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와의 편지 리틀씨앤톡 그림책 28
임어진 지음, 신진호 그림 / 리틀씨앤톡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파트폰과 메일등 손가락 터치만으로 언제든 소통이 가능한 현실이기에

이 책은 더 특별하게 다가온다.

우리가 당연하게 쓰는 문명의 도구를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의 주인공 다와와 할머니는 그런 문명의 혜택에서 조금 빗겨난 사람들이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 스며든 이방인의 문화를 통해 우리가 문명에 기대어

잃어가는 그리움의 정서를 서정적이고 몽환적인 아름다움으로 풀어내었다.

할머니의 그리움을 실어 나르는 새매, 낙타, 원숭이, 고양이를 통한

기나긴 여정은 이국적 풍경과 함께 애틋한 이야기로 승화된다.

먼 옛날 실크로드는 단순히 교역만을 위한 여정만이 아니었다.

그 속에 깃든 애환과 사연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가 파생되었고

그 이야기들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고

상상력을 발휘하게 되면서 인류는 문화, 예술, 철학등

다방면에서 소통의 지평을 넓혀 갈 수 있었던 거다.

손가락 터치로 손쉽게 목소리를 주고받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러한 소통에는 한계가 있게 마련이고 우리가 잃어버린 정서는

그보다 훨씬 많을 것이다.

할머니의 그리움에서 비롯된 기나긴 여정은

이승에서의 할머니 생의 마지막 여정이기도 하고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신화의 세계이기도 하다.

오늘날 단순한 편리함에 기댄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이 책은 그리움이 빚어낸 현대판 신화로 승화했다.

정말 오래도록 긴 여운이 감도는 아름답고도 슬픈 이야기다.

 

 

할머니는 다와에게 편지를 전해줄 방법을 떠올리다가 옛 조상신들이 오래전 부터 섬겨 온 전령, 새매를 불러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야기가 사는 숲 낮은산 작은숲 21
임어진 지음, 홍선주 그림 / 낮은산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신화 같은 분위기의 이 책은 영상매체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종이책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아이들 눈높이 맞춰서 이야기를 의인화시킨 접근방식도 절묘하다. 작가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 착안했다고 했지만, 동양적 신비스러움을 살린 신화적 요소를 강화해 색다른 분위기의 이야기로 창작해 낸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기존의 잘 알려진 이야기가 어떻게 거듭날 수 있는지 보여준 좋은 사례로 작가의 내공이 엿보인다. 이야기라는 소제를 잘 활용해 큰 줄기가 되는 서사와 곁가지가 되는 이야기들을 유기적으로 잘 엮어 내었다. 그런 면에서 쫓겨난 이야기들이 나무가 되어 숲을 이룬다는 설정은 아주 탁월한 발상이었다고 본다. 중심이야기가 구전되면서 살이 붙고 다양한 버전으로 발전해 나가는 이야기 특유의 특성을 잘 반영해 이미지화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과정이 마치 나무가 가지를 뻗어 큰 아름드리나무로 성장하는 과정과 흡사하기 때문이다. 나무에 깃드는 들짐승과 날짐승, 그늘에 쉬어가는 사람들까지 골고루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이렇듯 이 책은 이야기의 속성을 잘 파고든 발상과 구성 외에 깊이 있는 서사를 상징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로 녹여내어 정서적 여운을 크게 살렸다. 종이의 원료가 나무라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얼마 전 한 작가가 인류사에 종이만큼 완벽한 발명품이 없다고 한 말이 생각난다. 종이는 보존만 잘하면 천년을 가는 데 비해 최근의 디지털 기기는 계정이 바뀌거나 모델만 바뀌어도 접근할 수가 없다. 말 그대로 저장되어 있던 데이터와 정보가 순식간에 증발할 수 있다는 거다. 현세에서도 그러니 천년 후의 후세는 말해 무엇하랴. 우리는 각종 스토리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책에 담겼던 이야기들은 빠르게 영상매체로 전환되면서 시각적 이미지로 변모하고 있다. 그 와중에 같은 이야기라도 독자 개개인이 누렸던 상상과 이미지는 증발해 버렸다. 획일화된 이미지에 갇혀 개별적 상상력은 뻗어 나갈 길을 잃은 이 시대에 종이책이 갖는 의미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고 본다. 요즘 책이 잘 안 팔린다고 한다. 점점 더 안 팔릴 거라고도 한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 이 책은 독서야말로 이야기를 지키는 길이라는 것을 일깨워 준다. 책을 가까이하는 어린이 독자야말로 이야기의 수호자라는 것을…….

책은 사람들이 자주 매만져 손때가 묻었다. 그럴수록 이야기는 행복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야기가 사는 숲 낮은산 작은숲 21
임어진 지음, 홍선주 그림 / 낮은산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야기의 속성을 잘 파고든 발상과 구성 외에 깊이 있는 서사를 상징적이고 신비한 분위기로 녹여내어 정서적 여운을 크게 살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친구 집은 켄타 별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12
윤혜숙 지음, 윤태규 그림 / 리틀씨앤톡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실컷 잘 수 있고, 시대를 넘나들며, 도깨비 친구와도 어울리고
지구가 아닌 먼 우주로 확장되는 세계 속으로 이끌며 아이들의 삶을 응원하는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친구 집은 켄타 별 리틀씨앤톡 모두의 동화 12
윤혜숙 지음, 윤태규 그림 / 리틀씨앤톡 / 2019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언제쯤 아이들은 실컷 놀게 될까?

그런 세상이 오기나 할까?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요원한 일처럼 여겨진다.

요즘 아이들을 볼 때마다 참 미안한 생각이 든다.

우리는 어쩌자고 아이들이 사는 세상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을까?

요즘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할 때마다

요즘 아이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든다.

경쟁적으로 내몰리는 아이들이 불쌍해서다.

이 책은 그런 아이들에게 숨통을 틔워 준다.

각각의 단편들은 따지고 보면 생활밀착형 판타지다.

늘 똑같던 일상 속의 작은 틈바구니

그 틈을 비집고 작가는 아이들을 슬며시 잡아끈다.

여기 와 보라고.

낯선 장소, 시간, 친구의 모습으로 다가와

평범하고 지루한 일상에 특별한 양념을 친다.

마치 맛깔스러운 음식이 요리되는 것처럼

능청스러운 이야기 속에 녹아든 아이들의 일상은

독특한 맛과 향을 지닌 나날로 변모한다.

실컷 잘 수 있고, 시대를 넘나들며, 도깨비 친구와도 어울리고

지구가 아닌 먼 우주로 확장되는 세계 속으로.

그렇게 오늘 하루도 잘 견뎌낸 아이들의 삶을

따듯하게 응원해 주는 책이다.

황당한 이야기라서 거짓말은 다 아니고 거짓말로 감추고 싶은 비밀도 있는 거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