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 - 나태함을 깨우는 철학의 날 선 물음들
안광복 지음 / 어크로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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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그렇다. 그것이 혼탁한 진흙탕 물일지라도 눈으로 볼 수 없는 사람의 한 길 속보다야 투명한 법이다. 그런데 이것이 꼭 타자에 해당하는 말일까? '우리는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지금 명확히 대답할 수 없다해도 괜찮다. 삶이란 본래 나를 알아가는 여정이 아니던가. 고로 사유한다는 것은 그 여정의 돌다리를 견고히 만드는 일일 것이다. 지피지기면 백전불태. 허나 적을 알기 전 먼저 나 자신부터 알아야 전장에 뛰어들 용기도 생기는 법. 저자 안광복의 <나는 이 질문이 불편하다>는 일상적이면서도 우리 사회와 밀접히 연결된 논제를 통해 철학의 진입 문턱을 낮춘다. 철학이란 고루하고 우울한 것이란 편견에서 벗어나 그가 교단에 선 20여 년 세월의 사유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아무리 훌륭한 철학자의 진리라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듯이 단단한 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첫 질문이자 발판의 주체는 바로 나 자신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궁금한 게 생기면 유튜브에서 검색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빠르고 한눈에 볼 수 있는 요약본을 선호하는 셈인데 과거 지식in을 자주 활용했던 세대로서 격세지감을 느낀 것도 잠시.. 나 역시 줄거리를 읽는 대신 웹툰 형식으로 된 신간 홍보물을 휘리릭 넘겨보고 책을 구매한 기억이 더러 떠올랐다. 우리나라 국민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90퍼센트에 육박한다고 하니 이쯤되면 일부의 문제(?)가 아니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어디서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과연 이게 마냥 좋은 일일까? 근래에 가장 열정적으로 정보의 바다를 서핑한 일은 동네에 새로 생긴 식당이 괜찮은지 아닌지 후기를 살펴본 게 고작이다. 접근 가능한 세상은 넓어졌는데 생각의 폭은 더 좁아진 꼴이다. 어떤 지식을 습득하는 과정의 번거로움은 대폭 축소되고 결과에 바로 도달할 수 있는 것은 쉬운 접근성만큼이나 휘발성이 강하다. 그런데 의문점 하나가 고개를 든다. 정말 인간의 편리에 맞춰 발전된 사회가 우리의 사고를 멈추게 했을까? 기본 전제에 대한 질문을 던져본다.




"인간만이 생각하는 존재다. 생각하는 영혼이 있는 한, 인간은 존엄하다." p.240 역사는 기록 속에 존재한다. 흉상의 모습을 한 기원 전 철학자들의 사상이 시공간을 넘어 후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유는 과거를 돌아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읽히지 않는 책이 절판이 되어 사라지듯 더 이상 깨달음을 주지 못하는 사상은 잊히게 마련이다.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내가 쓰는 서평은 아예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를 일이다. 기록되어지는 것과 기록되지 않는 것. 인정받는 것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그 어떤 것도 본질 자체에 영향을 미치진 못한다. 요즘애들 문제야, 라는 말은 예나 지금이나 어른들이 늘상 하는 말 아닌가. 생존이 최우선이던 시대를 지나 안락함에 길들여진 사회가 사유의 힘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인류는 적응의 동물이기 때문에 역사 속에선 늘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았을까 상상해본다.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는 자와 사유하는 자. 익숙한 것에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는 것은 집단 사회에서는 체제에 반하는 행동으로 비칠 수 있다. 그러나 오직 창조적인 혹은 '초정상적 의미의 광기'를 지닌 이들만이 변화의 바람을 불고온다. 좋은 국가 정책은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고 국민 다수가 그 혜택을 보지만 그러한 정책을 만드는 이들은 소수에 불과하다. 사유하는 동안만 자신의 존재를 실감했던 데카르트처럼 우리가 불편한 질문을 계속 던져야 하는 이유는 이것이다. 사실 어느 편에 속해도 괜찮다. 민주주의 국가에선 투표라는 좋은 제도가 있으니. 빈약한 논거로 쓰는 사유 연습은 이쯤으로 마무리해야겠다.




젊을 때 부유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인생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작가 조지 오웰은 최상층을 부러워하며 삭막하고 수고스러운 유형의 성공만 가능한 자신의 처지를 한탄했다. 한동안 금수저 자녀들의 크고 작은 논란이 뜨거운 화제로 떠올랐던 걸 생각해보면 세상엔 분명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피부로 와닿기도 한다. 급격한 기술 발달은 또 어떠한가. 젊은 세대인 나조차 패스트푸드점 자동화기기 앞에서 버벅거릴때면 뒷사람 눈치에 진땀이 나기 일쑤다. 빠른 발전이 마냥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요즘 SNS상에서 부쩍 혼밥, 혼술이란 단어가 눈에 띈다. 타인과의 관계에 지쳐 혼자 보내는 시간을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인데 '혼자의 시대, 굳이 친구가 필요할까?' 이처럼 시대의 분위기를 알 수 있는 22개의 질문을 통해 사유한다는 것이 꼭 정치와 같이 우리네 삶과 맞닿아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모든 사유의 끝은 '인간다움'으로 귀결된다. 익숙함이란 무엇인가. 자주 쓰는 단어도 반복해 읽다보면 의미는 희미해지고 낯섦만 남는다. 이 질문들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정답이 없는,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인간의 두려운 심리가 숨어있기 때문이 아닐까. "철학의 본질은 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방황하는 것이라고 해요. 저 역시 여전히 헤매는 중인 것 같아요." <Chaeg 월간 책 인터뷰 - 삶을 다르게 보는 연습, 철학교사 안광복 中> 더 이상 헤매고 방황한다는 말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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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처럼 읽기 - 내 몸이 한 권의 책을 통과할 때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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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펼칠 때만 해도 제목에 살짝 거부감이 있었는데 다 읽고나니 이만한 제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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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과
구병모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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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시절에 누군가의 입속을 가득 채웠어야 할, 그러지 못한, 지금은 시큼한 시취를 풍기는 덩어리에 손을 뻗는다. 집어 올리자마자 그것은 그녀의 손안에서 그대로 부서져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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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문학동네 시인선 111
이현호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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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고 했다. 정신없이 휘몰아치는 감정의 소용돌이가 지나고 상실의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 찾아오는 고요한 부재와 그리움, 추억을 섬세하고 비밀스러운 언어로 그린 이현호 시인의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 일상 곳곳에 스며든 연인에 대한 추억은 무엇보다 집이라는 공간에 초점을 맞춘다. 주어는 뒤집히고 비문 가득한 이 시의 표현들은 그래서 더 내 마음 같다. 어쩌면 서로가 함께 일때보다 부재할때 나에게 더 많은 감정을 안겨주는 것이 사랑이 아닐까. 더이상 우리가 아닌 나의 집이고 또한 나의 우리집이며 그대가 없기에 빈집이기도 한 그곳에 진동하는 귤 향기처럼, "빈자리가 가장 짙다."는 그의 말처럼.



우리가 비는 것은 우리에게 비어 있는 것뿐이었다.

삶은 무엇으로 만들어지나? 습관

우리는 살아 있다는 습관

살아 있어서 계속 덧나는 것들 앞에서

삶은 무엇으로 만들어지나? 불행

그것마저 행복에 대한 가난이었다.

<아무도 아무도를 부르지 않았다 中>


아름다웠던 사람의 이름은 혼자였고

혼자와 더불어 나는 혼자였다

날이 밝으면 나도 혼자처럼 아름답고 싶어요

― 기도를 가장 먼저 듣는 건 나 자신입니다, 신의 귀가 우리보다

밝았더라면 애초에 기도는 그쳤을 거예요

<살아 있는 무대 中>


죽은 사람의 눈을 손바닥으로 빗어 감기는 건 다 읽은 책을

침묵의 도서관에 돌려주는 것뿐임을 알게 되겠지

침묵은 모두의 비문(碑文)이라는 것을 기억하겠지

<눈〔目〕의 말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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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의 심리학 - 우리는 왜 기후변화를 외면하는가
조지 마셜 지음, 이은경 옮김 / 갈마바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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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마셜의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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