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막에서 민음 오늘의 시인 총서 3
천상병 지음 / 민음사 / 199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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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시집은 이번이 나에게 처음이고 1979년에 초판이 발행된 선집의 개정판(1995년) 8쇄본을 읽었다.(2003년)

아래의 ‘갈대‘를 읽고 감정이고 고조되었다가 귀천에 가서는 눈물이....
뒤에 김우창님의 해설이 40페이지가량 실려있는데
천상병은 초기 서정적인 시와 후기의 객관적 묘사와 관찰이 늘어나고 난해한 언어의 사용(김수영의 영향)한 시로 나누고 있다. 초기와 후기 시는 공유되는 면이 있으며 발전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데,
아무튼 나는 초기의 시들이 너무 좋았다. 특히 잘 알려지지 않았던(적어도 내게는) ‘갈대‘
신경림의 시 ‘갈대‘도 좋지만 (읽을 때 신경림의 갈대가 자연스럽게 떠올랐고 나도 모르게 비교를)천상병님의 시도 좋은 것 같다. 달빛아래 갈대 사이의 시인의 모습이 너무나도 선명하게 떠오르고 가슴이 떨려온다.

갈대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나란히 소리 없이 서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안타까움을 달래며
서로 애터지게 바라보았다.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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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25 1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귀천’이 워낙 인기가 많아서 천상병 시인의 다른 시들이 널리 알려지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dellarosa 2017-01-25 22:05   좋아요 1 | URL
천상병님의 시가 너무 좋았습니다. ^^
 
예지 민음사 세계시인선 18
베를렌 지음, 곽광수 옮김 / 민음사 / 199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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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보의 연인이였다가 총으로 그를 쏜 폴 베를렌

그의 선집 중 나에게 압권은 '하늘은 지붕 위로'

하늘은 지붕 위로

하늘은 지붕 위로
저렇듯 푸르고 조용한데,
지붕 위에 잎사귀를
일렁이는 종려나무.

하늘 가운데 보이는 종
부드럽게 우는데,
나무 위에 슬피
우짖는 새 한 마리.

아하, 삶은 저기 저렇게
단순하고 평온하게 있는 것을.
시가지에서 들려오는
저 평화로운 웅성거림.

뭘 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울고만 있는 너는.
말해 봐, 뭘 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네 젊음을 가지고 뭘 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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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거서 2017-02-01 08: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은 시 한 편 더 알게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dellarosa 2017-02-01 22:44   좋아요 0 | URL
읽어주셔서 제가 감사합니다 ^^
 
비잔티움 - 어느 중세 제국의 경이로운 이야기
주디스 헤린 지음, 이순호 옮김 / 글항아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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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걸린 것 같다.
도서 정가제 하기전 언제인지 아마 2년은 넘은듯 .....
확인해보니 2년 되었네. 아무튼 정가제 시행전 대란 때 반값에 샀다가
1년에 300쪽씩 읽었다가 2017년 벽두에 드디어 다 읽었다. ㅠㅜ
글항아리에서 나온 책들이 그렇듯이 양장본으로 튼튼하고 멋있게 마치 책자체가 비잔티움 시대의 유물인양 잘 만들어졌다. 종이도 굉장히 두꺼워서 오래갈것 같았다. 특히 책갈피 줄이 금색이다. @.@
다만 너무 무거워서 읽을 때 독서대는 필수 인 것 같다. 들고 읽다가는 잘못하면 목디스크 걸릴 수도.
저자는 쉽고 간단하게 비잔티움을 입문할 책을 말들어 달라는 어떤 사람의 요청을 듣고
결국 집필을 했다고 했는데

읽기 시작하자 내용이 방대한 것 같고 고유명사들이 낯설어서 어려웠다. "이게 입문서 맞나"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읽고나니 정리가 되어 좋은 입문서 같은 느낌이다.

비잔티움, 중세 그리스, 터키 지역의 역사에 조금더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고 저자가 의도했듯 비잔티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사실 부정적 이미지라기 보다는 무지)가 해소되고 더 나아가 찬란한 그들의 문화와 역사를 알게 되었다.
간략한(?) 만큼 오히려 재독이 필요해 보이고 다시 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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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22 23:4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반값도서가 판매했을 때가 참 좋았죠. 그땐 정말 지름신을 많이 불렀어요. ㅎㅎㅎ

dellarosa 2017-01-23 05: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 그 때 지른 책들이 아직도 많이 읽혀지길 기다리고 있어요
 
전기(傳奇) - 초월과 환상, 서른한 편의 기이한 이야기
배형 지음, 최진아 옮김 / 푸른숲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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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라 시대의 기이한 이야기이다.

당나라면 우리나라로 치면 삼국시대, 통일신라시대인데 그 시간적 배경을 고려하면
이야기들이 재미있었다.
뭐 당나라 전의 중국의 신화들도 재미있기는 하지만
고려, 조선의 고전 소설이 중국의 이야기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는 걸 알게되었고 중국 변방의 소수민족의 이야기들, 동남아의 이야기들이 약간씩 변영, 첨삭되어 중국의 이야기로 거듭났다는 것도 알게되었다.

중국은 도교의 나라라는 것. 노장의 해설서들을 읽어보면 나오는 이야기인데 이런 민담을 읽어보니 불교에 관한 이야기는 거의 없고 신선이나 선녀, 시선술, 비약 등 도교에 관한 이야기 일색이여서 도교가 중국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느낄 수 있었다.

각주가 세밀하게 잘 되어있어 읽고 이해하는데 많이 도움이 되었으며 제일 뒤쪽에는 원문이 실려있다. 한자랑 친하지 않아서 볼 일은 없겠지만 왠지 든든한 느낌이 든다.

친절하게도 한 이야기마다 역자의 해설도 있고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진 책인 것 같다..

단 각주가 책등쪽으로 본문 안쪽에 있다가보니
책을 펼쳐야 잘 보였고 반양장본 장정이 벌어질까봐 두려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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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역사 - 세 번의 혁명 1789, 1889, 1989 프리즘 총서 9
스테판 욘손 지음, 양진비 옮김 / 그린비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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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89년 프랑스혁명, 1871년 파리코뮌, 1968년 68운동을 표현한

세 예술작품

1789년 자크 루이 다비드의 '테니스코트의 서약'
1886년 제임스 엔소르의 '1889년 브뤼셀에 입성하는 그리스도'
1989년 알프레도 자르의 설치미술품 '그들은 너무도 사랑했다. 혁명을'
등 세 작품을 중심으로 대중에 대한 개념, 생각에 대하여 고찰한다. 다양한 사회학자, 철학자들의 '대중'에 대한 의미부여와 정치적 의사 표현물로의 예술작품의 의미를 다양한 각도에서 서술하였다. 평화로운 집회로의 작금의 우리나라의 촛불집회가 있고나서 이후에 이책이 쓰여진다면 우리 상황도 언급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았다.

순수하게 책읽는 재미면에서는 이렇게 표현해보고 싶다.
"대중적이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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