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 - 인생의 판을 바꾸는 무의식의 힘
정도언 지음 / 지와인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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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가 정도언 지음

대한민국 최초의 국제정신분석가이자, 정신과 의사들을 정신분석하는 마음의 명의. 서울대학교 의과대학과 서울대학교병원 교수로 30년 넘게 재직했다. 정신과, 신경과, 수면의학 전문의(미국)로 각종 미디어에서 대한민국 명의로 꼽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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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도하며 살다가 세상을 떠나면 남은 사람들이 자신을 애도하도록 하는 묘한 존재가 바로 사람입니다.

p.27 '슬픔의 유효기간을 설정하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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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책을 읽는 이들이 자신의 삶에 얽혀 나를 구속하고 있는 상실감, 환상, 자기애, 정체성, 초자아, 열등감, 공격성, 외로움 같은 문제의 매듭을 풀기를 바라며 삶의 이야기를 새롭게 써 인생의 판을 바꾸길 기대하며 글을 썼다고 한다. 그의 바람대로 책은 자신에 대해 성찰하고 끊임없이 질문하며 상처가 있다면 회복하고 마음을 다스리며 외로움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수 년간, 마음이 아픈 이들을 만나 들어주고 다독이며 치료한 작가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있는데 작가가 전하고 싶어하는 이야기에서 그의 내공은 여실히 드러난다.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을법한 이야기들을 소재로 바로 옆에서 조목조목 설명해주고, 친절하게 알려주는 느낌의 책이라 제법 유용하다는 생각을 했다.

 

 

책은 주제에 따라 여덟 가지의 판을 다루고 있다.

 

첫 번째 판 헤어져야 하는 것과 헤어지려면:

상실감 다루기

두 번째 판 꿈이 현실이 되려면: 환상 다루기

세 번째 판 매력적인 사람이 된다는 것:

자기애 다루기

네 번째 판 내가 숨긴 나를 찾으려면: 정체성 다루기

다섯 번째 판 확신의 늪에서 빠져나오려면:

초자아 다루기

여섯 번째 판 망설이지 말고 움직이려면:

열등감 다루기

일곱 번째 판 다른 사람과의 경계선 지키기:

공격성 다루기

여덟 번째 판 끝없는 외로움에 잘 대처하는 법:

고독감 다루기

 

책을 읽으면서 최근에 부쩍 느꼈던 고독감에 관해서 고민했다. 시끌벅적한 사람들 속에 늘 둘러쌓여있지만 내가 기대하는 바와 다르게 관계가 흘러가고, 또 그 속에서 쉽게 상처 받고 힘들었던 나를 돌아본다. 사람은 저마다 다른데, 그걸 인정하지 못 하고 욕심을 부렸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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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부는 태풍 속에서 평정심을 지키려면 욕구와 소망을 관리하고, 초자아의 유연성을 지키고, 자아의 힘을 길러야 합니다. 현실을 판단하는 힘도 키워야 합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정신분석이 이야기하는 '타협'입니다. 삶의 핵심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타협입니다. 아무렇게나 타협해도 된다는 말이 아닙니다. 평정심을 지키려면 주먹구구가 아닌 체계적인 방식을 써야 합니다.

p. 295-296 '마음의 방파제 쌓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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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욕구와 소망을 관리해야 하고, 자아의 힘을 길러야 한다.이렇게 하는 것이 '타협'이며 삶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타협이라는 글귀가 마음에 울림을 준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도 또 아이와의 관계 속에서도 평정심을 잃고, 전전긍긍했던 건 부적절한 욕구와 소망 탓이었다는 생각이 뒤늦게 들기도 한다. 욕구와 소망은 적정하게 관리하고 있는지 진짜 중요한 걸 놓치며 살아가고 있진 않은지 돌아보며 살아야겠단 생각이 든다. 책을 통해서 생각주머니가 물꼬를 튼 듯, 생각에 생각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불편했던 감정이 어느 정도는 정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이런 감정은 또 금세 꼬리를 쳐들 수도 있겠지만 지금은 일단 상당히 편한 상태이다.) 이런 면에서 <당신이 숨기고 있는 것들>은 '나'의 불편한 감정들을 들여다보기에 상당히 좋은 책인 듯 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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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 탐정 유동인 - 더 비기닝 서점 탐정 유동인
김재희 지음 / 몽실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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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재희

2006년 데뷔작 <훈민정음 암살사건>으로 '한국 팩션의 성공작'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경성 탐정 이상>으로 2012년 한국추리문학 대상을 받았으며, 한국추리작가 협회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동인은 대형서점인 미림문고 강동구 지점 MD로 책을 매입하거나 진열하고, 마케팅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일을 하고 있다. 큰 키에 날씬한 몸의 그는 고객을 응대하는 직업을 가진 터라 늘 곱게 접은 긴 팔 셔츠와 면바지를 입고 근무한다. 그리고 주목해야 할 또 다른 인물은 형사 아람. 그녀는 어깨를 넘는 긴 머리를 하나로 올려 묶은 포니테일 스타일에 무채색 계열의 바지 정장을 곧잘 입는다. 또 원래 모양을 살려서 그린 눈썹과 동그란 눈, 봉긋한 코, 야무지게 다문 입술은 단아한 이미지지만 꽤나 강단 있어 보인다.

 

<서점 탐정 유동인>은 동인과 아람, 두 인물이 주축이 되어 네 가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방식으로 전개된다. 형사인 아람이 추리에 일가견이 있는 동인에게 사건에 대해 조언을 구하며 의문 투성이었던 일을 주거니 받거니 풀어나가는 모습이 흥미롭다. 그동안 즐겨 읽던 장르소설은 주로 외국 문학이었던 터라 작품의 배경도 이국적이었는데,<서점 탐정 유동인>은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오히려 더 신선한 느낌이 든다. 가상의 공간이지만 어쩐지 낯설지가 않고, 꼭 우리나라 어딘가에 있을 법한 공간같아서 이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보다 생생하게 다가오는 듯 하다.

 

소설에서는 <봄, 사거리 교통사고 사건>, <여름, 풍산 오 씨 종부 실종사건>, <가을, 미림문고 북토크 사건>, <겨울, 뱀특별 화장품회사 사건> 등 사계절을 중심으로 계절별로 일어나는 사건들을 각각 하나씩 다루고 있다. 가독성도 좋아서 금세 읽을 수 있었는데, 특히 인상에 남는 사건은 <가을, 미림문고 북토크 사건>으로 북토크를 하던 중에 한 여성 독자가 고용량의 카페인을 마시고 쓰러지면서 시작된다. 기절한 여성은 구가인씨로 지정민 작가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져 있다. 북토크에는 작가의 현재 여자친구 또 작가의 광적인 팬 등 의심을 살 만한 인물들이 참석했는데...

 

의심의 눈초리로 집중해서 책을 읽었지만 유동인 대리의 예리함을 따라가긴 힘들었다. 사건의 단서가 처음부터 제공되지 않아서 독자의 입자에서 예측 불가한 상황들은 조금 아쉬움이 남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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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버 드림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조혜진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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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넷플릭스 작품을 하나, 둘 보고 있는 찰나인데, <피버드림>도 제작되고 있다니 기대가 된다. 더구나 대화로만 전개되는 원본의 이야기가 영상으로는 어떻게 표현이 될지 흥미롭다. 안방 티비로 <피버드림>을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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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버 드림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조혜진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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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만타 슈웨블린

1978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태어났다. 2010년 영국의 권위있는 문예지 <그랜타>에서 곱은 '35세 이하 최고의 스페인어권 차세대 작가로 주목받았다. <피버드림>은 영화로 제작되어 2021년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예정이며, 사만타 슈웨블린이 직접 각색에 참여했다. 라틴아메리카 환상문학의 전통을 이으면서도 완전히 새롭고 독창적인 감성과 형식을 더해 사만타 슈웨블린만의 장르를 창조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책은 줄곧 두 사람의 대화로만 전개된다. 젊은 도시 여인 아만다와 마을 소년 다비드가 이 대화의 주인공들이다. 아만다는 침대에 누워서 서서히 죽어가고 있는 중이며이들은 그녀가 왜 죽어가고 있는지에 관해서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하나하나 되짚어가며 대화한다. 도시에 살고 있는 아만다는 바쁜 남편은 두고, 시골에 있는 별장을 빌려 딸 나니와 단둘이 휴가를 보내기로 한다. 어느날 딸과 머무르기로 한 별장의 이웃인 카를라를 알게되고, 그녀로부터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6년 전, 마을에서는 새와 말의 연이은 죽음에 이어 카를라의 아들 다비드도 갑작스럽게 병에 걸린다. 그리고 별다른 해결책도 없이 죽어가던 중에 마을의 녹색집 여인에게 치료를 받지만 괴물이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이야기를 들은 아만다는 혼란에 빠지고, 카를라에게 있었던 일이 자신에게도 일어날까봐 두려워한다. 딸의 안전을 걱정하지만 딸과도 떨어지고, 자신은 알 수 없는 무언가에 중독된다. 그들에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걸까?

 

-벌레 같은 거예요.

-무슨 벌레인데?

-벌레 같은 거요, 어디에나 다 있는.

내 귀에 대고 속삭이는 건 남자아이다. 질문하는 사람이 바로 나다.

-몸에 있는 벌레?

-네, 몸에 있는 벌레요.

-지렁이 말하는 거니?

-아뇨, 다른 종류의 벌레예여.

어두워서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까슬까슬한 시트가 내 몸 아래에서 구겨진다. 나는 움직이진못하지만 말은 한다.

-벌레 때문이에요. 참을성 있게 기다려야 돼요. 그리고 기다리면서, 벌레가 생기는 정확한 순간을 찾아내야 해요.

-왜 그래야 하는데?

-중요하거든요, 우리 모두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예요.

p.11-12

 

벌레 이야기로 시작하는 대화의 첫부분부터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책에서 말하고 있는 벌레는 뭘까? 그리고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대화로만 전개되는데, 그래서인지 단번에 이해하기 쉽지 않은 부분도 있다. 하지만 책을 끝까지 읽다보면 앞의 대화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이해하게 된다. 또 이야기 속에서 작가가 명확하게 설명해주지 않는 것이 있는데, 이 부분은 글을 읽는 내내 해석 해내기 위해 애쓰게 된다. 이 독특한 방식은 피로를 느끼기도하지만 이야기에 좀 더 집중하게 만들기도 한다. 스포하는 것을 지양하는 편이라 더이상 내용을 언급하기 곤란하지만 책에서 이야기하는 벌레는 의미하는 바가 꽤 크다.

 

요즘 넷플릭스 작품을 하나, 둘 보고 있는 찰나인데, <피버드림>도 제작되고 있다니 기대가 된다. 더구나 대화로만 전개되는 원본의 이야기가 영상으로는 어떻게 표현이 될지 흥미롭다. 안방 티비로 <피버드림>을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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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파이널! 마음을 꿈꾸다 3
신채연 지음 / 꿈꾸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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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신채연

살면서 즐겁고 행복한 일이 많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동화쓰는 일을 세 손가락 안에 꼽을 만큼 좋아한다.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서도 어린이책 작가 교실의 글벗들과 신나게 수다 떨며 글을 쓸 수 있으면 정말 좋겠다고 생각한다.

 

<신라초 축구 영재, 서정훈 본교 입학> 주인공 서정훈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중학교 축구부 생활을 시작하고, 언젠가 영국으로 진출하고 싶다는 꿈을 가진채 축구에 전념한다. 학교 축구부가 전국 중학교 축구 대회 8강에 진출했다는 발표가 나고, 그 무렵, 전봇대 같은 길쭉한 송대범이 전학을 온다. 송대범은 축구가 특기이며 포지션 또한 정훈과 같은 골키퍼인데다 영국에서 지낸 이력도 가지고 있다. 대범은 정식으로 축구부에 들어오고, 정훈은 점차 위기의식을 느낀다. 정훈은 8강에서 사력을 다해 골문을 지키려고하지만 송대범이 옆에 앉아 수비수인 선호에게 뭔가를 설명하는 듯 한 이후로, 선호의 실수가 잦아진다. 그렇게 이어진 승부차기에서도 선호의 공은 골포스트 오른쪽 기둥을 벗어나 날아가고, 결국 팀은 패배를 맛보게 된다. 이후 정훈은 고등학교에서 같은반 애를 일 년이나 괴롭혀서 제주도로 전학을 갔다가 다시 중2로 전학을 오게된 송대범에 관한 소식을 우연히 듣게 되고, 선호로 하여금 경기에서의 실수는 송대범의 협박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경기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정들었던 기존 감독님은 새로운 감독님으로 교체되고, 송대범의 아버지가 재정적인 지원을 많이 해주게되면서 정훈의 위치는 달라지기 시작하는데......그는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책은 중학교 축구부 아이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다. 아이들의 이야기가 풋풋하게 다가왔고, 잠시나마 축구하던 남학생(?)들을 열정적으로 응원했던 어린시절이 떠오르기도 했다. 주인공 정훈이가 부당한 현실을 인지하고, 괴로워하는 장면은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려내고 있는 것 같아서 상당히 씁쓸했다. 더구나 아직 어린 중학생의 아이들이 학교와 축구부 그리고 물질적 가치 사이에서 능력을 인정받지 못하고, 평가의 기준이 달라지는 걸 몸소 경험하게 되는데, 이런 일들은 아직도 우리 주변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마음이 불편했다. 하지만 어디에서나 '정의'는 존재한다고 하지 않는가. 세상의 부당함에 맞서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우리가 된다면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날이 올거란 사실을 믿고 싶다. 다시 파이널!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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