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모를 부탁해
곤도 후미에 지음, 신유희 옮김 / 북스토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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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미에 작가는 추리소설이 몸에 밴 작가가 틀림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모든 소설에 이렇게 추리소설의 요소를 집어넣으려 하지 않을 것 같다. 분명 청춘의 고민과 애견에 대한 갈등 등 힐링 소설의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는데 막바지에 긴박한 스토리를 넣어서 추리소설로 승화시킬 수 있을까? 언뜻 보면 이해가 되지 않을 수 있을 만큼 독특한 형식으로 쓴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소설은 아주 평범한 힐링 소설 같은 느낌이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하게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 그럼 이 소설은 힐링 소설일까? 추리소설일까? 추리소설이 갖춰야 하는 모든 요소는 갖춘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반전까지 넣어서. 그렇지만 사람이 죽거나 크나큰 범죄가 일어나진 않는다. 누구도 크게 다치지도 않고 그렇게 보면 범죄소설 혹은 추리소설은 아니다.

후속 편을 먼저 보고 전편을 봐서 주인공들이 어째 친근하게 느껴졌다. 왜 형사들이 그렇게 날카롭게 반응했는지. 어째서 그렇게 구리코는 노인에게 의지했는지 알 수 있었다. 재미있게 잘 쓴 책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작가의 글 솜씨게 흥미를 느꼈다. 역자의 말에 15년 만에 성공을 했다는 글이 있었는데. 왜 그때까지 큰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을까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작가는 애견임이 틀림이 없다는 생각이 [샤를로트의 우울]과 이 책을 통해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애견인들에 대한 심리 묘사가 좀 두드러졌다 생각했는데 단순 조사로 나온 결과는 아니지 싶다. 작가의 추리소설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다. 이렇게 맛만 낸 것이 아닌 본격 추리소설을 읽고 맛보고 싶다.

"그런데 말야. 아빠랑 엄마는 20년도 더 전부터 우리뒤치다꺼리를 해오신 거잖아. 처음엔 엄마 아빠 소리도제대로 못했는데 할 수 있게 되고, 혼자 힘으로 걸을 수있게 되고, 배변도 스스로 가릴 수 있게 되고, 그런 것들을, 하나 하나 단계를 거쳐 봐오신 거잖아." 고
"당연한 소릴."
밉살스럽게 대꾸했지만 일부러 못 들은 척했다.
"그러니까, 그런 두 분에게는 우리가 어떤 일을 척척잘 해내지 못한다고 해도 별로 특별한 일이 아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라. 다른 사람들은 잘 해내는 걸 잘못하고 뱅뱅 돌고만 있어도, 어쩔 수 없지 하면서 기다려주시고 있는 거 아닐까."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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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를로트의 우울
곤도 후미에 지음, 박재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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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전혀 예상 밖이었다. 설마 이런 스토리의 책일 거라고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 샤를로트가 개의 이름일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물론 줄거리도 보지 않고 책을 보는 내가 잘못한 것이긴 하지만. 작가의 글솜씨는 맛깔나게 잘 쓰는 것 같다. 저런 일상물을 가지고도 흥미롭게 글을 쓸 수 있다니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보통 저런 글은 에세이가 되기 마련인데 소설로 승화시켜 지속적인 흥미를 가져다주었다.

그럼 샤를로트는 왜 우울했을까? 놀랍게도 이야기는 단편으로 되어 있어 저 샤를로트의 우울은 단순히 여러 이야기 중 하나에 지나지 않았다. 정말 간단한 이유로 우울했고 별 일 아니었다. 여기 나와 있는 모든 소설의 내용이 다 별 일은 아니다. 이렇게 별 일 아닌 이야기로 한 권의 책을 쓸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에세이도 아니고 소설책을 말이다.

작가는 분명 애견인일 것이라 생각된다. 개의 습성에 대해서 자세히 적어 놓은 것이 단순히 자료 조사로만 쓴 글이 아닐 거란 생각이 들었다. 애견인들이라면 충분하게 재미있다고 느껴지지 않을까? 아쉽게도 난 그다지 개를 좋아하지 않기에 심드렁하게 읽었다. 보다가 중단하지 않은 건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중간중간 흥미로운 요소들을 넣어 긴장감을 주어 계속 잘 읽을 수 있었다.

그것마저 없었으면 보다가 말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딱히 인상에 남는 구절도 없고 그냥 애견일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라서. 글은 재미있게 쓰고 흡입력은 있지만 소재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도 않고 흥미를 일으키지도 않았다고 할까? 뭐 그랬다.

둘 중 누구의 말이 옳은지는 또 다른 문제가 일어나지않으면 모르는 일이라, 일단 그만두기로 했다.
그저 마당에서 햇볕을 쬐고 있는 샤를로트에게, 나는 매일 말해준다.
"네가 어떤 아이라도 사랑해." - P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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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을 부탁해
곤도 후미에 지음, 신유희 옮김 / 북스토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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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다른 책을 읽을 때 특이하게 추리소설 쓰는 작가라는 이미지가 머릿속에 강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소설의 내용이 뭔가 있다는 생각이 자꾸 들게 하였다.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그런 느낌이 계속 들었는데 정말 대단하게도 청춘 소설이었다. 왜 나는 계속 이 책이 뭔가 마지막에 있는 반전 소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을까? 지금 생각해도 참.

처음부터 끝까지 청춘의 한 모습을 계속 보여줬는데 뭔가 있다는 생각을 끝까지 버릴 수 없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면 작가의 술수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작가는 뭔가 계속 있다는 뉘앙스를 보였다. 내가 착각하는 것인지 진짜 작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찌 되었든 난 깜빡 속았다.

다른 작품에서도 느꼈지만 작가는 흡입력 있는 글을 잘 쓴다. 속았든 속였든 계속 글을 쳐다보게 만든다. 뭔가 있다고 생각하고 어떻게 진행될까 계속 생각하게 만들었다. 분명 청춘 소설이지만 전개는 추리소설 같았다. 미스터리 한 일이 중간중간 생기지만 글의 전개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작가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방식이 놀랍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가의 다른 소설도 보고 싶어졌다. 후미에는 천상 추리소설 작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다른 장르의 글에서도 추리소설의 향기가 나도록 글을 쓰지 않을 거라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제는 의상 디자인과 관련된 일을 하는 것도아니고 앞으로 다시 그런 일에 종사할 수도 없을 것같고요."
"그야 모르지. 게다가, 비록 그 분야에서 일하지 않더라도 뭔가 다른 곳에서 유용하게 쓰일 데가 있을 거야. 배워서 쓸모없는 건 없어. 쓸모가 없었다면 그건 스스로 유용하게 쓰려는 마음이 없었기 때문이지."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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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멋진 인생이라니 - 모리가 화요일에 다하지 못한 마지막 이야기
모리 슈워츠 지음, 공경희 옮김 / 나무옆의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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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보지 못하고 책을 봤는데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후속 버전인 줄 알았다. 모리 교수의 미출간 원고일 거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작가가 글로 위대한 인물이었다면 많은 감명이 있었겠지만 글로 보단 말로 유명해진 인물이라 글을 보면서 썩 재미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던 모리가 기억을 잃어 가면서 말로 감동을 전했는데 멀쩡했을 때의 모리 교수는 평범한 교수 중 한 명에 불과했던 것이 아닐까 했다.

나이 듦에 대해서 담담히 서술하였는데 그런 종류의 책은 제법 많은 편이라 감동적이진 않았다. 그냥 평범한 자기 개발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래간만에 그때의 감명을 다시 느낄 수 있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책을 봤으나 평범한 책으로 끝난 거 같아 아쉽다.

할 일이 넘치는데 시간은 부족한, 바쁜 생활이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면 속도를 늦추는 법을 배우자. 할 일이 너무 적어 생활이 느리고 덤덤하다면 속도를 높여보자.
집착하지 말고 신중하게 자신을 보살피자. 몸에 적당한 음식, 휴식, 운동, 맑은 공기가 공급되는지 확인하자. 감정적으로해롭고 파괴적인 상황을 피하자. 특정 집단이나 분위기가 불안이나 자괴감을 일으킨다면 다른 곳에서 다른 집단과 함께해보자.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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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일기
권남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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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소설을 읽다 나랑 맞네 하고 역자를 살펴본다.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르겠다. 역자를 주의 깊게 보는 편인지 아니면 별 관심이 없는지. 나는 주의 깊게 보는 편이다. 요즘 소설류에서는 거의 영미 소설을 읽지 않기에 주로 소설은 주로 일본책이다. 지금 나오는 책들 중 영미 소설은 나랑 감성이 나랑 맞지 않는다고 할까? 살면서 느끼지만 요 부분은 나랑 맞고 요 부분은 나랑 맞고 하는 나라들이 있다. 요즘 소설류는 일본소설이 맞았다. 아기자기한 맛이 나랑 맞나 보다.

일본 소설을 읽다 재미있네 하고 역자를 보면 많이 보이는 이름이 권남희 작가다. 한동안 일본 소설 역자는 이 분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했었다. 물론 당연하게 아니라는 것도 알지만 말이다. 역자에 따라 소설의 재미도 왔다 갔다 하는데 역자들도 본인의 취향에 따라 책을 고를 것이니 영 읽을 책이 없을 땐 역자를 보고 따라갈 때도 있다. 권남희 작가의 쓴 책이라 하면 믿고 보는 셈이기도 하다.

이 분은 번역만 하시나 하고 찾다가 에세이 쓴 것을 보았다. 그렇게 작가의 에세이 책 두 권을 읽고 나랑 감성이 맞는 사람이네 하고 웃었다. 그런 작가가 최근에 또 에세이를 출간한 것을 보고 냉큼 찾아 읽었다. 역시나 재미있었다. 스타벅스하면 오늘의 커피 말고는 잘 먹지 않던 내가 스벅이나 갈까 하고 살짝 마음이 동했을 정도이니 참 맛깔나게 글을 쓰지 않았을까?

스타벅스에 대한 책은 참 많다. 대부분 어떻게 성공했느냐에 대한 책이 주를 이룬다. 이렇게 스타벅스 일기를 작성한 사람은 드물지 않을까? 꼬박꼬박 본인이 시킨 음료 이름도 기록하고 말이다. 이 정도면 병이다 병. 스타벅스가 추구해 온 문화를 잘 사용하는 사람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와서 마시고 적당하게 문화도 만들어주는 그런 모습 말이다. 한두 시간 가볍게 일하고 거점을 중심으로 성장 방정식을 만들어 놓은 스타벅스의 전략대로 충실하게 사용하고 있는 멋진 소비자. 스타벅스 전략팀에서 보면 뿌듯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느꼈지만 역시 작가의 스타일은 나랑 맞는 것 같았다.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이 들 때 번역가에서 권남희를 치고 읽지 않은 책을 골라 읽어도 언제나 성공적인 독서가 되지 않을까 다시금 생각해 본다.

결국 스타벅스에서 나와서 다음 코스인 도서관에갔다. 자료도서를 빌리러 간 길에 에세이 코너를 둘러보았다. 제목들이 대동소이하다. ‘너는 괜찮아‘ ‘너는훌륭해‘ ‘하기 싫으면 하지마‘ ‘네가 제일 소중해’ 위로하고 또 위로하여 위로받다가 멀미 날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위로가 많이 필요한 세상이어서겠지. 위로에는 책보다 고기와 돈이 직방이라던데.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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