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율리시스》를 처음 읽었을 때가 그때였나요?

ㅡ 아닙니다. 그 책은 군 복무 시절 처음 읽었죠. 당시엔 신병이 부대에 배치되면 소위 받아쓰기를 거쳐야 했습니다. 설문 양식을 채우는 일이었지요. 나는 ‘교육 수준‘란에 ‘무‘ 라고 적었습니다. ‘장교가 되고 싶습니까?‘ 란 질문에는 ‘아니요‘ 라고 답했죠. 부대의 인상에 대해 묻는 항목도 있었습니다. 나는 조종사가 되고 싶었지만 대번에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설문지에 이렇게 썼지요. ‘너무 재지 마라. 하늘은 모든 사람의 것이다.‘ 하사관들이 나를 보며 웃음을 터뜨렸고 장교들은 나를 역겹다는 눈초리로 쳐다봤습니다. 대위가 신병 대열에 선 나를 보더니 나오라고 했습니다. 설문지를 내밀면서 물었습니다.
˝뭘 쓴 거지?˝
˝콕토요.˝
˝콕토, 뭐?˝
˝콕토가 1920년에 쓴 시입니다.˝
그 후 나는 군기교육대로 불려갔고 거기서 고생을 좀 했죠.(124p.)- P1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ㅡ 이제 선생은 자신에 대해서 더 많이 알고 있으시겠죠.

ㅡ 나는 질문을 합니다. 내가 뭘 알겠습니까? 궁극적인 단 하나의 대답은 죽음입니다. 슬픈 일이 아니라 사실이지요. 중요한 것은 최대치를 얻으려면 매우 한정된 수단만 가져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까닭에 나는 카메라 한 대와 렌즈 하나만 가지고 있습니다. 최대치를 얻으려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아껴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강도입니다.(111p.)- P11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스냅사진을 찍을 때 요구되는 신경과민 상태가 데생할 때는 오히려 방해가 됩니다. 데생은 천천히 이루어지는 작업이거든요. 빨리 진행하려면 매우 천천히 작업하는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P99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나의 문제는 내가 실제로 행한 것보다 너무 멀리 간다는 거죠.- P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복음서에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나한텐 ˝태초에 기하학이 있었다˝입니다. 나는 모사하고, 늘 내 곁을 떠나지 않는 작은 판형의 책에서 회화 복제본의 비례를 계산하느라 시간을 보냅니다. 내가 현실에서 재차 마주치는 바로 그것, 모든 혼돈 속에는 질서가 깃들어 있다는 사실이죠.- P9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버지도 데생 실력이 상당했지만, 아들인 제가 직물업에 종사하길 희망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HEC에 입학하도록 되어 있었지요. 하지만 내가 대입 예비고사에서 세 차례나 낙방하자, 아버지는 아들한테 품었던 희망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P81

그 후, 1927년에서 1928년까지 이 년 동안 앙드레 로트에게서 배우게 됩니다. 그는 책을 읽고 글 쓰는 법을 가르쳐 줬지요. 그가 저술한 《풍경과 인물에 관한 논고》는 중요한 책입니다.- P82

그는 이런 말을 자주 했었죠. ˝직관력을 타고난 사람은 그림을 그릴 자격이 있다.˝ 내 그림을 보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어요. ˝어린 초현실주의자로구먼! 색채는 좋군. 계속 그리게!˝ 그가 죽기 직전 만난 적이 있습니다. 내 사진을 보면서 말했죠. ˝모든 것이 자네가 받은 회화 수업에서 비롯하는구먼!˝ 나는 체계화된 세계로 진입하기 싫어 그의 화실을 떠났습니다.- P82

주머니에 랭보, 조이스, 로트레아몽의 문고본 책을 넣고서 떠돌았습니다.- P8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