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켜진 집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49
리샤르 마르니에 지음, 오드 모렐 그림, 박선주 옮김 / 책과콩나무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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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켜진 집

리샤르 마르니에 글/ 오드 모렐 그림/ 박선주 옮김

책과 콩나무

오늘은 '생각이 켜진 집'을 한 번 살펴 볼까 합니다.

프랑스 작가들이 쓰고 그린 그림책이네요.




어느 마을에 집이 있어요.

모두 똑같은 모양이에요.
빨간 뾰족 지붕에

회색 덧창을 댄 창문 2개

문 하나...굴뚝 하나...

보통 아이들이 그림을 그릴 때 이렇게 그리죠. 

세모 아래 네모...지붕이 없는 아파트에 사는 데도 왜 아이들이 그리는 모든 집은

천편일률 적으로 같은지 모르겠어요.

이전 기와나 한옥집도 뾰족 지붕은 아닌데 말이죠.




아무튼 책으로 다시 돌아가면요.

모두 똑같은 집이 있는 이 마을에선

낮에는 덧창을 열고 밤에는 덧창을 닫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집에서 밤에 창을 닫지 않고 불을 켭니다.

낮에는 창을 닫고 있어요.




마을 사람들이 

어, 저 집은 뭐지.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그 집 주인이 멀리 여행을 떠납니다.

한동안 돌아오지 않으니 집이 점점 폐허가 되어 갑니다.

이때다 싶은 마을 사람들은 그 집을 헐어버립니다.

이가 빠진 듯 그 집만 사라집니다.

전 이걸 보고 참 아찔 했습니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행동양싱을 집을 통해 상징화 했어요.

모두 같은 모습으로 획일화된 행동을 해야만 하는 사회.

이렇게 모두 같은 모습이고 같은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누굴 데려다 쓰든 상관없지요. 누굴 없애고 누굴 데려오든 상관없는

부품화된 사회...획일화된 사회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언가 다른 행동이 나오면 두려워하고 그 자리를 아예 없애고 지워버립니다.

이러나 현대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을 그림으로 단순 명쾌하게 나타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현실 비판에서 끝나면 그림책이 아니겠죠?^^

집주인이 돌아왔더니 집이 없고 공터만 있어요.

그래서 집 주인은 여행하면서 가지고 온 재료를 가지고 새로 집을 만듭니다.

이슬람 양식의 지붕에 아시아쪽 기아와 네덜란드 풍차, 
그리고 잉카나 인디언들의 양식 같은 
지붕까지...

세계 각국의 양식을 조금씩 가져온 듯한

얼핏 보면 일본 무사의 모자같은 집이네요.




처음에 이 집을 본 마을 사람들은 모두 저게 뭐냐며 흉을 봅니다.

그런데 어느 날 한 집의 덧창이 파란색으로 변하고, 다른 한 집의 덧창이 빨간 색으로 변하고

점점 그렇게 다른 집들이 변합니다.




그러더니 이렇게~~~

책을 양쪽으로 넓게 펼칠 수 있게 만든 이 장면에는 
정말 다양한 모양의 기발한 집들이 많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이들의 자유로운 상상으로는 더 재미난 집을 그릴 수도 있을 듯합니다.




맨처음 밤에 창을 닫지 않고 불을 켠 그 집에 고마워하며

이제 모든 집들이 밤에 창을 닫지 않고 불을 켭니다.

불을 켜다...참 멋진 의미입니다.

모두가 YES라고 할 때 당당히 NO라고 하는 사람

모두가 잠들어 있을 때 홀로 깨어 있는 그 한 사람이

세상을 변화 시킨다는 메세지를 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스토리와 간단한 그림이지만 많은 상징을 가지고 있는 이 그림책을 보고

5세 아들과 집그림을 그려봤습니다.

소근육 미발달 남아라 도형 그리는 것조차 힘들지만 그래도 한 번 해 보았어요~



사과를 그리더니 옆에 그린 저의 획일화된 집과 사과를 연결하고 

이 두 집이 연결되고 있는 거라고 하네요.

역시 집은 독특하지 않았지만 생각은 자유로운 아이들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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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행 - 평화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 풀빛 그림 아이 62
프란체스카 산나 지음, 차정민 옮김 / 풀빛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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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체스카 산나 글/ 그림
차정민 옮김

풀빛

국제엠네스티 추천 도서

긴 여행

이 책은 난민에 관한 책입니다.

작가가 직접 이탈리아 난민 수용소에서 만난 

두 소녀의 이야기,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만든 책이에요.

책을 다 보고 나면 이 표지가 이해가 됩니다. 

책 속 내용이 하나하나 다 들어가 있어요.




바닷가에서 한 가족이 모래성을 쌓으며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모래성은 화려하고 분홍색, 주황색 계열이에요.

이 가족의 따뜻함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금방 부서질 수 있는 모래의 성질로 인해 이 평화가 곧 깨질 거라는 걸 암시하죠.

또 오른쪽의 검은 바닷물을 보세요.

무언가 불길합니다.

왼쪽으로 바닷물이 들어오고 있는 진행 방향도 그림책에선 독자에게 불편한 느낌을 주지요.

엄마도 왼편을 바라보고 있어요.




아니나 다를까.

검은 바닷물이 가족의 모래성을 부수고 쳐들어 옵니다.

가족들은 모두 도망칩니다.

전쟁을 이렇게 검은 바다로 표현했네요.

보통 빨간색으로 표현하는 데 검은 바다로 표현한 것이 참신했습니다.




그렇게 아빠를 앗아간 전쟁...남겨진 가족들...

가족 사진 속 모습과 대비되어 더욱 애잔합니다.

엄마와 아이만 남겨진 가족의 뒷 배경 속 액자는 텅비어 있어요.

어떠한 사진도 담을 수 없는 암담함이 느껴집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의 친구가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래서 엄마는아이들과 함께 짐을 싸고 밤을 틈타 달리고 달리고 달립니다.

다른 나라에 있을 안전하고 평화로운 삶을 꿈꾸면서 말이죠.




과일트럭에 몸을 숨기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엄마와 아이들은 여러 날을 그렇게 달리고 달립니다.

그리고 이 가족이 가는 길에 그림에서 처럼 제비떼가 함께 합니다.




그렇게 도착한 국경에는 거대한 벽이 앞을 가로 막고 있습니다.

벽은 엄청 크게 그려지고 사람은 한쪽 구석에 아주 작게 그렸어요.

빽빽하고 높은 나무들도 장벽과 함께 높은 벽을 치고 있지요.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벽을 크기의 대비로 잘 나타냈습니다.




그 높은 벽을 두려움 없이 넘으려고 했지만

경비원에게 걸립니다.

중세시대 빨간 마녀와 비슷해 보이는 경비원은 절대 안 된다며 돌아가라고 합니다.




아이들과 함께 숨어 있는 엄마의 모습이 왼편과 오른편 상반됩니다.

왼편에서 아이들은 엄마가 이런 상황에서도 울지 않고 씩씩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오른편 엄마를 보면 아이들이 잠든 후 엄마는 웁니다.

색돌 다르게 표현되어 있어요.

성모 마리아가 감싸 안은 듯한 형상을 하고 

색과 눈물로 엄마의 감정을 표현한 장면인데 가장 와 닿았던 부분입니다.




그러던 어느날 어떤 사람의 도움으로 가족은 국경을 넘습니다.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건내주어야 했지요.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어요. 배를 타고 여러 날을 떠돌아야했지요.

그렇지만 아이들은 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갖습니다.

검은색으로만 처리된 다른 난민들과 달리 아이가 바라보는 바닷 속은 매우 아름다워요.




그리고 자신들을 따라오던 새들을 보며 아직 정착하지 못한 삶이지만

자신들에게도 언젠가 새들처럼 안전한 보금자리가 생길거란 희망을 가져봅니다.

굉장히 무거울 것 같고 힘들 것 같고 불쌍할 것 같은 난민을 다룬 책인데

다 보고 나면 마음이 무겁거나 힘들지 않고 그냥저냥 괜찮습니다.

한쪽 구석이 불편한 감이 있지만 생각보단 견딜만 합니다.

아마도 책이 현실적으로 그려진 게 아니라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린 구조화된 그림이어서 그런 것도 있고

마지막 장면이 희망과 기대로 끝나서 그런 것 같습니다.

난민들의 처절하고 힘든 현실을 보여주기 보다 그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 책

그냥 가볍게 화두를 던지는 책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림을 사실적으로 그리기엔 어느 한 지역을 나타내야 하는 데 
그러기엔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을 듯도 해요.

그래도 여전히 그림은 조금 아쉬운 책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가볍게 난민이란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꺼낼 때 활용하기에
 괜찮은 책인 것 같습니다.

깊은 이야기는 실제 뉴스와 기사를 통해 접근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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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만 달라?
롭 비덜프 지음, 신지호 옮김 / 한림출판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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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왜 나만 달라?

롭 비덜프/한림

겉 표지에서 부터 다른 강아지가 한 놈있네요.

겉모습도 다르고 바라보는 방향도 다르네요.

자신만 다른게 불만인거 같은 이 질문이 어떻게 변하는 지가 이 책의 핵심 뽀인트입니다~




면지에 나와 있는 혼자만 다른 아이

기차 안에서 똭 찾네요.




그른데...다음 장면에서 찾기는 좀...





요기요기 있네요.

남들과 다른 한 놈.

아...우리 나라 같아요. 

다 같은 유행 패션...길거리 가면 다 다른 거 같지만
실제로는 다 같은 패션.

비정상회담에서 프랑스 대표가 그러더라고요.

우리 나라는 뭐가 유행한다 싶으면 그 상점이 쫙 휩쓸고

유행 바뀌면 또 휩쓸고

소비자로서 선택권을 주지 않는 것 같아 화가 난다더라고요.

유행이 넘 쉽게 변한다고만 했지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은 생각 못 했는데

역시...이렇게 일괄 된 건 정말 재미없는 사회인 거 같아요.





책에서는 저마다 조금씩은 다르지만 비슷비슷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비슷한 모습으로 있으면 군중심리 속에서 안정감을 느끼기도 하지요.

워낙 튀는 걸 싫어한느 우리나라 문화는 이게 더 심한 듯해요.






어랏, 그런데 이 놈 보소.

혼자 다른 모습, 다른 악기에요.

자신이 다른 사람들과 같은 모습 하는 게 인정된다면

이렇게 다른 모습도 인정되어야 

알흠다운 사회인 건데...

이런 돌은 빼 버리려는 게 참 그게 참 안타까운 현실이죠.




결국 자신의 다름을 인정받지 못하고 떠나는 강아지..





봄 여름 가을 겨울 지나

산 넘고 바다 건너

더이상 걸을 수 없을 때 까지 왔더니




어맛, 이게 뭐에요. 

이번엔 다 자기와 같은 모습의 강아지들이 있어요.




그런데 저기 보세요.

혼자 다른 강아지가 있네요.






얼른 달려가서 물어봅니다.

아니 위로해 줍니다.

너도 외톨이라서 슬프지 그 맘 내가 안다고 말이죠.

그랬더니 이 강아지는 자긴 슬프지 않다고 해요.

그냥 좀 튀는 게 더 좋데요. 자신감을 가지면 된데요.

그제야 주인공 강아지는 용기를 얻습니다.

자신이 외툴이였던 건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만든게 아니라

자기자신이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거죠.

안정된 자기와 같은 강아지들이 있는 세계를 박차고 다시 자신이 있던 곳으로

산넘고 바다건너 비행기 타고 다시 돌아옵니다.





모두 같은 모습으로 있던 강아지들이 돌아온 강아지를 쳐다봐요. 

고래를 돌려서 쳐다봐요.




그러더니 이 강아지를 환영해 주는 헹가래까지...

여기서 갑자기 좀 논리적 비약이...

이 강아지가 없어서 자신들이 무언가를 깨달았답니다.

남들과 다른 게 근사하다는 걸 이 강아지가 알려줬다나요.

사실 전 이 책에서 이 부분인 좀 마음에 안 듭니다.

조금 다른 모습의 강아지가 없어진 사회가 갑자기 밑도 끝도 없이

서로 다른 모습을 인정하는 사회로 나아간다는 게 너무 인과와 개연성이 없어요.




그렇게 해서 서로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회로 변한다는 마지막 결론은

좀 어거지로 맞춘 결론이지 않나 싶어요.

강아지가 자기 자신 모습 그대로 인정 받고 그것은 자신의 마음 가짐에 따라 다른 거라는

그 내면적 성장까지는 뭐 자연스럽고 재미있었는데 

마지막 전체 사회적 변화까진 작가가 좀 무리수를 두지 않았나ㅏ 싶습니다.

그래도 이 책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모두 같을 필요는 없다는 것과

어떤 상황이든 어떤 모습이든 자신이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걸

아이들과 이야기 나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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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꼬리 꼬꼬리 마음똑똑 (책콩 그림책) 48
키소 히데오 글.그림, 김지연 옮김 / 책과콩나무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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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꼬리 꼬꼬리

키소 히데오/ 책과 콩나무

꼬리가 길어지는 재미난 책이에요.




생쥐 꼬리가 길어진다면 어떻게 될까?

라는 가정으로 책이 시작됩니다. 

실제 꼬리가 길어진 것처럼 끈을 잡아 당길 수 있어서

놀이처럼 접근할 수 있는 책이에요.





책 면지에 생쥐의 긴 꼬리로 만든 이어진 선으로 만든 도형이 있어요.

아이와 함께 손으로 그려보기도 하고

꼬리로 할 수 있는 재미난 세계 지금부터 출발해 봅니다~




와~ 긴 꼬리로 하마의 썩은 이빨도 빼주네요.

본인도 빼 보겠다면 손을 가져가 꼬리를 잡아 당기는데...

아...이러다 끈 뜯어지겠...

말려줘야 합니다.





이번엔 생쥐가 긴 꼬리로 

목이 기다란 기린과 전화 놀이를 하네요.

아이와 함께 종이컵 전화 놀이 해야겠어요.




책에는 이 외에도 다양한 긴 꼬리 이용 방법이 나와요.

그 중 제 시선을 사로 잡은 것은 

바로바로 개썰매~~~

긴 꼬리로 친구도 도와주고 토끼도 구조해 주는 아름다운 장면들도 있지만

뭐니뭐니해도 신나는 일이 최고가 아닐까요?

물론 5세 아들이 제일 좋아한 장면은 아름다운 장면도, 신나는 장면도 아닌

꼬리로 차단기를 만든 장면이었어요.

차단기 홀릭인 넘이거든요.

뭐든 긴 거로 차단기를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는 분인데 그 부분에서 아주 빵~

격하게 공감해 주시더이다.




책의 뒷 표지는 긴 꼬리로 줄넘기하는 장면이 나와 있어요.

신체의 일부분...그니까 생쥐는 꼬리가 길죠. 
그 특징을 가지고 재미난 상상을 해 본 작가의 상상력이

재미있는데다 그 꼬리를 실제 끈으로 만져보며 놀 수 있게 만든 그림책이라 
무척 흥미로웠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책을 읽고 긴 끈으로 다른 놀이로 적용해서 해 보면 더 재미있을 것 같아요.

그 외에도 아이들이랑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신체 부위 중 어떤 부분이 
어떻게 변하면 좋겠는지 이야기 나눠도 좋을 것 같고요.

복잡하지 않은 그림 속에서 기발한 상상과 재미가 결합된 좋은 책 한 권이

엄마와 아이의 대화까지 풍성하게 해 주는 그런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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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Bag 섬에 가다
김완진 지음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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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G BAG 섬에 가다


김완진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에서 펴낸 책입니다.


제목과 표지가 주는 인상이 매우 강렬합니다.


액자에 담긴 듯한 그림은 한 사람의 뒷모습을 담고 있는데...큰 가방을 둘러메고 있고

호텔같은 곳에 들어가기 전인 듯합니다.


저 사람은 호텔에 들어가 당장이라도 쉬어야 할 것 같은 무게를 지고 있다는 게 느껴지는데요.


아마도 달이 뜬 시간적 배경때문에 더 그런 듯합니다.


그렇다면 

BIG BAG 섬에 가다에서 BIG BAG은 사람 이름일까요?

 






이런 궁금증을 가지고 책장을 넘겨 봅니다.


그런데 책 속 이야기에는 BIG BAG이라는 인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냥 한 노인이 나오고 그 노인이 늘 마시던 차 늘 나누던 이야기 늘 함께 하던 친구에게서


섬에 가보지 못하면 어른이 아니라는 놀림을 받고


어느날 섬에 가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로부터 사건이 시작됩니다.


그렇게 우연히 날아든 바다와 섬 사진을 보고


친구의 놀림에 발끈해서 여행을 시작하는 노인.


어딘가 노인과 친구의 대화가 치기어린 사춘기 아이들의 대확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어랏! 이것 보세요.


BIG BAG 을 든 노인이 길을 나서는데 불량한 친구들이 말을 겁니다.


친구보고 놀다 가래요. 


노인보고 친구래요. 


오호...여기서부터 점점 더 의심이 강하게 듭니다.


이 노인이 사실은 노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말이죠.


겉모습은 노인으로 그렸지만 실상 내면은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림책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저 불량불량한 아이들인  큰 베낭을 짊어진 노인을

 BIG BAG 이라고 불렀을 것 같단 생각도 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불량한 친구들의 파티를 거절한 노인이 길을 가다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제일 처음 만난 사람은 무너진 성벽의 문을 지키는 늙은 군인입니다.


난 다른 명령을 받지 못 했다고.


라는 의미없는 말만 되풀이하는 이 군인을 보니 고정관념과 선입견에 사로잡혀


허상을 지키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여행 길에 배가 고파 수프로 배를 채운 노인이


수프를 만들어준 주방장이 일러준 대로 산에 가 나뭇꾼을 만나고


수프를 주는 대신 지름길을 알게 됩니다.


거대한 나뭇꾼 앞에 노인은 아주 작고 초라한 소년 같습니다.





그러고 나서 노인은 섬에 가기 전 한 호텔에서 하룻밤 묵습니다.


표지에 나왔던 그곳이죠.


그런데 이 호텔에 있는 사람들이 노인을 말랍니다.


섬에 가봤자 좋을 게 없다


고생스러운 데 뭐하러 가냐


지금 여기가 다시 그리울 거다...


노인이 섬에 가는 길에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노인의 여행을 반대합니다.


섬에 가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노인의 표정 보세요 난감해 보입니다.


그런데 보셨나요? 노인 앞에 놓인 음식이 아이스크림입니다.


이쯤되니 이젠 '노인=소년'의 공식에 확신이 섭니다.





그리고 바다에 드디어 바다에 도착한 소년, 아니 노인이 


섬에 다녀왔다는 뱃사공의 무용담을 뒤로 하고 배를 한 척 얻어 타고 

노를 저어 앞으로 나아갑니다.


그래요 다른 이의 무용담은 아무리 들어봐야 간접경험이에요.


직접 가봐야지요.


남들이 아무리 말려도 직접 가 봐야지요.


그리고 저 배 보세요. 퀼트처럼 천을 잇대어 놓은 데다가 지퍼도 달려있고


노인의 배 앞에는 러버덕과 도너츠가...ㅋㅋㅋ 


얘야 너 어디가니?





이 책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아...무척 인상 깊습니다.


섬에 도착한 노인...BIG BAG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작아진 소년의 등에는 작은 small bag이 있습니다.


노인과 집에서부터 여행길 내내 함께 했던


파랑새와(새장까지 가지고 다니던 파랑새) 고양이가 소년의 곁에 있습니다.


그래요. 노인은 이제 드디어 자신의 진정한 내년 속 소년과 만나게 된 겁니다.


어느 것이 진짜 겉모습이고 어느 것이 진짜 내면인지...독자의 판단일 겁니다.


저는 파랑새와 고양이가 있는 작은 소년의 모습이 진짜 노인의 모습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외형상 진실이든 마음만 소년이든 말이죠.


이 책 서두에 작가는 이런 말을 적어 놓았습니다.


나에게 결혼은 마치 가 본 적 없는 미지의 섬을 찾아 헤매는 것과 같았다. 두려웠다.

그 낯설고 어색했던 여정의 기억들과 마주했던 사람들 그리고 내속에

또 다른 나의 모습들을 나의 머릿속 상상과 표현으로 새로운 옷을 입혀 이야기하고 싶었다.


작가가 써 놓은 이 말이 책을 다 읽고 나니 잘 이해가 되네요.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그림으로 아주 잘 형상화 한 듯합니다.


섬에 가 본 다는 것...진정한 외로움 진정한 자아와의 마주침이란 생각이 듭니다.


그런 통과의례를 거쳐야 한뼘 성장할 수 있는 것이겠지요.


섬에 가길 반대했던 수 많은 사람들과 험난한 여정 

그리고 거기에 가길 위해 짊어져야 했던 BIG BAG


그러나 섬에 닿으니 모든 것을 내려 놓을 수 있었던

BIG BAG 


                 BIG BAG 섬에 가다

는 많은 생각과 의미를 던져주었습니다.

작가는 결혼이 섬이었고 제게도 결혼이 섬이었습니다. 

그러나 육아는 아직 닿지 못한 섬인 것 같습니다.


BIG BAG 섬에 가다의 노인처럼 저도 언젠간 섬에 닿아

 BIG BAG 을 내려 놓을 수 있길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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