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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즌 파이어 세트 - 전2권
팀 보울러 지음, 서민아 옮김 / 다산책방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아름다운 배경과 그에 걸맞는 신비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인물이 등장하여 주인공의 마음을 자극하고 그 마음을 어루만져주던... <리버보이>의 작가, 팀 보울러가 돌아왔다.
<리버보이> 외에 그의 다른 작품은 아직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번 작품 <<프로즌 파이어>>를 읽다보니 그 비슷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번엔 온통 하얀색이 가득한 고장 벡데일에서 눈처럼 하얀 소년이 등장하고 이 알 수 없는 소년의 정체와 더스티 오빠 조쉬의 실종이 더해져 과연 이 둘 사이의 관계가 무엇일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과연 이 소년의 존재는 무엇일까.
이 소년에 대한 소문은 어디까지 믿을 수 있는 것일까.
이러한 의문들이 끈임없이 일어나고 모두가 꺼리는 이 소년의 가까이에 더스티만이 용감히 맞서 도전한다.
"조쉬 오빠에 대한 수수께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수수께끼, 소년이 넌지시 내비쳤던 그보다 훨씬 큰 의문들.... 이제 곧 이 모든 수수께끼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이 가운데 무엇보다 먼저 소년에 대한 수수께끼를 해결해야 할 것 같았다. 우선 이것만 해결하고나면 나머지 두 가지 수수께끼는 저절로 풀릴 터였다."...2권 14p
처음, 소년의 전화를 받을 때부터 더스티는 이 모든 문제를 혼자서 해결하려고 애쓴다.
아무리 힘든 고난과 역경(죽음을 맞딱뜨리거나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도)에 닥친다고 해도 경찰이나 부모님에게 절대 의존하지 않는다.
무엇이 그녀를 그토록 철저하게 외롭게 만든 것일까.
어째서 아직 어른이 되지도 않은 이 소녀는, 이 무거운 짐을 혼자서 지려고 하는 걸까.
그녀의 도전 의식은 천성적인 것일 수도 있지만 아마도 대부분은 그녀가 그토록 존경하고 닮고 싶었던, 오빠 조쉬를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오빠라면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오빠와 관계된 일이라면 스스로도 맞설 수 있다고 자신을 위로하면서...
하지만 다른 주위 사람들의 오빠에 대한 말을 들으며, 또 소년이 한 오빠의 이야기를 생각할수록, 조쉬는 더스티가 생각해오던 인물과는 조금 다를 수도 있겠다는 것을 알아챈다.
그리고 밝혀지는 진실.....
더스티 또한 오빠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 신뢰... 그리고 2년이 흐르면서 더욱 추앙하고 미화시켰을 오빠에 대한 이미지가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느꼈을 당혹감, 배신감과 자신에 대한 실망감 등이 더욱 뼈저리게 느껴진다.
1권에서 신비한 소년과 오빠의 실종을 놓고 미스테리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프로즌 파이어>>는 2권을 맞아, 내가 예상하던 결말과는 전혀 다르게, 하지만 충분히 예측 가능하게 끝을 맺었다.
조금 ... 충격이다.
<리버 보이>처럼 깔끔하고 상큼한... 깊은 의미를 지니면서도 "희망"을 간직한 결말이 나오리라고 예상했기에 눈과 불의 이미지를 차용하여 차갑고도 깨끗한, 그 빛에 압도당할만큼의 새하얀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인간 심리를 파고든 작품이었다.
언제나 깨끗하고 바른 것만을 보고 살 수는 없는 일이지만 그래도 항상 좋은 것만 보고 싶은 것이 사람들의 보편적인 심리인지라 바로 그 빈틈을 지르고 들어오는 팀 보울러의 소설이 어쩌면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겠다.
아마도 그러한 심리를 이야기한 것이 아닐런지...
"정말 중요한 수수께끼는 오로지 혼자 힘으로 해결해야 해."...2권 80p
소설 속 인물들은, 어쩌면 모두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진실"을 알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믿을 수 없는 진실 앞에서 조금씩 고개를 돌리고, 모른 척 하고 진실을 외면하고 자신이 믿고 싶은대로 믿어버린 것은 아닐까.
때문에 눈처럼 새하얗고 불처럼 뜨거운 소년의 존재로서 희생양을 삼으려 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과연 그 소년은 무엇이었을까.
그 정체가 끝까지 밝혀지지 않았기에 궁금증이 더한다.
하지만 그 뜨겁고도 차가운 소년으로 인해 더스티는 드디어 앞을 가린 안대를 벗고 세상을 바로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었으리라 추측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