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붕이와 신나는 공룡 나라로! 똑똑 모두누리 그림책
캐서린 안홀트.로렌스 안홀트 지음, 문유진 옮김 / 사파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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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키우면서 가장 주의했던 것이 성역할을 구분짓지 말자는 것입니다. 여자 아이라고 소꿉놀이에, 핑크색 드레스만 입히지는 말아야지 하고 말이죠.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둘째는 핑크색을 사랑하고 리본, 레이스 달린 옷만 좋아하죠. 하지만 갖고 노는 장난감엔 선입견이 없어요. 한 가지에 집착하지도 않죠. 두 살엔 캐릭터 인형을 좋아하더니 세 살엔 자동차, 이어 공룡에까지 관심을 갖더라고요. 네 살 어린이날 선물로는 당당하게 아기 인형과 변신 로봇을 신청하더군요.^^

 

<붕붕이와 신나는 공룡나라로!>는 그런 둘째가 아주 좋아할 만한 책이죠~. 좋아하는 자동차를 타고 공룡나라로 여행하는 이야기 책이거든요.

 

신나는 하루가 시작되고, 꼬마 토끼 붕붕이는 침대에서 깡충 뛰어내리며 꼬마 자동차에게 인사합니다.

둘은 아주 친한 친구 같아요~

붕붕이는 꼬마 자동차를 매일매일 구석구석 깨끗이 닦아 주어요.

 

 

그리고 둘은 신나는 모험을 하기로 합니다.

꼬마 자동차의 보라색 단추를 누르고 떠나죠~! 신나는 공룡 나라로!

 

자! 그림책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합니다.

꼬마 자동차는 도시를 달리고, 깜깜한 터널도 지나고, 산등성이를 오르내리죠.

그렇게 공룡 나라에 도착합니다.

 

 

붕붕이는 몸집이 작은 공룡과 만나 인사하고, 몸집이 조금 큰 공룡을 만나 인사하고 몸집이 더 큰 공룡도 만납니다.

그림책을 통해 공룡들의 크기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이미 공룡 이름을 줄줄 꿰고 있는 둘째에게 조금 부족한 게 공룡들 크기였어요.

집에 갖고 있는 공룡 모형들은 모두 같은 크기로 되어있거든요.

그런데 붕붕이가 만나는 공룡들은 공룡이의 크기를 중심으로 아주 작은 공룡, 조금 더 커서 붕붕이만 한 공룡, 붕붕이 보다 큰 공룡으로 서로 비교해 볼 수 있어요.

둘째도 이 그림책을 보고서야 그걸 알겠는지

"엄마, 트리케라톱스가 스테고사우르스보다 더 커?"하고 묻더라고요.

 

그리고 아파트만큼 무지무지 거대한 공룡 브라키오 사우르스까지 만나게 된 붕붕이는 너무 무서워 다시 돌아가기로 해요.

 

이 책의 구성 중 가장 좋았던 부분이 처음 공룡 나라로 가는 과정과 집으로 가는 과정을 반대로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었어요.

비록 갈 때는 신나게 붕붕~ 달려갔지만 올 때는 하늘을 슝~ 날아오긴 했지만요.

1 - 2 - 3에서 3 - 2 - 1로 아이들에게 순서 개념을 알려주기 좋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집에 돌아와 다시 꼬마 자동차를 쓱쓱 싹싹 구석구석 닦아주고 잠자리에 드는 모습까지도요~

매일이 모험 같은 날이면 얼마나 신날까요? 아이들에겐 매일이 그런 날이 될까요? 때론 일상에 지친 부모가 매일 같이 신나는 하루를 기대하는 아이들을 실망시키는 건 아닌지 되돌아볼 때가 있어요. 사실 아이들에게 신나는 매일이란 거창하거나 대단한 게 아니라 함께 하는 놀이일 수도 있는데 말이지요.

 

잠자리 책으로, 공룡 놀이를 하기 위한 책으로, 자동차 놀이를 할 때에도 들고 와서 읽어달라고 하네요.  저는 몇 번을 읽어주면서도 꼬마 자동차 이름이 붕붕이고 꼬마 토끼는 그냥 꼬마 토끼인 줄 알았는데 아이가 그럴 때마다 교정해주더라고요. 결국 아이가 "엄마는, 정말~"이라는 소리를 듣고서야 좀 더 정신차려야겠다고 다짐하는 엄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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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각사 (무선) 웅진지식하우스 일문학선집 시리즈 3
미시마 유키오 지음, 허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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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작품에서 <금각사>를 소개받았는지 지금은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어딘가에 적어놨다고 기억해서 열심히 찾아봤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일본 문학을 이해하기 위해, 지금 주류를 이루는 많은 일본 작가들에게 영향을 끼친 작품으로서 꼭 읽어봐야 한다고 소개하고 있어 오랫동안 위시리스트에 담겨 있었다. 사실은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좀 기다리고 있었다고 해야겠다.

 

이번 <금각사>는 새로운 표지를 입고 출간되었다. 강렬한 빨강과 황토색에 살짝 금빛을 입힌 듯한 금각사 음영이 아주 깔끔하면서 화려한 표지이다. 고전, 명작에 대한 집착 때문에 한 장 한 장 조심히 읽기 시작했는데 솔직히 완전히 이해했다고는 (뒷부분 옮긴 이의 작품 해설을 읽었어도) 말할 수 없겠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내가 처음 읽었던 일본 문학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를 떠올린 것만으로도 즐거웠고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 언젠가 다시 한 번 읽어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어 좋았다. 나는 지금의 나대로 읽는다. 몇 년 후 조금 더 성장한 후 읽으면 또 달라지겠지 기대하며.

 

<금각사>는 실제 금각사 방화 사건을 소재로 하는 시사 소설이며 작가 미시마 유키오 자신의 정신과 고민을 담으려 했다는 점에서 고백소설이기도 하다. 실제 범인의 특징은 비슷하게 설정, 따르고 있지만 작가는 의미를 담고 구조를 만들기 위해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주인공 설정을 의도적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주인공 미조구치는 태어날 때부터 말더듬이에다 추남이다. 어렸을 때부터 놀림도 많이 받은 탓에 점점 외곬수에 안으로 침참한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 안에서부터 자신만은 남들보다 "미"에 대한 높은 인식을 지니고 있다고 믿고 있고 그 미에 집착하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상황에 더욱 우쭐해지기도 한다.

 

"외모는 보잘것없었지만 나의 내부 세계는 누구보다도 이토록 충요로웠다. 무언가 씻어 없앨 수 없는 열등감을 지닌 소년이 자신을 은근히 선택된 인간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12p

 

미조구치가 어렸을 때부터 들었던 금각사에 대한 상상은 절대 "미"로 연결된다. 실제로 아버지와 금각사에 갔을 때에는 실망했을 정도로. 그리고 그 미는 미조구치가 처음 연정을 품었던 우이코와도 연결된다. 우이코에게 민망할 정도로 무시당한 미조구치는 그 이후 여성들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없고 그럴 때마다 금각사가 자신을 가로막고 있다고 느낀다.

 

미조구치 주위의 두 친구 쓰루카와와 가시와기는 무척 대조적이다. 말더듬이인 특성 때문에 남들과 제대로 대화할 수 없고 이해받지 못했던 미조구치이지만 두 친구에게만은 그런 말더둠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쓰루카와는 미조구치 내면의 어떠한 악도 선으로 바꾸어주는 친구였던 반면, 가시와기는 그 악의 우유부단함을 더욱 견고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쓰루카와가 먼저 죽고 가시와기와 더욱 깊은 관계를 맺으며 소설은 끝으로 향한다.

 

"가슴이 크게 뛰었다. 출발해야 한다. 이 말은 거의 날개 치고 있다고 해도 좋았다. 내 주변으로부터, 나를 속박하고 있는 미의 관념으로부터, 내 감가불우로부터, 나의 말더듬 증세로부터, 나의 존재 조건으로부터, 하여간에 출발해야 한다."...262p

 

난 미에 대해 별 생각이 없는 사람이라서 솔직히 미조구치의 집착이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만약 내게 그런 결핍의 요소가 처음부터 있었고 그로 인해 인간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너무 힘들었다면, 어쩌면 미조구치 같은 인간이 될지도 모른다고 공감은 했다. 그보다 내가 <금각사>를 읽으며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내면의 "악"이었다. 원인이 무엇이든 쓰루카와조차 생각했던 것처럼 누구나 자신의 안에 악이 존재함을 느끼며 살지 않을까...하는 생각. 그리고 나도 모르게 내 안의 악과 손잡으려 하거나 친해지려 할 때 느끼던 죄책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는 것이다.

 

소설을 소설로서 가볍게 읽을 때도 좋지만 공부하듯 읽는 것도 좋아한다. <금각사>는 내게 아직 공부가 더 필요한 소설이다. 더 많은 내공을 쌓은 후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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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르라미 별이 뜨는 밤 반올림 38
김수빈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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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중 "9번째 매미인"이라는 말에 이 책이 SF인 줄 알았다. 아니 어쩌면 정말로 그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청소년 소설이 어떤 장르이건 그건 중요하지 않다. 주인공 결이와 결이 주변의 아이들, 어른들 모두 자신이 처한 상황에 고민을 하고 견디려고 노력한다는 것, 그리고 그러한 상황을 정말 잘 묘사한 소설이라는 사실이다.

 

소설은 8월의 첫 번째주에서 시작해 9월의 첫 번째주에 끝난다. 처음엔 흔한 여자 아이들 사이의 기 싸움이었다. 하지만 소설이 진행되면서 결이는 평범한고 흔한 여자 아이처럼 보이지 않는다. 친구들 사이의 위치가 드러나고 가정 환경이 드러난다. 결이가 생각할 때 이 세상의 모든 짐은 자신 혼자 지닌 것 같다. 그래도,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건 4학년 때부터 자신을 지켜주었던 남자친구 환희와 아이들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에게 다가와 준 수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젠 그 둘과의 사이마저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럴 때 만난다. 아주 작고 어린 얼굴의 중학생 아이, 진. 그 아이는 결이더러 자신과 결이는 "매미인"이라고 했다. 8월이 끝나는 마지막 날 매미인의 멸종을 막기 위해 다시 돌아가 결합해야 한다고. 처음엔 헛소리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되는 만남과 자신이 처한 상황 속에 결이는 진을 자신과 비슷하다고, 그래서 혼자 둘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자신의 무게가 너무 무겁기에 완전히 보듬지도 못한다. 비슷한 듯 다른 이 안타까운 아이들은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너무 뻔하지 않아서, 한 명 한 명 등장인물의 세밀한 묘사가 뛰어나서 좋았다. 주인공만 돋보이는 것이 아니라 책 속 등장하는 인물 모두가 생생히 존재한다. 그래서 미운 이도, 싫은 이도 없다.

 

우린 간혹 '나만큼 힘드냐'고 말한다. 하지만 그건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모두 자신이 겪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건 그 자신의 무게이고 그 무게는 자신이 아니면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흥미롭고 편안한 삶을 살 것 같은 결이의 엄마, 단세영씨 또한 자신이 숨겨온 과거의 무게가 있고, 수아에겐 첫사랑의 아픔이라는 무게가, 우유부단한 엄마 때문에 속상한 지수는 가족의 무게를 진다. 결이는 그런 이들의 무게를 보며 자신만 힘든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드디어 깨닫게 되는 것이다.

 

"며칠 전부터 터질 것처럼 복잡했던 머릿속이 단 하나의 생각으로 뭉쳐졌다. 말을 하지 못해도 좋고, 움직이지 못해도 좋고, 혼자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해도 좋으니까 죽지만 말라고. 그냥 우리 옆에 살아 있어만 달라고."...221p

 

일상의 소중함,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을 안다면 아무리 힘든 무게라도 결국은 견딜 만하다. 청소년기는 그런 사실을 깨달아가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한여름의 더위가 가시는 것처럼 시원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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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 다시 읽기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6
양지열 지음 / 자음과모음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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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0일만큼 온 국민이 헌법에 관심을 가졌던 날은 없었을 것이다. 평소 정치라면 치를 떨고 관심 없어 하던 나부터 이제 사춘기라고 조금씩 세상을 비판적으로 보기 시작하는 딸까지, 각 가정에서부터 학교, 회사, 거리마다 모든 이들이 헌법의 결정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설마...하고 걱정했던 것만큼 축하했다.(물론 일부는 그렇지 못한 듯하지만..) 역사의 한 장면에 서 이 모든 과정을 겪은 아이들은 학교에서 배우는 사회 정치에는 관심 없을지라도 헌법이 하는 역할, 우리 국민이 해야 하는 역할은 확실히 알게 되지 않았을까.

 

<헌법 다시 읽기>라는 책의 제목을 접하고 한편으론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책의 주제라 놀라우면서도 한편으론 이 제목을 보고 과연 몇 명이나 이 책에 관심을 보일까 걱정스러웠다. 나와는 다른 세상의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반드시 알아야 하기 때문에 읽어야 한다고 하면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도 골치 아픈데 책까지 읽어야 하냐고 할까봐서다. 그럼에도 아주 적절한 시기에 읽힐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먼저 읽으며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고 쉽게 풀어 써서 아이들도 우리 일상 속에서 헌법의 존재를 다시금 깨닫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헌법 다시 읽기>는 저자인 변호사 양지열 씨가 청소년 아이들에게 아빠이자 변호사로서 해주고 싶은 이야기를 딸의 입장에서 재구성한 책이다. 때문에 마치 소설처럼 이야기가 시작된다. 시연이는 핸드폰의 음성 지원 서비스를 친구 삼아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거나 답답한 심정을 토로하며 사용해 왔다. 그런데 갑자기 음성 지원 서비스의 수리가 자신에 대해 묻기 시작하며 인공지능으로 진화한다. 그렇게 시연이와 맥켄지는 궁금한 것들을 해결하며 서로 성장해 나아간다.

 

시연이는 아빠가 변호사라서 시연이가 하는 질문의 대부분이 헌법 이야기로 채워진다. 왜 공부를 하러 학교에 다니고, 커서 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도 헌법에서 찾아 답을 해주는 식이다. 그렇게 시연이는 헌법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일상 생활 속 문제들을 헌법 속에서 답을 찾으며 궁금증을 해결한다.

 

한 번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떻게 보면 답은 같은데 그 기본 근거를 헌법에서 찾을 수 있다니 아주 놀라운 접근 방법 같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헌법 제 1장 제 1조 정도는 알고 있지만 그 외에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모를 것이다. 궁금해 하지도 않았을까? 때문에 일상 생활 속 문제들이 헌법으로 설명 가능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신선했다. 오빠가 불쑥 방에 들어오면 사생활 침해의 자유를 외치며 자유권에 대해 공부하게 되고, 학급 회장 선거에 나서며 어떤 리더가 되어야 하는지 생각하다가 간접 민주주의 정치와 헌법이 하는 일 등을 공부하는 식이다.

 

"선거에 당선됐다는 건 그 정치인을 지지하는 국민들이 많았다는 뜻이겠지만, 그렇다고 그 정치인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의 뜻을 무시해도 좋다는 건 아니거든."...76p

 

 

 

각 장이 끝나면 아빠와 함께 생각해 볼 거리를 통해 정리하고 더 나아갈 수 있도록 한다. 책 마지막에 헌법 내용이 수록된 것도 아주 좋았다. 쉽지 않은 말들로 되어 있지만 한 번쯤 읽어보며 아이들은 내가 사는 이 나라에 대해, 내가 살아가는 이 사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헌법, 정치"라는 말들이 시연이의 말처럼 아직 어린 아이들에게는 다른 세상 말처럼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내가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함께 더불어 잘 살기 위해 만들어진 것들이다. 아직 어려서 몰라도 되는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익숙해져야 하고 실행해 나아가야 하는 것이다. <헌법 다시 읽기>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아주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 헌법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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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라의 과학 24시 - 청소년이 알아야 할 현대 과학의 24가지 이슈 즐거운 지식 (비룡소 청소년) 23
이은희 지음, 김명호 그림 / 비룡소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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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하라"라는 이름이 무척 익숙하다. 초등 고학년 즈음 되면 만나게 되는 필독 도서이다. 워낙 시리즈가 많아서 정확하게 어떤 책이 리스트에 있었는지 잘 생각도 나지 않는다. 그저 독특한 하리하라라는 필명만 기억날 뿐이다. 그렇게 시리즈가 많으니 참 박학다식한 사람인가보다 하고 생각했고 청소년 과학 도서로서 꽤 많은 인기가 있나 보다 하는 했다.

 

직접 읽어 보니 역시 유명한 책은 이유가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우선 재미있다는 점, 과학에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은 아이들도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점, 읽고 나면 조금은 유식해진 듯한 느낌이 들어 뿌듯하다는 점 때문이다. <하리하라의 과학 24시>는 초등 고학년에서 중등 1학년 정도까지 읽기에 적당하다. 읽으면서 책 한 권이 생각났는데, <세 바퀴로 가는 과학 자전거>이다. 비슷한 과학 쟁점을 소재로 하고 있는데, <세바퀴...>가 조금 더 깊이 들어가고 직접적으로 쟁점에 대해 이야기하기 때문에 좀 더 높은 학년이 읽으면 좋겠다.

 

<하리하라의 과학 24시>는 아주 평범한 중학교 2학년 훈이의 일상을 따라간다. 그 일상 속 훈이의 호기심이나 행동 중 쟁점이 될 만한 것들을 뽑아 저자가 설명해 주는 식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6시 30분, 평소보다 30분 일찍 자명종 소리에 힘겹게 눈을 뜬다. 겨우 30분 일찍 일어났을 뿐인데 도저히 잠이 깨지 않는다. 왜 그럴까? 하고 페이지를 넘기면 우리 몸 속의 생체 시계와 과학이 발달하며 무너진 생체 시계, 조상의 지혜와 오늘날의 문제점을 제기하는 식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는 과학 지식을 설명해 주기도 하고 일부 몇몇 주제들은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CCTV 설치의 찬반이나 줄기세포 문제 등은 이미 학교에서도 자주 사용되는 토론 주제이기도 하다. 이미 해봤다고 해서 다 아는 것은 아닐 것이다. 더 많은, 다양한 시점과 사고 방식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도 <하리하라의 과학 24시>는 매우 유익하다.

 

가장 눈여겨 읽었던 부분은, 과학의 발달이 과연 우리에게 유익하기만 할까...하는 주제들이었다. 우리 삶의 편리성을 위해 발전한 과학이 때로는 다시 우리에게 더 큰 문제를 야기하기도 하고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윤리적으로 허용해서는 안 되는 일 말입니다. "...68p

"수많은 입장이 복잡다단하게 얽힌 과학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시각에서만 그 대상을 보기보다는 시야를 넓혀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 수도 있어야 합니다."...246p

 

자연의 원리를 보여 주는 질소의 순환도 재미있게 읽었다. 분명 어디선가(아마도 학교 다닐 때가 아닐까 싶은데...) 읽었거나 배웠던 것 같은데 잊혀졌던 내용이다. 그것을 더 자세하게 아주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해주니 유기농이나 농민들의 노력 같은 것들이 더 와 닿았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지식의 대부분은, 돌이켜보면 사실 초, 중, 고를 거쳐 대학교까지 학교에서 배운 지식들이라는 사실을 요즘 뼈저리게 느낀다. 몇 년 전부터 굉장히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때 들어온 지식은 잠시 머무르다 사라지는 느낌이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노파심 담긴 잔소리를 자주 하게 된다. 지금 열심히 익히고 배워두라고. 과학자가 될 것도 아닌데 왜 과학을 배워냐 하냐고 과학을 싫어하는 우리 딸을 비롯해 많은 아이들이 묻는다. 왜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그리고 합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생각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이다. <하리하라의 과학 24시>는 우리 생활과 관련된 주제들을 뽑아 쉽게 설명해 준다. 아주 평범한 학생의 일과를 따라가며 문제를 제기하고 설명하므로 아이들은 자신이 된 듯 일상 생활과 연결하여 과학을 쉽게 이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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