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1권 현자의 돌 일어-영어 비교

6장 설명이 길었다. 마법세계의 저출산 고령화 이민자 위기와 몰리 위즐리와 나르시사 말포이의 서로 다른 가족 정책에 대해서 한 번 생각해보고 다시 번역 비교다.

버논은 그전까지는 해리의 이상 행동과 습성을 교정하려고 애를 쓰다가 해그리드라는 거인에 의해 가부장적 지위라는 남근적 권력이 무너져 무시와 냉소로 일관한다. 자신의 미니미인 더들리가 공격받으니 이전의 적극성은 싹 사라진다. 해리에게 잔소리하고 하는 것도 비틀린 관심의 일환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버논은 해리를 킹스크로스역에 버리고 떠난다. 아내인 페투니아가 처제 릴리가 호그와트를 다녔다고 했을테니 돌아오지는 않겠고 이상한 세계의 스파이들의 존재를 확인했으니 보복당할까봐 부탁을 안 들어줄 수는 없다. 그렇지만 적극적으로 개입하지는 않는다. 이제 해리가 알아서 독립적으로 운명을 개척해야한다. 이 장을 끝으로 버논은 크리스마스 편지에서 양말 보내주는 것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10분 남았다. 호그와트 급행 열차 출발까지 10분 전인데 승강장도 못 찾았다. 지나가는 위즐리네가 머글이라고 하는 말을 주워 듣고 그들을 따라간다. 기차를 놓칠지도 모른다는 긴박감에 해리의 심장이 뛴다. 이 부분 묘사에서 영어는 이렇다.
Heart hammering, Harry pushed his cart after them. They stopped and so did he, just near enough to hear what they were saying
앞 문장은 명사 동명사로 시작했는데 주어 동사가 아니지 않나요? 라고 생각하겠지만 정확한 문법이다. 고급 문법이다.
라틴어에서 유래한 느슨한 종속절(ablative absolute, 절대 탈격이라고 잘못 번역)이다.
with N Ving, 하고 주절을 잇고
~면서, ~고, ~는데, ~지만 등 순접과 역접 아무거나 맥락 맞는대로 붙이면 된다.
여기서는 전치사 윗을 생략했다. 에이치의 두음을 세 번 맞추기 위한 문학적 허용이다.

이런 느슨한 종속절은 더코리아타임즈에서도 많이 보인다. 접속사 없이 문장을 잇기에 편하기 때문이다.

As (Harry‘s) heart hammered, Harry pushed..라고 연결할 수 있다.
심장이 쿵쾅거리며, 해리는 카트를 밀었다.. 가 된다.

이 부분에 대한 일어 번역은 가슴 흉에 높을 고 비명 명이다.
가슴(심장)이 큰 소리를(고명) 내고 해리는 카트를 밀고 그 무리를 쫓았다.

쌍둥이 형들이 1학년 신입생인 론을 놀릴 때 이클 로니ickle Ronnie라고 하는데
일어로는 도련님이라는 뜻의 로니 봇쨩이라고 했다.
코에서 뭐가 나왔쪄요? 오하나니난카 츄잇떼마츄까?로 표현한 것도 재밌다. 마스카? 가아니라 애기들한테 말하듯이 했다.

퍼시는 prefects(감독생)들이 객차 2개를 차지했다고(compartments to themselves)하는데 일어에선 지정석(시테-세키)라고 되어서 일본 신칸센 맥락이 저절로 소환된다. 그린샤..


해리는 론이 다이애건 앨리에서 그 재수없는 애처럼 old wizarding families인가하고 생각하는데 일어는 마법사의 구가(옛날 구 가족 가 旧家 큐-카)라고 되어있어서 드라마 화려한 일족의 만페이 가문같이 느껴진다.

론은 엄마 사촌에 머글이 있을 거라고 말하는데 어쨌든 자기대와 윗대는 순혈이라는 말이겠다.
I think Mom‘s got a second cousin who‘s an accountant
세컨드 커즌을 한자없이 히라가나로 하토코(육촌 이종자매, 재종형제)라고 썼다. 낯선 한자기 때문이다.

해리는 명문 혈통이지만 머글 어머니에 인싸에서 오래 떨어져있다가 이제 적응해야하는 혼혈 해외 입학생 같은 포지션이다. 론이라는 삶에서 경험적 선행학습이 되어 있는 이와 헤르미온느라는 텍스트 기반 선행학습되어 있는 이와 경쟁이 아니라 친구가 되어 다행이다.

두 선행학습자에 대해 자기가 월스트 인 더 클래스(크라스데 비리다요)일거라고 낙담한다.

헤르미온는 입학 전에 교과서는 다 읽고 암기했다고 한다. 30년 전 전통 교육은 그런 것이었다. 거기에 few extra books for background reading이라고 했는데 이 부분이 일어에서 참고서 2,3책을 읽었다고 되어있어 입시참고서 같은 느낌을 준다.

아 그리고 생각해보니 해리 당황-위즐리 발견-진입-쌍둥이질문-엄마대화 이 모든 사건이 기차 10분 전에 다 발생할 수는 없다. 숫자는 긴박감을 주기 위한 장치였다.

아 그리고 지난 장에서 깜빡했는데 그린고츠 은행을 고블린 즉 코-오니(작은 오니小鬼)가 운영한다고 써있었다. 이런 문화적 크리쳐 번역이 힘들다.

오니는 도깨비가 아니고 귀신은 고스트가 아니며 무당과 샤먼은 같지 않다. 심지어 민화의 호랑이와 타이거도 같지 않다.

현대에 양산된 좀비 정도만 글로벌하게 통용되는데 이는 소셜미디어에 중독되거나 약물에 찌든 생각없는 현대인, 펜데믹 피해자, 바이오임상시험 피해자 같은 오늘날의 문화적 감각과 연동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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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1권 현자의 돌 일어-영어 비교

다이애건 앨리에서 예금 인출, 쇼핑, 선물 구매를 한 해리는 머글 세계 뒤안의 마법 세계를 맛 보고 잠시 머글 세계로 퇴장하는 5장에 이어 6장은 호그와트 입학을 위해 9와 3/4 승강장으로 가는 장이다. 이제 본격적으로 마법 세계를 맛 보기 전 긴장을 고양시키는 지점이다.

임팩트를 주기 위한 1초의 침묵이라고 할까나. 명민한 독자는 버논 삼촌이 아무리 그런 승강장은 없다고 비웃어도 급행 열차에 타게 될 것을 알고 있다. 킹스 크로스 역에서 해리가 10분 남기고 승강장 위치를 찾지 못해 방황해도 누군가 도와줄 것을 알고 있다. 지금 여기서 끝나면 책이 이정도 두께로 나오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마치 수퍼히어로 영화가 아무리 초반에 시련이 있다고 블러핑을 해도 후반에 이겨낼 것을 알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지 않고 히어로를 퇴장하거나 교체시켰다면 러닝 타임이 2시간이 되지 않았을 것이고 극장에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 해리는 승강장을 통과한다.

5장 다이애건 앨리에서 말포이라는 빌런을 만났다면 6장 승강장에서는 시리즈 최대 조연 위즐리네 일가와 헤르미온느 그리고 마지막에 볼드모트와 한 판 붙는 용기를 내기 위해 유약한 캐릭터를 오랜 빌드업을 하는 네빌이 등장한다.

여기서 생각해볼만한 것은 위즐리 가족과 말포이 가족의 서로 다른 가족 정책이다. 정확히 말하면 몰리와 나르시사의 패밀리의 영향력과 부를 증가시키기 위한 서로 다른 접근이다. 분명 마법 세계는 저출산 고령화 위기를 겪고 있다.

고령화는 기존 부와 자원을 독점한 인물의 명을 연장시키기에 필연 양극화를 낳고 청년 세대의 사다리를 걷어찬다. 니콜라우스 플라멜은 육백살이고 덤블도어 같은 옛 기득권이 자리를 잡고 있어 맥고나걸은 평생 승진 못하고 부교장이며 스네이프는 원하는 마법방어술 포지션에서 청년 시절 커리어를 잇지 못하고 TO가 없는 마법약초학을 어거지로 맡는다.

마법 세계가 저출산 위기를 겪고 있다는 흔적은 여러 군데에서 보인다. 가장 특징적인 것은 머글이라는 다른 인종, 이민자를 받아들인 것이다. 현실 영국사회의 이민자에 대한 고민이 픽션에 반영이 되어있는데 말포이 같은 순혈주의 지지 가문은 전통 엘리트 영국 앵글로 색슨 중심 상류층이 주이며 위즐리 가문은 이민자에 대해 열려있는 중산층 위치다.

아서 클라크는 고도로 발달된 기술은 마법과 진배없다고 했다. 마법의 발달은 기술의 혁신과 같다. 기술이 노동력을 대체할 수 있게 되면 아이를 낳지 않고 고부가가치 일을 하려고 한다. 역사연구에 따르면 기술의 발달과 인구의 증가는 특정시점에 반비례관계다. 그리고 가사노동을 대체해주는 기술을 바탕으로 여성이 출산 육아로 가정에 매이는 대신 사회 진출하는 것이 통계적 추세다. 마법세계도 노동력 중심 피라미드 인구의 농촌사회에서 질적 전환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가 볼드모트 11년 동안 분열되어 내홍을 한 번 겪었는데다가 인구 부족으로 사회 유지 필수 인력이 수급되지 않고 사회가 늙어가니 머글 유입은 불가피한 정책적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머글이 마법세계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포터 윗윗 세대 정도로 보인다. 초반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소수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다가 아메리칸 드림! 식으로 공부와 일로 인정받고 지위가 올라가며 말포이네 같은 전통 권력이 위기를 겪는다. 볼드모트는 행동대장이다.

2세대로 가면서 더욱이 머글 이민자의 사회 동질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덤블도어는 장관을 거부하고 대표적 사회화기관인 호그와트 교장을 맡았다. 적절한 선택이다.사람 좋은 인상에 권력자들과 으스대기 좋아하는 퍼지는 바지 사장이다. 이민자 적응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하는데 유의미한 대책이 없다.

위즐리네는 영국사회를 아예 모르는 이들에게 관습, 예의, 전통, 문화를 교육시켜 출신은 다를지라도 능력과 동일화 여부에 따라 중요 보직을 줄 수 있다는 관용적 입장을 대변한다.

말포이, 블랙가문은 보석 미술 같은 예술자산, 전통 권위, 문화 자본 등 우상향하는 장기 자산 기반의 엘리트 상류층이라 아이는 몇 명만 낳는다. 나르시사는 4권에 잠깐 등장했다가 6권부터 모습을 전면적으로 드러내는데 그녀의 시그니처 대사 ‘말포이는 살아있니?‘는 하나 뿐인 아들에 대한 애착이기도 하지만 주식 상장 폐지 혹은 회사 부도될까봐 철컹하는 두려운 마음도 결부되어 있다. 중국의 일자녀정책에서처럼 자식이 한 명이면 포트폴리오가 분산되지 않아 한 명에게 교육부터 모든 것을 투자해 지위 권력 계급을 재생산하기 때문이다. 드레이코가 죽으면 말포이 가문은 끝장인 것이다.

한편 위즐리 가문은 저출산 고령화 이민 문제에 대해 다른 접근을 했다. 두 가문 모두 현실 인식은 동일한데 초기 자본의 규모가 다르니 버핏 같은 존버 장기 투자를 할 수가 없다. 대신 교육받은 인력을 더 공급해 사회적 자본을 얻기로 결정했다. 이것도 장기 투자이지만 빌, 찰리, 퍼시, 프레드조지, 론이라는 6형제에 지니까지 양육하는 20년은 고달프지만 7명 모두 성공한다면 잭팟이다.

그리고 몰리 아줌마는 자신의 대찬 결정에 대해 차고 넘치게 보상받아 말년이 행복한 인생이 되었다.

잘생기고 키 크고 공부 잘하는 엄친아 장남은 미녀와 결혼해 안정적인 전통 금융권 은행 직원이 되고
몸짱인 차남은 스포츠 선수하다가 외국계 회사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인정욕이 많은 삼남은 정치 공무원 테크트리를 착실하게 타서 비서에 보좌관을 거쳐 교통부 장관을 하며
꼴찌하며 말썽 피우던 45남은 코 묻은 갈레온을 긁어모으는 사업가 형제가 되고
가장 열등감 많고 특별하지 않았던 6남은 장가를 잘 가 마법부 장관하는 똑똑한 며느리를 얻고
사위는 역사적 전투를 이긴 공로로 국방부 장관이 된다

사실상 아들딸사위며느리 모두 서울대, 하버드, 고시3관왕급이다.

말포이 하나에 투자해 매판 자본을 유지하는 가족 정책도 어렵지만
모든 자식 교육이 성공하는 것도 어려운데 그걸 해냈다.

미래에 로또 맞을 몰리 아줌마가 해리를 만나는 승강장의 대사가 의미심장하다. 정확한 감식안으로 해리의 미래적 가능성을 싹 스캔하고 투자 결정을 바로 내렸다.

저 죄송한데
(매우 친절하게) 안녕? 호그와트 처음이니?(알고 있지 딱 보여) 론도 처음이란다 (둘이 친구하렴)

하면서 버논네에서 따돌림당하고 역에서 버림받은 해리의 마음을 얻는다

쌍둥이형제가 직접 물어보고 해리라는 것을 확인 후 엄마한테 알려준다. 벌써 여기서 정확한 정보 교환이 이루어진다. 사업가의 직감은 훌륭하다. 짧은 순간에 비즈니스 자질을 발휘해 번개 상처까지 파악했다.

어떻게 알아? 라고 정확히 정보 출처를 물어보면서 동시에 왜 혼자있는지 알 것 같다고 예의 바르다고 칭찬하며 콤플렉스일 상처에 대해 물어보지 말라고 해리위주로 말한다. 지니 이전에 이미 엄마가 사위로서 세팅한다.

해리가 듣고 있을지도 모르는 아줌마의 정확한 사태 인식에 의한 대사다. 고아긴 하지만 포터 가문 출신이라면 돈도 많고 좋은 혈통이니까 친해져서 나쁠 거 없다

아이인 지니가 순전히 궁금함에 한 번 보고 싶다고 애원하는데 못 보게 막는다. 자고로 궁금해야 호감이 생기는 법. 엄마는 정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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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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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1권 현자의 돌 일어-영어 비교

5장은 다이애건 앨리로 마법세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하는 신나는 장면이다. 펍과 같은 유흥문화, 음식, 은행제도, 시장과 상업의 발달, 가격흥정, 빗자루 새 모델 출시 같은 물질문화의 융성, 반려동물문화, 다른 종과 섞인 사회제도 등을 알 수 있다.

1) 여기선 영어와 일어의 전혀 다른 표현법을 통해 영어의 의미를 더 깊게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우선 펍의 이름인 리키 콜드런. 단어의 의미를 굳이 뜯어 볼 생각없이 그냥 음차로만 이해했는데 30년만에 누설 누, 고무레 솥 과를 쓰는 모레 나베(漏れ鍋)라는 일어 표현을 보고 (끓어넘쳐) 흘러내리는(leak) 솥이라고 디테일을 이해하게 되었다. 위키리크스할 때 그 리크다.

챪(charm)도 마찬가지다. 요정의 주문이다.

풍선의 한자는 볼 때마다 순한글이 아니라는 것에 놀란다. 바람 풍에 배 선이다.

마법부는 영국에선 department of magic, 일본에서 마법성이다. 대장성大蔵省(재무부)같은 일본정치제도와 함께 놓이니 특이한 느낌이다. 이 성省은 성곽의 성이 아니라 3성6부할 때 그 한자고 지금 중국에서 쓰는 행정제도 셩도 같은 글자다.

2)리키 콜드런에서 해그리드에게 더 유주얼?(늘 먹던걸로?)라고 하는 주인의 대사에 ‘대장‘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3) 교과서와 필요품 목록 리스트가 위에서 아래로 쓰기가 되어있으니 더 전통적이다. 스탠다드 사이즈 2라는 영어악 효-준 니가타(표준2형)인데 감각이 다르다.

4) 그린고트 열차 탈 때 해리가 해그리드에게 종유석stalagmite과 석순stalactite의 차이점이 뭐냐고 묻는다. 다른 어휘라서 대답도 다르다. 영어에서는 스탤래그마이트는 중간에 m이 있다고 말하고 일어에서는 종유석은 세 글자(삼문자), 석순은 두 글자(이문자)라고 한다.

5) 열차가 너무 빠르다고 그립훅에게 말하자 one speed only라고 짧게 답하는데 일어에서는 속도는 일정합니다라고 대답해서 신칸센 열차 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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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1권 현자의 돌 일어-영어 비교

4장은 해그리드가 폭풍 속 오두막집을 찾아가 호그와트 입학통지서를 해리에게 드디어 전달하면서 해리의 정체와 가족의 비밀이 드러나는 장이다.

1) 해그리드가 중요한 인물로 전면에 등장하기에 챕터 제목도 그의 직책명을 따랐다. 영어는 케이 두운을 맞춰 the keeper of the keys고 한국어로는 사냥터지기이고 일어로는 모리노반닌(森の番人) 즉 숲의 파수꾼이다.

이 번인(반닌)은 감시 및 수위를 담당하는 문지기라는 말인데 에도시대 홋카이도(에조지)에서 지배자를 보좌하며 아이누인을 부린(사역한) 본토인이라는 역사적 용례가 있다. 스코틀랜드 억양을 쓰는 해그리드가 지방, 저학력, 저임금 하층노동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맥락이 맞닿아있다. 미세한 문화적 디테일은 같지 않고 비교하자면 뜯어볼 부분도 많지만 한 문화권에서 사회계층적 역사성이 있는 어휘를 다른 문화권에서 의미가 가장 근접한 어휘를 찾은 것이다.
마치 한일 드라마 상호번역할 때 제2의 항구도시라는 점에서 부산사투리를 오사카억양으로 쉬이 바꾸지만 그 비교군을 제외하고는 많은 부분에서 같지 않지 않지만 일단 유사성이 많으니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것처럼 말이다.

2) 해그리드가 쿵쿵 문 두드리는 소리에 놀란 더들리가 where‘s the cannon? 이라고 멍청하게 말하는 (said stupidly) 뉘앙스를 살려 일어에선 뭐야? 대포? 어디? (나니? 타이호오? 도코?)라고 짧은 세 호흡의 대사로 나누어 번역해 놀라서 잠깬 사람의 상황적 긴박감을 살렸다.

3) 버논의 총을 낚아채 총이 고무재질이 거처럼 매듭으로 묶어버렸다는 장면에서 영어는 다음과 같다.
he .. jerked the gun out of Uncle Vernon‘s hands, bent it into a knot as easily as if it had been mae of rubber..
이를 일본어로는
마치 고무 세공의 방망이를 꼬는 듯 쉽게쉽게 매듭지어 뭉쳐서 한 매듭으로 만들어
まるでゴム細工の棒でもひねる(捻る)かのようにやすやすと丸めて一結びにし
라고 하여 의성어로도 거뜬한 뉘앙스를 살리고, 고무세공의 방망이라고 러버와 건을 묶어서 표현했다.

4) 문득 버논이 다닌 스멜팅스 기숙학교도 그렇고 그의 가부장적이고 억압적이고 강약약강의 모습을 볼 때 (해리에 대한 태도, 그루닝스 회사에서 비서에 대한 태도, 사회적 격식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자들에 대한 비난 섞인 혼잣말 등에서 미루어서 짐작함) 총기 사용법이나 독도법 같은 실용적 서바이벌 능력이 결여되고 상명하복의 군사문화 껍데기만 배운 것이 아닌가 싶다. 해그리드에게 한 발 쓰지 못하고 총을 뺏긴다는 부분에서 특히 그렇다.

5) 해그리드가 소파에 쿵 하고 앉아 소파가 푹 꺼지는 장면에서도 일어는 의성어를 잘 살렸다.
소파에 도신토(쿵하고) 앉앗다. トシンと座った。 소파가기시기시하고(삐걱삐걱) 신음소리를 내며(ソファがギシギシとうめき声を上げて)
이 부분이 영어에서는 said Hagrid, sitting back down on the sofa, which groaned and sank ever lower,.. 이라고 되어있다.
신음소리 내는 그론이라는 동사는 이전에 버논 더즐리와 함께 자주 사용된 동사이고 그의 마음을 대변한다. 소파가 푹 꺼져 신음소리를 내는 것을 통해 버논의 마음을 의인화했다고 생각한다.

6) 해그리드가 건넨 입학통지서에서 알버스 덤블도어의 직책이 화려하다.
Order of Merlin, First Class, Grand Sorc., Chief Warlock등등
전통, 귀족, 훈장, 계급, 명예를 중시하는 영국사회적 특징이 보인다. 판타지화된 영국직책관직명이 일어로 바뀌니 전혀 느낌이 다르다.

마-린(멀린)훈장, 훈1등, 대마법사, 마법전사대장, 최상급독립마법사, 국제마법사연맹회원

어쩐지 20세기 초 제국시기 군인과 판타지가 오묘하게 섞여있다. 치프 월록이 마법전사대장이라니..

7) 머글이 무엇인지 설명하면서 nonmagic folk라는 ㅂ분을 일어는 ‘마법족이 아닌 자‘라고 해서 재밌었다.

8) 이건 번역의 문제는 아닌데 부모님을 소개하며 두 사람 다 호그와트 수석이었다고 한다. 설정 충돌이 아닌가 싶다. 릴리와 제임스 둘 다 그린핀도르 CC라 같은 기숙사로 알고 있는데 공동수석이거나 턴제인가?

9) 해그리드는 오두막집에 들어와 웃고 울고 화내고 몇 번의 급격한 감정변화를 겪는다.
화내는 경우는 예컨대

해리포터에게 마법사라고 안 말했다(덤블도어 편지 약속 안 지켰다)
해리 부모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해리 호그와트 안 보낸다
그리고 덤블도어 모욕할 때다.
이때 마지막은 버논과 해그리드 서로 오해가 있다. 버논의 말은 마법 장난 배우는 곳에 학비 안 쓴다는 말인데 크랙팟 올드 풀이라고 호그와트를 싸잡아 욕해서 덤블도어 모욕으로 받아들인 해그리드가 매우 성내며 더들리한테 마법써서 돼지꼬리를 대롱대롱 붙여버린다.

10) 조앤 롤링은 마법세계의 신조어로 ㄱ의 두음을 맞춘 여러 표현을 만드는데 별 의미는 없다. 에쿠, 이런, 저런, 으이그, 아이구머니나 정도의 뜻이다. 그래서 상황에 맞추어 번역하는데 일어에선 예컨대
Gallopin‘ Gorgons를 옷토 도코이(おっとどっこい) 아이고 이그 (+ 편지쓰는걸 깜빡했네)
Gulpi‘ gargoyles를 도우모코우모(どうもこうも) 어떡하긴 (+ 해리야)
라고 했다.

11) 마법부의 존재목적은 머글에게 자신의 세계를 들키지 않도록 비밀유지하는 것인데 해그리드는 더즐리네가 완전히 퇴장하지 않고 어정쩡하게 서있는 가운데서 볼드모트라는 악의 기원부터 부모님의 최후, 학급기관의 이름, 세계의 비밀까지 다 말해버린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12) 버논은 해리 부모님이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폄하하고 해그리드는 더이상 말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3학년 때 퇴학처분 때 두 동강 난 지팡이가 숨겨져 있는 핑크 우산을 버논을 향해 겨냥한다.
Pointing this at Uncle Vernon like a sword
이 부분이 일어에서는 사무라이 결투처럼 느껴진다.
우산을 카타나(검)처럼 버논에게 거칠게 들이대며(츠키츠케나가라 일어는 히라가나만 표시 한자로는 突き付けながら)

13) 볼드모트를 자신이 물리쳤다는 말에 합당한 의심을 하는 해리는 자문한다. 영어와 일어의 표현법이 다르다.

If he‘d once defeated the greatest sorcerer in the world, how come Dudley had always been able to kick him around like a football?
옛날에, 세계일강(최강)인 마법사를 해치웠다고 한다라면 어째서 다도리-(더들리)따위가 재밌어하며 나를 사카볼(축구공)처럼 차면서 이지메-괴롭힐 수 있었을까?

약간의 의역이 더해져 좀 더 강한 표현이 되었다.

14) 마법사가 아닌 것 같다는 해리의 말에 해그리드가 반문하는데 영어에서는 그냥 평범한 eh?가 일어에서 에에?가 되니 갑자기 예능톤이 된다.

15) 부모님같은 훌륭한 마법사가 될 수 있을거라고 격려하며 trained up a bit 하면이라고 조건을 단다. 일어는 훈련만 받는다면(訓練さえ受けりゃ)인데 같은 ‘훈련‘이라는 말이 한글과 한자의 느낌이 다르다. 트레이닝<훈련<쿤렌訓練 순으로 강도가 있어 보인다.

16) 미지의 편지에 대한 두려움, 편지 받지 않으려 도망하는 장면 등에서 90년대 영국에서 유행하던 스파이물의 영향이 보인다. 아무래도 처음에는 해리포터가 어떻게 성공할지 몰랐을거다.

어제 저녁에 이렇게 삼천몇 백자 1시간 좀 넘게 이정도 썼다가 날라가서 다시 복원 완료 . 이전보다 좋은지 나쁜지는 몰겠다. 뭔가 까먹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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