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칸타타
김병종.최재천 지음 / 너와숲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명 칸타타>라는 제목이 막~ 읽고 싶어지는 제목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그 아래 내가 아는 얼굴과, "최재천"이라는 이름이 얼른 이 책을 집어들게 한다. 과학자이지만 자신의 분야에서든, 그가 항상 말해온 통섭을 직접 보여주려는 것인지 그 외 모든 분야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말하고 글로 펴내시는 최재천 박사님의 무한한 신뢰 때문이다.

<생명 칸타타>는 최재천 님과 함께 김병종님의 이야기가 담겼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김병종님을 잘 알지 못했고 때문에 이 책을 통해 귀한 분을 한 분 알게된 기쁨이 있다. <생명 칸타타>는 결국 김병종 님과 최재천 님의 각자의 이야기(수필)과 함께 두 사람의 대담이 실린 책이다. 평소 대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읽기 전에는 약간의 걱정이 앞섰지만 책을 모두 읽은 후인 지금은 이 대담이야 말로 이 책의 정수라는 사실을 알겠다.

두 사람의 대담은 "생명"이라는 주제를 담고 있고 이 대담을 이끌어 간 양영은 기자에 의해 심도 깊게 다양한 이 두 분의 생각을 알 수 있게 펼쳐진다. 김병종 님은 화가로서, 최재천 님은 생물학자로서 각기 다른 분야의 대가들에 대한 생각이지만 두 분 모두 자신의 분야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의 분야를 위해 밑바탕이 되는 다방면에 지식과 견해를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읽어나가면서 나 또한 굉장히 넓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생명의 기원에서부터 시작된 이야기는 우리의 미래로까지 이어지고 다양한 시뮬레이션, 상상, 저변 등에 대한 이야기로 아주 풍요롭다.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접한 느낌이라 나 또한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보이지 않는 소년 마스터피스 시리즈 (사파리) 14
엘로이 모레노 지음, 성초림 옮김 / 사파리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어 제목이 <INVISIBLE>이다. "투명 인간" 이라는 제목은 허버트 조지 웰스의 고전 소설을 떠올리게 하니 한국 제목인 <보이지 않는 소년>은 아주 적절한 제목이 된 것 같다. 단순한 투명 인간보다는 "보이지 않는"이라는 우리말은 여러가지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스로 보이지 않도록 할 수도, 다른 사람들에 의해 보이지 않을 수도. 


처음 책장을 하나 둘 넘겨 읽기 시작하면 도무지 줄거리를 따라잡기가 힘이 든다. 한 장, 두 장의 짧은 챕터가 각각 다른 이의 시선으로 서술되는 데다가 어떤 챕터는 "나"라는 1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다른 챕터에서는 "~소녀", "~ 소년", "~ 여자" 등으로 서술되는가 하면 등장인물의 이름 대신 그 인물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소년이나 소녀를 수식하는 식으로 표현된다. 그러니 그 표현들을 꼼꼼히 읽지 않으면 누가 누구인지 엉망으로 헷갈리게 될지도.


하지만 어떤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과 각각의 인물들이 괴로워하는 이유를 쫓아 읽다 보면 결국, 이 사건을 파악하게 된다. 그리고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한 소년이 어째서 자신 만의 이야기를 만들 수밖에 없었는지도 알게 된다. 그리고 그 순간.... 눈물을 참을 수가 없다.


여러가지 책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우메다 슌사쿠의 <모르는 척>이라는 그림책 형식의 동화책이나 제임스 프렐러의 <방관자> 같은 책들은 <보이지 않는 소년>과 같은 주제를 담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소년>은 폭력을 당한 소년의 입장과 그 소년을 보고도 마치 보지 못한 척, 나만 아니면 된다고 생각하는 아이들, 어른들의 시선에서 멈추지 않고 그 폭력을 행사한 소년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게 한다. 한 사건을 쭉~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단편적인 장면들과 생각을 보여주고 마치 미스테리 영화를 보는 듯 독자가 짜맞춰가며 읽어야 하기 때문에 마지막 모든 전말을 알게 됐을 때 훨씬 더 많은 감정들이 오고 갔다.


2024년 디즈니플러스 방영 예정이라니, 아마 영화로도 만들어진 것 같은데 화면으로는 또 어떨지 정말 궁금하다. 초등 고학년에겐 조금 어려울 것 같고 중학생 정도라면 누구나 읽고 자신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년은 바닥에 떨어진 자신의 샌드위치를 놀란 눈으로 바라보며 그 순간, 세상에 정말로 폭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았다. 그동안 텔레비전에서 폭력을 흔히 접했지만, 그건 자신과는 멀디 먼, 자신이 전혀 모르는 사람들에게나 일어나는 일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아니었다. 지금 여기, 바로 자기 앞에 그현실이 닥쳐 있었다.
폭력의 또 다른 모습도 보았다. 그건 사건을 보러 우르르 몰려들었지만 개입하지 않는 아이들, 싸움이 일어나면 봤다고 자랑하려고 핸드폰을 꺼내 드는 아이들, 사건을 본체만체하는 아이들 그리고 불의 앞에서 고개를 돌려 버리는 아이들이 저지르는폭력이었다. 아이들은 사건을 바라보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않았다.
소년은 이같은 폭력의 두 얼굴을 발견하고는 다시 바닥을 내려다 봤다. - P15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상한 무인 문구점 이상한 무인 가게 시리즈 2
서아람 지음, 안병현 그림 / 라곰스쿨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상한 무인 문구점>이라는 책 제목을 읽으니 생각나는 책 제목이 있다. <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그렇다. <이상한 무인 문구점>은 <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라는 책의 후속편이다. 아마도 "이상한 무인~" 시리즈로 이어질 것 같다. 최근 유행하는 무인 가게를 컨셉으로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으로 탄생한 것이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 우리 동네에도 처음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가 생기더니 최근, 무인 문구점까지 생겨서 아이들이 방앗간처럼 드나드는 곳이 되었다.

아이들에게 익숙한 장소이다 보니 아이스크림 가게든 문구점이든 발견하면 들어가보고 싶은 것이 아이들 마음이다. "이상한 무인~"시리즈는 그런 마음을 잘 알고 아이들 마음 속에 담긴 고민이나 상황을 잘 보듬는다. <이상한 무인 문구점>은 7가지 이야기로 전편보다 조금 더 이야기가 안정돼 보인다. 전체적인 구성은 전편과 비슷하지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문구들 중 아이에게 딱! 맞는 문구들이 마치 주인을 찾든 아이들의 손에 착 안기듯이 들어가는 것이 눈에 띈다. 또한 이번 책에는아이들뿐만 아이나 순수한 마음을 가진 어른도 한 명 포함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아이들은 고민이 없을 거라고, 그 정돈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자신의 상황이 제일 심각하고 힘들다. 간접 경험을 통해 조금씩 단단해지는 방법을 배우면 좋겠다. "이상한 무인~ 시리즈"는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음엔 어떤 무인 가게가 등장할지 궁금하다. 아직 이 무인 가게를 운영하는 꼬마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았으니!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애 소설 읽는 노인 열린책들 세계문학 23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정창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루이스 세풀베다를 처음 알게 된 건, 수업하고 있는 솔루니의 5학년 도서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덕분이다. 좋은 작가를 찾아낸다는 건, 그 작가를 따라 읽을 책이 많아진다는 걸 뜻한다. 이후 <느림의 중요성을 깨달은 달팽이>도 읽게 되었지만 아이들을 위한 동화 대신 좀 다른 책을 접해보고 싶어 하나씩 검색하고 몇 권의 책을 기회가 닿을 때마다 구입했다.


가볍게 읽을 요량으로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을 선택했지만 가볍게만 읽을 수 있는 소설은 아니다. 그렇게 놓고 보니, 앞의 두 권 동의화를 제외한 다른 소설들은 제목을 포함해 아주 극명하게 다른 분위기를 풍긴다. 그리고 그의 첫 책인 만큼 이 소설은 그의 가치관이 그득 담긴 책임에 분명하다.


루이스 세풀베다의 이력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칠레에서 태어나 피노체트 군부에서 체포, 투옥 후 남아메리카 적도 부근의 인접 국가를 떠돌며 망명 생활을 한 후 유럽으로 옮겨 독일에 정착하게 된다. 그리고 그 아마존 밀림을 떠돌았던 경험이 <연애 소설 읽는 노인>을 구상하는 기회가 된다.


때문에 소설을 읽다 보면 아마존 밀림과 그 주변의 마을이 눈에 그려질 정도로 생생하게 묘사된다. 그곳에서 살아가는 인디오와 밀림 속 동물들을 비롯해 정부의 개발 정책으로 이주하며 만들어진 이주민과 정부 사람들까지. 그리고 연애 소설을 읽는 노인은 그런 혼란 속에서 한 걸음 떨어져 세상을 관망하듯 소설에 빠져 한 글자 한 글자 읽는 노인이다.


소설은 처음에 엘 이딜리오라는 이주 정책에 따라 만들어진 마을을 보여주고 그곳의 두 인물 치과 의사(정부에 회의적인)와 노인(연애 소설 읽으며 하루를 느긋하게 살아가는)의 대화로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곧 한 백인 남자의 시체가 발견되면서 사건을 일으킨 밀림 속 아름다운 동물 암살쾡이와의 전쟁으로 점점 고조된다.


숨 막힐 듯 전개되는 이야기는 책장을 훌훌 넘기게 하지만 같은 이주민이지만 인디오들 속에서 몇 년을 지낸 이로써 자신만의 철학을 지니게 된 노인의 생각과 행동, 마치 인간인 것처럼 생각하고 움직이는 암살쾡이의 이야기가 정말로 아름답다.


"친구, 미안하군. 그 빌어먹을 양키 놈이 우리 모두의 삶을 망쳐 놓고 만 거야."...160p


결국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 아니었을까.

또 하나! 독서에 대한 갈망.


노인이 책을 읽는 방식은 내가 아이들에게 얘기해 주고 싶은 방법이다. 제발~! 하나하나 씹어먹듯 읽으라고~!라며...

너무너무 가슴이 웅장해지는 소설~!


#연애소설읽는노인 #루이스세풀베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라틴아메리카문학 #추천소설 #환경 #독서 #최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