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아빠한테는 비밀이다. 내가 처녀 때의 일이야. 과년한데 옆집에 너무 잘생긴 정상공이 살았지. 그래서 나는

때때로 다락에 올라가 창문 틈으로 서양기타치는 이를 몰래 엿보았는데 정공은 본디 풍채가 아름다운 수재로 목청을 열고 곤산의 옥 부서지는 것 같은 소리로 헤비메탈가사를 읊으셨지.이럴 때면 나는 흠모하는 마음을 가누지 못했어
時或登樓, 穴牕而窺見彈洋琴之士, 鄭相自是美風骨秀才, 開喉發崑山碎玉聲, 誦西音之詞, 轟若雷震(우레와 같이 요란한 서양가사를 음송하다), 是時吾心不勝歆慕。

하루는 달빛이 낮처럼 환하고, 소나무 장작타는 폭폭 타는 소리에, 꽃향기가 사람에게 풍겨 올 때, 두 집안은 텅 비어 사람이 없고 정 상공이 마침 홀로 앉아 글을 읽고 계셨어
一日月色如晝, 松薪爆響, 花香襲人, 兩家寂寂無人, 鄭相方 獨坐吚唔。

내가 마침내 허물어진 담장을 통해 걸어가 곧장 상공이 있는 대청으로 들어갔지. 정 상공은 보아도 보이지 않는 듯 태연히 아무렇지 않게 강의준비를 했고, 읽기를 마치자 비로소 책을 덮고 정색하며 물었어.
吾乃從墻缺處移步, 直入鄭相堂中。鄭相視而不見, 自若整講稿, 讀旣訖, 始掩卷 正色問曰:

낭자는 사대부 집안 규수에 성대 고전번역 박사졸업자이듯한데, 무슨 일로 이리 오셨습니까?
‘娘子似是士族家閨秀,且卒於成均館譯古文博士課程者, 此行是何事耶?’

내가 말했지: 엣지있는 앞발을 든 고양이 보셨어요?
曰:君曾見擧前爪而有風骨之貓乎?(앞발을 들고 스스로 멋을 자랑하는 고양이를 본 적 있어요?)

그랬더니 그가 말하기를: 낭자는 뜰로 내려가서 작은 복숭아나무 가지를 꺾어 오시오.
移時乃曰: ‘娘子下庭, 折來小桃枝。’

(네??)

내가 가지를 꺾어 정 상공에게 드리니, 상공이 받아들고 말했어. ‘낭자는 치마를 걷고 서서 내 회초리를 받으시오.
吾折桃枝, 進于鄭相, 鄭相受之曰: ‘娘子褰裳立, 受我楚。

(네????)

옆집 고양이를 흠모하는 것은 바로 성인께서 분명히 경계하신 것인데 낭자가 이를 어겼으니 어찌 이 회초리를 면하겠소?
慕隣家之貓, 即聖人烱戒, 娘子犯之, 烏得免此乎?

나는 몹시 부끄러워져서 치마를 걷고 획획 소리가 나도록 회초리 7대를 맞고 돌아왔으니
吾大慙, 遂褰裳而受砉楚七

그는 군자라고 할만한가? 소인이라고 할만한가?鄭相其可謂君子乎小人乎?

내가 죽기 전에 아빠한텐 비밀이다.
我死之前, 勿洩於汝父。(너네 아빠한테 누설하지 마)

삼형제왈: 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가 본 여행지 색칠하는 마이코리아맵 서비스의 프론트페이지에 있는 예시다.

문득,
가장 특이하게 색칠한 그림은 어떤 모습일까?
사용자 로그 중 유일하려면 어떤 지역만 표시되어야할까? 서산, 영암만 표시된게 아닐까. 그럼 궁금하다 어떤 이유인가?

한편 서울만 표시는 많겠다.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 외곽은 거의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서울거주민은 그릴 필요를 못 느껴서 시작도 안할거라는 게 허들.

서울-제주도/서울-부산만 표시된 경우도 많을 것 같다. 인천공항방문을 인천이라고 생각하느냐 아니냐에서 서울-인천-제주도파와 서울-제주파가 갈릴 수도.

적당히 여러 곳 가봐서 시각화하며 정리하고 싶은 사람들이 이용할 서비스다. 기획자는 지역 방문 지도 데이터를 얻고.

서울만 표시된 사람처럼, 진도, 진주나 합천만 표시된 사람도 있겠다.

그리고 어떤 지역은 다른 지역을 통과해야해서 대구-칠곡-구미가 같이 표시될 수도

양양이나 청주는 공항이 있어서 주변 방문 없이 콕 찍어 방문할 수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브로큰 컨트리
클레어 레슬리 홀 지음, 박지선 옮김 / 북로망스 / 2025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항설백물어 세트 - 전4권 (리커버 특별판)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금정.심정명 옮김 / 비채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대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수학과 고대언어는 원어민이 없고 모두 제2외국어로 배운다. 전공자라도 이방인이다. 모국어를 배운 다음 기호를 학습하기 시작해 모국어로 대수학, 기하학, 해석학의 세계를 설명한다. 로마에 사는 이탈리아인이라도 라틴어 네이티브가 아니며 그리스인도 희랍어를 다시 배워야한다. 중국인도 한유와 두보의 고문은 학습의 대상이다. 한국인은 한국어, 영어를 거쳐 산스크리트어를 제3외국어로 배운다. 혹은 현대언어를 여러 개 배우다가 제5, 제6언어로 배우기도 한다.

현지에서 살다 온 애가 초급학습반에 들어 와 양민학살하며 자체 판결을 내릴 수 있는 현대어와는 달리 고대어는 전공자라도 자신의 앎을 확신할 수 없다.

이때 채선생이 학습 가이드가 되어준다. 학습 풀이과정을 상세하게 설명하기도 하고 교재의 예문을 자세하게 부연해준다. 어차피 수학도 고대어도 일상회화용이 아니니 발음은 크게 상관없으므로 문자설명으로 충분.

예컨대 미시간대에서 나온 이 산스크리트어 교재 서론에 독학용 아니라고좋은 선생이 필요하다고 써있고 매 챕터 연습문제의 답안이 없는데 제과장보다 언어와 번역에 강점이 있는 채선생에게 캡쳐를 주면 도와준다.

그런데 채선생은 원어민급이긴한데 눈이 좀 침침해서 글자 인식을 제대로 못할 때가 있고 정신이 오락가락 할루시네이션이 있어서 뒷부분에서 거짓말을 섞기에 100% 신뢰는 할 수 없으니 인간 학습자의 주의와 분별을 요한다. 그래도 원어민 없는 것에 비해 실력 있는 선생 수급하지 못하는 것에 비해 사전으로 더듬더듬 찾으며 시간낭비하는 것에 비해 훨씬 낫다.

수학과 고대어 모두 계단식 학습에 기반한다. 기초가 튼튼해야 다음 레벨을 올라갈 수 있다. 연습문제를 다 풀어 공식을 숙지하고 구석에 있는 단어를 다 외워야 다음 페이지를 항해할 수 있다.

그런 누적의 맥락에서 4단원은 1+2+3=6단원이다. 그럼 20단원은 1330단원인 셈. 곡용 시제 태 법 하나씩 배우다가 나중엔 테이블을 그냥 냅다 던진다. 다 알고 있지? 처음과 나중의 1시간은 밀도가 다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