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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생엔 무조건 엄마 편
김이경 지음 / 샘터사 / 2025년 8월
평점 :

#도서협찬 #다음생엔무조건엄마편
『“엄마.......”』 _ 글을 시작하며.. (프롤로그)
첫 장의 첫 글자부터 눈시울이 붉어진다.
이런.. 한 밤 중에 읽기 시작한 책이 벌써 새벽녘이다.
다들 깊은 잠에 빠진 가운데 나는 책을 읽으며 혼자서 훌쩍였다.
얼마 만에 책을 펼치면서 이렇게 울어보았을까.
그것도 첫 장부터......
새벽바람에 코가 막히는 건지, 눈물 때문에 코가 막히는 건지 아무도 모른다. 나도 모른다. 아니. 모르고 싶다. 나름 이성적인 극T과 사람인데.. 역시 밤과 새벽 사이의 감정은 그 누구도 이겨낼 수 없나 보다.
처음에 [다음 생엔 무조건 엄마 편]을 읽으면서 난 하나의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엄마 스스로 목숨을 버리셨어......”』 _ ‘왜? 왜지? 도대체 왜? 왜? 무엇 때문에? 설마..‘
고작 그 생각 하나가 한 줄기의 눈물이 되어 돌아올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한 채 말이다.
엄마 나이 향년 82세.
글을 읽다 보면 엄마가 어떤 분이셨는지 너무 잘 알겠다.
밝고, 씩씩하시고, 사랑스러우신 분. 따뜻하고, 서로를 아낄 줄 아시고, 남편에게 사랑받는 그런 분. 자식들 또한 그런 부모님 밑에서 자라 사랑이 무엇인지 아는, 정말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남 부러울 것 없는’ 그런 분이셨다. 그런데 왜.. 그런 아픈 선택을 하셨을지 정말 너무나도 궁금하였다.
사연을 보다 보니, 아마도 연세가 있으신데 갑작스런 사고와(경미하다 하더라도) 충격, 그리고 병원에서의 무언가가 극도의 불안 증세를 불러일으킨 것 같았다. 이 모습에 작년에 돌아가신 우리 시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우리 시할머니도 이 분보다 조금 나이가 많을 뿐이었다. 그런데 몇 번의 넘어짐으로 손목을 다치시고, 팔을 다치시고, 허리를 다치시면서 제때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고, 뒤늦게 수술을 하시면서 기력이 많이 쇠하셨다. 끝내는 섬망 증상을 보이기까지 하셨다. 그렇기에 저자의 어머님의 모습이, 그리고 상황이 너무나도 이해되고, 공감이 되면서 더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그래도 이런 아픔을 엄마와의 사랑했던, 행복했던, 그래도 가끔은 짜증나고 속상했던, 그 모든 추억들을 하나하나 꺼이꺼이 꺼내면서 나름의 방식대로 이겨내고 있었다. 엄마의 죽음을 슬픔이 아닌 ‘기꺼이’ 받아들으려는 커다란 용기를 내고 있었다. 눈에선 눈물을 짜내고 있을지언정 그래도 나름 남아있는 아버지와 형제들과 살아 보려고 부단히 애쓰고 있다.
그 시절 딸로 태어났다. 그것도 두 번째 딸, 그리고 막내가 아들. 맏며느린 엄마에게 나는, 그리고 가족들에게 나는 정말.. 서러움 그 자체였다. 저자는 그런 저를 못난이라 칭하기까지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이사와 엄마가 집에 계시게 되면서 자신 또한 챙김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이른 독립으로 그리 오래는 아니었지만 그 기간만큼은 더 없이 행복했으리라.
“미역국은 먹었나?” 라고 하며 나의 생일을 챙겨주던 엄마. 산달이 올 때면 온 몸이 아파 힘들어 하셨던 엄마. 저자는 배 아파 제 자식을 낳아보지 않아 알아주지 못한 미안함이 절실하게 느껴졌다.
나도 한 여름과 약간의 추워지기 시작할 때 아이 둘을 낳으면서 죽을 고비도 넘기고, 산후가 엉망이어서 지금도 아이들이 태어난 달이거나 그 전부터 온 몸이 끊어지듯 아파온다. 그런 마음과 힘듦은 각자의 자식을 낳고 키워봐야 진정 엄마의 마음을 알아주리라. 그래도 또 제 자식 낳으면 부모가 아니라 자식한테 사랑이 가더라. 이래서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하나 보다. 정말 자식은 부모의 짝사랑 대상인 것 같다.
저자는 이렇게 엄마와의 추억을 하나하나 더듬으려 이야기를 이어 내려간다.
울다가 울다가, 아무리 행복한 일에도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괜히 이 새벽녘만 탓하는 나 자신을 보며 더없이 웃긴다.
우리의 삶은 시작도 끝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
‘시작은 있으나 끝은 없다._시작은 아나 끝은 모른다.’
그렇기에 우리는 언제나 말해야 한다. 항상 표현해야 한다. 매일 속삭여야 한다.
그렇게 서로에게 살아갈 힘을 불어 넣어 주어여 한다.
함께. 끝까지 함께 하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