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김리하 지음 / SIS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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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면서 위로가 되었던 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이가 있다는 것, 그리고 같은 생각을 하며 오늘도 최선을 다해 생을 살아내고 있는 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어쩐지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서 용기를 얻게되는 기분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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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유난히 좋아지는 어떤 날이 있다
김리하 지음 / SISO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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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리하

몇 년간 해야 할 일들을 하지 않으며 시간을 보냈다는 저자는 길을 잃고 헤매는 동안 '내가 누구인지' 끊임없이 질문하는 자신을 만날 수 있었다고 한다. 흔들리는 마음을 부여잡으며 어쩌다 쓴 글들이 자신을 일으켜 세우고 응원해주었기에 그녀의 이야기가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도 벗처럼 다가갈 수 있길 희망한다.

 

 

 

 

책은 5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총42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작가의 경험과 생각을 담은 에세이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내 경험들이 맞물려 떠올랐다.

 

 

"삶이라는 것이 순간순간의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이제 나는 매 순간을 함부로 살지 않으려고 한다. 아니, 그렇게 살기 싫어졌다는 말이 더 맞을것 같다. 늘어난 경험치를 바탕으로 마음먹기에 따라 얼마든지 인생의 방향이 긍정적으로 바뀌며 삶이 진화될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건강을 위해, 더 좋은 습관을 갖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는 중이다. 이런 노력을 '나는 나를 키운다'라는 말로 표현하고 싶다. p.64, '나는 나를 키운다' 중에서"

 

 

그동안 동화를 써온 저자이기에 그녀의 글들은 덤덤하면서도 꾸밈없고, 솔직 담백하게 쓰여있다. 저자 특유의 필체로 써내려간 글들은 내게 아주 편안하게 다가왔다. 글은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 해보았을 주제들을 다루고 있고, 작가가 던져준 생각거리에서 삶의 지혜와 힌트를 얻기도 한다. 나는 성취욕구가 강한 편인데, 사회생활을 관두고 육아를 하면서 엄마가 아닌 '온전한 나로서의 나'는 더 나아가지도, 자라지도 못하고 있는 것 같아서 많이 괴로워했던 것 같다. 끝없이 성장하고 싶다는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이 많이 닮아있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시행착오 끝에 그녀가 내린 결론은 타인이 아닌 스스로 자신을 환대해 주며 우리 앞에 주어진 생의 길을 따라 또각또각 걸어가면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 나는 에세이를 읽기도 전에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책을 읽으면서 위로가 되었던 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이가 있다는 것, 그리고 같은 생각을 하며 오늘도 최선을 다해 생을 살아내고 있는 이가 있다는 사실이다. 어쩐지 혼자가 아니라 함께라서 용기를 얻게되는 기분이랄까. 단단하게, 지혜롭게 마음을 지키며 살고 싶은 이들이 한번쯤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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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일기
사쿠마 가오루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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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저자가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묘연을 맺으면서 이들과 함께 겪는 에피소드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한없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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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일기
사쿠마 가오루 지음, 현승희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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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쿠마 가오루

일본 도쿄에 거주, 서점에서 일하며 만화를 그린다. 현재 함께 사는 고양이는 시로마루, 챠마루 두 마리다.

 

책은 저자가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묘연을 맺으면서 이들과 함께 겪는 에피소드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이들에겐 한없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고양이를 잘 몰랐지만 엄마를 잃은 작고 여린 꼬미를 보는 순간 꼭 함께하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때부터 고양이에 관해 꽤 열심히 공부했고, 그렇게 줄곧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분명 꼬미보다 동생이지만 덩치는 훨씬 더 큰 요미도 어느새 새 식구가 되었다. 책은 마치 나와 나의 고양이들. 우리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 같아서 마음이 더 쓰인다.

 

두 마리의 고양이를 먼저 키우다가 오갈데 없는 작고 여린 냥이를 책임 지기로 한 사쿠마 가오루 그리고 그녀의 남편인 다이사쿠. 그들은 분유도 먹이고, 씻겨주고, 놀아주며 아기 냥이의 엄마, 아빠를 자처한다. 냥이는 무럭무럭 자라 기존에 살고있던 냥이들과 함께하게 된다. 고양이는 영역동물이라 합사가 순조롭지 않은 경우도 많은데, 주인의 정성을 알았던지 냥이들도 적응 기간을 거쳐 새로운 고양이를 받아들이게 된다. 책 제목처럼 <고양이 일기>는 고양이들과 생활하며 일어나는 이야기들을 그림일기로 조목조목 써놓은 것 같다. 그러던 어느날 베란다에서 울고 있는 새끼 고양이를 구조하게 되고, 그들은 또 다시 입양을 고민한다....

 

 

참 못말리는 고양이 사랑이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느꼈던 감정처럼 나도 고양이들에게 얻고, 배우는게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냥이들의 체온에 의지해 이들을 한껏 안고, 쓰다듬을 때 힐링되는 그 느낌이란. 또 그걸로 위로받으며 하루를 시작할 힘을 얻는다. 물론 고양이가 내 삶의 전부는 아니지만 상당부분 이들에게서 많은 에너지를 얻고 있는 것 같다. 발버둥치며 댕굴거리고 노는 고양이 그림이 귀엽게 묘사되어서 기분 좋아지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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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녕 지음 / Storehouse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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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준녕

1996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이며 소설 <주인 없는 방><번복>을 썼다. 매일 하루의 절반은 소설을 준비하고, 나머지 절반은 소설을 쓰며 보낸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도 당신과 함께 가벼운 문학을 소망한다.

 

<낀>은 냉탕에 백룡, 낀, 벽에기는 낙지, 아랫세상에는 비버가, 이어서 써보겠습니다. 등 총 5편의 단편이 실려있다.

 

"당시 나는 농협이나 동네 시장을 돌며 금금치의 시세를 파악하고 있다. 그때 금금치의 가격은 '한 단에 8000원'이란 보이지 않는 벽에 가로막혀 벼룩처럼 그 주변에서 뜀뛰기 했다. 왜 이리 비싸요? 그리 묻자, 시장에서 50년이나 금금치를 팔아왔다던 박칠순 할머니가 말했다. 추버서 그라제, 추워서요? 응, 긍제, 추버서. 녀석, 온도에 민감한 게 어느 정도 나와 비슷했다. 시금치가 나와 가장 다른 점은 녀석은 자신의 그런 특성에 따라 몸값이 뛰었지만, 내 경우엔 몸값이 한없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둘 다 사회에서 소비되는 건 같은데, 왜 차이가 나는가 싶었다. " p. 41 중에서.

 

<낀>은 재혁이 어느 회사의 면접을 보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그는 교정기에 낀 시금치때문에 면접에서 탈락한 라콤에게 청량감을 느껴 함께 밥을 먹으러 간다. 의식의 흐름대로 서술되었나싶을만큼 이야기가 휙휙 넘어가는데, 그러는 와중에도 시금치에 집착하는 재혁을 발견한다. 그에게 시금치는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걸까? <낀>을 통해 당신,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가를 알려줄 것이라는 책 소개의 말처럼 사회에서 내 위치를 돌아보게 된다. 민감한 건 비슷하지만 그럴수록 시금치는 몸값이 뛰는데 반해 나는 그렇지 못하다는 말이 조금 슬프게 들리기도 했다. 재혁의 이야기에서 그치는게 아니라 나아가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의 이야기인 것 같아서.

 

또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냉탕에 백룡>이다. 유희왕카드 중 백룡을 무척이나 가치고 싶었던 주인공은 버둥거리며 카드를 집는다. 그는 집 나간 어머니와 아버지의 잦은 부재로 제대로 씻지 못해 늘 더러웠고, 친구들은 그가 만진 물건을 썩었다며 쓰레기통에 버리기 일쑤였다. 필사적으로 친구의 백룡카드를 만지다가 카드가 반으로 찢어지는 불상사를 겪지만 곧 절반이 잘린 백룡은 그의 것이 된다. 이 사실을 알게된 친구의 부모님은 선생님의 멱살을 잡고서 백룡을 돌려달라 말하고, 분노한 선생님은 주인공의 뺨을 갈긴다. 그리고 카드값만큼 돈으로 보상해 주라고 했지만 돈을 마련할 방법이 없었던 주인공은 형에게 사실을 알린다. 그날 형은 친구 아버지의 배를 칼로 찔렀고, 그와 아버지는 쫓기듯 대구로 내려간다. 그들의 도피처는 대구바다. 그 곳에서의 삶 역시 여의치 않은데...

 

어린 마음에 가지고 싶었던 카드 한장은 주인공과 그 가족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고작 카드 한장으로 인해 흔들려야하는,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그의 이야기 또한 우리 사회의 단면같아서 꽤 오래 여운이 남았다. 글을 읽는내내 무거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지만 또 그런대로 그것 안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소설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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