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람들
박솔뫼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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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지 않는 사람들의 공간을 상상하는 단편 이야기들. 시공간을 초월하여 지금은 곁에 없는 사람과, 그 사람이 존재하던 공간을 상상하는 플롯이다. 묘하게도 몇몇 문장에서 ‘이상’의 향기가 났다.

꿈과 수면, 동면이 소설들 전반을 아우른다. 잠을 자는 행위로서 나는 내가 향유하는 현실 말고 다른 곳에 도착할 수 있다. 꿈을 꾸면서 나는 내가 아닐 수 있고 나를 타인으로 볼 수 있고 내가 볼 수 없는, 그 자리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상상할 수 있다. 박솔뫼 작가가 이런 방식을 택했기에 이 소설은 읽는다기 보다는 읽어내는 것에 가까웠지만 두어번 정도 읽으니 왜 이런 방식을 택했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숲을 가지 않았지만 숲에 간 친구들을 상상하고 중립국을 외치던 이명준을 상상하고 광주의 그날을 상상한다. 포스트 코로나에, 사람들이 맺는 관계의 방식이 달라지며 그 자리에 분명히 있을, 그러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상상해보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상상력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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