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
정온샘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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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 신호가 감지되었습니다>는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국내에서 타임머신을 최초로 개발.성공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내게도 타임머신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여지껏 살아오면서 삶을 과거로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 딱 한 번 있는데, 그럴 수만 있다면... 어쩌면 지금 이 순간도 아빠와 함께 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모두가 어찌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라 생각하지만. 내가 그렇듯 누구에게나 한번 쯤은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지 않을까?

 

책에서 개발된 타임머신은 3시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는데, 정부는 비밀리에 국제 및 국내 정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미미한 범위 내, 공익적 목적에 한해서만 사용할 것을 약속하고 국제기구와 협상을 완료한다.

 

팀의 업무는 간단했다. 자살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TF팀은 타임머신을 이용해 자살 시도자의 행위 직전 시간으로 돌아가 그들을 물리적으로 방해한다. 그 과정에서 대상자들은 우리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욕을 하거나 우리와 격렬하게 몸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하지만 법원 판결 후 병원이나 교도서에서 다시 만난 대상자들은 우리에게 감사의 인사를 건네곤 했다.

P.22 중에서.

 

주인공 회영은 인공지능 스마트 워치 D와 하루를 시작한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악몽 속에서 거친 숨과 함께 눈을 뜨는 회영에게 D는 일어날 때부터 잠들 때까지 곁을 지켜주는 비서같은 존재이다. 그녀의 엄마, 이지은은 스스로 죽기를 선택했고 사고 직후 대한민국에는 자살 방지법, 일명 '이지은 법'이 제정된다. 자살이 법적으로도 엄격한 금기 사항이 된 것이다. 이지은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생명보호처장인 수경은, 엄마를 잃고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를 당할 때까지 누워지내던 회영을 자살 예방 TF팀에 특별채용하고, 그녀를 딸처럼 돌본다.

 

회영은 수많은 사람들을 구하면서 정작 자신의 엄마는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안고 살아간다. 그러던 어느날, 타임 리프 기능이 3시간 전이 아닌 10년 전까지도 변경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녀는 엄마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향하는데...

 

소설에서 묘사하는 우리의 미래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높은 자살률, 미세먼지를 녹이기 위해 내리는 옅은 비 그리고 인간 생활의 많은 것을 관여하는 인공지능 스마트 워치... 문득 먼 미래가 아닐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내 삶이 끝난 이후의 세계는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궁금하기도 하다. 책을 읽는동안 끊임없이 발전하는 문명 속에서 우리 인간은 어떻게 중심을 잡으며 살아가야할지 고민이 되기도 했다. 나름대로 의미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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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를 알면 성격이 보이는 원소 - 화학자 엄마가 들려주는 원소와 주기율표 이야기 자음과모음 청소년수학과학 3
도영실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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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헬, 리, 베, 비, 시, 질, 산, 불, 네..." 학창시절 수도 없이 외웠던 주기율표다. 화학이 처음부터 싫었던 과목은 아니었는데, 어느새 사이가 나빠졌다. 공부할 당시 원리도 이해하지 못한 채 무작정 외워야했던 게 곤욕이었다. 주기율표도 아주 힘겹게 외웠는데, 화학식에 맞게 숫자를 대입하고, 계산까지 하려니 잘 될리가 만무했다. 돌이켜 보면 제대로 이해하려고 애써보지 않았던 지난 시간들이 조금 아깝다. 스스로를 수학, 과학 포기자라 칭하며 등한시 해버렸는데, 관련 서적들의 출판 소식을 듣게되면 진지하게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못 다한 것에 대한 미련일려나.

 

<기호를 알면 성격이 보이는 원소>는 포항공대 대학원에 입학해 유기금속 화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LG화학 기술연구소에서 8년간 근무하며 다수의 논문을 집필한 저자가 청소년들이 화학을 좀 더 가깝게 느꼈으면 하는 마음으로 쓴 책이라고 한다.

 

세상은 '원소'라는 아주 작은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어요. 지구 뿐만 아니라 우주까지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전체가 작은 입자로 구성되어 있는 거예요.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이 있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지구에 존재하는 원소의 종류는 고작 118가지라는 점이에요. 118개 원소가 전부를 만든 거죠!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요? 여기에는 일정한 법칙이 숨어 있습니다. 주기율표를 보면 그 법칙을 엿볼 수 있어요.

P.5, '들어가는 글' 중에서.

 

책은 1장 원소들이 사는 주기율표, 2장 원자가 결정하는 원소의 주소, 3장 주기율표에서 원소 찾기, 4장 원소야 원소야, 뭐하니? 등 총 4장으로 구성되어있다. 더 이상 다른 물질로 쪼개지지 않는 순수한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기본 성분인 원소로부터 세상의 모든 것이 만들어졌다니. 더 알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한다.

 

주기율표는 순서대로 한줄한줄 꽉 채운 형태로 나열되어 있지 않은데, 그동안 왜 한번도 궁금하지 않았을까? 책을 읽다보니 원소의 특성에 따라 주기와 족을 갖는 위치에 자리잡아 중간에 비어 있는 곳이 생긴거라고 한다. 주기율표가 왜 그렇게 생겼는지에 대한 의문이 손쉽게 풀렸다.

<기호를 알면 성격이 보이는 원소>는 '화학자 엄마가 들려주는 원소와 주기율표'란 부제처럼 편안한 구어체로 주기율표의 원리를 쉽고, 간단하게 설명한다. 이 책을 진즉 만났더라면 화학과 사이가 그리 나빠지지 않았을거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주기율표와 친해지고 싶다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두 아이가 화학을 공부할 때쯤 함께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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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전함 강감찬 몽실북스 청소년 문학
박지선 외 지음 / 몽실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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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초기에는 거란의 침입이 잦았는데, 무려 세 번에 걸쳐 고려에 쳐들어왔다고 한다. 1차 침입에서 서희가 외교 담판으로 강동 6주를 얻기도하지만 고려도 막심한 피해를 입는다. 2차 침입에 이어 1018년, 소배압이 이끄는 10만의 거란군이 3차로 고려를 침공한다. 이 때, 강감찬은 귀주에서 거란군과 맞서 싸우고, 치열한 전투 끝에 이들을 물리친다. 귀주대첩을 계기로 고려는 100년 간 평화를 유지하고, 전성기를 누렸다고 한다. 이렇듯 지혜롭고, 용맹했던 강감찬의 귀주대첩을 책에서는 어찌 구현하고, 재해석할지. 문득 호기심이 일었다. 책은 네 명의 작가가 쓴 네 개의 이야기 <깃발이 북쪽을 가리킬 때>, <설죽화>, <낙성>, <우주전함 강감찬>등을 담고 있다.

                           

강감찬의 나이는 적게 잡아도 칠순은 되어 보였고, 키가 매우 작아서 갑옷이 걸어오는 것 같았다. 거기다 한 때 천연두라도 앓았는지 얼굴에는 부스럼 자국투성이었다. 고려에 얼마나 인재가 없으면 이런 사람이 상원수를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 소배압은 씩 웃었다.

"고려에는 인재가 없나 보군요. 당신처럼 늙다리에 꼬맹이를 데려다 장군이랍시고 하고 있으니, 칼을 들 힘이나 있소?"

자신을 떠보려는 속셈이 분명했다. 강감찬 역시 웃었다. "우리나라는 강한 나라를 상대할 때는 최강의 용장이 가고, 약한 나라를 대할 때는 허약한 늙은이를 보냅니다."

p.26 중에서.

 

<깃발이 북쪽을 가리킬 때>에서는 거란과 전투 직전, 강감찬이 강민첨과 어떤 방법으로 싸울지 고민하는 부분이 인상깊었다. 바람의 방향을 고려하고, 삼한사온의 겨울철 시베리아 기단의 주기를 살펴가며 전략을 짜는 모습에서 진정한 장수의 면모가 느껴졌다. 또 전투 장면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눈 앞에서 귀주대첩이 펼쳐지는 듯한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설죽화>는 홍씨부인과 이관 사이의 외동딸로 고려를 구하고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남장을 하고, 무예를 배워 강감찬 장군을 찾는다. 설죽화는 거친 전쟁터에서 거란과 싸움을 하다 목숨을 잃고, 강감찬 장군은 그녀가 고려의 군사였음을 인정한다. '설죽화'는 여성여웅소설의 전형적인 모티를 가지고 있지만 나는 그 전형성이 좋다. 북한 평안북도에서 전해지는 실제 설화라고하니 더욱 기억에 남는다.

 

두 작품 이외에 <낙성>과 <우주전함 강감찬>은 인공두뇌와 우주전함과 관련한 미래이야기를 다룬다. 과거와 미래의 이야기를 고루 읽는 것 같아 꽤 흥미로웠다. 이 소설을 기회로 '강감찬'장군의 업적이 더욱 알려지고, 빛날 수 있으면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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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김윤태 지음 / 북오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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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리 스릴러와 로맨스를 좋아하는 내게 특이한 장르의 책 한 권이 눈에 띄었다. 두 장르를 합쳐놓은 '미스터리 로맨스'라니. "'미스터리 로맨스'라 분류되는 장르는 어떤 이야기를 다루고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시작으로 책을 꺼내들었다.

 

책의 시작은 여느 로맨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열 아홉 살인 석태와 소미는 달콤한 입맞춤을 한다. 곰인형을 선물하고 싶었던 석태는 소미에게 잠시 기다려달라고 말하며 뛰어가 인형을 사서 곧바로 돌아오지만 그의 눈 앞에는 끔찍한 광경이 벌어진다. 복면을 쓴 누군가가 소미를 바닥에 눕히고 칼을 들어 위협하고 있었는데, 칼끝에는 이미 피가 흥건히 묻어있다. 남자는 급하게 도망치고, 석태는 쓰러진 소미를 살피는데, 그녀의 얼굴은 와플처럼 조각조작 베어진 칼자국이 선명하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소미는 석태에게 벚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줄 것을 부탁한다. 마치 예전부터 알았다는 듯이 석태를 대하는 소미는 뒷날 같은반으로 전학을 오고,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불량학생인 새롬이의 질투로 그들의 무리는 소미를 괴롭히기 시작하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고, 영화를 보기로 한다. 그렇게 단둘이 만나던 날 소미는 사고를 당하고, 치료 후에 학교로 돌아오지만 심한 상처로 변해버린 그녀의 얼굴은 아이들에게 거부감을 준다. 그렇게 좌절감에 빠져버린 소미는 말도 없이 학교를 나오지 않았고, 이후 자신을 찾지 말라는 편지 한 통과 함께 사라져버린다. 석태는 오랜 방황 끝에 학업을 마치고, 중소기업에 취직한다. 어느날 소미가 같은 직장, 다른 팀의 대리로 나타나는데 얼굴의 상처와 잘려진 새끼 손가락은 석태로 하여금 그녀의 지난 9년을 궁금하게 한다. 그녀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이야기는 한 남자가 열렬히 사랑했던 여자의 상처를 뒤쫓으며 시작된다. 소설은 석태, 소미 그리고 석태와 소미의 이야기로 구분해 각각의 시점에서 인물의 입장을 전한다. 엽기적인 사건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몰입도를 높이기는 하나 오롯이 한 여자에게로만 향하는 인물의 마음과 행동을 지고지순한 사랑이라고 해야할지, 단순 집착이라 해야할지 고민이 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또 여러 사건들이 뒤엉켜있는 스토리 끝에 마무리되는 결말은 조금 허무했달까... 아쉬움이 남는 부분들도 있지만 이어질 이야기들이 흥미로워서 빠른 속도로 책장을 넘기게 하는 몰입도 높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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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
최현주 지음 / 라떼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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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그림의 표지가 가을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질 무렵의 서점과 그곳을 지키고 있는 고양이 세 마리의 모습이 고즈넉하면서 평화롭다. 마음이 따뜻해져오는 표지를 가진 책은 일단 읽고싶다. <오늘도 자리를 내어 줍니다>는 영어를 가르치는 프리랜서 강사였다가 구미에 정착해 책방을 운영하게 된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이다.

 

어린 시절의 나는 책방 사장님 아들과 결혼하고 싶은 원대한 꿈이 있었더랬다. 함께 가업(?)을 이어받아 폴폴나는 책 냄새를 맡으며 책을 실컷 읽고 싶다는 야무진 꿈이었는데...... 물론 실패했지만 성인이 된 지금도 책방 혹은 북카페 운영에 대한 로망은 남아있는 상태다. 그렇기에 책방을 운영하는 이들의 삶이 늘 궁금했던 것 같다. 책은 독립서점인 '책봄'을 운영하며 생겨난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루고 있는데, 그 이야기들을 읽고 있으니 소소한 행복들이 내게도 전해지는 듯하다. 또 저자가 삶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에 관해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는데, 나의 생각과 비슷한 것들이 많아서 놀랍기도 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다정함에 기대어 살아왔는지 잊고 있었다. 세상은 어차피 혼자라고 소리쳐도 봤지만 함께이기에 혼자도 괜찮아 보일 수 있었다. 다시 눈을 감고 나를 떠올린다. 여전히 창밖을 멍하게 바라보고 있는 나의 뒷모습이 보인다. 나에게 말해 주고 싶다. 혼자가 아니라고. 모두가 책봄을 응원하고 있다고. 그러니 더는 그렇게 바보 같은 얼굴로 울지 말라고.

p.11, '코로나 시대의 책방' 중에서.

 

저자는 책방 고양이 봄, 여름, 겨울이를 구조하고, 입양하면서 세 마리 고양이의 집사가 된다. 잠시 '가을이는 왜 없을까?'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길에서 만나는 모든 고양이의 이름이 가을이라고 한다. 냥이 이름 지어주는 방법이 독특하면서도 귀여워서 슬며시 웃음이 난다. 동물들에게 자리 한 켠 내어주며 '공존'이라는 의미를 실천하고 있는 저자의 모습을 보니 동물과 환경을 위해서 나도 무엇이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할 때면 매년 유기견센터에 낡은 이불이나 수건을 보내고, 어쩌다 길냥이 짜장이를 만날 때면 집으로 쫓아올라가 사료를 가지고 나오긴하지만 동물을 위한 나의 노력들은 간헐적인 것만 같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것들도 찾아보려한다.

 

책을 통해 알게 된 책방 운영의 실상은 확실히 나의 로망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그 속에서 소신을 지키며 최선을 다하는 저자의 모습은 보기 좋았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잘 어울리는 책이라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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