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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다면
김윤태 지음 / 북오션 / 2022년 10월
평점 :

미스터리 스릴러와 로맨스를 좋아하는 내게 특이한 장르의 책 한 권이 눈에 띄었다. 두 장르를 합쳐놓은 '미스터리 로맨스'라니. "'미스터리 로맨스'라 분류되는 장르는 어떤 이야기를 다루고 있을까?"라는 호기심을 시작으로 책을 꺼내들었다.
책의 시작은 여느 로맨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 열 아홉 살인 석태와 소미는 달콤한 입맞춤을 한다. 곰인형을 선물하고 싶었던 석태는 소미에게 잠시 기다려달라고 말하며 뛰어가 인형을 사서 곧바로 돌아오지만 그의 눈 앞에는 끔찍한 광경이 벌어진다. 복면을 쓴 누군가가 소미를 바닥에 눕히고 칼을 들어 위협하고 있었는데, 칼끝에는 이미 피가 흥건히 묻어있다. 남자는 급하게 도망치고, 석태는 쓰러진 소미를 살피는데, 그녀의 얼굴은 와플처럼 조각조작 베어진 칼자국이 선명하다.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소미는 석태에게 벚나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줄 것을 부탁한다. 마치 예전부터 알았다는 듯이 석태를 대하는 소미는 뒷날 같은반으로 전학을 오고,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불량학생인 새롬이의 질투로 그들의 무리는 소미를 괴롭히기 시작하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둘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되고, 영화를 보기로 한다. 그렇게 단둘이 만나던 날 소미는 사고를 당하고, 치료 후에 학교로 돌아오지만 심한 상처로 변해버린 그녀의 얼굴은 아이들에게 거부감을 준다. 그렇게 좌절감에 빠져버린 소미는 말도 없이 학교를 나오지 않았고, 이후 자신을 찾지 말라는 편지 한 통과 함께 사라져버린다. 석태는 오랜 방황 끝에 학업을 마치고, 중소기업에 취직한다. 어느날 소미가 같은 직장, 다른 팀의 대리로 나타나는데 얼굴의 상처와 잘려진 새끼 손가락은 석태로 하여금 그녀의 지난 9년을 궁금하게 한다. 그녀에겐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이야기는 한 남자가 열렬히 사랑했던 여자의 상처를 뒤쫓으며 시작된다. 소설은 석태, 소미 그리고 석태와 소미의 이야기로 구분해 각각의 시점에서 인물의 입장을 전한다. 엽기적인 사건으로부터 시작되는 이야기는 몰입도를 높이기는 하나 오롯이 한 여자에게로만 향하는 인물의 마음과 행동을 지고지순한 사랑이라고 해야할지, 단순 집착이라 해야할지 고민이 되는 부분들이 있었다. 또 여러 사건들이 뒤엉켜있는 스토리 끝에 마무리되는 결말은 조금 허무했달까... 아쉬움이 남는 부분들도 있지만 이어질 이야기들이 흥미로워서 빠른 속도로 책장을 넘기게 하는 몰입도 높은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