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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미네 김밥이 억울해
신이나 지음, 박현주 그림 / 찰리북 / 2021년 1월
평점 :
*김밥이 억울하다니! 사람도 아닌데?
요즘 핫한 이슈인 가짜 뉴스를 가지고 맛깔스러운 이야기로 둘둘 말았다.
마치 제목에 등장하는 김밥처럼 말이다.
제목부터 절묘하다. 김밥이 억울하다니! 사람도 아닌데?
의인화 동화인가 싶지만, 전혀 아니다. 정통 아동소설에 가깝다.
다 읽고 나면 현 세태를 풍자한 제목에 절로 무릎을 탁! 치게 된다.
*대박과 쪽박의 롤러코스터
평범한 가게였던 영미네 김밥집은 레퍼 제후가 다녀간 후 신곡을 발표 하면서
소위 대박을 치게 된다. 본의 아닌 스타 마케팅 덕을 톡톡히 본 셈인데…
그 유명세가 부메랑이 될 줄이야!
오해에서 비롯된 헛소문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확대 재생산되면서 타격을 받게 된다.
롤러코스터와 같은 대박과 쪽박 사이에서 영미와 둘도 없는 친구 세미관계도 금이 가게 되고 어떻게든 영미와 관계회복을 하고 싶었던 세미의 고군분투가 시작된다.
*오지랖 촉새의 활약
세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은 점점 꼬여만 간다. 그런데 오지랖 촉새 역할로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하던 준오가 뜻밖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데…….
좌충우돌 코믹 소동극 같은 이 이야기는 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는 현 세태를
풍자하면서도 제법 묵직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뜻밖의 반전에 담긴 교훈
유명 맛집도 아닌 영미네 김밥집이 하루아침에 대박 나게 된 이유가
레퍼 제후의 의도된 이미지 연출이었다는 후일담을 비롯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과 증폭된 소문으로 인해 쪽박 위기에 빠지는 일련의 과정
모두는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에게 미디어의 힘과 허상, 그 위험성에 대해
효과적으로 짚어 준다.
*미울땐 입조심 손 조심
학교 과제인 ‘사실과 의견’ 주제 발표를 통해 오해를 풀고자 한 세미의 노력은
엉뚱한 반전으로 비록 무산 되지만, 작가는 악의 없던 가해자 준오로 하여금
결자해지하게 하는 방식을 택하면서도 ‘미울 땐 입조심, 손 조심.’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주인공들의 심리를 반영해 빨강과 파랑을 주조 색으로 한 세련된 삽화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조심’이란 단어의 또 다른 묘미를 맛 볼 수 있는 것은 덤이다.
재미와 교훈,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이야기라는 점에서
오랜 기간 어린이 책을 만들어온 작가의 만만치 않은 내공이 느껴졌다.
제목에 등장하는 뜻밖의 이름으로 인해 개인적으로 뭉클한 감정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