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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도깨비 편의점 2 ㅣ 특서 어린이문학 13
김용세.김병섭 지음, 글시 그림 / 특서주니어 / 2025년 11월
평점 :

#도서협찬 #25기도깨비편의점
『25시 도깨비 편의점 2』는 어둠과 빛, 현실과 환상이 만나는 아주 특별한 공간의 이야기다.
하루의 끝, 아무도 모르는 ‘25시’라는 시간이 찾아올 때, 그때에만 문을 여는 신비한 편의점이 있다.
그곳에는 인간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두 도깨비, 비형과 길달이 있다.
비형은 편의점의 점장이다.
겉보기엔 무심하고 냉정해 보이지만, 그의 눈빛 속에는 오래된 외로움과 상처가 숨겨져 있다.
길달은 그런 비형의 곁을 지키는 조수이자 친구 같은 존재다.
그는 언제나 유쾌하고 장난스럽지만, 상처받은 아이 앞에 황금 카드를 살짝 흘리며 ‘25시 편의점’으로 초대하는 따뜻한 안내자이기도 하다.
이번 2권에서는 비형과 길달의 이야기가 조금 더 깊어진다.
이야기의 중심엔 각자 다른 상처를 가진 아이들이 등장한다.
누군가는 부모의 기대 속에서 자신을 잃어가고, 누군가는 친구의 말 한마디에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다.
그 아이들이 ‘25시 편의점’에 찾아오며, 비형과 길달은 그들의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져 준다.
하지만 이 편의점이 단순히 마법처럼 문제를 해결해주는 곳은 아니다.
이곳은 아이들이 스스로의 마음을 마주하게 만드는, 그리고 진짜 용기를 꺼내게 하는 ‘마음의 공간’이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도깨비가 등장하는 판타지 속에서도 이상하리만큼 현실적인 따뜻함을 느꼈다.
비형과 길달은 인간이 아니지만, 그들의 대화와 행동은 너무나 인간적이다.
그들은 아이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듯했다.
“마음이 아프다고 해서 부서지는 건 아니야.
그 아픔을 바라보는 순간, 이미 너는 다시 시작하고 있는 거야.”
이 책이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도깨비 이야기’라서가 아니다.
읽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나도 저 편의점의 손님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마음, 말하지 못한 슬픔을 안고 사는 사람이라면 ‘25시 도깨비 편의점’의 불빛이 유난히 따뜻하게 느껴질 것이다.
책을 덮고 나서도 오랫동안 마음에 잔잔한 여운이 남았다.
이 이야기는 결국 ‘마음의 치유’에 관한 이야기이고, ‘누군가를 돕는다는 건 그 사람을 대신해주는 게 아니라, 그가 스스로 다시 일어설 수 있게 기다려주는 일’임을 알려준다.
비형과 길달의 존재는 바로 그 기다림의 상징처럼 느껴졌다.
『25시 도깨비 편의점 2』는 판타지의 옷을 입고 있지만, 그 안에는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이 담겨 있다.
상처받은 사람, 외로운 사람, 그리고 다시 웃고 싶은 사람에게 이 책은 말없이 다가와 따뜻하게 손을 내민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이야기’가 아니라, ‘위로’라고 부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