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를 말하는 사람
안규철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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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보고 말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안규철 에세이,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안규철의 내 이야기로 그린 그림, 그 세 번째 이야기)(현대문학)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이라는 제목만 놓고 봤을 때는 내면심리를 다룬 에세이라고 생각했다. 틀렸다고 할 수 없지만, 책을 읽기 전에 떠올린 키워드는 이 책을 거대하게 아우르는 단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2025년의 시작을, 첫 에세이를 안규철 선생님의 글로 시작할 수 있어서 특별한 운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이 요란하다가 갑자기 차분해지는 순간들이 반복되는 요즘, 적절한 만남이었다.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궁금했다. 이 책에 실린 모든 글이, 모든 문장에 밑줄을 긋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나의 감정과 기분, 경험 등 내 이야기를 덧붙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읽고 내 이야기를 덧붙이는 과정에서 위로받고 깨달음을 얻고, 그림자의 진정한 의미를 천천히 알아갈 수 있었다. 안다는 것은 괜찮은 표현이 아닌 것 같아서 그림자라는 영역에 한 발짝 다가갔다는 표현이 어울리겠다.


안규철 선생님이 들려준 일상, 삶이라는 거대한 세계의 그림자 즉, 그림자(이면)는 새삼 놀라웠다. 그림자를-과장을 보태어-한 번도 본 적 없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내가 못 보거나, 볼 수 있지만 무심히 지나쳤던 순간들을 쓸데없는 표현을 빼고 명징한 문장으로 보여줬다. 집 밖에서 몇 걸음만 옮겨도 볼 수 있는 것에 대해 들려주는 안규철 선생님이 전혀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의 삶에 대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어느 정도의 높낮이로 들여다봤는지 궁금했다. 선생님이 일상에서 만나는 것은 내 일상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는 것이기에 궁금증이 더 부풀었다. 안규철 선생님이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에서 들려준 이야기 중에서 잡초의 글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단 한 번도 잡초의 삶에 대해 생각한 적이 없는 나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다고나 할까. 매년 여름이 되면 본가에 화단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따로 붙일 이름이 없어서 화단이라고 부르는 흙이 많이 고여(?) 있는-생각보다 넓은-부분에 반갑지 않은 진한 초록빛이, 그사이에 튀는 노란색이나 분홍색을 입은 이름 모를 꽃들이 나에게 인사한다. 그들에게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고, 삶이 꺾인 그들을 아무렇지 않게 구석에 내팽개치는 일은 언제부턴가 내 몫이 되었다. 무자비한 폭력이라는 표현에는 잡초를 향한 분노와 당장이라도 쪄 죽을 것 같은 강렬한 여름 태양 아래 혼자서 잡초와 씨름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향한 짜증이 곁들어 있다. 그런 나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나의 관심을 받기까지 햇빛과 틈틈이 쏟아지는 장마로 물을 시원하게 들이킨 잡초들은 쉽게 나의 폭력에 응하지 않는다. 한참을 씨름해야 뿌리채 뽑히거나 어떻게든 뿌리를 남겨둔 채 뽑히기도 한다. 이겼다고 보기 애매한, 싸움이라고도 볼 수 없는 아이들 다툼이랄까. 거슬리고 쓸데없는 잡초의 삶에 대해, 잡초의 삶을 통해 돌아본 내 삶을 향한 부러움을 생각하고 느낀 적은 처음이라 낯설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분법적인 경계를 나눈 채 태도와 생각을 정하고, 몸과 마음이 그렇게 실행에 옮겼다.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 잡초는 최선을 다해 자신이 해야 할 일을 하며, 자신의 삶에 누구보다 진심이었다. 진한 초록색과 단단하게 박힌 뿌리와 발 디딜 틈 없이 촘촘히 자란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뽑히는 순간까지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마지막까지 진심이기에 뿌리에 흙덩이를 쥐고 나온다. 안규철 선생님은 묻는다, 나는 과연 잡초처럼 매사에 진심이었을까’. 머리를 세게 얻어맞은 기분은 오랜만이다. 이 질문에 핑곗거리를 찾으려고 머리를 굴렸지만 나는 충분히 망설이지 않고 답할 수 있었다. 최선을 다했던 적은 있으나 마지막까지 흙덩이를 쥐고 나온 잡초처럼 진심이지는 않았다고. 인정하고 나니 부끄러움도 쫓기는 것 같은 느낌도 잔잔해졌다. 잡초의 삶을 가볍게 파괴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우연히 걷다가, 혹은 잡초를 뽑는 시기가 오면 잡초의 삶을 한 번이라도 생각하는 것이다. 매년 해오던 잡초를 뽑는 일은 안 할 수 없다. 아무래도 시각적으로나 환경적(?, 모기나 벌레가 끓게 되면 화단 주변에 터를 잡은 아지들의 건강이 위험하다)으로나 제거하는 것이 효과적이니까(이기적이지만 결국은 나를 위해서다). 잡초의 삶을 단 한 번도 생각한 적 없고, 나도 모르게 가볍게 생각했다는 사실에 미안함을 전한다. 어떤 삶이든 가벼운 삶은 존재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마음 깊숙이 새기는 시간이었다.


잡초처럼 우리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 그것들의 이면에 대해 이야기하는 안규철 선생님은 깨달음을 넘어 이라는 거대하고 깊은 바닷속을 유영하고 있는 우리에게 지나간 시간에 붙들리지 말고 제자리걸음도 멈추고, 현재에 충실하며 앞으로 나아가라고 말한다. 누구나 알지만 자주 잊는 사실이며, 누군가는 계속해서 말해줘야 하는 사실을 말이다. 안규철 선생님의 에세이를 읽는 동안 안규철 선생님과 내가 닮은 점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선생님처럼 깊게 들여다보지 못하지만 남들은 무심코 지나치는 이면에 관심이 많다. 이면을 들여다보고 떠올리다 보니 현실에서 동떨어진 느낌을 받을 때가 잦다. 그래서 가끔 외로움을 느끼곤 하는데, 외로울 필요가 전혀 없다는 위로를 받은 것 같다(감히 예상하지만 안규철 선생님의 MBTIINFJ라고 확신한다!). 선생님이 들려준 이야기들은 하루하루 하나씩 곱씹고 필사하기 딱 좋다. 2025년에는 어떤 일들이 나에게 찾아올지 알 수 없어서 불안하고 걱정되지만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을 눈에 잘 띄는 자리에 놓고, 불안이 나를 잠식하려 들 때마다 엄마 품에서만큼은 언제나 편안한 얼굴로 잠드는 아이처럼 불안을 잠재워봐야겠다. 한 번, 두 번, 세 번 잠재우다 보면 헤어질 수 없는 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나만의 방법을 터득할 수도 있을 테니까(그 방법을 꼭 찾아야만 한다.).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과 같은 책이 세상에 나와 삶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사람들, 삶의 느린 감동과 새것이 아닌 것에 마음이 기우는 사람들의 마음을 나눌 수 있길 바란다.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이 되는 그날까지 그림자를 좇는 나의 시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현대문학에서 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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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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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자의 차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6
연여름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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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읽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모두가 읽었으면 좋겠는 책을 오랜만에 만났다. 지금 우리에게 딱 어울리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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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적격자의 차트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6
연여름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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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통제해도 통제되지 않는 게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벅찬가.

연여름, 부적격자의 차트(현대문학)

 


리누트 바이러스로 인공지능 모세’, 즉 중재자의 범위 안에서 생존을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인간과 인공지능이 함께 하는 삶, 혹은 재앙으로 인한 삶에 균열이 일어나는 등 줄거리는 오래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써왔다. 하지만 연여름 작가가 부적격자의 차트를 통해 보여준 세계는 다른 작품들과 분명한 차이점을 갖는다. 바로 중재자의 등장이다. 중재자의 사전적 정의를 보면, ‘분쟁에 끼어들어 쌍방을 화해시키는 사람이라고 나와 있다. 사전적 정의대로 이 소설에 등장하는 중재자인 인공지능은 그 역할을 완벽히 수행한다. 다른 작품들에서는 재앙이 들이닥치고 세상이 어수선해지고, 생존의 위협을 받기 시작할 때 중재자인 것처럼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며 그것이 권력이 되어 강압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길 강요한다. 재앙이라는 같은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힘(권력)의 불균형이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강자와 약자가 나뉘고, 약한 자들은 강자들보다 더 쉽고, 자주 다양한 위협에 노출된다. 부적격자의 차트에서 인공지능을 중재자로 둔 것은 작가의 큰 그림이 아닐까. 사람이 중재자가 된다면, 그 사람이 아무리 냉정하고 객관적이라고 해도 언제라도 변수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에서 침착함과 냉정함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인공지능이라면 이야기는 독자들이 짐작하는 스토리와 다르게 흐를 수 있을 테니까. 인공지능이 재앙에 갇힌 인간들을 충분히 휘두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내가 인공지능의 단점을 부각하는 짧은 생각이었다. 인공지능이 중재자가 되고, 인공지능이 생존의 확률을 높이는 방법을 계산하면서 그에 맞는 규칙을 정하고, 인간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익숙해진다. 오히려 그것을 따르지 않으면 이방인이 되는 것처럼.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했던 말이 와닿는다. 불신과 불평을 늘어놓았지만, 어느새 적응하면서 따르고, ‘중재 도시라는 공간에서의 삶을 살고 있지 않은가.


중재 도시는 상상은 금지되고 꿈은 병증이 되며 감정조차 오류로 치부되는 세계이며 부적격자의 차트는 중재 도시에서 살아가는 이들(실무자)의 생활의 모순 경과를 기록한 것이다. 모순은 어디서나 존재하지만, 중재 도시에서의 모순은 짙은 안개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 갈망하는 세계를 집요하게 쫓지만 금세 씁쓸해지는 느낌이다. 목이 타는 갈증을 어떻게든 해결하려는 것처럼 중재 도시 밖을 남몰래 희망하던 이들의 갈증을 세인의 선택으로 해결해야 했다고 봐야 할까? 중재 도시의 밖은 중재 도시 안에서의 생활보다 훨씬 위험하고 쉽게 다양한 위협으로 노출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세인과 이폴은 되돌릴 수 없는-전혀 되돌릴 생각이 없는지도 모른다. 여전히 중재 도시 밖의 생활에 대한 두려움은 독자인 나만 가질 뿐이다-선택으로, 중재 도시 밖으로 발을 내딛는다. 세인의 선택과 세인의 중재 도시 밖에서의 기록에 영향을 미친 9세대 레드는 중재 도시 밖의 삶을 누구보다 갈망했다. 레드의 갈망은 시들고 말았지만, 세인의 선택으로 레드의 갈망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라진 것은 아니다, 부적격자로 처리되어 아예 기록되지 않은 것처럼. 소설을 읽는 내내 부적격자가 무엇일까, 계속 질문했다. 생존을 위해 선택한 중재 도시에서 부적격자를 찾아내고, 그들을 소거하는 시스템이 맞는 걸까. 인간으로서 당연히 갖고 있고 누려야 할 감정이 균형제 약물로 통제되고 꿈은 병증이기에 치료를 받아야 하고, 상상(허구)은 금지의 대상이며 고발의 대상자 조건이라니. 살기 위해 인공지능의 제안을 따랐고, 그렇게 시작된 중재 도시의 삶은 어쩌면 지극히 가장 현실을 묘사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소설의 끝자락에 가까워질수록 이게 사는 건가?’ 싶었다. 이런 삶이라면, 중재자인 인공지능과 다를 게 뭔가. 마지막 문장을 읽고 마침표를 찍을 때, 내 머릿속에 뒤엉켜 있던 실타래를 간단하게 정리했다. ‘생존과 산다는 것은 전혀 다르다.’. 중재 도시에서의 삶은 생존이라면, 중재 도시 밖에서의 삶은 사는 것이다.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우습게도 생존을 택할 것이다.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를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안전을 보장받고 싶은 게 인간의 본능이니까. 생존하고 나면 중재 도시에서의 삶에서 적응한 채 방벽 너머를 궁금해하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겁이 많은 나와 다른 세인과 이폴은 방벽을 넘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았다. 방벽 너머로 가고자 하는 결심이 그들의 앞으로의 삶이 눈부실 거라고 말해줬다. 생존과 산다는 것 중, 선택하는 것은 오롯이 제 몫이다. 따라서 선택에 따른 대가도 본인이 감당해야 한다. 세인은 레드와 나눈 대화에서부터, 아니 오래전부터 자신이 만든 공간에서 챔버를 만나면서 자기도 모르게 방벽을 넘을 계획을 세우고, 준비했는지도 모른다. 레드는 세인의 계획에 구체성을 부여하고, 흥분의 불씨에 바람을 불어 넣었던 것이다. 방벽 너머의 삶은 예상했던 대로 쉽지 않았지만 세인과 이폴은 후회하거나 중재 도시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유를 느끼고, 삶을 살았다’. 로봇처럼 살아야 하는 방벽 안에서 하지 못했던 것들을 모두 할 수 있었다. 그것만으로도 자신이 생존이 아닌 살아있음을 완벽히 느낀 것이다. 어쩌다 이 책을 만나게 된 독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세인과 이폴, 그리고 그들과 같은 선택을 할지 모를 이들의 증인이자 목격자가 되었다.


부적격자의 차트를 읽고 나면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많다. 장르부터 스토리, 배경, 그리고 관계 등등. 나눌 것이 많은 책을 만난다는 건 행운이다. 다시 말해, 이 책을 만난 나는 행운의 독자였다. 추천사부터 작가의 말까지 모든 게 완벽했던 소설이다. 나는 내일의 해가 뜨지 않을 거라는 불안에 시달리기보다 내일의 해가 뜨는 당연한 사실에 불안을 느낀다.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아니라, 버티는 중이다. 세인과 이폴은 이런 나의 말에 분노하거나 어이없다는 식의 표정을 짓거나, -빈 눈으로 나를 바라만 볼 지도 모른다. 평범한 일상이 그들에게는 어떻게 해도 해결되지 않을 갈증이니 말이다. 작가는 우리에게 진부한 것 같지만 가장 특별한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현실에서 소중한 것을 놓치고 생존만을 위해 사는 것은 아닌지,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의 존엄을 잃지 않는 삶인지’, 그리고 자신이 던진 질문을 끊임없이 생각해야 한다고 말한다. 작가의 질문에 죽을 때까지 괜찮은 답을 내놓을 수 없을 것 같다. 매일매일 물어야 하며, 틈틈이 하루하루를 기록하는 것이 질문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세상 곳곳에서 부적격자로 분류되어 불리는 이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나 또한 현재 숨을 쉬고 발을 딛고 살아가는 세상에서 부적격자일지도 모른다. 부적격자인 게 편할 것 같기도 하다. 중재 도시에서 칭하는 부적격자와 다른 부적격자 말이다. 우리는 사실 중재 도시에 살고 있는 부적격자가 아닐까? 하루에도 수십 번 위협(상처)에 쉽게 노출되는 세상에서 사는 게 버겁다고 매일 생각하는 나는 방벽 너머에 있는 사람이 아닐까? 그래서 중재 도시와 다를 바 없는 현 세상에서 사는 게 아니라 생존만 하는 것 같다. 생존 이후에는 뭘 해야 할까? 생존으로 시작한 길이 사는 것의 길로 들어설 수 있을까? 세인과 이폴의 증인이자 목격자가 된 나는 제2의 세인과 이폴을 꿈꾼다. 물을 들이켜도 해결되지 않은 갈증의 원인을 어느 정도 알 것도 같으니, 갈증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고 계획을 세워서 세인이 걸었던 쉽지 않은 여정을, 세인의 발자국에 나의 발자국을 덧댈 만만의 준비를 해야겠다.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현대문학 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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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라임 그림 동화 42
다이 윈 지음, 이고르 올레니코프 그림, 양병헌 옮김 / 라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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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다녀야만 하는 북극곰 가족

다이 윈 글 이고르 올레니코프 그림,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라임)

 


해가 거듭할수록 지구온난화가 심각하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한 세계적인 협약이나 환경 보호 관련 직간접적인 실천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데도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는다. 지구온난화가 나아지길 바라는 건 진작에 지난 단계이다. 따라서 지구온난화의 속도를 늦추는 방법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편리함을 위해 환경을 파괴한 인간이 적극적인 환경 보호 실천에 대한 책임감을 가지면서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실제로 환경 오염, 지구온난화의 경각심을 갖고, 일상생활에서 환경 보호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인간의 편리함 때문에 삶의 터전을 잃어 목숨을 위협받거나 목숨을 잃는 생명들이 많다.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는 그런 많은 생명 중, 북극곰 가족이 이사를 다녀야만 하는, 삶의 터전을 잃어 결국 러시아의 한 마을을 침입한 실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인간이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잘 살던 생명의 목숨을 위협하고, 삶의 터전을 빼앗았다는 것에 경각심과 미안함을 가져야 함을, 앞으로 지구온난화를 늦추기 위해 개인적인 차원과 사회적인 차원, 세계적인 차원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아빠는 세상이 온통 주황빛과 보랏빛으로 물든 저녁,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돌아온다. 아빠가 저녁을 구해올 거라는 기대감으로 기다린 아내와 미샤와 마샤는 아빠가 바다표범 사냥에 실패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저녁을 구해올 거라는 희망과 저녁을 구해오지 못할 거라는 예감이 동시에 맞닿아 떨어지는 느낌은 어떨까. 얼음이 녹아서 먹이를 구할 수 없고, 빈손으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가족에게 돌아가는 아빠의 마음은 어떨까. 짐작만 해보지만, 마음이 불편하다. 아빠는 먹이를 구할 수 없기에 가족에게 이사를 가야 할 것 같다고 말한다. 이사는 계속해서 이루어질 것이다. 생존에 가장 중요한 먹이가 없으니 말이다. 그러다 북극곰 가족은 인간이 살고 있는 마을에 발길이 닿게 되고, 인간의 집에 들어가 인간이 먹는 음식을 먹는다. 이곳에서 지내면 되겠다 싶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음식은 떨어져 가고, 북극곰들은 바다표범의 맛을 그리워한다. 당장의 허기를 해결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인간의 음식을 먹었지만, 삶의 터전을 잃은 그들의 마음의 허기는 채워질 수 없었다. 그렇게 다시 한 식구(아이샤)가 늘어난 북극곰 가족은 새집을 향해 출발하기 시작한다. 북극곰 가족이 간절히 찾았던 자신들의 집으로 말이다. 그곳에서 언제 또다시 이사를 떠나야 할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이 원하는 새집을 찾았다는 사실이 삶의 터전을 잃고 이곳저곳 방황한 그들의 허기를 달래줬을 것이다. 새로 발을 붙여 지내게 될 집에서는 먹이 걱정 없이 정착하여 평범한 하루하루를 지내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 지구온난화를 늦추고 환경 보호를 위한 개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고, 실천해야 한다는 책임이 내게 뒤따랐다. 개인에서 시작된 작은 실천들이 모여 분명 거대한 변화를 일으킨다.


북극곰 가족 이야기를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 인간의 편리성으로 인해 파괴되어 버린 자연, 자연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왔던 무수히 많은 생명이 먹이를 구할 수 없어 계속해서 정확한 목적지 없이 방황하며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이미 많이 알고 있으면서도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북극과 자신이 살고 있는 곳이 멀게 느껴질 뿐, 지구온난화로 인한 불편과 피해는 인간을 제외한 생명들만 겪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치명적이다. 직접 겪기 전에-이미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지구의 앓는 소리에 귀 기울이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지구온난화를 늦추고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한 개인이 조금만 신경 쓰면 될 일이다. 대중교통이나 자전거를 이용하기, 플라스틱비닐일회용 사용을 지양하기, 물과 전기 아껴 쓰기, 쓰레기 덜 만들고 분리수거 잘하기, 천연제품 사용하기, 환경을 주제로 한 뉴스나 책 등 찾아보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실천하기, 이 그림책을 쓴 작가처럼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환경 보호의 경각심을 사람들이 깨달을 수 있도록 펜을 드는 것 등등.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제목을 자꾸 읊조리게 된다. 읊조릴 때마다 톤이 낮아지고, 마음이 무겁다. 정말 어디로 가야 할까. 이 질문에 어떤 답을 해주지 못했다. 아니 해줄 수 없다. 어디로 가야 할까, 나중엔 갈 수 있는 곳이 있기나 할까.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그 자리에서 처참한 마지막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닿고 나니 지금도 먹이를 구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새로운 터전을 찾아 방황하고 있을 북극곰들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선명하다. 삶의 터전을 잃고 떠도는 생명들의 하루하루를 감히 짐작한다. 머지않아 인간이 부딪치게 될 하루하루일지도 모른다. 환경 보호 실천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 당장 이루어져야 할 일이다. 모두가 북극곰들이 더 이상 이사를 가지 않도록 관심갖고, 신경써야 할 때라는 걸 강조한다.

 


이 책은 서평단 활동을 위해 라임 출판사에서 받았습니다: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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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디로 가야 할까 라임 그림 동화 42
다이 윈 지음, 이고르 올레니코프 그림, 양병헌 옮김 / 라임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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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읽고 깨달았으면 하는, 추천하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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