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락방의 미친 여자
샌드라 길버트.수전 구바 지음, 박오복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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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보급판 서문'을 쓴 작가, 문학연구가 리사 아피냐네시는 '젠더에 상관없이' 이 책을 추천한다고 했다. 

2022년에 이 책을 산 독자, 잘잘라 식으로 한마디 하자면, 젠더고 뭐고 상관없이, 부자고 아니고 상관없이, 집이 있고 없고 상관없이, 다락방에 갇혔고 말고 상관없이, 주식을 샀고 팔았고 상관없이, 밥을 먹었고 안 먹었고 상관없이, 나를 알고 모르고 상관없이, 여기서 가깝고 멀고 상관없이, 밤이고 낮이고 상관없이, 날씨가 춥고 덥고 상관없이, 비가 오고 말고 상관없이, 바람이 불고 말고 상관없이, 달이 뜨고 말고 상관없이, 산에 오르고 안 오르고 상관없이, 낙엽이 지고 말고 상관없이, 꽃이 피고 말고 상관없이, 새가 울고 말고 상관없이, 파도가 치고 말고 상관없이, 별이 빛나고 안 빛나고 상관없이, 드라마가 끝나고 말고 상관없이, 음악이 있고 없고 상관없이, 주위가 시끄럽고 말고 상관없이, 잠이 오고 말고 상관없이, 기분이 좋고 말고 상관없이, 손님이 있고 없고 상관없이, 약속이 있고 없고 상관없이, 고양이를 기르고 안 기르고 상관없이, 심지어 책을 읽고 안 읽고 상관없이, 이 책을 추천합니다. 

이전에는 아무도 19세기의 다양한 여성 작가들을 한 권의 방대한 책으로 펴낸 적이 없었다.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을 제인 오스틴의 『노생거 사원』과, 또는 더 과격하게 밀턴의 『실낙원』과 나란히 놓는다는 것은 정전에 대한 예의를 통쾌하게 깨는 시도였다. 누구도 위대한 남성 작가들과 비교해 자신들을 ‘이류‘로 경험한 19세기 여성 작가들을 그렇게 박학다식하고 광범위하게 연결시킨 적이 없었다. - P12

제인 오스틴,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브론테 자매, 조지 앨리엇, 크리스티나 로세티, 에밀리 디킨슨은 소설과 시를 써서 자신들을 옥죄는 범주에 도전했다. 그들은 샬럿 브론테가 『제인 에어』에서 말했던 ‘우리가 아무리 애써도 닿을 수도 불평할 수도 없고, 단지 그것에 대해 너무 자주 생각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충고받는 악‘을 알고 있었다. - P13

거의 동시대를 살았던 미국의 위대한 두 시인, 월트 휘트먼과 에밀리 디킨슨의 궤적 비교는 길버트와 구바에게 19세기 후반 남녀 시인의 차이를 뽑아낼 수 있는 풍요로운 영역이었다. ‘나는 거대하고 나는 군중을 품는다‘라는 시로 확장해갔고 ‘나 자신을 축하하며 나 자신을 노래할‘ 수 있었으며 『풀잎』의 모든 개정판에서 확신에 차 자신의 이미지를 재생산했던 휘트먼과 대조적으로, 에밀리 디킨슨은 자아 망각의 과정을 밟아나갔다. 점점 더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거의 먹지 않으며, 방 하나에 자신을 가둔 채 사람을 점점 더 멀리했다. 1861년에 그녀는 ‘나는 아무도 아니다!‘라고 썼다. - P17

그러므로 친애하는 독자여, 젠더에 상관없이 나는 이 책을 그대들에게 추천하노라.
(2020)

/보급판 서문_리사 아피냐네시(작가, 문학연구가)
- P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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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리 멍거의 말,
찰리 멍거의 세계관




나는 뭔가를 정확히 예측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나는 정확한 예측으로 돈을 벌지 않는다.
그저 좋은 비즈니스에 들어가 거기에 머물 뿐이다. - P63

CASH IS KEY

좋은 기회가 올 것을 대비해 1,000만 달러를 통장에 넣어두는 것이 부자가 되는 방법이다. - P68

SUPRISES

뜻밖의 좋은 일은 쉽게 대처할 수 있다.
문제는 뜻밖의 나쁜 일이다. - P99

WAITING

It‘s waiting that helps you as an investor,
and a lot of people just can‘t stand to wait.

기다림이야말로 투자자를 돕는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기다림을 견디지 못한다. - P92

GOING TO EXTREMES

비즈니스에서 종종 승리한 시스템이 하나 혹은 소수의 변수를 터무니없을 정도로 극대화하거나 최소화하는 광경을 목격하곤 한다. 대형 할인 매장인 코스트코가 훌륭한 사례다. - P217

씨즈캔디

우리는 씨즈캔디를 인수하고도 좋은 브랜드의 위력을 몰랐다. 시간이 지난 후에야 매년 가격을 10%씩 올려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 깨달음이 버크셔를 바꿨다. 엄청나게 중요한 발견이었다. - P230

EASY DECISIONS/PAINFUL DECISIONS
쉬운 결정/고통스러운 결정

좋은 비즈니스와 나쁜 비즈니스의 차이점은
좋은 비즈니스는 결정하기 쉬운 문제들이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나쁜 비즈니스는 고통스러운 결정이 계속됩니다. - P238

LESS LEVERAGE
낮은 레버리지

버크셔의 운영 방식을 보면 알겠지만, 우리는 생각보다 보수적이다. 좋은 기회가 있어도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키지 않는다. 레버리지가 낮아야 마음이 편하다. 우리 투자법이 틀렸고 거금을 벌 기회를 날리는 거라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별로 개의치 않는다. 그런 기회를 놓쳤다고 후회해 본 적이 한번도 없다. 누군가가 나보다 좀 더 부유해지는 것이 뭐가 그리 큰 문재인가? 그걸 걱정하는 건 미친 짓이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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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9-30 12: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멍거!팬 요기 🖐🖐🖐🖐

잘잘라 2022-09-30 12:51   좋아요 3 | URL
scott 님 팬 요기 요기 요기요😁
 

자극적,이라는 말이 딱 어울린다.
언젠가 성냥이 굿즈로 나왔었다.
재미로 사려다 너무 비싸서 안 샀다.
이번엔 책 값이 49,500원이라 성냥 값 2,300원이 상대적으로 살 만하다 느꼈다.
막상 손에 쥐고 보니 물성이 대단하다.
온갖 상상을 일으킨다.
말 그대로 온갖 상상이다.
비닐을 괜히 깠나.
아이고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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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9-23 11: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잘잘라님의 열독 불쏘시개 🧨

잘잘라 2022-09-23 18:02   좋아요 2 | URL
진짜는 scott 님 페이퍼!!! 요즘 부쩍 더 그래서 속도 조절 들어갔어요. 아무튼 Scott 님 덕분에 이 책 놓치지 않아서 정말 좋아요. 진심 감사드립니당👍

책읽는나무 2022-09-23 11: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성냥 굿즈도 있었군요?
오호~ 이것도 이쁘네요^^

잘잘라 2022-09-23 18:05   좋아요 3 | URL
이쁘죠. 흔들면 서걱서걱 나는 소리도 좋아요. 😁

수이 2022-09-23 12: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른 굿즈가 나올 때까지 버텼는데 컵보다 성냥이 더 마음에 드네요, 이걸로 해야겠습니다!

잘잘라 2022-09-23 18:09   좋아요 2 | URL
이걸로!! 성냥 한 번 확 그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만 오늘은 그날이 아니라 다행입니다.

라로 2022-09-23 14: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오랜만에 글 올리신 거 아닙니꽈? 잘 지내시죠?? 그나저나 성냥 굿즈 아이디어 넘 좋은 걸요!!^^

잘잘라 2022-09-23 18:17   좋아요 2 | URL
흐흐 열정 라로 님 마음에 불을 🔥 🔥 활활~~ 라로 님도 잘 지내시죠? 라로 님 올려주시는 하늘 사진 짱 멋져요!!!

바람돌이 2022-09-23 15: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성냥 굿즈 나온거 보고 아니 저딴걸 도대체 어디에 쓰라고 하면서 웃기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좋아하시는 분이 있다니.....
역시 저는 아직도 멀었나봅니다. 이렇게 취향이 다양하다는걸 또 까먹다니.... 반성합니다. ㅠ.ㅠ

잘잘라 2022-09-23 18:23   좋아요 2 | URL
흐흐 저도 그래요. 열이면 열, 백이면 백, 다 달라요 정말. 그걸 까먹으면 장사하기 힘들어요. 스트레스 받아서 죽을 껄요? 껄껄?? ㅎㅎ 밥집 오래 하시면서 웃음 잃지 않고 사시는 분들에 대한 존경심이 깊어가는 요즘입니다. 😁

mini74 2022-09-23 2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쓸 곳은 없지만 예쁘다 그래서 갖고싶다 입니디 ㅎㅎ 잘잘라님 ~ 성냥보니까 엄마기념품 생각납니다. 시집올때 갖고오신 아리랑팔각성냥통*^^*

잘잘라 2022-09-23 22:05   좋아요 1 | URL
오우 엄마 기념품... ‘기념품‘이라는 말이 정감있어요. 실은 굿즈도 ‘굿즈‘라고 발음할 때 미소가 생기면서 기분이 좋아져요. 부모님 세대에 ‘기념품‘이라고 불렀던 굿즈, 다음 세대엔 다르게 부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아리랑 쓰리랑 아리랑 쓰리랑~

그레이스 2022-09-24 10:0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진짜 성냥갑이네요
예뻐요

잘잘라 2022-09-24 20:28   좋아요 1 | URL
다시 봐도 비닐을 괜히 뜯었어요. 불 붙이고 싶은 충동이 가라앉질 않네요. ㅎㅎ
 

그림이 쉽다고 누가 그럼?
그림이 쉽고 재밌고 힐링 되고 돈도 된다고 해서 그림을 배우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바로 난데, 으아 뭐가 쉬워! 하나도 안 쉬워! 그러고 때려치려다가도 계속 그림책을 산다. 그림책을 사면서 시기 질투로 몸서리를 치면서 뭐라도 그리자 하고 수첩을 펴면 대체 뭘 그리냐고! 그러면서 ‘000 바보‘, ‘바보 멍충이‘만 쓰고 말고 쓰고 말고.. 그러던 내가, 바로 이 문장을 보고 다시 수첩을 들고 다니기 시작.
ㅡㅡㅡ
(31p.) 그리는 행위는 단순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엇을 그릴지, 무엇을 안 그릴지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선택하길 반복합니다. 결국 그림을 그리다 보면 뭐가 중요한지, 뭐가 중요하지 않은지를 판단하는 눈썰미가 생기는 거죠.
ㅡㅡㅡ
그렇다. 그리는 행위는 단순해 보인다. 펜과 종이만 있으면 그릴 수 있으니까. 하지만 무얼 그릴지를 선택하는 건 쉽지 않다. 왜 그럴까. 내가 나를 몰라서 그렇다. 내가 진짜 뭘 좋아하는지, 내가 진짜 뭘 못견디는지, 어릴 때 기억은 짙은 안개 속이다.

나의 아버지는 지금 내 나이보다 딱 12년 더 살고 돌아가셨다. 말하자면 아버지는 지금 내 나이 때가 가장 전성기를 보내고 계셨던 거다. 아버지가 만약, 앞으로 삶이 12년 뒤에 끝난다는 걸 알았다면 다르게 사셨을까? 그렇게 좋아하셨던 식물농장을 하고 계셨을까? 모르겠다.

이번 추석에, 아버지 사진을 몇 장, 스마트 폰에 담아왔다. 처음이다. 엄마 사진은 들고 다녔지만 아버지 사진은 처음이다. 아버지 사진 보고 아버지를 그리면서 아버지에게 물어보지 못한 말들을 해보려 한다. 차마 한 번도 해 보지 못했던 그 말도, 가능하다면...








그림은 보는 이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연상되는 수준이 다릅니다. 즉 그림은 의미를 넓히는 효과가 있습니다. 뒤집어서 생각하면 그림만으로는 특정한 의미로 한정하기 어렵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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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9-16 13:0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버님 이야기 ㅠㅠ 저도 그러고보면 아버지사진은 폰에 없네요 ㅠㅠ 아버지 돌아가시고 폰 봤더니 온통 손주들 사진이더라고요 ㅠㅠ 보고싶다 ㅎㅎ 잘잘라님 예전에 귀여운 그림 올리셨잖아요. 잘잘라님 그림 👍좋아요 *^^*

잘잘라 2022-09-16 16:36   좋아요 2 | URL
미니님^^ 미니님 미니님 미니님!! 눈밝은 미니님, 다정한 미니님^^ 👍
미니님 고맙습니다. ^___^

파이버 2022-09-18 17: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텀블벅 펀딩으로 샀어요~ 잘잘라님 서재에서 보니 반갑네요^^♡

잘잘라 2022-09-19 08:32   좋아요 2 | URL
파이버님 역쉬!!!👍

신상재 2022-10-09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번역자입니다. 책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올해는 조금 다른 결의 IT 관련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혹시 궁금하시면 들러주세요!
https://tum.bg/KrJSqg
 

‘빨리 하려면 천천히 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는 말을 자주 생각한다.

바늘 허리 매어 못 쓴다는 말이나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
구슬이 서 말이어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까지
결국 같은 뜻이지.
맞지.

올해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과의 대화를 읽는다.
고맙다.

스냅사진을 찍을 때 요구되는 신경과민 상태가 데생할 때는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데생은 천천히 이루어지는 작업이거든요. 빨리 진행하려면 매우 천천히 작업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 P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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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22-08-25 11: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잘잘라 님 밑줄긋기해 주신 문장 참 좋습니다. 성질 급한 제게 필요한 구절이네요. ^^
브레송의 책을 예전에 읽은 게 있는데 대가는 그래서 다르구나라고 느낀 대목이 많았어요. 이 책은 두고두고 보시나 봐요. 올해도라고 하시니. 책은 그래서 참 좋습니다 ^^

잘잘라 2022-08-25 19:03   좋아요 1 | URL
그렇죠. 프레이야님 ^______^ 참 좋아요. 오늘은 8월 25일 목요일입니다. 갓지은 쌀밥에 미역국 잡채 생일상을 (오롯이 신랑이 차려주겠다고 부엌 차지) 기다리고 있어요. 아까 낮에, 저녁 차린다고 일찍 들어가길래 한 일곱시 쯤 먹겠구나 하고 일부러 늦게 들어왔는데 흠.. 8시는 되야 먹을 것 같아요. ㅋㅋㅋ

프레이야 2022-08-25 19:16   좋아요 2 | URL
옴마나 세상에나 너무 좋잖아요.
왕부러워요. 생일 축하드립니다.^^
맛나게 많이 드시고 건강하고 행복하시기요!!
저 인용구 다시 읽고 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