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너를 생각해 아르테 미스터리 2
후지마루 지음, 김수지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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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마루의 소설
이 작가의 제목들이 이렇다. 이건 연애 소설이다 이런 생각이 드는 타이틀을 내세운다. 더 많은 판매 부수를 노리고 한 것인지 아니면 원래 이 사람 스타일이 그런지 그건 잘 모르겠다. 어떤 생각으로 지었는지는 모르나 언뜻 보면 오글 거리는 연애 소설이겠거니 하고 생각할 법한 제목으로 책을 쓴다.

전작 소설인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도 그렇고 그런 훼이크를 한 후 다른 내용으로 지면을 채운다. 이야기를 풀어 나가는 방식도 판타지를 섞었기 때문에 가벼운 라노벨 정도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만 보기엔 다소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가벼워 보이지만 그 속에 생각할 이야기들은 제법 있어 가벼운 마음으로 흐음 하면서 보게 되는 책? 이런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세상에 마녀가 있다면
작가는 판타지 요소를 하나 넣는다.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에서는 사신이라는 판타지를 넣었다면 이번 작품인 [가끔 너를 생각해]는 마녀라는 요소를 넣었다. 세상에 마녀가 존재한다. 단, 그 마녀들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줘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다. 물론 그 사명이 죽을 때까지 지켜져야 하는 것이 아닌 마법 도구 6가지의 쓰임이 있을 때까지만 사명을 갖고 있으면 된다.

즉, 마녀의 도구라는 것은 세상 사람들의 행복과 나의 행복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제한이 걸려 있는 마법 도구는 사실 쓸모가 없다. 거기다 일생에 한 번만 사용할 수 있다니 사용자가 정말 그 마법의 도구가 진짜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 진위도 의심할 법하다. 그렇지만 소설이니 그런 고민은 가뿐히 날려 보냈다. 뭐 믿는다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세상을 행복하게 해줘야 하는 사명을 갖고 있는 마도구지만 결국은 본인을 위한 도구다. 마녀들은 마도구들을 자아 성장의 도구로 사용하게 된다. 마녀의 후손들은 인생의 가장 힘든 시기에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훌륭한 유산들을 물려받은 것이다. 물질적인 것을 물려받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저런 정신적인 유산을 물려받는 것도 썩 나쁜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성장소설
라노벨로 취급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 이유가 이 책에서 보여주고 싶어 하는 것은 단순히 판타지로 말초신경을 자극하여 흥미를 이끌어내는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는 거다. 어느 정도 재미는 확보하지만 단순히 재미만 보여주고 싶어 한 것 같지는 않았다.

주인공의 나이가 성장 소설이라 하기엔 제법 성장했지만 내면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어른이 된 사람이다. 어른이라 해봤자 아직 제 몫을 다 할 수 있는 독립인은 아니고 대학생일 뿐이지만 말이다. 몸만 컸다고 어른은 아니다. 여기서 주인공은 정말 어른으로 유년기의 상처를 극복하고 어른이 된다.

어른이 된다는 것에 부정적인 의미가 많다. 어릴 때의 순수함을 잃어버린다던가 아니면 착하지 않다는 의미가 강하다. 뭐 돌아갈 수 없는 시절에 대한 그리움으로 유년기의 모습을 애틋하게 그리는 것은 이해하지만 뒤만 돌아보며 산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바람직한 일은 아니다. 어른이 되어야 하는 시점이 되었을 때 어른이 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생각한다.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지금이 딱 좋아. 특별히 나를희생하는 게 아니야. 마도구의 힘이 끝나는 순간이 정령이떠날 때야. 불로불사의 몸이 되지 못한 나는 마도구와 마녀의 힘으로 이 세상에 머무를 수 있었어. 네 얼굴을 보면서 작별 인사를 하고 싶었지만 그런 호사는 바라지 않을게. 여기가 나의 종착점이야. 이 무대를 마지막으로 난 떠나는 거야. 시즈쿠, 고마웠어. 지금까지 옆에 있어줘서." - P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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