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 1권 현자의 돌 일어-영어 비교
4장은 해그리드가 폭풍 속 오두막집을 찾아가 호그와트 입학통지서를 해리에게 드디어 전달하면서 해리의 정체와 가족의 비밀이 드러나는 장이다.
1) 해그리드가 중요한 인물로 전면에 등장하기에 챕터 제목도 그의 직책명을 따랐다. 영어는 케이 두운을 맞춰 the keeper of the keys고 한국어로는 사냥터지기이고 일어로는 모리노반닌(森の番人) 즉 숲의 파수꾼이다.
이 번인(반닌)은 감시 및 수위를 담당하는 문지기라는 말인데 에도시대 홋카이도(에조지)에서 지배자를 보좌하며 아이누인을 부린(사역한) 본토인이라는 역사적 용례가 있다. 스코틀랜드 억양을 쓰는 해그리드가 지방, 저학력, 저임금 하층노동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사회적 맥락이 맞닿아있다. 미세한 문화적 디테일은 같지 않고 비교하자면 뜯어볼 부분도 많지만 한 문화권에서 사회계층적 역사성이 있는 어휘를 다른 문화권에서 의미가 가장 근접한 어휘를 찾은 것이다.
마치 한일 드라마 상호번역할 때 제2의 항구도시라는 점에서 부산사투리를 오사카억양으로 쉬이 바꾸지만 그 비교군을 제외하고는 많은 부분에서 같지 않지 않지만 일단 유사성이 많으니 그렇게 하기로 결정한 것처럼 말이다.
2) 해그리드가 쿵쿵 문 두드리는 소리에 놀란 더들리가 where‘s the cannon? 이라고 멍청하게 말하는 (said stupidly) 뉘앙스를 살려 일어에선 뭐야? 대포? 어디? (나니? 타이호오? 도코?)라고 짧은 세 호흡의 대사로 나누어 번역해 놀라서 잠깬 사람의 상황적 긴박감을 살렸다.
3) 버논의 총을 낚아채 총이 고무재질이 거처럼 매듭으로 묶어버렸다는 장면에서 영어는 다음과 같다.
he .. jerked the gun out of Uncle Vernon‘s hands, bent it into a knot as easily as if it had been mae of rubber..
이를 일본어로는
마치 고무 세공의 방망이를 꼬는 듯 쉽게쉽게 매듭지어 뭉쳐서 한 매듭으로 만들어
まるでゴム細工の棒でもひねる(捻る)かのようにやすやすと丸めて一結びにし
라고 하여 의성어로도 거뜬한 뉘앙스를 살리고, 고무세공의 방망이라고 러버와 건을 묶어서 표현했다.
4) 문득 버논이 다닌 스멜팅스 기숙학교도 그렇고 그의 가부장적이고 억압적이고 강약약강의 모습을 볼 때 (해리에 대한 태도, 그루닝스 회사에서 비서에 대한 태도, 사회적 격식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자들에 대한 비난 섞인 혼잣말 등에서 미루어서 짐작함) 총기 사용법이나 독도법 같은 실용적 서바이벌 능력이 결여되고 상명하복의 군사문화 껍데기만 배운 것이 아닌가 싶다. 해그리드에게 한 발 쓰지 못하고 총을 뺏긴다는 부분에서 특히 그렇다.
5) 해그리드가 소파에 쿵 하고 앉아 소파가 푹 꺼지는 장면에서도 일어는 의성어를 잘 살렸다.
소파에 도신토(쿵하고) 앉앗다. トシンと座った。 소파가기시기시하고(삐걱삐걱) 신음소리를 내며(ソファがギシギシとうめき声を上げて)
이 부분이 영어에서는 said Hagrid, sitting back down on the sofa, which groaned and sank ever lower,.. 이라고 되어있다.
신음소리 내는 그론이라는 동사는 이전에 버논 더즐리와 함께 자주 사용된 동사이고 그의 마음을 대변한다. 소파가 푹 꺼져 신음소리를 내는 것을 통해 버논의 마음을 의인화했다고 생각한다.
6) 해그리드가 건넨 입학통지서에서 알버스 덤블도어의 직책이 화려하다.
Order of Merlin, First Class, Grand Sorc., Chief Warlock등등
전통, 귀족, 훈장, 계급, 명예를 중시하는 영국사회적 특징이 보인다. 판타지화된 영국직책관직명이 일어로 바뀌니 전혀 느낌이 다르다.
마-린(멀린)훈장, 훈1등, 대마법사, 마법전사대장, 최상급독립마법사, 국제마법사연맹회원
어쩐지 20세기 초 제국시기 군인과 판타지가 오묘하게 섞여있다. 치프 월록이 마법전사대장이라니..
7) 머글이 무엇인지 설명하면서 nonmagic folk라는 ㅂ분을 일어는 ‘마법족이 아닌 자‘라고 해서 재밌었다.
8) 이건 번역의 문제는 아닌데 부모님을 소개하며 두 사람 다 호그와트 수석이었다고 한다. 설정 충돌이 아닌가 싶다. 릴리와 제임스 둘 다 그린핀도르 CC라 같은 기숙사로 알고 있는데 공동수석이거나 턴제인가?
9) 해그리드는 오두막집에 들어와 웃고 울고 화내고 몇 번의 급격한 감정변화를 겪는다.
화내는 경우는 예컨대
해리포터에게 마법사라고 안 말했다(덤블도어 편지 약속 안 지켰다)
해리 부모가 교통사고로 죽었다
해리 호그와트 안 보낸다
그리고 덤블도어 모욕할 때다.
이때 마지막은 버논과 해그리드 서로 오해가 있다. 버논의 말은 마법 장난 배우는 곳에 학비 안 쓴다는 말인데 크랙팟 올드 풀이라고 호그와트를 싸잡아 욕해서 덤블도어 모욕으로 받아들인 해그리드가 매우 성내며 더들리한테 마법써서 돼지꼬리를 대롱대롱 붙여버린다.
10) 조앤 롤링은 마법세계의 신조어로 ㄱ의 두음을 맞춘 여러 표현을 만드는데 별 의미는 없다. 에쿠, 이런, 저런, 으이그, 아이구머니나 정도의 뜻이다. 그래서 상황에 맞추어 번역하는데 일어에선 예컨대
Gallopin‘ Gorgons를 옷토 도코이(おっとどっこい) 아이고 이그 (+ 편지쓰는걸 깜빡했네)
Gulpi‘ gargoyles를 도우모코우모(どうもこうも) 어떡하긴 (+ 해리야)
라고 했다.
11) 마법부의 존재목적은 머글에게 자신의 세계를 들키지 않도록 비밀유지하는 것인데 해그리드는 더즐리네가 완전히 퇴장하지 않고 어정쩡하게 서있는 가운데서 볼드모트라는 악의 기원부터 부모님의 최후, 학급기관의 이름, 세계의 비밀까지 다 말해버린다. 이래도 되는 것인가?
12) 버논은 해리 부모님이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폄하하고 해그리드는 더이상 말하지 말라고 경고하며 3학년 때 퇴학처분 때 두 동강 난 지팡이가 숨겨져 있는 핑크 우산을 버논을 향해 겨냥한다.
Pointing this at Uncle Vernon like a sword
이 부분이 일어에서는 사무라이 결투처럼 느껴진다.
우산을 카타나(검)처럼 버논에게 거칠게 들이대며(츠키츠케나가라 일어는 히라가나만 표시 한자로는 突き付けながら)
13) 볼드모트를 자신이 물리쳤다는 말에 합당한 의심을 하는 해리는 자문한다. 영어와 일어의 표현법이 다르다.
If he‘d once defeated the greatest sorcerer in the world, how come Dudley had always been able to kick him around like a football?
옛날에, 세계일강(최강)인 마법사를 해치웠다고 한다라면 어째서 다도리-(더들리)따위가 재밌어하며 나를 사카볼(축구공)처럼 차면서 이지메-괴롭힐 수 있었을까?
약간의 의역이 더해져 좀 더 강한 표현이 되었다.
14) 마법사가 아닌 것 같다는 해리의 말에 해그리드가 반문하는데 영어에서는 그냥 평범한 eh?가 일어에서 에에?가 되니 갑자기 예능톤이 된다.
15) 부모님같은 훌륭한 마법사가 될 수 있을거라고 격려하며 trained up a bit 하면이라고 조건을 단다. 일어는 훈련만 받는다면(訓練さえ受けりゃ)인데 같은 ‘훈련‘이라는 말이 한글과 한자의 느낌이 다르다. 트레이닝<훈련<쿤렌訓練 순으로 강도가 있어 보인다.
16) 미지의 편지에 대한 두려움, 편지 받지 않으려 도망하는 장면 등에서 90년대 영국에서 유행하던 스파이물의 영향이 보인다. 아무래도 처음에는 해리포터가 어떻게 성공할지 몰랐을거다.
어제 저녁에 이렇게 삼천몇 백자 1시간 좀 넘게 이정도 썼다가 날라가서 다시 복원 완료 . 이전보다 좋은지 나쁜지는 몰겠다. 뭔가 까먹었을 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