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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이드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프로개 지음 / 드루이드아일랜드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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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마리 향기를 좋아한다. 단골 식당 주차장 화단에 로즈마리가 무성했다. 사장님이 말씀하시길,

˝로즈마리가 그렇게 좋으면 조금 꺽어 가요. 가져가서 생수통에 꽂아두면 뿌리가 나와요. 뿌리가 나오면 화분에 옮겨 심으면 되요.˝

"감사합니다!" 사양 한 번 하지 않고 세 가지나 꺾어다가 500미리 생수통에 수돗물을 채우고 꽂았다. 3일째 하얀 뿌리가 나왔다. 일주일 후에 화분에 옮겨심었다. 일주일 만에 가지 두 개가 말라버렸다. 창가에 제일 가까웠던 가지 하나가 살아남았다.

작년 봄에, 자주 가는 하나로 마트 화훼 이벤트 시장에서 로즈마리 화분 2개를 샀다. (15,000원 × 2 = 30,000원) 같은 날 같은 집에서 산 거라 죽으면 다 죽고 살면 다 살리라 생각했는데 여름이 지나기도 전에 하나가 시들기 시작하더니 가을이 깊어갈 때 기어이 모든 잎이 다 갈색으로 변해버렸다. 둘의 차이라면 창가로부터 거리 뿐이었다(라고 생각한다. 내 생각일 뿐이지만). 아무튼 하나는 가고 하나는 남았다.

《드루이드가 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를 읽고 많이 울었다. 식물 입장에서, 인간 곁에 살아가는 식물들의 애로사항을, 인간이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대신해주는 느낌에 동화되었다고 할까. 말로 표현하지 못해 아프게 남아있던 내 몸 속 감정들이
일렁 일렁 일렁여 눈물로 흘러나오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봄을 기다린다.
봄에, 여름에 가을에 겨울에
다시 봄에 답장을
드루이드가 드루이드에게
답장을
쓸 수 있기를


(12쪽) 이렇게,
(13쪽) 당신에게 편지를 씁니다
(6쪽) 계속 편지를 쓰겠습니다.
(392쪽) 드루이드로부터 드루이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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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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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을 읽은 덕분에 나에 대해 중요한 사실을 알아냈다. 공개할 수는 없다. 그러지 않을 것이다. 사실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꽤 여러 번(최소 스무 번 이상) 소설이 아니라 회고록을 읽는 기분을 느꼈는데 그렇다고 해서 작가에 대해 더 알고 싶다거나 그가 쓴 글들을 찾아 읽겠다는 식으로 말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소설을 읽고 나서 3주가 지났는데도 그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이 사라지지 않고 나에게 자꾸 나를 찾아보게 만든다는 점과, 바로 이런 게 소설을 읽는 이유라면 이유겠거니 하는 심사를 밝혀두고 싶어서 리뷰(라기 보다는 짧은 소감을)를 쓴다.

책은 '나'로 시작하고 나로 끝난다. 등장인물은 열 명 남짓인데 그 중 다섯 명은 끝끝내 이름을 알 수 없다. 나, 너, 문지기, 이름이 없는 그냥 커피숍 직원 그녀, 옐로 서브마린 소년, 이렇게 다섯 명이다. 어느 순간 당연하다는 듯 나는 이 사람들 모두가 무라카미 하루키 자신일 거라고 믿었다. 믿고 싶었다. 그래서 이름을 밝힐 필요가 없었을 거라는 식으로 말이다. 사실 이름을 몰라서 불편한 건 없다. 오히려 그들에게 나나 내 주변 인물들을 대입해가면서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어갔던 건지도 모른다.

올해 유난히 장례식장에 갈 일이 많았다. 아직 9월인데 생각나는 것만 해도 10번이 넘는다. 그래서 그랬을 것이다. 처음엔 '벽'이 죽음을 뜻한다고 생각했다. 벽도 어디 그냥 벽인가. 움직이는 벽, '그 불확실한 벽' 아닌가 말이다. 누구나 죽는 건 알아도 언제일지는 알 수 없으니 얼마나 직관적인 비유인가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간단할 리가! 벽은 죽음을 상징하지 않는다. 다른 세상으로 통하는 포털도 아니다. 벽은 경계다. 말 그대로 벽. 이쪽과 저쪽을 나누는 도구. 높이 나는 새에게는 의미가 없는.. 새들에겐 없겠지만 나에게는 강력한 의미가 있는 벽.

틀림없다. 나는 벽 안쪽에 있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렇게나 새들의 날개짓이 부러운 걸 달리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 말이다. 벽같은 명절이 코앞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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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23-09-27 08: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의 날개가 문득 떠오르는데, 벽으로 나뉘어진 다른 세계에 살면서 탈출을 꿈꾸는 주인공, 유폐된 공간인 방의 의미...이런 것들 때문인가봐요.
이 책도 읽어보고 싶게 하셨어요. ^^

잘잘라 2023-09-27 12:19   좋아요 0 | URL
등짝에다 날개의 씨앗을 심어서 키우는 사람들이 떠올라요. hnine님 댓글을 보면서 방금 저도 두 알 심었습니다. 날아다니고 싶어요. 훨훨 ㅎㅎ

blanca 2023-09-27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잘잘랄라님처럼 이 소설을 읽으면서 오랜만에 맞아, 이래서 소설을 읽지, 이게 진짜지, 싶은 감정을 느꼈어요. 정말 좋았어요. 오래 기억에 남고...

잘잘라 2023-09-29 12:08   좋아요 0 | URL
blanca님도 같은 감정을 느끼셨다니 기뻐요. 사진가가 사진으로 말하듯, 화가가 그림으로 말하듯,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소설로 말한 덕분이라는 것을 기억하겠습니다.

새파랑 2023-09-28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을 보니 또 이렇게 생각실수 있다는게 놀랍습니다~! 회고록 읽는 느낌 완전 공감합니다~!!

잘잘라 2023-09-28 23:51   좋아요 1 | URL
그쵸 맞죠 회고록 읽는 느낌요. 완전 대공감!! ㅎㅎ 명절 연휴 첫날밤이 깊어갑니다. 아무리 긴 연휴라도 결국 마지막날이 오겠지요!!! 그날을 기다리며~~~ ??
 
아파도 미안하지 않습니다 - 어느 페미니스트의 질병 관통기
조한진희(반다) 지음 / 동녘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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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p.) 일상은 대체로 비슷하다. 아침에 일어나면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아침밥을 먹은 뒤 집 앞 산길을 걷거나 요가를 하러 간다. 다녀와서 점심밥을 해 먹고 잠시 낮잠을 자거나, 쉬다가 텃밭이나 도서관에 간다. 저녁에 집에 오면 간단히 반찬을 만들어 놓거나 청소와 세탁 등의 집안일을 한다. 그렇게 하루가 저문다.


*

이 책은 무슨 책인가? 어떤 카테고리에 넣어야 할지 모르겠다. 일기? 에세이? 건강? 사회과학? 언어학? 인문학? 알라딘 기본정보를 보고 제일 적절하다고 느낀 카테고리는 '추천도서' 다. 


국내도서 > 추천도서 > 외부/전문기관 추천도서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 2019

  


 

사실 나는 2022년 3월에 롱머그 굿즈를 갖고 싶어서 이벤트 대상 도서 목록을 뒤지다가 이 책을 클릭했다가 미리보기 책표지(뒤)에서 '정희진 추천사'를 읽고 구입했다. 구입했고 읽었고 읽은 사람으로서 이제 나도 추천한다. '정희진 추천'이든 '기관 추천'이든 나같은 '일개 독자 추천'이든, 아무튼 여러 사람이 추천하기는 하는데 그에 비해 리뷰 갯수가 너무 적은 것 같다. 왜 그럴까 잠시 생각해보았는데 나부터가 몇 개월째 리뷰를 쓰지 못하고 있다. 책을 읽고 공감하는 부분도 많고 해서 리뷰를 쓰기 시작했는데 리뷰인데도 자꾸 내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고, 내 이야기를 하자니 부담이 되고, 내 이야기를 빼고 쓰자니 그냥 대충 수박 겉핥기로 쓰나마나한 리뷰가 되게 생겨서 그렇다. 오늘도 다를 건 없는데, 그래도 뭐, 이렇게나마 이 책을 언급하고 별 다섯 개에 [구매] 버튼 달아서 리뷰로 올리는 데에 의의를 둔다. 


2023년 1월 9일 월요일 오후 5시 5분에 맞춘다.

저자의 하루와 싱크로율 70% 하루가 저문다.



시간도 일종의 자원이다. 소득과 마찬가지로 시간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다. 그리고 수명은 곧 시간이다. 시간을 얼마나 자기 의지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느냐는 곧 인생을 얼마나 원하는 대로 만들어갈 수 있느냐의 문제다. 따라서 시간 사용의 자율성과 재량 시간의 양이 부족하다는 것은 개인의 역량을 드러내고 발전시켜나갈 조건이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즉, 삶을 자기 의지대로 꾸려나갈 수 있는 힘과 기회가 통제된다. - P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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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버 2023-01-09 20: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리뷰에서 잘잘랄라님의 고민이 느껴집니다. 깊게 공감하며 읽었던 책일수록 리뷰를 써나가는게 힘들게 느껴지더라구요...

잘잘라 2023-01-09 21:16   좋아요 1 | URL
새해는 새핸가 봐요. 어찌됐든 올해는 읽은 책에 대해서 몇 줄 소감이라도 기록하는 습관을 갖고 싶어욧~~ 파이버님 복마카롱 기운 받아서 화이팅!!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비비언 고닉 지음, 서제인 옮김 / 바다출판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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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스트, 저널리스트, 비평가 비비언 고닉이 쓴 에세이 7개

원서 『Approaching Eye Level』1996 by Vivian Gornick


1. 

표제작 〈아무도 지켜보지 않지만 모두가 공연을 한다〉: 새로운 관점의 힘을 느꼈다.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가벼운 마음으로 새해를 시작할 수 있어서 좋았다.


2. 

열 한 쪽, 분량으로 볼 때 제일 짧은 〈힘겨운 진실을 꾸준히 바라볼 때 나는 조금 더 나 자신에 가까워진다〉: 분량은 작지만 비비언 고닉이 왜 글을 쓰는지, 쓸 수 밖에 없었는지, 글쓰기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바로 와닿았다. 글쓰기는 집짓기와 똑닮았다. 요즘은 '글짓기'라는 말을 잘 안 쓰지만, 집을 짓는다, 밥을 짓는다 할 때 쓰는 그 '짓다'를 붙인, 글짓기를 많이 하는 2023년이 되었으면 좋겠다. 매일 밥을 짓지는 않지만 매일 밥을 먹고, 매일 집을 짓지는 않지만 매일 집에 들어가고, 매일 글을 짓지는 않겠지만 매일 글을 읽으면서 살겠지.


3.

열 다섯 쪽, 두 번째로 짧은 〈혼자 사는 일에 대하여〉: 적나라한 문장을 만났다. 「(66p.)30년간 길 위에서 이어진 정치는 하나의 문을 열어젖혔고, 그 문은 수문水門이 되었으며, 우리는 역사상 가장 교양 있는 불만을 지닌 채 기념비적인 숫자를 이루며 그 문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신이 어떻게 여기에 이르게 되었는지 당혹스러워하며, 혼란에 빠져 이 상태에서 벗어나기를 원한다. 마지막 순간에 형 집행이 유예되기를 바라는 적나라한 기대를 품고 우리는 북적거리는 거리를 배회한다. 우리에게는 조밀한 인구가 꼭 필요하다. 인구가 조밀한 것만으로도 인간관계를 끊임없이 재편성하는 데 필요한 재료는 마련되는 셈이니까.」단 몇 줄 글로 표현해낸 시대상에 감탄이 나온다. 


4.

30여 년 전 추억 소환 〈똑바로 앞을 보고, 입을 다물고, 온전하게 균형을 잡는 것〉: 대학생 시절에 식당 종업원으로 일했던 호텔에서 있었던 일들을 통해 '고립'에 대해 이야기한다.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시절의 한 장면이 놀랍도록 생생하게 되살아나 괴로웠다. 건너뛸까? 하는 사이 이야기가 끝나버려 약올랐던 글. 


5.

가장 몰입했던 〈나는 경험이 너무도 부족한 수영 선수였다〉: 가장 몰입했고, 몰입한 만큼 불쾌했고, 불쾌한 만큼 안심이 되었던, 이상한 경험. 

 

6.

정신 번쩍 났던 〈영혼을 죽이는 사소한 일들〉: 「(216p.) 결혼은 친밀감을 약속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 유대감은 부서져 내린다. 공동체는 우정을 약속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 참여는 끝이 난다. 지적인 삶은 대화를 약속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으면 그 삶의 신봉자들은 괴상해진다.」 


부서져내리고, 더 이상 참여하지 않고, 괴상해진 내 모습을 본다. 


"(216p.)사실은 정말로 혼자 있는 게 더 쉽다. 욕망을 불러일으키면서 그것을 해결해주려 하지 않는 존재와 함꼐 있는 것보다는. 그럴 때 우리는 결핍과 함께하게 되는데, 그건 어째선지 참을 수 없는 일이다. 그 결핍은 가장 나쁜 방식으로 우리가 정말로 혼자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그렇다. 그건 어째선지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참고 참고 또 참았지만 결국은 참을 수 없는 일이었다. 


"(216p.)다시 말해 우리의 상상을 억누르고, 희망을 질식시킨다. 우리가 처음에 갖고 있던 활기를 억누른다. 사기가 꺾이고 무기력해진다. 무기력은 일종의 침묵이다. 침묵은 공허함이 된다. 사람은 공허함과 함꼐 살아갈 수 없다. 그 압박감은 끔찍하고, 사실 참기 힘들며, 견뎌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 압박감을 견디다 보면 사람은 폭발하거나 무뎌지고 만다. 무뎌진다는 것은 슬픔 속으로 떨어지는 것과 같다." 


정신차리자. 견뎌서는 안 되는 것을 견디라고 밀어붙이지 말자. 침묵하지 말자.


7.

그리고 마침내 〈자신을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으로 남아 있는 것이야말로 고귀한 일이다〉: 밥을 지어서 밥을 먹든지, 집을 지어서 들어가든지, 글을 지어서 읽든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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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01-06 16: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잘잘라님의 평도 참 좋아요!! 역시!

잘잘라 2023-01-06 18:56   좋아요 1 | URL
쟝님이 좋아하시니 차오르는 기쁨!! 울라라~~

책읽는나무 2023-01-06 16: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는 잘잘랄라님!!!^^
근데 잘잘라님.
왜 잘잘랄라님이 되셨어요?

잘잘라 2023-01-06 19:04   좋아요 1 | URL
나무님^^ 올해는 랄랄라즐겁게 살아보자는 생각으로 ‘랄‘자를 넣어봤어요. (근데 자꾸 ㅈ랄라가 연상되서 도로 뺄까 말까 그러는 중..ㅋㅋ)

바람돌이 2023-01-06 21: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책 뭔가 진짜 복합적이고 강렬할거같은 느낌을 전해주시는군요. ^^

잘잘라 2023-01-06 23:42   좋아요 0 | URL
강렬합니다. 끈질깁니다. 치밀하고요. 새삼 번역하신 분께 감사한 마음이 샘솟네요. 바람돌이님 굿나잇✨️
 
신기한 현상 사전 - 아이들도 잘 모르고 어른들은 더 모르는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이소담 옮김, 신기한 현상학회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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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사진으로는 많이 봤지만, 

사진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멋지지만,

만약 이 사진을 내가 찍었다면,

뭔가 뭐라 특별한 이름을 짓고 싶을 것 같다.

뭐라 할까?

'OO숲 아침 햇살' 정도가 아닐까?


『신기한 현상 사전』을 보고 나면 다른 이름을 붙일 수 있다.

'OO숲 아침 틴들', 'OO숲의 화려한 틴들', 'OO에서 발견한 틴들', 기타 등등 기타 등등


(98p.)어른들도 잘 모르는 신기한 현상 43

캠핑하러 숲에 갔을 때, 숲의 나무 틈새로 빛이 내리쬐어 빛줄기가 보였다.

왜 그럴까?


틴들 현상

영국 물리학자 존 틴들이 처음 연구한 현상이어서 '틴들 현상'이라고 해요. 작은 입자(안개나 먼지 따위)가 떠다니는 곳에 빛을 보내면, 빛은 그 입자 때문에 빛이 지나가는 길(강로)과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요. 그 결과, 빛줄기가 생긴답니다. 다만, 숲의 같은 위치여도 아침 안개가 자욱이 끼는 등 특정한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틴들 현상이 일어나지 않아요. 


[신기한 현상 칼럼]

해가 구름에 가려졌을 때, 구름 사이로 햇빛이 새어 나와 지상까지 빛기둥이 드리운 듯 보이는 것도 '틴들 현상'인데, 이 현상은 '천사의 사다리'라고 부르기도 해요.(99p.)


오호라 천사의 사다리! 

천사의 사다리 많이 봤지. 

천사의 사다리 보면 꼭 사진 찍고 싶지.

사진 찍어서 보면 꼭 실망하지.

맨눈으로 봐야 실감나는 천사의 사다리지!


이런 신기한 현상 56가지에 대해 알려주는 책 『신기한 현상 사전』

표지에는 '신기한 현상학회 기획,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이라고만 나와있어서 글쓴이가 궁금했다. 

다행히 책 뒤에 글쓴이 소개가 있다. 


코코로사 글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 도쿄대학교 문학부를 졸업했다. 이후 출세와 인연 없는 회사원으로 일하면서 틈틈이 기묘한 이야기를 블로그에 쓰거나 책을 집필한다. 우리나라에는 이 책으로 처음 소개되었다.

...  


오호~ 

코코로사 글 | 요시타케 신스케 그림 | 이소담 옮김


좋다. 좋아. 

나도 이런 책 만들어야지.

글은 내가 쓰고, 

그림은 우리 윤서조카에게 그려달라고 해야겠다.

윤서조카! 

듣고 있어?

윤서 조카! 보고 싶어!

흐흐


만약 우연히도 윤서 조카가 이 글을 발견한다면, 

1. 놀라자빠진다.

2. 엄마에게 이른다.

3. 좋아요를 누른다.

4. 이모에게 카톡 날린다.

5. 글도 자기가 쓰겠다고 제안한다.

흐흐

어째 뒤로 갈수록 예상 반응이라기 보다는 이모의 희망 사항이라고 봐야겠으니 여기서 그만하자.


아무튼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 책이 엄청 재미있다는 것이다. 

기계적으로 할 일도 많고,

창의적으로 결정할 일도 많은 이 때에,

잠깐 쉬어가는 타이밍으로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음.


끝. 


-- 부록 --

2022년 11월 24일

북플에 11년 전,11년 전, 9년 전, 8년 전, 2년 전, 1년 전, 1년 전 기록이 떴다. 

11월 24일을 잘잘랄라 기록의 날로 기념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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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22-11-24 16: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124, 일일이사, 일 일 이 사, 일일 이사, 일일이 사, 하나 하나 둘 사, 왜 하나 둘 사? 그냥 다 사! 싹 다 사! ㅎㅎ 미쳐간다.

잘잘라 2022-11-25 07:55   좋아요 1 | URL
가다가 돌아옴. ㅎㅎ 정신차리고! 새로 시작! 내가 평생 해 온 그거, 새로 시작하는 거를 새로 시작!!! (새가 되어 날아갈 운명, 훨훨)

책읽는나무 2022-11-24 2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틴들현상!!! 천사의 사다리!!!
오호~하나 배워 갑니다.^^
아침에 숲 속 거닐 때 천사의 사다리를 보면 정말 환장하고 사진을 찍어 보지만, 저런 사진은 안 나오던데 말이죠.
훗날 윤서 조카가 그리고 잘잘라님이 책을 내신다면 저 사고 싶어요. 일본 작가들보다 특히 요시타케 신스케보다 더 입말이 사는 책이 나오지 싶어요.^^

잘잘라 2022-11-25 08:01   좋아요 2 | URL
ㅎㅎ넵! 책읽는나무님 꼭 사주세요! 아싸아~ 예약!! ^^
아침 숲 속 거니는 나무님 부럽습니다. 환장하고! ㅋㅋ 환장하고 사진 찍는 나무님을 사진찍고 싶어지네요!!

scott 2022-11-24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잘잘라님 영상도 올려주세요 😻

잘잘라 2022-11-25 08:03   좋아요 2 | URL
ㅎㅎㅎscott님 영상도 올려주세요!! 원츄~ 원츄~ (이미 어딘가 올리고 계실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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