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면 다른 것도 좀 물어보자. 이런걸 묻고싶어. 너는인간의 마음이라는 걸 믿니? 신체기관을 말하는 건 아냐.
시적인 의미에서 하는 말이야. 인간의 마음. 그런 게 존재한다고 생각해? 사람을 특별하고 개별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
만약에 정말 그런 게 있다면 말이야. 그렇다면 조시를 제대로 배우려면 조시의 습관이나 특징만 안다고 되는 게 아니라 내면 깊은 곳에 있는 걸 알아야 하지 않겠어? 조시의 마음을 배워야 하지 않아?"
"네, 그럼요." - P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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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2 사계절 만화가 열전 21
이창현 지음, 유희 그림 / 사계절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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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감성 사이로 고고히 흐르는 지적 인문주의의 대향연"

크으~ 얼마나 멋진 말인가! ㅋㅋㅋ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1편을 킬킬거리며 읽고 2편은 안 나오나~ 하고 있을 때,

2편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런.데.... 16800원이라니~!

1편도 중고로 구입했는데 나 이거 언제까지 기다릴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잊어버림..^^;;;

나의 독서 찾아 삼만리 중에 "플라이북"이라는 도서 대여 앱을 발견!

결국 자다 깨서 새벽에(적어도 나는 이 시간에 이성적 생각을 배제하고 나 하고 싶은 대로 해버리는 시간)

무제한 대여를 구독해 버림..ㅋㅋㅋ


하여간 그렇게 첫 대여로 2편이 내게로 왔다.

기존의 독서 클럽에 빠진 이도 있지만 무엇보다 엄청 내향형인 도서관 사서의 등장이 무척 흥미로웠고

저~ 앞의 설명처럼

책을 잘 알고 읽었어야 이해하고 웃을 수 있는 포인트들이 많아서

1편처럼 킬킬거리며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새로운 등장인물 다크 섹시에게서 내적 친밀감이~ㅋㅋㅋ

언제 읽어도 즐거운 <익명의 독서 중독자들>

3편은 안 나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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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트넛 스트리트
메이브 빈치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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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브 빈치 여사님, 만만세~! 뭔지 모르겠지만 좋다, 정말 좋다. 그 전에 읽었던 <그 겨울의 일주일>과는 또 다른 느낌, 하지만 같은 결의 책이다. 아마도 장편과 단편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체스트넛 스트리트>는 2012년 타계 이후 수십 년에 걸쳐 써 온 단편소설을 남편이 묶어 펴낸 책이다. 때문에 읽다 보면 그 시간의 간극이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게 또, 좋다. 우선 이 책은 가상의 거리 "체스트넛 스트리트"에서 벌어진 여러 인물들의 이야기이므로 피카레스크식 구성을 띤다. 읽다 보면 저절로 양귀자의 <원미동 사람들>이나 박태원의 <천변풍경>이 저절로 생각나기도 한다. 처음엔 체스트넛 스트리트에서 벌어지는 각자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는데, 페이지 뒤로 갈수록 앞에 나왔던 주인공이 등장하기도 하면서 짜릿함을 느끼기도 한다.

약 540페이지에 달하지만 37편의 단편이 묶인 책이므로 한 편당 페이지 수는 길지 않다. 또한 각 단편의 이야기가 한 편 한 편 매력적이어서 아주 천천히 각각의 단편을 음미하며 읽을 수 있다. 대부분은 미소지으며 ("그저 하루", "페이의 새 삼촌", "리버티 그린", "불면증 치료제" 등), 때론 씁쓸하게 ("돌리의 어머니", "택시 기사는 투명인간이다.", "품위라는 선물" 등) 인생을 이야기하고 있다.

메이브 빈치의 이야기들이 매력적인 건 어느 세월, 어느 공간이든 보편적인 인간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모두 다 그렇게 살고 있다고. 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건 바로 이 작가의 지혜가 소설을 통해 드러나기 때문이다. 나도 이렇게 살아야지, 나는 이런 실수를 하지 말아야지~ 하고.

우리나라에는 그녀의 많은 작품들 중 5권만 번역되어 출간된 것 같다. 더 많은 작품이 출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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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 베니핏 - COST BENEFIT
조영주 외 지음 / 해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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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나라 문단에 자주 이름을 올리는 작가들의 이름으로 가득한 단편 소설집이다.

한글로 "코스트 베니핏"이라고 씌여진 제목을 봤을 때부터

갑자기 뭔가 깨닫는 순간까지...

이 제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몰랐다. ㅋㅋㅋ

아마도 영어로 씌여졌다면 좀 달랐겠지만

영어를 한글로 써 놓는다면 영어에 정말 1도 관심 없는 나로서는 그저 글자들의 조합일 뿐.

그래서 생각해 본다.

아니~ 도대체 왜 영어 제목을! 했다가...

아, 한글로 "가성비"라고 써 놓았다면 아무도 사 읽지 않았겠다~ 라고.ㅎㅎㅎ

책에는 다섯 작가의 맛이 다른 단편 5편이 모여 있다.

각 작가의 특성이 다르다고 서로 주장하듯 각각의 단편들은 완전 다른 내용과 분위기와 주제를 뽐낸다.

그저 출발이 모두 "가성비"일 뿐.

조영주 작가의 <절친대행>에서부터 신박하다는 느낌이 가득했다.

김의경 작가나 이진 작가의 <두리안의 맛>이나 <빈집 채우기>, 주원규 작가의 <2005년생이 온다>는 좀더 현실적이었다면

정명섭 작가의 <그리고 행성에는 아무도 없었다>는 애거사 크리스티 작품을 모티브로 SF 소설처럼 담아냈다.

"가성비"라는 출발점이 같을 뿐, 너무나 개성이 다른 이 다섯 작품들은 읽는 맛이 있었다.

너무 무겁고 어두운 우리나라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데

나름 즐겁고 재미있는 독서여서

왜 최근 젊은 세대들이 (나 너무 늙은 것 같네..ㅋㅋ) 새로운 작가들을 좋아하는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든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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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주머니 - 행복연구소
엘라 사리.안비 지음 / 리앙(Rien)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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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를 학문적으로 바라보면 이해하지 못 할 부분이 없다. 전두엽이 재정비되는 시기, 자신의 자아정체성을 찾아 나가는 시기. 그러니 열심히 생각하고 열심히 경험하라고 말해주는 거야 뭐가 어려울까. 문제는 그 각자의 생각과 경험이 모두 다 다르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자라 온 세상과 축적되어 온 것들이 모두 다,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달라서 그것들이 청소년기를 맞이했을 때, 엉뚱한 곳에서 폭발하기도 하고 갑자기 주저앉는가 하면 절망스럽기도 하다는 것. 그런 모든 것들이 자기 자신만 느낄 수 있는 것이라서 모두에게서 점점 배타적이 되어간다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결국은 어떻게 잘 이겨낼 것인가...가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에라 모르겠다...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결심하는 것. 충분히 고민하고 실행해 보는 것. 사설이 길었는데, <공기주머니 행복연구소>를 읽고 나니 청소년들에 대한 생각이 이러저러 많아졌기 때문에 주저리주저리가 된 것 같다.

<공기주머니 행복연구소>는 독특한 책이다. 작가가 둘인데 한 명은 한국에서 태어나 프랑스 가정으로 입양된 엘라 사리와 프랑스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안비가 각각의 한 장씩 맡아 번갈아가며 쓰여졌다. 시작 1장부터 홀수 장은 엘라 사리가, 짝수 장인 2장부터는 안비 작가가 맡았다고 한다. 처음엔 홀수 장은 현실에서, 짝수 장은 율의 상상 속 일들인 것처럼 보이다가 중간부터 하나로 합쳐지는 독특한 판타지 소설이다.

프랑스와 인도, 한국이라는 세 나라를 오가며 입양되고 버려진 아이들이 자신들 만의 나라를 찾아나가는 이야기라 길지 않은 책이었지만 중반까지는 세계관을 이해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결국은, 자아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다. 이곳에서도, 저곳에서도 속하지 못하는 아이들이 어떻게 "나"를 찾아야 하는지에 대한.

비단 입양아들에게만 속하는 이야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더 극심한 혼란이 야기될 수 있겠지만 결국 어디서든 "나"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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