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의 망상 - 욕망과 광기의 역사에 숨겨진 인간 본능의 실체
윌리엄 번스타인 지음, 노윤기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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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광고가 생각난다. 모두가 "예"를 외칠 때 "아니오!"를 외칠 수 있는 용기를 보여주던 CF.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데에도 용기가 필요하다. 남들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런 사람조차 진정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 왠지 반대로 행동하고픈 생각 때문에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일 수도 있다. 도대체 왜 그럴까. 왜 사람은 자신이 옳다고 믿은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의 결정을 보고 의아해 하고 의심하고 자신이 없어지는 걸까.


1841년 영국의 언론이 찰스 맥케이가 <대중의 미망과 광기>를 발표했다고 한다. 이 책은 인간의 비이성적 본성이 집단 속에서 매우 빠르게 확산된다는 사실을 담고 있는데 십자군 운동과 중세 종말론, 1630년대 튤립 광풍을 예시로 "집단 광기"를 다룬 고전으로 꼽힌단다. <군중의 망상> 작가 우리리엄 번스타인은 이 찰스 맥케이의 고전을 바탕으로 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각종 예시를 통해 인류의 광기를 설명하고 있다.


800페이지에 이르는 이 책은 종말론의 원천인 성경 속 "에스겔서", "다니엘서", "요한계시록"에서부터 잘못 해석되어 어떻게 종말론으로 발전할 수 있었는지부터 설명한다. 책의 분량만큼이나 이해를 돕기 위해 끝없는 예시와 무척 자세한 설명이 이어지는데 그 설명에는 인류의 역사에서부터 종교의 역사, 그 안에 담긴 인류의 특성이 담겨 있다. "서사"에 빠지는 인류가 "모방"을 통해 얼마나 맹목적으로 빠져들 수 있는지를 읽다 보면 이른바 멘붕이 오기도 한다.


종교의 종말론의 이야기는 18세기 투자 광풍으로 이어지는데 경제 분야로 오면 18세기뿐만 아니라 20세기까지 이어지는 투자 광풍과 현대의 심리 실험 등을 통해 얼마나 이 말도 안되는 환각과 광기에 빠질 수 있는지 설명한다. 이는 20세기에서 끝난 것이 아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는 아직도 코인 열풍, 주식이나 또다른 열풍에 뛰어들고 있으니 말이다.


"인간이 합리성보다 합리화에 더욱 치중해왔다"...19p


책을 읽다 보니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이 든다. 역사적 사건들을 예시로 들고 있어 인류와 종교, 세계사 등 다양한 역사 이야기가 너무나 광대하게 나오는 데 이어 인류의 특성을 설명하기 위해 다양한 심리학 실험 등을 통해 심리학 이론까지 접하고 있어 무척이나 폭넓은 지식을 얻게 된다. 스스로 너무나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 만큼. 쉽지 않은 책이었고 너무나 깊어 다시 한 번 정독해 보고 싶은 책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군중의망상 #포레스트북스 #윌리엄번스타인 #인류 #광기 #심리학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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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 버스 - 명문 대학으로 직행하는 초등 공부 전략서
분당강쌤 지음 / 다산에듀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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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직접적이다. 부제는 더 적나라하다. "초등 6학년이 되기 전 SKY 대학에 올라타나!"라고 되어 있으니.학부모라면 한 번쯤 유튜브를 통해 분당강쌤 영상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다른 공부법을 찾다가 우연히 떠서 보게 된 영상인데 사실 매회 챙겨볼 정도는 아니었다. 굉장히 원론적인 이야기를 참 길게, 풀어놓으시는 분이라 끝까지 듣고 있을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땐 꼭 한 번은 읽어보고 싶었다. 내가 놓친 부분이 있다면 여러 강의를 통해 한 이야기를 이 책 속에서 풀어놓지 않았을까 싶어서다.


나는 아이를 꼭 대학에, 그것도 명문대에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아니고, 이 학원 저 학원으로 아이를 돌리며 사교육에 의존하는 사람이 아닌 데다가 가장 기본 중의 기본, 분당강쌤이 이야기하는 그 "원론"을 믿는 사람이기에 사실 자녀교육서를 잘 챙겨보는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분당강쌤의 주장은 사람을 끌어당기는 무언가가 있다. 아마도 그 기본 중의 기본을 왜 지켜야 하는지를 설명해주기 때문인 것 같다.


책은 1부 버스를 기다리며, 2부 버스를 타고, 3부 목적지를 향해로 나뉘어 있고 1부에선 대한민국 입시에 대하여, 그 입시를 정확히 알고 어떤 목표를 가져야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2부에선 이제 막 학부모로서 아이의 교육의 길에 들어섰다면 목표를 잃지 말고 자주 점검하며 무엇보다 꾸준하게 나아가라고 알려준다. 3부에선 구체적 실천법이다. 공부의 기본이 되는 습관에서부터 각 과목들을 저학년과 고학년으로 나누어 어떻게 학습하면 좋은지를 설명한다.


공부의 기본은 "교과서"다. 그런데 많은 학부모와 아이들이 이 교과서를 놓친다. 자습서도 들여다보는 둥 마는 둥, 잠깐만 보고 문제부터 푼다. 개념도 모르는데 문제부터 풀면 좋은 성적이 나올 리가 없다. 공부를 잘 하는 아이들은 교과서부터 읽는다. 대강이 아니라 "정독"을 한다. 무엇보다 공부를 스스로 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사실 모두 아는 얘기들이다. 하지만 막상 초등학교 1학년에 입학시키고 나면 학부모들은 마음이 급해지고 아이를 닥달하거나 사교육에 내맡기는 것이다. 바로 이런 이야기들을 분당강쌤이 하고 있다. 주체는 아이들이며 언제나 항상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고. 목표에서부터 과목별 공부법까지 마음이 흔들릴 때, 원하는 곳을 펼쳐 읽을 만하다. 학부모가 주체가 되지 않게, 기본이 무엇인지를 떠올리고 아이에게 진정 공부의 참맛을 일깨워주기 위해 꼭 한 번씩은 읽었으면 좋겠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스카이버스 #분당강쌤 #다산에듀 #초등교육 #실천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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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 - 동물들의 10가지 의례로 배우는 관계와 공존
케이틀린 오코넬 지음, 이선주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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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책을 접할 때마다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생기곤 한다. 전혀 관심 없는 분야를 선택하진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나 읽기 어려우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서는 것이다. <코끼리도 장례식장에 간다>도 마찬가지였다. 평소 동물에 관한 이야기를 좋아하고 동물들의 행동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것들을 설명한 책이라 나 또한 배울 것이 많겠다는 생각을 가지며 선택했지만 350페이지에 달하는 두께를 보니 다시 두려워졌다.


하지만 막상 페이지를 넘겨 읽기 시작하니 모두 기우였다. 작가 케이틀린 오코넬은 30년 이상 코끼리를 연구한 코끼리 연구자라고 하는데 그가 쓴 책이 많은 것처럼 작가로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이야기를 잘 풀어가는 작가이다. 때문에 작은 글씨가 촘촘한 350여 페이지의 책이지만 아주 빠른 시간에 술술 넘기며 읽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정말 흥미로웠다.


작가는 코끼리를 연구하면서 만나게 된 코끼리와 다양한 동물들의 행동을 통해 동물들의 "의례"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그들 사이에 어떻게 의사전달을 하고 어떻게 관계를 유지하는지를 설명하며 현대에 관계가 소홀해진 인간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책을 읽다 보면 얼마나 동물들과 인간이 비슷한지를 절실하게 깨닫게 된다. 하지만 이기적인 인간들에 비해 함께 해야 공존할 수 있는 동물들은 그 누구보다 이타적인 행동을 하는가 하면 유대감을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기도 하고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기도 한다.


"인간성"은 어디 있을까. 인간성을 공감이나 배려, 이타심에 두면 안 될 것 같다. 침팬지나 오랑우탄을 인간처럼 키우고 수화를 가르쳤을 때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도 이 책을 통해 보여준다.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훨씬 우위를 차지한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그 존재가 무엇이든 우린 감사하게 배워야 하지 않을까. 그 어느 때보다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코끼리도장례식장에간다 #현대지성 #동물의례 #관계와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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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 한국사 - 우리 지갑 속 인문학 이야기
은동진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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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핸드폰 하나만 들고다니는 일이 많아졌다. 신용카드가 일반화되고 핸드폰 안에도 다양한 pay로 결제가 가능하게 되면서 지갑을 챙길 일이 없어진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니 도대체 돈이 어디로 술술 나가는지 모르게 되어버렸다. 열심히 앱으로 가계부를 정리해도 현금을 직접 들고다니면서 관리하는 것만 못했다. 그래서 요즘은 다시 지갑 속에 현금을 챙겨 다니는 일이 잦다. 우리가 매일 쓰는 지폐와 동전 속 다양한 그림은 언제나 우리의 호기심 대상이다. 일반적으로는 100원짜리와 500원 동전의 그림, 지폐 속 인물들에 집중되지만 지폐 안에는 다양한 이야기가 숨겨져 있을 것이다.


<화폐 한국사>는 바로 우리가 평소 궁금해하고 익숙하지만 잘 모르는 "화폐" 속 이야기를 다룬다. 잘 알고 있는 이야기도 있겠지만 대부분 우리는 이름 정도만 알고 있으니 그 안에 담긴 비하인드 이야기나 우리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는 배경지식을 풍부하게 해 줄 것이다.





책은 크게 "동전 속 한국사"와 "지폐 속 한국사"로 나뉜다. 가장 작은 일 원에서부터 오백 원까지, 천 원에서부터 오만 원까지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한다. 내가 어릴 때 보았던 5원과 1원 등을 오랫만에 지면을 통해 보니 정말 반가웠다. 그저 기억 속에 깊숙이 있다가 사진을 보니 문득 떠올랐다. 맞아~ 1원에는 무궁화 그림이 새겨져 있었지, 하고. 무궁화가 우리나라 꽃이 된 유래에서부터 지폐 속 어디 어디에 새겨졌다가 사라졌는지 지금은 어떻게 남겨져 있는지 상세하게 알려준다. 개인적으론 오십 원의 "벼" 이야기가 재미있었다. 어느 프로그램에 문제로 나왔는데 보리라고 했다가 곤혹을 치른 이야기, 우리나라가 어려웠던 시절 이 벼의 수확을 늘리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등을 통해 자연스레 근현대사가 눈에 들어온다.


또한 만 원권의 "혼천의"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하게 알 수 있었다. 사실 얼마 전에 만 원권의 혼천의가 혼천의가 아니라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었는데 바로 그 자세한 이야기를 읽을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경회루나 자격루 등의 도안 소재들이 바뀐 이야기, 잘 보이지 않는 곳에 자리잡은 천상분야열차지도나 보현산 천문대 등의 이야기를 통해 평소 자폐를 잘 들여다 보지 않았구나 반성도 하게 됐다.


언젠간 이 지폐를 사용하지 않는 날이 올지 모르겠다. 하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유물과 유적, 인물들로 구성된 지폐는 그야말로 나라를 대표하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릴 때부터 지폐를 쓸 때 소중히 써야 한다고 배웠다. 가끔 너무 더럽거나 찢어진 화폐를 만나면 기분이 좋지 않다. 우리가 우리나라의 소중한 화폐를 아껴야 할 것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화폐한국사 #지갑인문학 #bs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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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 세상과 만나다
이강엽 지음 / 지식의날개(방송대출판문화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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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문학을 제일 처음 접하게 되는 때는 중,고등학교에 들어가서가 아니다. 이제 제법 말길도 잘 알아듣고 자기 표현도 할 줄 아는 나이인 3,4살이 아닐까 싶다. 부모도, 아이도 그당시에 가장 자연스레 많이 접하게 되는 전래동화 이야기다. 전래동화를 통해 우리 옛 문화와 권선징악을 담은 도덕적 교훈, 기승전결을 통한 이야기 구조를 자연스레 익히게 된다. 그리고 그때 읽은 그 엄청나게 짧게 편집된 이야기로 아마 평생 나 그 이야기 안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교과서에서 접하게 되는 중, 고등학교에서의 고전문학은 그야말로 학습이기에 전혀 이해하지 못한 상태로 달달 외우고 곧 잊어버리므로 진정한 고전문학을 만났다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조금만 흥미를 갖고 들여다 보면(나중에 학습의 위치를 떠나 바라보니 그렇게 되더라) 우리 고전 문학이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 시기를 지나며 유치하거나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치부되던 이야기가 사실 그 속에 무엇을 담고 있는지를 알게 된다면 깊은 감흥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대로 고전문학을 알기 위해선 우리 옛 문화를 담은 역사를 공부해야 할 수밖에 없다.


<고전문학, 세상과 만나다>는 우리 고전을 시대별로가 아닌 "주제별"로 엮은 책이다. 하나의 주제를 담은 키워드에 따라 다시 작품과 갈래, 작가, 시대별로 다양하게 살펴보고 있다. 각각의 주제는 "꽃, 가난, 선악, 변신, 사랑, 자연, 죽음, 하늘, 복, 호랑이"로 우리 고전문학 속에 담긴 가장 흔하며 중요한 주제들이다. 이 구성이 무척 신선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읽어 보니 고전문학에 이제 막 흥미가 생긴 사람이 읽기엔 너무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주제에 대한 작품들이 언급되다 보니 조금 산만하게도 느껴졌다. 사실 고전소설 몇 편을 통해 재미를 알아가던 나로선 그 외의 작품들이 나오면 문외한이니 많이 벅찼다고 해야겠다. 그러니 이 책은 나같은 초급자가 아닌 조금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즐겨오던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언젠가 조금 더 많은 작품들로 나를 채운 뒤 다시 한 번 정리하는 개념으로 책을 읽어봐야겠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고전문학,세상과만나다 #고전문학 #지식의날개 #주제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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