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 우리가 기념품을 간직하는 이유 기획전에 다녀왔다


기념수건, 마라톤완주메달, 다양한 트럼프카드, 그리고 영화포스터가 인상적이다. 다른 전시에서 본 적 없던 물품이지난 민속박물관의 모티브에는 적절하게 부합한다. 시민이 참여해 자기 기념품을 전시한 인터뷰가 있다. 이로써 박물관이 소수의 부유한 자를 위한 전용 레져시설이 아니라 보통의 마음을 지닌 시민 모두의 공간임을 보여주었다. 우리 근처에 있을법한 사람이 모은 기념품을 전시해 나와 심리적으로 시간적으로 동떨어진 저 멀리 삼국시대 조상님의 물품 역시 일상생활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전시기획을 통해 보여주었다.


19세기 말 평생도 8폭 병풍은 인생승리자의 기념사건이 기록되어있다. 돌잔치 혼례 과거급제 벼슬길 관찰사부임 판서행차 정승행차 회혼식


그러니까 생물학적 출산과 노동력 재생산을 위한 결혼을 제외하곤 다섯 개가 출세에 대한 것이다. 그것도 관찰사 판서 정승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었기에 블라인드에 나올 법한 승리한 금수저 인생이다. 오늘날로 치면 과고 아이비유학 대기업취직 임원 같은 느낌이랄까


한국인은 사회적 성취를 옛부터 중요시한 것 같다.


한편 안쪽에 오늘날의 기념일에 대해서는 출산돌잔치 성장기학교 청년군대 결혼 은퇴 경로를 꼽았다. 청년=군대라는 점이 웃픈 현실이다. 이후 월드컵 등 공동체의 기억, 훈장 등 공적자아로 전시가 이어져 여전히 사회적 가면이 중요한 사회임을 반증한다.


신혼여행 수학여행과 기념품에 이르러서는 관광과 기념품소비라는 근대적 산업소비사회의 테마가 등장한다. 다양한 지역을 방문하고 특산물을 구비하는 것. 자본주의와 지방관광이 결합하는 순간이다. 원래 없었던 특산물, 전통이지만 판매와 홍보를 위해 억지로 호명하기도 끌어오기도 과거의 전거를 남용하기도 한다. 테세우스의 배도 아니다. 625전쟁과 새마을운동으로 평준화된 지방의 삶인데 재구성된 지방특색이다. 강남바라기하는 지방메이저광역시의 흐름과는 반대에 위치해, 수도를 벗어나면 뭔가 그들만의 특별한 말투, 물건, 음식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게 만드다. 사실 수요에 맞춰 근과거에 재발명된 것인데.


그러한 만들어진 환상과 호기심이 외부로 놀러나가는 동력이다. 판매업자와 지방정부 입장에서는 각기 이윤과 세수를 늘릴 기회이기도 해서 굳이 손사래 칠 필요가 없다. 다른 지역과 무엇을 차별화시킬까? 만 중요할 뿐. 우리 지역에만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 외부인이 방문해서 수요를 창출할테니. 여행과 소비사회, 특산품/공예품 대량생산과 철도로 인한 근대관광은 맞물려 있다.


영화포스터가 많은데 2번 본 것도 있는 것 같다. 나는 인간 왓챠, 리스트를 보면 취향이 보인다. 거진 다 봤는데 너와 사랑한 시간, 만 못 봤다. 차태현처럼 정말 오랜만에 본 얼굴도 있다. 명탐정 코난과 할로윈의 신부, 여명10년, 올빼미에 킹메이커에 헌트. 잔잔하고 선명한 서사에 감각적 작화와 연출을 중시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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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chosun.com/opinion/contribution/2025/06/01/XY2THCMTIZBCTGWJOZHTOXZXRM/



짧은 분량에 내용이 구체적


조선일보

[기고] 우리도 해외에서 희토류 탐사·개발 서둘러야

김규한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명예교수, 前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입력 2025.06.01. 23:40

업데이트 2025.06.04. 16:35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로 삼고 있다. 중국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2010년 중·일 간 희토류 자원 전쟁에 이어 2018년 미·중 무역 전쟁 중에 희토류 광물 수출을 또다시 제한한 적 있다. 중국은 작년 기준으로 희토류 광물 가채 매장량(현재의 채취 방법을 계속 쓰면서 현재의 원가 수준으로 캘 수 있는 매장량) 4400만t에 연간 생산량 27만t으로 세계 생산량의 69%를 점유하고 있다. 매장량과 생산량이 세계 1위이다.


미국은 어떤가. 올해 들어 미국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까지 희토류 광물자원 공동 개발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자원 부국 미국은 면적 81%가 빙상으로 덮여 있는 덴마크령 그린란드 동토에 매장된 희토류 광물자원에도 집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희토류 광물자원 전량을 해외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희토류 광물자원을 연간 3090t 수입했다. 중국 의존도는 86.6%에 달했다.


희토류 원소 광물자원(Rare earth minerals)은 무엇인가. 희토류 원소는 원소주기율표 제3족에 속하는 란타늄(La), 이트륨(Y), 세륨(Ce), 프라세오디뮴(Pr), 네오디뮴(Nd), 프로메티움(Pm) 등의 원소다. 희토류 원소는 고성능 영구 자석, 디스플레이, 형광 재료, 니켈·수소 배터리, 레이더 전자 장비, 의료 방사성 치료제 등에 활용된다. 이처럼 전자 반도체 첨단산업, 배터리 친환경 에너지, 군사 항공우주, 의료 바이오, 촉매 화학 산업 등 미래 첨단 신소재 산업에 다양하게 활용돼 자원의 수요가 점증하고 있다.


희토류 광물자원은 여러 지질 환경에서 산출되지만 특히 카보나타이트 관입암체나 섬장암 같은 알칼리 화성암과 수반된 탄산염암에서 발견된다. 지질학적으로 한반도에는 카보나타이트가 분포하지 않는다. 그리고 해변 모래 퇴적층과 델타 퇴적층 같은 미고결 퇴적층에서 분리된 바사나이트, 모나자이트, 제노타임과 같은 중광물(重鑛物)에서 희토류 원소를 추출한다. 세계 최대 규모 희토류 광산은 중국 바이윈 어보 광산이며 베트남의 동빠오 광산과 미국의 마운틴 패스 광산 등이 잘 알려져 있다. 그 외 브라질,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 등에 희토류 광물자원이 편재해 있다.


지구상에 편재된 광물자원은 수입 외에는 해외 자원 탐사 개발로 확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2025년 현재 우리나라의 희토류 해외 자원 탐사 개발 현장은 단 한 곳도 없다. 이명박 정부 때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의 부정적 투자 후유증이 영향을 미쳤다. 해외 자원 탐사 개발을 위한 정부의 공공 투자가 대폭 삭감됐다. 한창때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때문에 해외 광물 자원 탐사 개발 핵심 지원 기관이었던 대한광업진흥공사가 기구 축소·합병으로 해외 자원 탐사 개발 사업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해외자원개발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국가가 리스크를 분담한 대규모 투자와 긴 회수 기간을 고려한 장기 투자 전략이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원 정책이 바뀌어서도 안 된다. 정부 자원 정책 지원 기구 확대와 국가 전략 해외 자원 탐사 개발 거버넌스 재구축 정책 지원 체제 강화가 급선무다. 희토류 핵심 광종 전략 자원 해외 탐사 개발 현장과 원료 확보에 우리 첨단 산업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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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시티 부지 터다지기하고 있는 공터 뒤로 바다앞 제니스 주상복합 아파트와 상업빌딩의 다닥다닥 간판이 흥미롭다. 측면으로는 장산봉과 영도가 뷰에 동참한다. 분지에 위치한 대구의 햇살이 푄현상으로 인해 철판에 지지는 것 같이 건조하고 뜨겁다면 부산은 같은 더위라도 바다의 습기를 입어 덜 공격적이다. 본격적으로 더워지는 시즌이 오면 그 방어막은 기능을 상실하고 아군이 적으로 변해 턱밑까지 진격해 숨막히는 습도로 변하겠지만 바람이 분다면 꽤 상쇄는 될지도. 대구는 성당의 적벽돌이 가마에서 졸업한지 오래인데 아직도 애프터서비스로 지져지고 달궈지는 듯한 느낌의 더위라 내륙의 남부 이탈리아같다. 웅건하고 성스럽고 화려한. 해양성의 부산은 그보다는 자유분방하고 거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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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빈, 자두_enouncter, comfort, leaning, cosmo, oil on canvas, 33.4x24.2cm, 2025


부산 카린 갤러리의. 더 스틸 아워 3인전의 나빈작가의 작품에 눈이 간다.


진홍색 자두에 빛의 하이라이트가 섬세하게 렌더링되어있고 잔털 하나 느껴지지 않는 스푸마토기법 같은 부드러운 그라데이션이 눈에 띈다. 거친 색상 대비가 아닌 중심 오브제와 유사한 계열의 파스텔 핑크를 배경으로 선택함으로써 깊이감을 부드러운 흐름으로 나타내며 무중력 상태의 고요한 부유감을 자아낸다. 정면에서 다소 아래쪽을 향해 비스듬히 놓여져있어 관찰자시점을 살짝 하단에서 상단으로 끌어올린다. 매끄럽고 유리질감의 표면에 광택반사는 두 군데 관찰된다. 광택의 플로우가 중심부에서 외곽으로 가만히 퍼지고 명암 대비를 통해 입체감이 뚜렷하게 표현된다. 일견 동일한 색으로 보이지만 전면이 후면보다 약간 어두워 짙은 버건디부터 밝은 주홍까지 이음새 없이 연결되어 둥근 형태를 부각시킨다. 서예의 대담하고 웅건한 필법의 호방함과는 대척점에 있는 청아하고 섬세한 필법으로 레이어 단위의 컨트롤감이 돋보인다.


나빈, 자두_in the book, oil on canvas, 30x30cm, 2025


형광빛 직전에 톤다운 시켜 파스텔 빛감으로 과하지 않은 네온 라임빛깔 청귤색을 빚어낸 과일은 목재 테이블 위 펼쳐진 백지책 위에 올려져있다. 나무결의 결감이 자연스럽다. 광원의 위치에 따라 좌측 나무 표면은 어둡고 우측은 밝다. 책의 형광빛 윤곽이 인상깊다. 구도와 배치는 지식의 권력을 상징한다기보다 기법을 위한 것이다. 중심원은 만다라 구조를 같기도 하나 완벽한 원이 아니라 미세한 색조 차이로 인해 중첩된 타원형 입체감이 느껴진다. 민트그린과 회녹색은 하단부로 갈수록 서서히 옅어지며 배경 역시 언뜻 단색처럼 보이나 의도적으로 감춘 브러시 윤슬의 자취를 따라 미세한 농담효과가 존재한다. 그림자 처리는 디퓨즈, 단단하지 않고 윤곽선은 가지런히 정돈되어있다. 접시 그림자가 가뭇가뭇 드리워있다


이러한 그림은 작가의 고도의 집중을 요하지만 요란하고 번잡한 서사로 자기 과시하는 그림이 아니기에 쉬이 눈길을 끌지는 않는다. 허나 이런 그림을 그리는 자는 신뢰할만한 사람이며 일상의 사물에서 우주의 신비를 발견할 수 있는 위대한 영혼의 소유자일 것이다ㅡ약간은 예민한, 허나 포용가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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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의 아름다움, 혹은 유럽어의 묘미(2)


그런 식으로 명사 앞뒤로 부사, 분사, 형용사, 관계사절, 전치사구 등을 넣어 정보량을 늘리는 것이 눈에 보이는 외적 확장이라면 눈에 보이지 않는 내적 도모도 있다. 명사 자체에 뉘앙스가 담긴 경우. 헤밍웨이나 저널리스트의 글에서 발견된다. 명상을 하듯 잠시 멈춰서 그 단어를 또렷이 보게 만든다. 그 하나의 단어로 인해 전체 인상이 살아난다.

예를 들어 그저께 코리아타임즈의 geographical chest-thumping. 지리적 가슴두드리기가 아니라 영토에 대한 과시적 행동

...executive order renaming the Gulf of Mexico as the Gulf of America is an act of geographical chest-thumping

어제 코리아헤럴드의 Big beautiful bill is a boondoggle

boondogle 쓸데없는 짓. B의 라임을 살렸다


https://www.koreatimes.co.kr/opinion/20250602/the-right-name-for-the-gulf-of-mexico


https://www.koreaherald.com/article/10501608



사실 여러 수식어를 붙이는 것은 일견 화려해보이고 뭔가 대단한 진리를 말하는 것 같지만 무의미한 수사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sustainable, cutting-edge, 현대미술의 거장, 기립박수를 받은..

옛날에 스레드에 올린 바 있다

예시를 들지 않고 '다양한'이나 '독특한' '특유의'라는 표현을 쓸 때도 마찬가지다

덕지덕지 붙여서 영양가 없는 공갈빵처럼, 중량을 줄이고 질소충전으로 눈을 속이는 과자처럼, 포장과 디자인은 동일한데 딸기잼 원료와 함량을 줄여 더이상 진하고 꾸덕하지 않아 옛날 맛이 안나는 돼지바처럼

남용되어서 의미를 잃어버린 클리셰를 너무 섭취하면 지적 영양실조에 걸리기 마련

잠시 눈을 고정시키고 숨을 고르게 만드는 글을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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