물이니 아 안 울고 배기간?

당해 낼 재간이 있겄냔 말여.

꼼짝 없이 당한 거여.

아예 쳐다보지를 말었어야 되는 거라고오!

흐미 참말로.

 

 

*『나는 참 늦복 터졌다』는 특히 프롤로그를 읽고 많이 울었다.

처음엔 그러지 않았는데, 프롤로그가 좋아서 두 번 읽었더니

다음 구절에서 펑펑 눈물이 났다.

 

나는 그때 내가 맘에 들었다.(7쪽. 프롤로그)

나는 그날 내가 좋았다.(9쪽. 프롤로그)

나는 이런 생각을 해낸 내가 말할 수 없이 기특했다. (12쪽. 프롤로그)

어느 날 병원 문을 나서며 생각했다. 이 나이에 내가 뭘 못하겠는가?(17쪽. 프롤로그)

 

엄마는,

이 책에 나오는 어머니 말고

진짜 울엄마는,

.....

경기 민요를 정말 잘 한다. 작년에 우연히 엄마가 민요 하는 것을 휴대폰에 녹음했더랬다. 녹음해서 엄마에게 다시 들려주었더니 엄마가 무척 좋아라 하셨다. 생각해보니 엄마 휴대폰으로도 녹음할 수 있는데 바보같이 내 휴대폰으로만 녹음을 했다. 다음에 만나면 엄마 휴대폰으로 녹음하는 법을 알려드려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다니. 내가 참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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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4-05-27 0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이 늦복 터지려면 이 책을 봐야겠군요.
비록 눈물을 쏟을지라도...

잘잘라 2014-05-27 11:40   좋아요 0 | URL
어머니 말씀과 글씨, 바느질, 삶이 닮았어요. 몹시 닮았어요. 그래서 눈물이 나요. 4월 16일 이후로, 억울해서 흘린 눈물, 분해서 흘린 눈물, 안타까워서 흘린 눈물, 무서워서 흘린 눈물, 가슴 아파서 흘린 눈물.. 그 눈물과는 전혀 다른 눈물이예요. 다르긴 한데... 꾸밀 것 없는(꾸밀 필요가 없는) 있는 그대로의 말씀과 글씨, 바느질, 삶때문에 눈물이 날 줄은 몰랐어요. 더구나 내 어머니도 아니고, 다른 사람의 시어머니의 삶인데요. 이래저래 서럽고 서럽고 또 서러운 5월이예요.
 
나는 참 늦복 터졌다 - 아들과 어머니, 그리고 며느리가 함께 쓴 사람 사는 이야기
이은영 지음, 김용택 엮음, 박덕성 구술 / 푸른숲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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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작가가 아니라도, 꼭 시인이 아니라도, 누구라도, 딸이면, 아들이면, 며느리이면, 사위이면, 손자면, 손녀면, ..가족이면 누구라도 쓸 수 있는 이야기. 관심과 사랑이 있으면, 그리고, 살아 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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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05-26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꼭 작가가 아니라도 아름답거나 감동적인 글은 얼마든지 있단 생각이에요.^^

잘잘라 2014-05-26 15:44   좋아요 0 | URL
동감이예요. 하지만 페크님은 꼭 작가가 되셨으면 좋겠어요. 작가가 되셔야 할 분이 작가가 되지 않으면 그것도 직무유기예요. 일단 작가가 되셔요. 작가가 되신 다음에 ‘유명한 작가’가 되면 더 좋구요.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