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땅에서, 우리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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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금이

“내가 어린이문학을 선택한 게 아니라 어린이문학이 나를 선택했다.”라고 말할 만큼 아이들의 이야기를 쓸 때 가장 행복하다는 작가는 1984년에 단편동화 「영구랑 흑구랑」으로 새벗문학상에 당선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사막, 별, 밤... 표지에서부터 느껴지는 설렘이 있다. 남편과 결혼 25주년이 되는 해에 '우유니'라고 하는 소금 사막을 다녀오자 약속했더랬다. 우유니'는 볼리비아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소금 사막으로 정확하게는 호수인데, 소금들이 호수 표면에 결정화 되어 사막처럼 보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곳을 여행한 이들의 사진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광활하면서도 아름다운 풍경에 잠시 말을 잃었던 것 같다. 언젠가는 그 풍경을 나의 눈에 직접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로 우리 삶의 방향이 어떤 식으로 변할지 짐작할 수 없게 되었지만 이건 나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이다.

<거인의 땅에서, 우리>는 열 다섯의 다인이 마흔 일곱살의 엄마 숙희와 엄마의 여섯 친구들(서영 아줌마, 주희 아줌마, 인경 안줌마, 명화 아줌마, 정선 아줌마, 춘희 아줌마)과 몽골 사막으로 여행을 떠난다. 다인은 좋아하는 야뉴스 오빠들의 공개 방송에 갈 수 없어서 억울할 지경이었고, 여행지가 가고 싶었던 홍콩이나 대만이 아닌 몽골이라 모든게 못마땅하기만 하다. 하지만 울란바토르에서 가이드 '바타르'를 만나는 순간 모든 것이 달라진다. '바타르'는 야누스의 멤버인 지노 오빠와 형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닮았는데, 그 때부터 다인의 시선은 '바타르'에게 집중된다. 열 다섯 사춘기 소녀의 감정이 섬세하면서도 솔직하게 표현되어 있는 부분들이 많았는데, 그 시기에 느꼈던 몽글몽글한 설렘도 떠오르고 또 풋풋하면서도 귀여운 다인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 다인은 바타르와 친해지지만 낙마사고로 떠난 그의 빈자리를 느끼며 쓸쓸해한다.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여행지에서의 새로운 경험은 나를 돌아보고, 또 그것으로 하여금 앞으로 나아갈 용기와 힘을 얻기도 한다. 숙희와 엄마에게 있어 여행은 이처럼 뜻깊어보였는데, 나도 언젠가 한번은 엄마와 그런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엄청 싸우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내게도 그런 시간이 허락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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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것들의 도시 일인칭 4
마시밀리아노 프레자토 지음, 신효정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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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가지는 의미를 알게 되는 순간, 뭉클함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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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것들의 도시 일인칭 4
마시밀리아노 프레자토 지음, 신효정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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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마시밀리아노 프레자토

이탈리아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만화 작가로, 1967년 이탈리아 토리노(Torino)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미술을 공부했다. 그의 초기 작품들은 1985년부터 다양한 잡지에 실렸다. 1989년 이탈리아 프라토(Prato)에서 열린 일러스트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1990년 미국의 소설가 제롬 차린(Jerome Charyn)의 마고(Margot) 시리즈의 삽화를 그리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셀 수 없이 많은 물건과 휘몰아치는 기억의 폭풍...

그것은 인류가 창조하고, 사랑하고, 잊어버린 모든 것에게 고하는 가장 화려한 작별이었습니다. 까마귀는 폭풍 속으로 사라져버렸고, 꿈에서 보았던 노인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습니다.

'잊혀진 것들의 도시' 중에서.

 

 

<잊혀진 것들의 도시>는 고급스러운 양장본 커버에 제법 도톰한 양의 동화책이다. 몽환적인 느낌의 그림과 그것에서 풍겨나오는 색채는 독특하면서도 신비롭다. 책을 받아들고 처음 읽기 시작했을 때엔 '아, 난해하다.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책일까?'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던 것 같다. 선뜻 다시 읽어볼 용기가 나지 않아 책상 한 켠에 꽂아두고 있었는데, 하루는 다시 읽어보고 싶어졌다. 그렇게 꺼내들게 된 책이기에 그림과 글자를 단순히 쫓는 것에서부터 벗어나 조금은 더 진지한 자세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기 시작한다.책에는 까마귀 한 마리가 등장한다. 까마귀는 잊혀진 것들의 도시, 샤(Sha)의 주인이다. 시간의 사막 한가운데에 위치한 도시는, 주변에 아무 것도 없었으며 그저 바람만이 집과 집 사이를 드나들고 있을 뿐이다. 까마귀는 잊혀진 것들을 돌보았고, 어느날 샤에는 작은 행성이 떨어진다. 행성도 정성껏 보살피는데, 안쪽에 단단하게 박힌 무언가를 발견하고 빼내려고 한다. 그것은 폭탄이었다. 행성은 모든 것을 토해내는데...그것은 인류가 창조하고, 사랑하고, 잊어버린 모든 것에게 고하는 가장 화려한 작별이었다.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진한 여운을 남긴다. 처음 읽었을 때에는 글도, 그림도 이해가 안 되었고, 두 번째 읽었을 땐 글귀들을 이해했고, 세 번째로 읽었을 때에는 그림도 살펴볼 여유가 생겼다. 그리고 책이 말하고 싶은게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내 식대로 해석하고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표현이 맞으려나.

 

우리에게 잊혀진 모든 것이 모여있는 도시에서 쓸모없는 것과 값진 것을 정성스럽게 돌보는 까마귀. 대가도 바라지 않고, 애당초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이었다는 듯 돌보는 일에 몰두한다. 누군가에게 잊혀진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바쁜 삶에 쫓겨 잊은 채로 잊혀진 채로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고 생각하니 조금 씁쓸하다. '잊혀진 것들의 도시'는 결국 내 가슴 한 켠에 묻힌 채 잊혀지고 있는 것들을 보관하고 있는 기억 창고 같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도시의 가장 깊은 곳인 우물 바닥에는 잊혀진 사람들이 있는데, 까마귀는 그들과 마주하며 눈물을 글썽인다. 내 마음도 꼭 까마귀 같았다. 어린 시절 마음을 나누던 친구, 사랑했던 강아지들, 친했던 선.후배, 아빠의 목소리... 깊은 곳에 잠겨있던 기억들이 떠오르면서 마음이 먹먹해져 온다.

 

작은 행성에 박힌 폭탄이 폭발 한 후에 상처가 모두 치유되었다는 것은 오랜 기억들을 비워내고 홀가분해졌다는 의미일까. 책을 읽으면서 생각치도 못한 것을 들여다보게 된다. 오랜 기억들을 훌훌 털어버린 건 아니지만 책을 통해 '다 괜찮다'하고 위로 받은 기분이 든다. 잊혀져 가는 기억이지만 또 그건 그것대로 소중하니까 간직해두고 싶은 마음이다. 어찌되었건 간에 이 책, 괜찮다. 정말 괜찮은 책이다.

 

 

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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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계절 2 - 어느 교수의 전쟁 잊혀진 계절 2
김도형 지음 / 에이에스(도서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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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헤칠수록 그곳의 실상과 폐해는 적나라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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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계절 2 - 어느 교수의 전쟁 잊혀진 계절 2
김도형 지음 / 에이에스(도서출판)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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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도형

경기과학고등학교 2년을 조기 수료하고, KAIST 에서 물리학을 전공하던 중, 수학으로 전공을 바꾸어 이학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연구하고 있다.

 

 

<잊혀진 계절 1>은 김도형이 대학 친구의 권유로 우연히 들어가게 된 종교 단체가 사이비 집단임을 알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가 집단을 파헤칠수록 그곳의 실상과 폐해는 적나라게 드러난다. 더구나 JMS의 대표 목사이자 재림예수인 정명석은 사람들의 끝없는 신념을 이용해 어린 여성들을 성추행하고, 유린한다. 그 사실을 묵과할 수 없었던 도형은 JMS를 사회적으로 고발한다. 하지만 돌아오는 건 자신을 비롯해 그의 가족들에 대한 위협 뿐이다.

 

<잊혀진 계절 2>에서는 정명석이 중국으로 밀항한지 1년이 지난 시점부터의 이야기를 다룬다. 김도형은 JMS의 끊임없는 고소와 고발로 법원과 경찰서를 들락거리느라 바빴고, 납치와 테러의 위협으로부터 불안한 나날을 보낸다. 더구나 피해 여성들까지도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여러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김도형은 포기하지 않고, 정명석을 끝까지 쫓고 결국 2007년 5월, 중국 공안은 정명석을 검거한다. 이후에는 정명석의 재판을 비롯해 사건의 후기를 밝히고 있다.

 

책을 끝까지 읽고난 후, 한참 동안은 소설을 읽은 건지 에세이를 읽은 건지 분간이 되지 않았다. 수년 간에 걸쳐 거대한 힘을 가진 집단과 맞서 싸운 개인의 의지가 놀라웠고, 또 이 모든 것이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이야기라는 점도 놀라웠다. 잘못된 신념 속에서 얽히고 설킨 이해 관계가 모순과 부조리가 가득한 사회를 만들어내고, 결국에는 개인과 집단 모두가 파국으로 치닫게 되는 이 이야기가 소설이 아닌 사실이라 조금 슬펐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부당한 것과 맞설 줄 아는 소수의 사람들이 존재 한다는 건 우리에게 아직까지 희망이 있는 것으로 여겨져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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