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정원을 거닐다』
1판1쇄 2013년 7월 13일
1판4쇄 2016년 9월 2일
지은이 정기호 최종희 김도훈 이준규 윤호병
펴낸곳 (주)글항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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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광펜으로 빡빡 줄 쳐 가며 읽고 싶어서 주문해야겠다.
서양 조경사 공부에 도움된다. 엄청
유럽의 정원은
빌라 아드리아나의 로마 황제 정원이나 폼페이 발굴 유적에서 나타나는 고대 로마의 일반 민가 정원도 있지만,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정원은 15세기 이탈리아에 르네상스가 일어나면서 등장한 피렌체 일원의 빌라정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6세기 무렵의 로마와 로마캄파냐 지역 추기경들의 빌라정원에서 활짝 꽃피운 이탈리아 르네상스 정원은 음으로 양으로 알프스 이북 유럽 각국의 정원 양식의 바탕이 되었습니다. - P4
그리하여 프랑스 절대왕정 시대의 17세기 바로크 정원이 발전했고, 영국의 의회정치 이념과 어우러지면서18세기 자연풍경식 정원으로 펼쳐졌죠.
프랑스대혁명과 나폴레옹 시대를 지나 19세기에 이르면 유럽은 이전의 귀족 중심 사회를 탈피해 시민이나 대중에게로 힘이 옮겨갑니다.
바로 여기서 공공을 위한 정원이 조성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매일같이 거니는 공원이라는 이름의 전례가 되는 셈이죠.
파리의 여러 숲과 공원이라 이름 붙여진 곳들이 그런 경우입니다.
특히 도시녹지가 체계적으로 정착하던 19세기의 독일 베를린 포츠담 일원의 사례는 도시녹지 계통의 대표적인예로 꼽을 수 있습니다.
유럽 전역에 시민 사회가 정착하던 즈음, 왕이나 상류사회의 전유물로 여겨져오던 정원은 서서히 시민계급에 뿌리내렸습니다. 시민사회가 활기를 띤 것과 더불어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발달, 그리고 유리세 폐지로 온실과 정원 관리를 위한 시설이 늘면서 대중화된 것이 큰 몫을 했죠.
뭐니 뭐니 해도 19세기 중반의 코티지 가든, 아트 앤 크라프트 운동과 함께 일어나 오늘날까지 큰 영향을 미치는 영국의 정원운동에 주목할 만합니다. - P5
ㅡ이탈리아 빌라정원에 대해 공부했기에 그곳 정원들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을 텐데, 정원을 본 첫인상도 산마르코 광장에 끌렸던 느낌과 비슷했나요?
ㅡ학위논문이 걸려 있어 정원 답사를 아주 치열하게 다녔는데, 이때「이탈리아 빌라와 정원Italian villas and gardens」이란 책이 중요한 지침서가 됐어요. 이 책은 이탈리아 정원 하나하나를 정원 소유주가 직접 집필하거나, 대담을 통해 연구자들이 정리해 짜임새가 훌륭해요. - P14
이 책의 저자는 정원에 대한 접슨 방법으로, 찰스무어가 『정원의 시학Poetics of the Gardens』에서 정원을 보는 기본 시각으로 기준 삼았던 세팅컬렉션Setting-Collection, 즉 지형경관/공간 요소를 축으로 삼아 AWPO, 즉 건축물(A), 수공간(W), 식물(P), 점경물(O) 등의 요소들을 분절해 표현 해설하고 있어요.
당시 이런 시각은 저에게 매우 신선했죠. 이탈리아 정원사가들과 다른 나라 정원사가들이 이탈리아 르네상스 정원을 보는 시각은 상당히 다른 듯해요.
ㅡ그런 시각 차는 이탈리아를 이해하는 데 어떻게 도움이될까요?
ㅡ외국인 입장에서는 라치오, 토스카나, 북부 이탈리아 등 지역별로 나누어 접근하는 게 일반적이죠. 앞서 언급한 책에서도 그렇게 다뤘어요. 반면 이탈리아 정원사가들은 ‘도입기-정착기-확산기‘ 등으로 구별해요. 제가 학위논문에서 다뤘던 방식이기도 합니다.
지금으로서는 가령 빌라 감베라이아Villa Gamberaia를 이탈리아적 색채가 가장 짙은 정원 중 하나로 꼽을 수 있습니다. 역사정원의 원형을 유지하고있는가라는 잣대를 들이대면 학술적으로 그리 높게 평가되진 않지만요. 그렇지만 여행자들이 볼 때는 이탈리아적 모습이 물씬 배어남을 느낄 수 있어요. -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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