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파쿠와 여름방학을(2disc)
하라 케이치 감독 / 아트서비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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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인 코이치는 비오는 날 우연히 화석같은 돌을 줍게 된다. 깨끗이 씻어서 보관할 생각이던 그는 돌맹이인줄 알았던 것에서 살아있는 생명체가 나타나자 비명을 지른다. 그것의 정체는 전설속에 등장하는 갓파쿠! 코이치와 가족들은 갓파쿠가 실재한다는 사실에 마냥 신기해한다. 한편 지진에 의해 매장당한지 100년쯤 뒤에 깨어난 갓파쿠는 현대가 낯설기만 하다. 긴 동면 기간 끝에 깨어난 그는 연약하기만 하다. 흐느적대면서 걸어다니는 갓파쿠를 성심성의껏 돌보는 코이치, 어느새 갓파쿠와 그는 친한 친구가 되어 버린다. 새로운 친구가 생긴 것도, 새로운 가족들이 생긴 것도 좋긴 하지만서도, 동족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던 갓파쿠는 자신이 묻혀 있던 주변을 살펴 보지만 그곳은 이미 개발이 다 끝난 상태다. 아무리 둘러 봐도 동족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자 갓파쿠는 실망한다. 하는 수없이 전국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갓파쿠 마을로도 찾아가도 보지만 역시나 아무도 만나지 못한다. 결국 이 세상에 자신만 남은 것인가 라면서 서글퍼하는 갓파쿠, 그런 와중에 갓파쿠의 정체가 세상에 알려 지면서 난리가 난다. 처음엔 그냥 지나가고 말겠지 하던 소동이 점차 커지면서, 갓파쿠는 자신때문에 고초를 겪는 코이치네 가족들에게 미안해진다. 집을 나가겠다는 말을 하는 갓파쿠, 하지만 이 세상 천지에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는 갓파쿠가 도무지 어딜 가겠는가. 가족들의 고민이 깊어가는 가운데, 갓파쿠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날라 오는데...

일본 전설속에 나오는 요괴 갓파쿠를 주인공으로 해서 만든 만화 영화다. 처음엔 흉칙한 개구리 같은 갓파쿠가 영 맘에 들지 않더니만, 조금씩 적응이 되니까 귀여워 보이더라. 역시나 눈이라는건 적응하기 마련인가 보다. 전설속에서만 존재했던 갓파쿠를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는 코이치네 가족들과 그 외 텔레파시로 대화를 나누는 동물들, 다른 요괴들의 등장으로 환상과 현실을 적절하게 넘나들면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점이 장점. 단점이라면 전개 자체가 느려 터져서 조금 지루하다는 것, 하지만 마지막 장면의 감동만은 진짜였다. 아끼는 친구를 떠나 보내면서 그가 조금이라도 다칠까 걱정하던 소년 코이치의 마음에 뭉클해지지 않을 사람은 없었을테니 말이다. 일본 문화에 조금 익숙하신 분들에겐 재밌는 영화가 될지도...이야기를 무리없이 이끌고 나가고는 있어서 딱히 못 만든 애니라고 하긴 그랬으나, 일본색이 다른 애니에 비해서 짙었다는 점이나, 지루하다는 점은 별로이지 않았는가 한다. 애니긴 하지만 너무 어린 아이들에게는 이해가 되지 않는 영화일 수도. 아니면 조금 충격을 받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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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D] 용의자 X의 헌신
니시타니 히로시 감독, 시바사키 코우 외 출연 / 대경DVD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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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드라마 <탐정 갈릴레오>의 인기를 등에 업고 만들어진 영화다. 드라마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그대로 같은 인물로 나오는 가운데 사건만 용의자 x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는 것. 해서 탐정 갈릴레요를 재밌게 보셨던 분들은 더 흥미를 가지고 보실지도 모르나, 또 한편으론 식상하단 느낌을 받으실지도...영화라고 해서 특별하게 더 신경을 쓴 듯한 장면은 없어 보였으니 말이다.  물론 배역을 맡으신 분들이 더 긴장을 하시는 듯은 보였지만서도, 내용이 다른 편에 비해 우울하고 심심했던 관계로 영화 전반에 걸쳐 음울한 기운이 든다는 점은 별로였다. 원래 이 시리즈의 특징이 어떤 사건이 일어난다고 해도 별 영향을 받지 않는 탐정 자신의 담백함에 있었는데, 사건의 범인과 탐정이 아는 사이여서 그런가 질척질척하게 이야기가 전개되어 가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촛점이 흐려지는 느낌이랄까. 건조하고 냉정하게 사건을 풀어가는 맛에 이 시리즈를 좋아했는데, 감정이 섞인 갈릴레오는 아무래도 본인의 매력이 약해지는 느낌이었다. 

서두가 길었다. 내용은 이렇다. 발가벗은 남자의 뭉개진 시체가 발견되자 경찰은 긴장을 한다. 한 눈에 봐도 살인 사건, 하지만 누가 왜 이렇게 잔인하게 살해를 해야만 했을지 궁금하기 짝이 없다. 시체의 신원을 확인해 본 경찰은 그가 토가시라는 사람이며 별다른 일 없이 여자를 등쳐먹고 살아왔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수사의 방향은 곧 그의 전처에게 쏠리지만, 심증은 있는데, 너무도 완벽한 알리바이 덕분에 도무지 증거를 찾을 수가 없다. 미궁에 빠진 형사는 갈릴레오에게 도움을 청하고, 풀지 못하는 사건은 없다고 생각한 갈릴레오는 그녀의 집에 가보기로 한다. 그리곤 그녀 옆 집에 자신이 인정한 유일한 수학 천재인 동창생이 살고 있다는걸 알게 된다. 반가워 하는 것도 잠시, 그의 천재적인 두뇌를 알고 있던 갈릴레오는 그가 모종의 개입을 했을 거란 추측을 하게 되는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천재로 우울하게 살아가던 수학 교사가 자신에게 삶을 찾아준 모녀에게 보은을 한다는 그런 이야기. 처음엔 그의 도움이 좀 지나치다 싶었었는데, 나중에 보니 지나치게 지나쳤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라는 생각이 줄어들지 않았다. 아직까지도 그냥 자수를 하게 두었으면 더 나았을 거란 생각이 들지만서도, 그랬더라면 범인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지는 않았을테니 말이다. 하지만 알라바이를 조작해주는 수학 교사의 천재적인 두뇌는 인정해줘야 할 듯...정말 이 정도의 트릭이라면 갈릴레오가 아니었다면 풀기 힘들었을 듯 싶었다. 영화 자체로는 좀 우울한 톤이 별로고, 주인공 후쿠야마 마하사루의 깜찍함이 여기에선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도 점수를 깍아먹고 있었다. 아무리 봐도 후루야마는 진지한 역보다는 귀엽게 촐싹 거리는 씬에 훨씬 더 어울리는 듯...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귀엽게 방방 뜰 수 있는 사람인데, 이 영화에선 그럴만한 장면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웠다. 여러모로 아쉬웠던 작품이지만, 갈릴레오 탐정을 좋아하셨단 매니아들이라면 그래도 충분히 즐거우시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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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없는 내 인생
이자벨 코이셋 감독, 사라 폴리 외 출연 / 덕슨미디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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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 셋에 나 없는 내 인생을 계획해야만 한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열 일곱에 만난 첫사랑과 결혼해 딸 둘을 두고 있는 앤은 그럭저럭 자신의 삶에 만족하며 살아간다. 물론 반 백수 상태인 남편을 대신해 야간청소부를 해야 하는 것이나, 트레일러에 살고 있는 가난이 심난한건 사실이지만, 사랑하는 두 딸과 남편이 있어서 그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그녀를 한심하게 생각하는 앤의 엄마는 왜 일찍 결혼을 해서 사서 고생을 하냐고 닥달을 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녀 자신이  자신의 인생을 바꾸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  비록 젊은 시절의 자유와 행복을 만끽하지 못했지만, 그녀에겐 그보다 소중한 가족이 생겼으니 말이다. 그렇게 자신의 삶을 씩씩하게 살아가던 그녀에게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전해진다. 난소암 말기이며, 치료도 불가능하다는 의사의 진단...죽음 앞에 간당 간당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한 그녀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죽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할지 ,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목록을 적기 시작한다. 그리곤 천천히 자신의 주변을 정리하기 시작하는데...

담담하게 자신의 삶을 정리하던 여인의 용기가 돋보이던 영화였다. 스물 셋이라...그 나이라면 인생에 대해 한번쯤 어리광을 부릴만도 한데,  너무 일찍 철이 들어서 그런가 인생의 모든 것을 담담하게 받아 들이는 장면이 공감이 되면서도 안스럽더라. 그 나이에 인생에 더 이상을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이 왠지 내가 그녀에게 잘못이라도 한 듯 그렇게 미안했었다. 과연 나라면 그녀처럼 할 수 있을까? 아마 그러긴 힘들 것이다. 하지만 만약 내가 그런 처지라면 그럴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했다. 쉽진 않겠지만 죽음을 직시하는 것이야말로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일테니까. 그나저나 주인공은 어쩜 그리도 쉽게 자신의 삶을 내려 놓을 수 있는지...내겐 그게 참 신기했다. 대걔는 그 지경에 되어서도 살기 위해 발악을 하는게 보통인데 말이다. 그 발악 끝에 주변 사람들을 다 지치게 하고 질리게 만드는게 흔히 보는 광경인데 말이다. 정서상, 그렇게 차분하게 자신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사회가 우리는 되지 못한다. 아니, 그건 어디나 마찬가지일까? 죽음을 생각해야 하는 때에 삶에만 집착하면서 결국 모든 것을 놓치는 사람들을 얼마나 많이 봐 왔던가. 그런면에서, 차분하게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던,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이 간 이후에 살아갈 사람들을 배려하던 그녀의 배려와 담대함이 아름다워 보였다. 내가 내 죽음 앞에서 그렇게 담대할 수 있기를 ...나 없는 내 인생이 너무 참담해서 주변 사람들을 들들 볶는 우는 범하지 말기를, 그런 바람이 들게 하는 영화였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던 장면...치료를 거부하는 앤에게 주치의가 조언을 한다. 치료는 안해도 좋으니 병원에 오라고. 죽는 것도 쉽지 않다고. 고통을 겪지 않도록 내가 도와주게 해 달라고. 삐쩍 말라서 하나도 멋있어 보이지 않던 남자였는데, 그 순간, 그가 그렇게 멋져 보일 수 없더라. 역시 인간은 외면이 아니라 그 안에서 어떤 말이 나오는가로 멋짐이 판가름되는 것 같다. 아무리 못 생긴 사람이라도, 그렇게 인간적인 말을 내 뱉으면 그냥 잘 생겨져 보인다. 그렇게 보자면 이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람은 생각하면서 사는 사람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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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 네트워크 (2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데이빗 핀처 감독, 앤드류 가필드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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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버드 생인 마크는 재수 없다는 이유로 여자친구에게 차인 후 복수를 위해 절차부심한다. 객관적으로 봐도 명백하게 재수없게 군 것이 사실임에도 전혀 그것을 인정하지도 깨닫지도 못하는 마크는 머리는 천재적이지만 사회성은 제로인 괴짜의 전형처럼 보인다. 그렇게 건방진데다 싸가지 없는 녀석임에도 그가 기죽어 하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하버드의 상류층 자제들의 모임. 간절히 원함에도 들어갈 수 없었던 마크는 그들이 자신을 보자고 하자 뛸 듯이 기뻐한다. 알고보니 그들이 보자고 한 이유는 마크의 컴퓨터 재능을 이용하겠다는 것, 가입을 고려해 보겠다는 말에 한없이 황송해진 마크는 그들이 낸 아이디어를 이용해 뚝딱뚝딱 페이스 북을 만들어 낸다.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생각지도 않은 대박을 일으킨 것, 별다른 홍보도 없이 대단한 인기 몰이를 시작한 그 싸이트는 순식간에 그를 억만장자로 만들어 준다. 그가 벌어 들이는 돈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자 결국 그와 함께 했던 친구들과 그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한 하버드 동창생들은 그에게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그들에게 어떤 것도 빚진게 없다고 생각한 마크는 한 푼이라도 안 주기 위해 필사적으로 소송에 매달린다. 치졸한 소송 싸움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그도 누구 못지 않게 개자식이 되어야 한다는걸 곧 깨닫게 되는데...


< 당신은 개자식이 아니여요. 하지만 그렇게 되려고 너무 노력하는 것 같아 보이네요.>

 

이 영화의 주인공인 마크에 대해 이보다 정확한 말은 없을 듯 하다. 언젠가 오프라 쇼에 마크와 그의 친구가 나온 것을 본 적이 있다. 거기서 그는 너무도 친근하고 다정하며 세상 물정 모르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었었는데, 이 영화를 보니 그건 다 홍보용이었지 싶다. 오프라 쇼에 나온 마크와 영화속의 그는 너무도 달랐다. 과연 어느 것이 진짜일까 궁금해질 정도로. 아마도 영화속의 그가 실체에 보다 접근한 모습이 아닐까 한다. 컴퓨터를 잘 몰라서 이 영화를 보고서야 마크가 그렇게 천재라는 것을 알았다. 그전엔 그저 우연히 어쩌다가 운이 좋아서 부자가 된 것인줄로만 알고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페이스 북 창설에 관련 이렇게 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을 줄 상상도 못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그렇다. 난 페북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건 영화를 보고난 지금도 마찬가지고. 이 영화를 보면서  무언가 역사에 남을 만한 것을 창조한다는 것은 상상보다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 것이라는걸 알게 됐다. 우린 마크가 젊은 나이에 억만장자가 되었다는 사실만 강조하지만, 그 뒷면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과연 그를 그렇게 부러워 할 수만 있을까 싶기도 했다. 인간적으로 너무 고단하고 가혹한 일들이 줄줄이 이어지는걸 보니 말이다. 만약 내가 마크 당사자라면 젊은 나이에 그런 일을 겪는 것을 청춘이니까 라고 생각했을지 의문이다. 아마도 그래서 난 나이고, 그는 마킁니 것이겠지. 그리고 보통 사람인 우린 그저 겉으로 드러난 매우 사소한 일부분만을 볼 수 있을 뿐이고, 그들이 정교하게 꾸며놓은 그 이미지에 환장할 뿐이란 생각이 든다. 그 밑에서 어떤 엄청난 사건들이 벌어지고 있는 줄은 짐작도 못한채 말이다. 하여간 우리 같이 둔재들은 그저 천재들의 놀음에 감탄만 하면서 사는게 전부일지도.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울적해지네...물론 그들이 해놓은 결과물 덕분에 이렇게 편리하게 살게 된 것도 사실이지만서도 말이다. 

 

천재들의 과팍한 일면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괜찮았으나, 또 그 천재들이란 집단의 인간적이지 않은 면모에는 약간 눈살을 찌프려졌다. 저렇게 싸가지 없는 것들이 천재라니, 세상 참 살맛 나지 않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보면 그런 사람들도 필요할 때가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서도...

 

나는 페이스 북이 싫다. 블러그 역시 내 사생활을 최대한 노출시키지 않는 범위에서만 활용하고 있는데, 그건 나의 사생활은 나의 것이여야만 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요즘 페이스 북에 자신의 일상을 낱낱히 까발리는 아이들을 보면 좀 걱정이 된다. 미숙한 자신을 그대로 보여줘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그 자신감이 어디서 오는가는 모르겠으나 , 나중에 후회할만한 일들을 적어 놓거나 자신의 모든 것을 알려 줘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외에, 다른 사람들이 자신에게 그렇게 관심이 많을 거라 생각하는 것도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도 싶다. 어쩌면 페이스 북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들어 있는 인기 스타가 되고 싶은 욕망을 잘 드러나게 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수만의 관객을 끌어 들이지는 못한다 해도, 인터넷이 없던 세상보다는 적어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다는 점때문에 말이다. 뭐, 대세가 그러하다면, 내가 뭐 어쩌겠는가 만은...

 

그나저나 천재들의 비지니스 적인 고찰은 참으로 대단하더라. 거대 자본 회사들을 물리치고, 단지 자신의 아이디어 만으로 성공하는 모습도 멋졌고. 많은 사람들에게 친구를 찾아줬지만 정작 자신을 친구를 잃어버린 마크나, 나르시스트적인 면모가 두드러지긴 했지만 나름 세상이 돌아가는 통찰력을 가진 천재 숀의 모습을 보는 것도 재밌었다. 주연배우들의 연기가 진짜 현실의 사람들을 보는 듯 자연스러웠던 것도 좋았다. 마크를 연기한 제시 아이젠버그나, 숀을 연기한 저스틴 팀버레이크는 단연 돋보이더라, 저스틴을 보면서 왜 그가 그때까지 배우로 나서지 않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 연기가 능숙해서 놀랐다.

 

그리고, 그 수많은 이야기들은 군더더기 없이 편집한  감독에게 만점을 주고 싶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고 촛점을 잃을 수도 있는데 한번도 그러지 않더라. 빠른 대사가 특히 마음에 들었는데, 그걸 속사포처럼 뱉어내는 장면들엔 속이 다 시원했다. 그래, 이 정도는 돼야 좀 집중이 되지 싶어서. 하지만, 미국 대학이 저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막장에 특히나 여자들에 대한 비하가 놀라울 정도로 수위가 높아서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쩜 그리도 하나같이 정나미 떨어질 정도로 인간미가 없던지. 소셜 네트워크를 창시한 세대가 그렇게 인간미 없고, 이기적이며, 막장들이라면 우리의 미래는 과연 어떤 모습이 될지 걱정이 되었다. 바라건데, 그것이 하버드 대학의 전부가 아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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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인저 댄 픽션
마크 포스터 감독, 매기 길렌할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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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직원 해롤드는 메뉴얼의 사나이다. 칫솔질을 하는 숫자부터 넥타이를 매는 시간, 아침 버스를 타기 위해 걸어가는 걸음까지 정확하게 세면서 살아가고 있는 그, <레인맨>의 더스틴 호프만과 동지처럼 보일 정도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의 행동을 일일히 모니터하면서 해설하고, 정의를 내리고, 조롱 하고, 새로운 해석도 해주는 그녀, 그것도 당황스러운데, 그보다 더 경악할만한 것은 바로 그녀가 " 그가 곧 죽을 텐데도 그는 전혀 그것을 모르고 있다" 고 말했다는 것! 그 말을 들은 해롤드는 대로변에서 소리친다. 내가 죽는다구요? 이봐요? 이보라구요? 곧이라니, 곧은 얼마나 곧이죠? 라고 말이다. 하지만 일방적으로 해설만 하던 그녀가 대답할 리 만무, 가만히 앉아서 죽음을 기다릴 수 없던 해롤드는 자신이 언제 죽게 될 것인가 전전긍긍하는 가운데  목소리의 임자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고민끝에 해롤드가 찾아간 사람은 문학 교수인 힐버트, 그는 힐버트에게 목소리의 주인공이 소설가이며 그가 그 책의 주인공인 것 같다면서 도와달라고 한다. 이제 문제는 그 여류 작가가 누구이며, 그녀의 소설속 내용이 희극이냐 비극이냐가 되어 버리고 만다. 
(추신--이 영화에서 힐버트의 사무실은 인상적일만큼 멋집니다. 사진을 올리지 못하는게 아쉬울 정도로.)






10년동안 제대로 된 책을 내지 못한 소설가 캐론, 그녀는 현재 <세금과 죽음>이란 작품을 집필 중이다.  책 속의 주인공인 국세청 직원 해롤드를 그럴 듯하게 죽이는 방법을 찾기 위해 고심중이지만, 아쉽게도 그것이 간단치많은 않다는 것이 문제. 결국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별별 수단을 다 강구하고 있는 그녀, 병원까지 찾아가 금방 죽는 병에 대해 묻고 다니는 캐론은 과연 해롤드 죽이기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이 영화에서 가장 사랑스런 장면,이대로 죽을 수 없다고 판단한 해롤드는 용기를 내서 빵집 주인 안나를 찾아간다.멋진 선물을 포장해서 어눌하게 사랑을 고백하는 그.진실된 맘을 보여 줌으로써 그녀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지만, 사랑도 소설속에서 그가 죽기로 예정된 시간을 멈추게 하진 못한다.
 
아무 생각없이 봤는데, 의외로 매력적인 영화였다. 줄거리의 참신성과 기발함, 역에 딱 맞는 배우들의 연기, 흥미를 유발하는 이야기 전개, 하나같이 개성있고 매력적인 등장인물들은 사랑스럽기 그지없었다. 다들 한결같이 괴짜였음에도 말이다.세금과 죽음은 피할 수 없다는 격언을 가지고 이렇게 근사한 영화를 만들어 내다니, 인간의 상상력과 엉뚱함은 때론 이렇게 감동을 불러 일으키고만다. 고립되어  살아가던 완벽주의자 해롤드가 마음을 열고 삶을 받아 들이는 과정들이 흥미롭던 영화, 시간 나시면 한번 보시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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