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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기고] 우리도 해외에서 희토류 탐사·개발 서둘러야
김규한 이화여대 과학교육과 명예교수, 前 한국지질자원연구원장
입력 2025.06.01. 23:40
업데이트 2025.06.04. 16:35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로 삼고 있다. 중국은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제한한 2010년 중·일 간 희토류 자원 전쟁에 이어 2018년 미·중 무역 전쟁 중에 희토류 광물 수출을 또다시 제한한 적 있다. 중국은 작년 기준으로 희토류 광물 가채 매장량(현재의 채취 방법을 계속 쓰면서 현재의 원가 수준으로 캘 수 있는 매장량) 4400만t에 연간 생산량 27만t으로 세계 생산량의 69%를 점유하고 있다. 매장량과 생산량이 세계 1위이다.
미국은 어떤가. 올해 들어 미국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까지 희토류 광물자원 공동 개발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나아가 자원 부국 미국은 면적 81%가 빙상으로 덮여 있는 덴마크령 그린란드 동토에 매장된 희토류 광물자원에도 집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주원료로 사용되고 있는 희토류 광물자원 전량을 해외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다. 202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희토류 광물자원을 연간 3090t 수입했다. 중국 의존도는 86.6%에 달했다.
희토류 원소 광물자원(Rare earth minerals)은 무엇인가. 희토류 원소는 원소주기율표 제3족에 속하는 란타늄(La), 이트륨(Y), 세륨(Ce), 프라세오디뮴(Pr), 네오디뮴(Nd), 프로메티움(Pm) 등의 원소다. 희토류 원소는 고성능 영구 자석, 디스플레이, 형광 재료, 니켈·수소 배터리, 레이더 전자 장비, 의료 방사성 치료제 등에 활용된다. 이처럼 전자 반도체 첨단산업, 배터리 친환경 에너지, 군사 항공우주, 의료 바이오, 촉매 화학 산업 등 미래 첨단 신소재 산업에 다양하게 활용돼 자원의 수요가 점증하고 있다.
희토류 광물자원은 여러 지질 환경에서 산출되지만 특히 카보나타이트 관입암체나 섬장암 같은 알칼리 화성암과 수반된 탄산염암에서 발견된다. 지질학적으로 한반도에는 카보나타이트가 분포하지 않는다. 그리고 해변 모래 퇴적층과 델타 퇴적층 같은 미고결 퇴적층에서 분리된 바사나이트, 모나자이트, 제노타임과 같은 중광물(重鑛物)에서 희토류 원소를 추출한다. 세계 최대 규모 희토류 광산은 중국 바이윈 어보 광산이며 베트남의 동빠오 광산과 미국의 마운틴 패스 광산 등이 잘 알려져 있다. 그 외 브라질, 오스트레일리아, 인도, 말레이시아, 우크라이나 등에 희토류 광물자원이 편재해 있다.
지구상에 편재된 광물자원은 수입 외에는 해외 자원 탐사 개발로 확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2025년 현재 우리나라의 희토류 해외 자원 탐사 개발 현장은 단 한 곳도 없다. 이명박 정부 때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의 부정적 투자 후유증이 영향을 미쳤다. 해외 자원 탐사 개발을 위한 정부의 공공 투자가 대폭 삭감됐다. 한창때와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때문에 해외 광물 자원 탐사 개발 핵심 지원 기관이었던 대한광업진흥공사가 기구 축소·합병으로 해외 자원 탐사 개발 사업의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해외자원개발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국가가 리스크를 분담한 대규모 투자와 긴 회수 기간을 고려한 장기 투자 전략이어야 한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원 정책이 바뀌어서도 안 된다. 정부 자원 정책 지원 기구 확대와 국가 전략 해외 자원 탐사 개발 거버넌스 재구축 정책 지원 체제 강화가 급선무다. 희토류 핵심 광종 전략 자원 해외 탐사 개발 현장과 원료 확보에 우리 첨단 산업 미래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