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그 말을 숨기고 있었던 아버지는 술에 취하지 않았을 때는 부드럽고 생각이 깊은 사람으로, 술에 취하면 실패한 탈옥수의 저항을 유감없이 보여 주며 사는 길을 선택했다. 아버지는 그해 유월 이후로 거침없이 접시를 날렸고, 나중에는 텔레비전같이 무거운 것도 날아다니게 만들었다. 그러다 술이 깨면 새 접시를 사기 위해 어머니를 달래서 백화점으로 달려갔으며, 박살이난 19인치 텔레비전 대신 다시는 날아다닐 수 없는 묵직한 대형텔레비전을 들여 놓았다. 들지는 못하지만 브라운관을 깨 버리는 방법도 있다는 것을 모르지 않았을 아버지면서. 그리고 아버지는 몇 달 후 베란다의 화분으로 새 텔레비전의 브라운관을 깨뜨렸었다. - P7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