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키의 클럽하우스에서 벌어진 세 가지 사건 3 books in 1 1
예림당 편집부 지음 / 예림당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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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키의 클럽하우스"라는 애니메이션을 처음 접한 건 저희 집 **TV 채널을 이리저리 뒤적이다 발견했을 때에요. 특별한 캐릭터를 좋아하는 아이도 아니고, 그때까지는 그저 EBS만 열심히 보던 아이라 디즈니의 미키와 미니, 도널드와 데이지, 구피와 플루토까지 화려한 주인공들이 등장하는 이 애니메이션을 봤을 때엔 정말 환호성을 질렀더랬죠.ㅋㅋ TV를 많이 보는 것을 그리 권장하지 않는 제가 함께 앉아서 보니 그냥 애니메이션이 아닌, 미션이 있고 그 미션을 풀어가는 과정을 그린, 무척이나 교육적인 프로그램이더라구요. 그때부터 말 잘 듣고 착한 일 많이 했을 때마다 보여주는 보상 프로그램이 되었습니다. 

그 "미키의 클럽하우스"가 책으로 나왔네요. <<미키의 클럽하우스에서 벌어진 세 가지 사건>>은 애니메이션과 똑 닮아 있고, 그 프로그램 중 세 가지 이야기를 똑 떼어 활자화한 것 같아요. 하지만 책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을 한껏 살려서.... 무척이나 선명하고 예쁘고 눈에 확~! 띄는 그림과 함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과 같은 흥미로운 사건들을 접할 수 있죠. 

세 가지 이야기는 <구피를 데리러 가요>와 <쿠키를 만들어요>, <캠핑을 떠나요>입니다. <구피를 데리러 가요>는 클럽하우스에 오지 않고 계속 잠들어 있는 구피를 깨우러 가는 과정을, <쿠키를 만들어요>는 쿠키를 구워 아픈 동물들을 도와주는 자선 행사에 참가하기 위한 과정을, <캠핑을 떠나요>는 캠핑을 떠나기로 한 친구들이 클럽하우스 안에서도 캠핑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주인공들은 각 사건들을 해결하기 위해 투들즈의 마우스케툴즈를 이용하여 좀 더 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냅니다. 


    
 
    

마우스케툴즈에는 각각 4개의 도구들이 들어있는데, 각각의 상황에 딱 맞는 도구가 어떤 것인지를 물어봄으로서 아이들에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주고 있죠. 또 4개의 도구 중 하나는 비밀의 도구이고 그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도구를 직접 생각해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상황에 어떤 도구를 사용해야 그 상황을 가장 잘 해결할 수 있을까...?"하는 질문은 아이들에게 한꺼번에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그렇다면 <<미키의 클럽하우스>>는 이런 사고력을 요구하는 단계에서 그칠까요? 아닙니다. 여섯 명이나 되는 주인공들은 이런, 저런 다른 의견을 내놓을 수도 있고, 때론 맞을 수도, 때론 틀릴 수도 있죠. 한두 명이 아닌 여러 명의 친구들이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조율하고 타협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 돕는 협동성과 사회성을 저절로 습득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루가 끝나면 미키가 나타나 그 날의 사건을 정리해주죠. 어떤 식으로 어떤 도구를 사용하여 문제를 해결했는지! 이것은 한 번 더 학습함으로서 줄거리를 반복하는 효과도 있지만 무엇보다 순서를 떠올리며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실제 애니메이션에서는 나레이션 목소리가 질문을 하고, 아이들이 대답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반면 책에서는 그렇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겠네요.^^ 하지만 책은 TV 화면과는 또 다른 매체이기 때문에 분명 마음껏 상상할 수 있는 자유를 준다는 점에서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미키의 클럽하우스에서 벌어진 세 가지 사건>> 중 이미 애니메이션으로 봤던 사건도 있고 그렇지 않았던 사건도 있었지만 아이에게는 TV로 본 애니메이션이 책으로 나타나 "내 것"이 되었다는 기쁨이 되었습니다. 두고두고 볼 수 있다는 장점이겠죠?^^ 결코 얇지 않은 두께이지만 사건이 세 가지이고 사건을 푸는 데 그렇게 어려운 미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4~7세가 읽기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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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발자국 - 제2회 MBC 창작동화대상 수상작 바른어린이 성장동화 1
김일연 지음, 성혜영 그림 / 책만드는집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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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발자국>>에는 총 10편의 단편이 담겨 있습니다. 
또, 단편과 단편 사이에 아름다운 동시도 들어가 있구요.
단편들은 조용하고, 담백하고, 잔잔합니다.
최근 요란하고 시끌벅적한 동화책을 많이 읽었던 터라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듯합니다.
특별한 클라이맥스가 없어도 감동을 줄 수 있는 동화가 탄생할 수도 있음을 아주 잘 보여주는 동화책이라 생각합니다. 

<하늘 발자국>의 경우 어린왕자를 떠오르게도 하고, 톨스토이 단편선을 떠올리게도 하는데, 어떤 소원이든 이루어준다는 존재하지 않는 하늘 발자국을 찾아 나선 한 아이의 이야기입니다.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것이지만,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고 사람마다 하늘 발자국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달라 아이는 혼란스럽죠.
그러다가 모래고양이를 만나고, 각자의 하늘 발자국이라고 믿는 사람들을 만나며 소년은 점점 성숙해집니다.

"글쎄,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거라면 이게 바로 내 하늘 발자국이야. 그런데 누군가를 위해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넌 행복을 느낄 수 있니?"...84p

결국 하늘 발자국은 무엇이었을까요?

"아무리 아름답고 귀한 것이라도 느끼지 않고 기억하지 않으면 소용없는 거란다. 너도 네 마음속에 있는 하늘 발자국을 찾아가거라."...104p

내게 가장 소중한, 바로 그것이 하늘 발자국이겠지요. 
우리 아이들도 마음 속 하늘 발자국을 찾았으면 좋겠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전통적인 물품이나 사물 등이 많이 등장해서 매우 친숙하게 느껴지면서도 그 하나하나의 에피소드 또한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킵니다. 
<할아버지 바위와 포롱이>에선 석가상이, <봄맞이>에선 반짓고리 물품들이, <하늘로 날아간 목마>에선 옛날 회전목마의 말이, <건이 곤이 감이>에선 연이라든가 <옹기 단지와 자기 항아리>에선 옹기와 항아리가 등장하죠.
하나같이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것들이에요. 
갈수록 사건 많고 주인공도 특이하고 시끌벅적한 동홛르이 사막이라면... 마치 오아시스를 만난 듯 합니다.
그렇기에 아이들 입장에서는 조금 지루하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아이들의 진정한 감성을 길러주기에는 역시, 이런 동화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가슴을 촉촉히 적셔주는 동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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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세계문학세트>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이상한 소리 - 일본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나쓰메 소세키 외 지음, 서은혜 엮고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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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다섯이 모자라다!

나 말고도 "세계 문학 전집"이라면 눈에 힘이 들어가고 힘이 불끈! 솟는 사람들이 많은가보다. 출판사마다 100권이니 180권이니 하며 계속해서 출판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 중에서도 창비 세계 문학이 더욱 특별하게 보이는 이유는, 장편이 아닌 단편들을 각 나라별로 묶었다는 점과 지금까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지만 각 나라의 근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과 작품들을 엄선하여 담았다는 데 있다.  

그렇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소장 가치는 확실하다. 특히 일본편인 <<이상한 소리>>의 경우 10편의 소설 중 9편이 국내 첫 번역본이 된다. (출판사 소개글에는 10편 모두라고 나와있으나 시마자끼 토오손의 <클 준비>의 경우 <성장준비>라는 제목으로 출판되었던 적이 있음이 "더 읽을거리"에 명시되어 있다.) 메이지 시대 이후부터 전후 시대까지를 아우르는 이 작품들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나쯔메 소오세끼와 카와바따 야스나리 외에 쿠니끼다 돗뽀, 시가 나오야, 미야모또 유리꼬, 타니자끼 준이찌로오, 시마자끼 토오손과 오오오까 쇼오헤이까지 일본의 근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중,단편들이다. 특히 나의 경우 이 책을 통해 "미야모또 유리꼬"라는 작가를 발견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척 큰 기쁨이라 하겠다. 

<이상한 소리>나 <망원경과 전화>, <삽화>, <산다화> 등은 채 10페이지가 넘지 않을 정도로 짧은 단편이지만 그토록 짧은 이야기 속에서도 미묘한 인간 심리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한 체험이었다. 이 콩트들은 나쯔메 소오세끼와 카와바따 야스나리의 작품들인데 역시 대가들의 포스가 느껴졌다. 그동안 너무 짧아서 국내에 소개되지 못했던 작품들이라니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일본편 <<이상한 소리>>는 각각의 작가들의 작품을 따로 떼어 읽어도 좋겠지만 역시 한 번에 읽어 그 흐름을 파악하는 것도 좋다. 메이지 유신 이후 서구 문명의 유입과 기독교의 확산에 따른 정신적 충돌과 고민이 아주 잘 담겨있기 때문이다. 시가 나오야의 <오오쯔 준끼찌>의 경우 서양 문명에 따르는 것이 교양있는 사람으로 여겨지고 기독교 교리에 따라 충실하고 싶지만 자신의 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잘 표현하고 있다. 

미야모또 유리꼬의 <가난한 사람들의 무리>는 도저히 십대 소녀가 쓴 글이라고 믿기지가 않는다. 베푸는 자의 위치와 베풂 자체에 대한 의미,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깨닫고 고민하는 주인공이 무척이나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때로는 TV 드라마 "선덕여왕"의 미실과 선덕여왕의 대화를 떠올리게 하는 이 작품은 지주의 딸인 "나"가 가난한 자들의 무리에게 동정을 느끼고 그들을 위해 무엇이든 해보려는 시도와 좌절 그 이후의 성찰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작품이다. 주인공은 자신의 이상과 다른 현실을 보며 수치심과 교만했던 점을 반성하면서도 끝까지 그 교만함을 놓지 않는 소녀의 이상주의를 가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아마도 작가 자신의 경험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인 듯한데 이 일본편 전체 작품에서 느껴지는 것이 바로 이 자연주의이다. 

작품이 끝나면 "더 읽을거리"를 통해 작가의 다른 국내 번역서를 소개하고 있다. 독서가들에게는 마음에 드는 작가의 경우 작가를 따라 작품을 고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무척 반가운 페이지가 아닐 수 없다. 미야모또 유리꼬의 경우 국내 번역서가 하나도 없어 그저 안타까울 뿐이다. 단편이라고 보기엔 꽤 긴 작품부터 극히 짧은 작품까지 엮였지만 길면 길수록, 짧으면 짧을수록 한 작품 한 작품마다 개성이 돋보인다. 짧지만 담백하고 그러면서도 인간의 미묘한 심리를 잘 담고 있기 때문이리라. 이 한 권이 주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다른 나라 작품들도 읽고싶어졌음은 당연하다. 

별 넷이 될뻔했던 이유! 

극히 짧은 단편으로 시작했던 책 읽기가 무르익어 점점 흥분되고 깊이 빠져들어갈 무렵... 낯선 문장을 만났다. 아니, 어색하다. 이해하려면 이해못 할 문장은 아니지만 뭔가 입에 착착 달라붙지 않는 듯한 느낌! 거슬린다. 왠지 이 문장을 그대로 일본어로 작문하면... 정말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문장이다. 맥이 쫙~ 풀렸다. 그렇게 한 문장을 만나고 예민해진 나는 적어도 <오오쯔 준끼찌> 만큼은 깊이 몰입하지 못했다. 또 그런 문장을 찾고 있는 내가 있었고, 그런 문장이 나올까봐 긴장하는 내가 있었다. 왜 유독 그 단편만 그랬는지... 나는 알 수 없지만 정말 옥의 티다. 

창비 세계 문학의 일본편은 발음 표기가 다른 일본 책들과는 사뭇 다르다. 된소리가 그대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의 일본어 표기법에 익숙해져 있던 독자들은 아무래도 좀 거슬릴 수도 있겠다. 책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던 그 이유에 대해서는, 출판사 자체 소개에서 알 수 있었는데 ...

"창비는 현행 외래어 표기법이 표방하고 있는 영어 중심의 일방적인 표기법의 폐해를 최소화하고 각 언어의 독자성에 대한 존중을 취지로 수년 전부터 모든 외래어에 대해 원어 발음에 가장 가까운 한글표기방식을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란다. 물론 좋은 취지임에는 확실하나 다다미라고 알고 있던 것을 느닷없이 타따미라고 만났을 때의 그 당황스러움은 어찌할까. 지금이 과도기라면 얼른 정착되기만을 바랄 뿐. ...


별 넷이 될 뻔했으나 결국, 다섯이 된 이유는.... 역시 그 어디서도 읽을 수 없는 작품을 읽을 수 있었다는 데에 의의를 두겠다. 또 한 작품 한 작품마다 심사숙고하여 골랐다는 것이 읽는 이에게 전해졌음이다. 이 작품들을 고르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이 더 자세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아주 오랫만에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났다. 다른 나라들의 작품들은 어떨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차다. 아무래도 한 권 한 권 사서 모으게 될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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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 2010-02-05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창비문학세트인 프랑스편을 읽었는데, 사실 조금 어려웠어요. 하지만, 프랑스 문학의 향기에 푹 빠진 느낌은 있습니다. 님의 서평을 보니, 일본편을 읽어보고 싶네요. 다음 책은 일본편으로 해야겠네요.

ilovebooks 2010-02-05 22:28   좋아요 0 | URL
저는... 음... 영국이나 미국편을 읽은 후에 프랑스편으로 넘어가고 싶답니다.^^
 
할머니, 어디 가요? 쑥 뜯으러 간다! - 옥이네 봄 이야기 개똥이네 책방 4
조혜란 글.그림 / 보리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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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첫 장에 이 책에 대한 설명이 한 문장으로 나와있네요.

"옥이네 봄 이야기는 지지배배 제비 오는 봄날에 맛난 반찬 귀한 반찬 하러 들로 산으로 갯가로 뛰어다니는 일곱 살 옥이와 옥이 할머니 이야기입니다."...(본문 발췌)

<<할머니 어디가요? 쑷 뜯으러 간다!>>는 총 3편의 이야기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저 흔한 그림책으로 생각했다가 표지를 넘기고,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길 때마다... 이야기가 담고 있는 그 무게(이야기가 우중충하니 무겁다는 뜻이 아닌, 참 많은 것들을 담고 있다는 뜻이어요.^^)와 아기자기함에 곧 "와~!"하고 감탄하게 되지요. 

  

할머니가 옥이 머리를 엉망으로 잘라버려 옥이는 속상한 마음에 울음을 터트리고 잠들다 일어나보니 쑥개떡이 보입니다.
그 맛있는 냄새에 정신없이 먹어버리곤 할머니를 찾아나서죠.
"할머니! 할머니! 어디 가요?"
"우리 옥이 예쁜 옥이, 쫀득쫀득 쑥개떡 향긋한 쑥개떡 해 주려고 쑥 뜯으러 간다!"
길가에, 풀숲에, 여기저기 어디서나 잘 자라는 쑥을 오순도순 앉아 캐는 할머니와 옥이의 모습이 참으로 정겹습니다. 
한 광주리 가득 캔 쑥은 쑥전으로, 쑥 버무리로, 쑥 된장국으로... 그리고 쑥개떡까지! 
할머니와 옥이는 마을 사람들에게 쑥개떡을 나누어주고 남은 것은 장터로 나가 팔지요.
한 푼.. 두 푼... 모은 돈으로 할머니와 옥이는 무엇을 하게 될까요?^^

  

옥이네 봄 두번째 이야기는 "엄나무 순" 이야기에요.
뾰족뾰족 엄나무 순 쌉쌀한 엄나무 순을 캐기 위해 할머니 손은 망가지고, 그래도 손녀를 위해 열심히 캐시는 할머니의 모습에 뭉클!합니다.
동네 분들의 가죽나무 순, 옻나무 순, 두릅을 받아 엄나무 순과 함께 장에 팔러 나온 할머니와 옥이는 깜돌이라는 강아지와 함께 돌아오게 됩니다. 

  

오늘도 맛난 반찬, 귀한 반찬 구하러 산으로 가는 할머니와 옥이.
이번 이야기는 "고불고불 쑥쑥 올라온 고사리"입니다.
끓는 물에 데쳐서 장독 위에 평상 위에 광주리에 죽죽 널어서, 햇볕에 꼬들꼬들 말린 고사리.

마치 3월부터 5월 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듯한 이 옥이네 봄 이야기는 투박한 듯 섬세한 그림과 함께 무척이나 정겹게 느껴집니다.
손녀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할머니의 사랑을 알 수 있고, 할머니와 함께 하는 옥이의 일상이 너무나 그립고 부럽습니다.
그저 봄에는 어떤 나무들이 있나...를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나물들로 해 먹을 수 있는 음식들이나 조리 방법 등도 나와 있어 아이들이 오늘 저녁엔 나도 먹을래!하고 조를것만 같습니다.
우리 아이들도 산으로, 들로 나물을 캐러 다닐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옥이처럼 쑥이 반, 잡초가 반이 되더라도 말이죠.^^
넉넉하지 못해도 어린이날에는 아이들을 위해 차곡차곡 모았던 돈을 꺼내어 선물도 하실 줄 아는 할머니가 정말 멋집니다.
이제 도시 아이들에겐 옛날 이야기가 되어버린 듯한 이 즐겁고 행복한 일상을 책으로나마 알려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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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기짱 거북이 트랑퀼라 그림책 보물창고 6
만프레드 쉴뤼터 그림, 미하엘 엔데 글, 유혜자 옮김 / 보물창고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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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엘 엔데의 작품을 접할 때마다 그 느낌이 무척 다르다. 그러니까 이 사람의 작품을 읽다보면 작가가 누구인지를 보기 전까지는 누가 쓴 글인지 전혀 짐작가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분의 작품에는 공통된 무엇인가가 있다. 그것은 "희망".... 글이 짧든 길든 어떤 주제와 소재로 이야기가 시작되든... 결국, 마지막엔 희망이라는 불씨를 어렴풋이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미하엘 엔데의 책에 자꾸만 손이 가나보다.

<<끈기짱 거북이 트랑퀼라>>는 그림책이다. <<끝없는 이야기>>의 페이지 수에 비한다면 터무니없을 정도로 짧은 그림책이지만, 끈기짱 거북이의 등장 탓인지...ㅋㅋ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 보다 훨~씬 더 길게 느껴진다. 우리 아이가 5살 때부터 잠자리 동화로 자주 고르곤 했던 이 그림책을 읽어줄 때마다... 너무나 좋아히지만, 제발 소리내어 읽고 싶지만은 않은 딜레마에 빠졌었더랬다. 너무나 느리고...느리고...느린 이 트랑퀼라 때문에. 하지만 역시 그 느림 덕분에 우리 아이는 금방 잠이 들곤 했다.^^

날씨가 맑고 눈부신 어느 날 아침, 거북이 트랑퀼라가 엉금엉금 기어 나와 아침을 먹고 있을 때, 그 옆 기름나무 가지에 비둘기 한 쌍이 다정하게 앉아 이야기를 나눈다. 동물의 대왕 레오 28세가 결혼식을 올린다는 것! 이 결혼식에는 몸이 크건 작건, 늙었건 어리건, 뚱뚱하건 가냘프건, 사는 곳이 물이건 땅이건 동물이란 동물은 모두 초대 받았단다. 그러니 트랑퀼라라고 가지 말란 법이 없다. 트랑퀼라는 그 때부터 쉼 없이 느릿느릿 한 발짝씩 앞으로 기어간다.

  

가는 길에 바느질쟁이 거미 파티마도 만나고, 미끈미끈 달팽이와 몽당다리 도마뱀 짜카리아스를 만나지만 이들은 모두 트랑퀼라에게 그곳은 너무 먼 곳이라고 느림보 거북이는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포기하고 돌아가라고 하지만 그 때마다 끈기짱 거북이 트랑퀼라는 그저 묵묵히 한 발짝 한 발짝씩 느릿느릿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밤이고 낮이고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가던 트랑퀼라는 레오 28세가 뾰족이빨 호랑이와 결투를 하다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는다. 이미 트랑퀼라가 그곳으로 가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마침내 꽃이 활짝 핀 나무들이 가득한 숲에 도착한 트랑퀼라는 그곳이 동물들의 대왕이 머무는 동굴 앞이며 바로 지금, 새로운 대왕 레오 29세의 결혼식이 열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 그리고 축하객들 속에서 좀 피곤해 보이기는 하지만 무척 행복해하는 끈기짱 거북이 트랑퀼라가 이렇게 말했어요.
"거봐! 내가 제 시간에 도착할 거라고 했잖아." "...(본문 발췌)

모든 이들이 생각하기에 터무니 없고 어처구니 없을 정도로 생각되는 불가능한 일을 끈기짱 거북이 트랑퀼라는 그의 결심에 따라 그저 한 발짝씩 한 발짝씩 옮겨 이루어내었다. 때론 미련하고 어리석어 보일 수도 있으나 자신이 정한 목표를 향해 조금씩 앞으로 내딛는 트랑퀼라의 의지는, 그리고 결국 그가 목표한 곳에 이르러 보게 된 그 아름다운 장면 속에서 트랑퀼라의 모습이 더욱 값지며 감동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아름다운 일러스트와 함께 하는 트랑퀼라의 여행은 때론 읽는 이들도 지치게 할만큼 느리고 힘든 것이었지만 끈기짱 거북이 트랑퀼라는 절대 멈추거나 뒤돌아가지 않는다. 그 모습이 때론 애처롭기도 해서 결국엔 함께 응원하게 되는 것 같다. 트랑퀼라가 가르쳐 주는 것. 그것은 바로 의지와 끈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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