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한번 써봅시다 - 예비작가를 위한 책 쓰기의 모든 것
장강명 지음, 이내 그림 / 한겨레출판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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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테마로 200자 원고지 600매를 쓰는 일‘을 소개해준다. 이렇게 극진한 소개를 받은 김에 어디 한 번, 창작의 욕망을 불살라 봐바바? 시도때도없는 이눔의 공허함을 가차없이 내팽개 쳐 봐바바바? 눈물나게 웃긴 이야기로 꼭 한번 써보고 시푸다. 200자X600매=십이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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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0-12-06 03: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원합니다!! 꼭 써요!!!!! 빠샤!! 👍👍👍👍👍

잘잘라 2020-12-06 11:26   좋아요 0 | URL
빠샤아ㅡ!! 라로님 기운 받고 힘내서 끝까지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12월 3일 목요일
누구는 수능시험을 보고
누구는 낮술을 마시고
누구는 밥을 굶고
누구는 음주운전을 하고
누구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누구는 전화를 받고
누구는 이상한 기분이고
누구는 소리를 지르고
누구나 경찰서에서 만나고
누구나 떠들고
누구나 한숨 쉬고
누구나 똑똑하고
누구만 한심하고
누구는 죽고 싶고
누구는 어지러운데
누구도 없다.
누구도 없다.
누구나 있는데?
누구만 없다.
누구만.
(제목 나왔다. 누구 놀이)


#
그래도 책이 왔다.
사자 얼굴 디게 크다.
강가에 앉아 있는 사람 얼굴이 왜 저럴까.
ㄱ래도 좋다.
(‘그래 놀이‘도 하고 싶은데 그러다가는 오늘도 경찰 만날찌 몰르니깐..)


《경이로운 동물들》, 커서 좋다.
《책 한번 써봅시다》, 작아서 좋다.

장난하냐?
네.

진심 장난하고 싶다.
토요일이다.
신나는 툐요일, 토요일 툐요일은 즐거워.

다행이다.
토요일이라서..
토토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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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 (리커버 양장 에디션)
이슬아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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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움직인 만큼 딱 그만큼 세상이 깨끗해진다. 한 사람만 왔다 가도 치울꺼리가 생기고, 가게 문을 열었다는 자체가 이미 스탠바이 하겠다는 약속이기 때문에, 몸에는 늘 힘이 들어간다. 움직여야 계속 움직일 수 있다. 체력이 딸린다고 느낄 때 더 움직이는 이유다. 움직여야 힘이 빠지고, 힘이 빠져야 힘이 덜 든다.

6년째, 가게를 하면서 내가 가장 잘 이해하게 된 것은 깨끗함에 대한 욕구(실은 ‘욕망‘이라고 말하고 싶은) 또는 기대치가 엄청 높다는 점이고, 이것은 손님들 얘기가 아니라 나 자신이 그렇다는 얘기다. 아직 강박증까지 생긴 것은 아니지만 그것 역시 시간 문제가 아닐까, 아니겠지, 아닐 것이다. 강박증이라면 치울꺼리 남겨두고 도망치듯, 늘 그렇게 후다닥 퇴근하진 못할테니까.

오늘도 확진자가 많이 나와서 손님이 없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바빴다. 특이점은 날이 추운데도 커피를 들고 나가서 차가운 바깥 의자에 앉는 손님이 많다는 것이다. 장사를 안한다면 모를까 계속 하려면 역시나 바깥에도 테이블을 놓아야 할까? 흠.


*
《부지런한 사랑》을 읽고 좋아서 서평집 《너는 다시 태어나력고 기다리고 있어》를 읽고, 그것도 좋아서 인터뷰집 《깨끗한 존경》을 읽고, 이어서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를 읽는다. 다른 책보다 크고 눈에 띄는 표지라 가게에서 읽자니 오가는 사람들 시선이 느껴지지만 끝까지 다 읽었다. 다 읽고도 치우지 않고 앉아서 책멍(표지멍? 제목멍? 이슬아멍, 복희멍, 우럼마멍) 때린다. 훌쩍 30분이 흘렀다.

나와는 너무 다른 세대고, 나이, 성격, 취향, 어느 하나 닮은 데가 없는 이 사람 얘기가 왜 이렇게 와 닿을까 골몰하다가 퍼뜩 깨달았다. 아 거기, 그 모든 공간, 그 모든 장소에 내가 있었구나. 서울, 을지로, 청계천, 구제 옷 가게, 반지하, 운동장, 운동회, 면허시험장, 스쿠터, 카페, 미술학원, 화실, 강의실, 신사동, 잡지사, 면접실, 그리고, 내가 없는 것 같으면서도 모든 것을 충만하게 느낄 수 있었던 바로 거기에.

*
바깥에 놓을 테이블을 주문했다.
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았다.
불멍이니 물멍이니 별소리가 다 많으니 나는 오늘 책멍 또는 북플멍이다.
일을 하는 건지,
돈을 버는 건지,
핑계김에 책을 읽자는 것인지.
읽는김에 글을 쓰자는 것인지.
그걸 다 하자는 말인가.
말이다.
말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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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 이라는 말에는 반가운 마음이 들어 있다. ‘오랜만에 비가 온다‘고 하면 오랜만에 와서 좋다는 거지 오래만이라서 기분 나쁘다는 뜻은 아닐 것이다.

비는 오랜만에 오지만 미세먼지는 오랜만에 오지 않는다.
친구는 오랜만에 만나지만 도둑놈은 오랜만에 만나지 않는다.

오랜만이라는 말에는 그리움이 깔려있다.

오랜만에 그립고 반가운 얼굴,
오랜만에 느껴보는 여유,
오랜만에 쓰는 엽서,
오랜만에 찾아간 우체국,
오랜만에 찾아온 감성,
오랜만에,
참 오랜만에,

그리고,
정말 참말 진짜로 오랜만에 다른 사람의 인생이 부럽다.
이슬아가 쓴 책을 읽으며 이슬아의 시공간을 부러워하는,
오랜만에 비가 내리는,
오랜만에 한가한,
오랜만에 그런 지금이다.

#
3시간 경과
지금 시간 오후 1시 25분.

바람이 많이 분다.
태풍처럼 분다.

비도 많이 온다.
장마처럼 온다.

손님이 다 갔다.
바람처럼 지나갔다.

사진 한 장 더 찍었다.
아이처럼 신난다.

바람이 자꾸 종을 울린다. 띠링띠링~
손님처럼 인사한다.
어서오세요.
잘 가세요.
안녕.
또 오세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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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20-11-20 0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로나 땜시 친구들 못 만나지도 근 1년이 다 되가네요.정말 오랜만에 친구들 만다고 싶은데 요즘 같아서 전화걸기도 무섭습니다ㅜ.ㅜ

잘잘라 2020-11-20 08:22   좋아요 0 | URL
카스피 님! 혹시 조하문이라는 가수를 아시나요?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어서 그것만으로도 좋았는데, 이렇게 문득 그대 보고 싶을 땐 우리 사이 너무 멀어요~‘ 정말 오랜만에 노래를 불러 봅니다. 부디 편안한 주말 보내시기 바래요. ^______^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 이슬아 서평집
이슬아 지음 / 헤엄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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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에서, 손님 없을 때 책 읽기가 쉬울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누가 언제 들이닥칠 지 모르는 상태에서 책에 빠져들기라도 했다가는 손님들한테 잔소리 듣기 십상이다. 무슨 책이냐는 질문이라도 듣는 날엔 머리가 복잡해진다. 그래서 이렇게 떡 내놓고 봐도 책이라는 티가 나지 않는, 작고, 얇고, 그러면서도 재밌는 책을 읽는 날은 기분이 좋다. 이슬아 서평집 《너는 다시 태어나려고 기다리고 있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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