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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 ㅣ 민음사 세계시인선 18
베를렌 지음, 곽광수 옮김 / 민음사 / 1995년 7월
평점 :
품절
랭보의 연인이였다가 총으로 그를 쏜 폴 베를렌
그의 선집 중 나에게 압권은 '하늘은 지붕 위로'
하늘은 지붕 위로
하늘은 지붕 위로
저렇듯 푸르고 조용한데,
지붕 위에 잎사귀를
일렁이는 종려나무.
하늘 가운데 보이는 종
부드럽게 우는데,
나무 위에 슬피
우짖는 새 한 마리.
아하, 삶은 저기 저렇게
단순하고 평온하게 있는 것을.
시가지에서 들려오는
저 평화로운 웅성거림.
뭘 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울고만 있는 너는.
말해 봐, 뭘 했니? 여기 이렇게 있는 너는.
네 젊음을 가지고 뭘 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