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엔을 횡령한 여자. 처음엔 단순히 그냥 소설의 이야기라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주인공의 심리변화가 너무 자연스러워 나도 저 상황에서는 저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문득 무서워졌다. 처음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잘못이 점점 더 자연스럽게 커져서 조금만 조금만 더 하다가 어느 순간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상황까지 몰린다. 이렇게 진행되는 이야기의 전개에서 난 어느 시점에서 주인공과 다른 행동을 했을까? 역시 처음 별 것 아닌 잘못을 저지르는 그 순간이 내가 주인공과 다른 행동을 취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순간이지 않을까? 이처럼 이 글에서는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잘못이 처음의 사소한 잘못을 바로잡지 못해 결국에는 파국으로 치닫는 과정을 아주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있다. 돈의 힘이란 생각보다 달콤하다. 남들의 친절을 쉽게 이끌어 낼 수 있기도 하고 당장의 불편함을 해소하거나 순간의 욕망을 쉽게 만족시킬 수도 있으니. 하지만 돈의 힘으로 얻어진 타인의 친절이 과연 나에게 얼마나 많은 행복을 줄 수 있을까? 순간의 욕망이 만족된 뒤의 허탈함은 또 어떤가? 차라리 순간의 욕망을 이겨내고 난 뒤의 뿌듯한 마음을 오래도록 간직하는 것이 더 행복하지 않을까? 힘들게 운동을 한 후 샤워를 하고 나서 개운함을 느끼면서 한편으로 튼튼해 진 몸에대한 뿌듯함을 느낄 때의 만족감처럼. 행복에 대한 여러 생각과 물질의 풍요로움과 돈의 풍족함이 주는 행복의 무게, 그리고 그걸 목표로 오늘의 많은 것을 희생한 채 살아가는 우리들. 책을 덮고 난 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