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철학은 결말을 바꾼다 +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 - 전2권
서동욱 지음 / 김영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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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철학과 서동욱 교수의 <철학은 날씨를 바꾼다>에 이어 <철학은 결말을 바꾼다>가 나왔다. 기대되는 책이다.

독일 같이 늘상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음산한 날씨에서 집에만 앉아있던 사람들이 사변철학을 만들어내고 이탈리아아 스페인 같은 쨍쨍한 하늘에서 진취적 문학이 나왔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날씨가 철학을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라 역으로 철학이 날씨를 바꾼다니 무슨 말인가? 판타지에서처럼 주문으로 물리법칙을 바꾸는 것인가?

전작의 고갱이는 사람은 환경과 조건의 일방적 영향을 받는 수동적 존재가 아니라 추체험하는 능동적 존재라는 것이다. 따라서 날씨에 생각이 영향을 받는다는 고정관념을 역전환해 체험에 대한 해석과 인식이 날씨를 바꾼다고 주장한다.

메시지가 특별하긴 하지만 사실 별 상관없다. 문체와 글이 더 독특하기 때문이다. 모든 문단을 요약해주는 생성형 인공지능의 기능을 쓸 이유가 없는 책이다. 책을 읽는 과정 자체가 풍성하기 때문이다. 저자말고는 절대 쓸 수 없는 지문같은 글이다. 오랫동안 외국어로 서양철학을 공부해 온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곱씹을만한 문장이다. 서양어의 특징이 녹아있는 글이다. 안은 문장이 많고 관형격의 수식이 복잡해 어떤 이들은 번역투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하지만 번역본을 번역투로 바꾼 것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번역투에 녹여 대체불가능한 글을 썼다. 좋은 서양철학자의 책을 음미하는 기분인데 그네들이 다루지 않을 백석의 1939년 시가 있어 우리문화를 재방문할 수 있다. 재방문한다는 것은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뜻이다. 으레 서양 유명한 학자에게 한국의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는 의도와 같다.

물론 플라톤, 오뒷세이아 등의 고전도 먹는다는 행위는 무엇인가? 먹는다는 것의 형식은 무엇인가? 같은 질문의 꼬리에 꼬리를 물고 연쇄적으로 등장한다. 라블레의 긍정적인 먹방과 마르케스의 부정적인 먹방도 함께. 이때 알고 있는 자가 적은 유르스나르의 <하드리아누스의 회상록>을 언급해서 좋았다

문체를 구체적으로 뜯어보자면 예컨대 이번 신작(후작)에서 이런 문장이 있다. <>는 토픽/주어고 ()는 한 의미 단위이며 []는 술어다.

˝<소크라테스는>+
<상황이>
(대지로 하여금 자신의 두터운 지갑을)
[열리지 못하게 할 때],
<존재란>
(겸손한 허기와 인내로) (대지의 인색함에) (경의를 표하는 것 외에는)
[다른 길을 찾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24쪽)

˝(삶의 파도가 칠 때) (연안까지 밀려온 미역처럼) (허리에 힘을 주지 못하고) [그저 빙글빙글 돌 뿐이다](8쪽)

˝(타인과 더불어 있음이 전제되어야)
(이 더불어 있음의 결여적 양식으로)
<고독의 가치가> [출현하는 까닭이다]˝(27쪽)

토픽/주어를 읽고 글의 호흡을 따라가다가
다른 곳에서부터 출발한 관형격을 마주하고 마지막에 술어를 읽고 문장을 처음부터 다시 음미해야한다

앞뒤 왔다갔다하며 분석하는 공간적 구조가 특징인 서양어의 특징이 드러난다. 우리말이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하고 발명했다.

서양철학을 원어로 오래 읽은 결과 문어체가 자국어에 영향을 주었다. 마치 발효된 장처럼 서양어 어투가 우리말에 녹아있다. <행복의 기술> 같이 한 문장이 한 페이지일 정도로 과한 만연체라면 곤란하겠지만 이정도는 충분히 해독할 수 있다. 전형적인 수식어가 아니라 전혀 새로운 의미단위를 결합해 특별한 글맛이 난다.

문학적 먹방 장면(17쪽)같은 문어체+현대인터넷언어의 결합관계뿐 아니라
긴 호흡의 비유에서도 새로운 조합을 발견할 수 있다.

먹는 일은 (혀끝의 쾌락을 속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자부하는 바와 달리 단순히)
우리 몸에 주유하는 일이 아니다.(19쪽)
인간은 (식사와 잠이라는 바다가 요동치지 안아야 겨우 거기 떠서 조금 제 갈을 가는) 잎사귀만한 배 한 척이다.(16쪽)

먹는 일=주유아님
인간=배
라는 비유에 긴 호흡의 관형격을 수식하는 서양어의 특징이 보이는데 과하지 않고 적당해 감칠 맛이 난다.

그의 바람대로 정해진 순서없이 급하지 않게 두고 두고 읽고 싶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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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먹울먹 튜브와 이불 텐트 카카오프렌즈 마음 그림책 1
안영은 지음, 이효경 그림 / 웅진주니어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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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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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시리즈 중 3권이 가장 설정 오류가 뚜렷한 것 같다.

지난 포스팅에서 말했던 것처럼 생각하지 못했던 인기를 끌게 되며 세계관을 확장할 때 발생하는 문제는 적절히 땜빵한다. 원피스의 해루석이라든지. 도라에몽이나 코난같이 옴니버스식 구성이 아니라 발전하는 소년만화 스토리라면 파워 인플레도 수반된다
그런데 3권은
GPS같은 멍텅구리 지도(머러더‘스 맵)의 미활용,
블랙이 시크릿 키퍼를 패티그루에게 넘겨줬다가 누명을 쓰고 수감되었는데 덤블도어가 1권에서 해그리드가 블랙의 오토바이 빌려타고 왔을 때 침묵
펍에서 회상 대화가 부적절
루핀도 블랙 미도움 침묵
도망다니는 블랙이 파이어볼트를 어떻게 구매했는지 모름
등 여러가지가 있다.
특히 헤르미온느의 시간 시계돌리기. 픽션에서 시간을 돌리는 시도는 끝이 좋지 못하다. 물질과 시간은 함께 가는 것이기에 시간만 따로 돌릴 수는 없다. 세포노화처럼
<죠죠의 기묘한 모험>에서도 궁극기로 시간을 멈추고 때리는데 정지상태에선 물리적 충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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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게인4 출연자에

위대한탄생의 데이비드오와 백청강
슈퍼밴드2의 기타리스트 장하은과
슈퍼밴드2의 우승자 헤비메탈 밴드 크랙샷의 스시마스터 빈센트
브로맨스의 멤버이자 김영흠과 국가가부른다에서 듀엣한 슈퍼스타K3박장현
도 있었는데

거의 등장하지 않고 사실상 통편집되었다.
어느 해에는 우승해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어느 해에는 카메라에 잡히지도 않는 것은
무슨 까닭일까

이럴 때 늘 운에 대해 생각해본다.
상승하는 운과 하락하는 운이 따로 있을까

대신 기존 가수 중에서는 자두가 주목을 받았고
몰랐던 서희 공원을 발견할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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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서 그래 - 파리 여행그림책
이병률 지음, 최산호 그림 / 달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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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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