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페포포 레인보우
심승현 지음 / 예담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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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위한 그림책을 제외하고는, 내 책으로 글씨가 그다지 없는... 만화책 같은 것은 돈 주고 사서 읽기가 참으로 아깝다는 생각을 계속 주~욱 해 왔기 때문에 난 지금껏 파페포포 시리즈를 읽어본 적이 없다. 
나와 친한 친척 언니가 이 시리즈를 너무너무 좋아한다는 얘기를 듣고도, 뭐... 나랑은 영~ 안맞으니까..라는 생각을 해 왔다.
오늘, 이 책을 읽고나서 든 생각은... 사람이 경험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자기자신에게 건 최면... 선입견은 정말로 무서운 것이구나! 하는 것이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EBS의 <지식 채널 e>처럼 무척 짧은 글 속에도 무궁무진하게 많은 내용을 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있었으면서도  "만화"라는 이유만으로 내 관심사에서 벗어나 있던 것이다. 

"보이는 것을 동경하는 사람보다는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작가의 말처럼 <<파페포포 레인보우>>는 귀여운 그림과 상황, 내뱉듯 읖조리는 짧은 글 속에 참으로 많은 것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짧은 생각의 단편, 어린 시절의 경험, 지금 살아가면서 느끼는 작은 감정의 토막 등.... 무엇 하나 연결되는 것은 하나도 없어보이나 왠지 "감동"과 "공감"이라는 단어들로 이 모두는 서로 연결되어있다. 

때로는 혼자라는 외로움을, 잊혀져간 행복,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 용기와 기회에 대해서... 한 편 한 편마다 마음을 촉촉히 적셔준다. 글로만 있으면 그저 멋있는 척 하는 문장들...이라는 생각이 들었을텐데, 처음엔 귀엽게 느껴지던... 점점 아름답다고 느껴진 그림들이 함께 어우러져 그 글들은 나와 동화되어 간다. 한 번쯤 스쳐지나가듯 느꼈을 감정들을 눈앞에 만들어 현실화시켜주는 듯하다. 그래서 더 가슴에 와 닿는 것이겠지...

오랫만에 내리는 비처럼, 그렇게 내 독서 편력에 단비를 내려준 책에 감사한다. 다음에 친척 언니를 만날 때엔... 이 책을 선물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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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특별판)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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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인가, 내가 자주 사용하는 말이 있다. "사는 게 다 그런거지, 뭐."라는 말. 이 말은 내가 내 삶을 포기하거나 체념해서 하는 말은 아니다. 그저 조금 힘들거나 아플 때... 그렇게라도 나 자신을 다독이기 위해서, 위로해주기 위해서 하는 말이다. 혹은 내 주위에 힘들어하는 지인들에게... 그러니 힘들어하지 말라고 해주는 말이다. 

그런데, 그런 말조차도... 모모에게는 해줄 수가 없다. 그가 안고 있는 출생의 비밀이 너무 커서, 그가 안고 가야할 짐이 너무나 커보여서, 그럼에도 당당하게 "자기 앞의 생"을 진지하게 내다보고 사색하고 나아가려는 모모가 기특해서 난 그저 조용히 모모를 지켜볼 뿐이다. 

모모가 어떤 아이인가! 

창녀들이 법을 피해 몰래 낳은 아이들을, 또한 불법으로 보살펴주고 있는 로자 아줌마네 집에서 가장 큰 맡형 노릇을 하고 있는 아이이다. 너무나 갖고 싶었던지라 훔칠 수밖에 없었던 강아지 쉬페르를, 너무나 사랑하기 때문에 남에게 줘버리기까지 했다. 그는 이미 아홉 살이라는 나이에 자신이 사는 환경보다 나은 환경을 강아지에게  선물해주고 싶었다. 그런... 진짜 "사랑"을 알고 있는 아이였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마약을 하지는 않을 거라고 다짐하는 아이였고, 자신의 감정을 추스리기 위해 하염없이 동네를 돌아다니던 아이였다.

"생은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252p
"여러분도 알겠지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나도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속으로는 죽을 맛이었다. 이건 아닌데, 생이 이런 건 아닌데, 내 오랜 경험에 비춰 보건대 결코 아닌데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뇌리를 스쳐갔다."...232p

모모의 주변 인물들은 하나같이 3류 인생을 사는 사람들 뿐이다. 그 외의 인물들에게서 모모는 위화감과 불안을 느꼈고, 오히려 소년의 주변 인물들 속에서만 그는 편안함과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모모는 우리가 상대하고 싶어하지 않을 사람들에게서 교훈을 얻고, 삶을 배워나간다. 

모모가 살아오는 동안, 자신에게 부모가 없다는 사실 때문에 정체성으로 혼란을 겪었지만 모모에게는 하밀 할아버지와 로자 아줌마와 이웃들이 있었기에 자신의 "생"에 대해 진지할 수 있었다.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는 살 수 없다"는 하밀 할아버지의 말을 곱씹으며 모모는 로자 아줌마의 사랑을 자신의 사랑으로 되갚는다. 

"사랑"만으로 모든 일이 해결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언제나 삶은, 생은... 만만치가 않다. 그럼에도 모모가 자신의 출생을 극복하고 로자 아줌마의 죽음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향해 한걸음 내딛는 것처럼,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처럼... 우리에게 위로가 될 무언가 아주 작은 것이 존재한다면... 그 힘만으로도 우리는 그 삶을 버텨낼 수 있을 것이다.

P.S  <<자기 앞의 생>>은 에밀 아자르의 작품이다. 그리고 이제는 누구나 알다시피, 에밀 아자르는 로맹 가리이다. 이 책에는 로맹 가리가 죽기 전에 써놓은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이 함께 있다. 거기서 로맹 가리는 자신에게 왜 또다른 필명이 필요했는지, 에밀 아자르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밝히고 있다. 위대한 작가가 필명을 사용하여 또다른 작가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던 작가로서의 고뇌와 그당시 문학계를 비꼬았던 그의 행동과 그 결과에 그가 얼마나 흡족해 했는지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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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견문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지식여행자 6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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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다"는 행위는.... 얼마나 황홀한 일인지! 요리를 하고, 먹고, 설겆이를 하기까지의 과정 중에 당연히 앞, 뒤 잘라먹고 중간 과정만 했으면 좋겠다. 매일매일의 한 끼도 맛난데, 누구나 인정하는 정말 "맛난" 것을 찾아다니며 먹는 맛은 어떤 맛일까! 생각만으로도 침이 고이고 머리속에선 무한 상상을 시작한다. 

하루에 7권씩 책을 읽어치운다는 "요네하라 마리"는 그 엄청난 독서력만큼이나 다양하고 깊고, 무지막지한 식욕을 자랑한다. 그러한 입맛으로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맛 보고 느끼고, 알아낸 여러가지 생각들을 담은 것이 바로 이 책, <<미식견문록>>이다. 그렇다고 어느 가게의 어떤 음식이 정말 맛있다고 소개하는 글은 아니다. 어떤 나라의 음식이나 보편적인 식재료들의 기원, 역사에서부터 각 나라의 음식 문화와  서비스 등 정말로 다양하고 폭넓은 정보를 읽을 수 있다. 그녀의 박학다식함이 저절로 느껴지는 순간이다. 

프랑스 요리의 코스가 실은 프랑스식이 아니었다거나 러시아의 하루 여섯끼 이야기 등 그녀가 풀어놓는 이야기는 많은 정보를 담고 있으면서도 정말 흥미진진하다. 이렇게 풀어낸 이야기에 신빙성이 가는 이유는 그 기원이나 역사 이야기가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가 아닌, 책이나 논문, 혹은 전문가로부터 나온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또, 이러한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은 이유는 사람들 사이에서 퍼진 "낭설"들을 함께 담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러니까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지식을 거꾸로 되짚어가는 과정에서 더욱 호기심이 이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이 이야기들은 그녀의 "주장"도 담고 있다. 유전자 변형식품보다는 너구리나 오소리, 까마귀, 쥐...등을 선택하겠다거나 벼농사보다 공업제품 수출을 최우선으로 해온 일본의 경제 정책에 대해 지옥에 떨어질 것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그녀의 글을 읽고 있자면 정말로 먹는 것을 좋아하고 잘 먹는다는 것이 팍팍 느껴진다. 그래서 나까지 기분이 좋아지는 것이다. 왠지 안도감이랄까? ㅋㅋ 현대는 "적게 먹는 것"이 각광을 받는 시대이기 때문에 맛있는 것을 많이 먹고 싶은 나로서는 요네하라 마리의 글에 동지애까지 느껴질 정도이다. 

"이렇게 엥겔지수가 높은 여행이 되어버리다니. 맙소사, 이진칸을 둘러보는 차에 맛있는 것을 먹은 게 아니라, 요리를 맛있게 먹으려고 배를 꺼뜨리느라 이진칸을 둘러본 셈이 되어버렸네."...181p
"나는 어느쪽이냐 하면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사는' 부류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188p

이런 문장을 만나면... '그래! 원래 여행이란 그런 거였어!'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나 또한 먹기 위해 사는 부류의 인간이므로 그녀의 글에 백배 공감을 하곤 한다. 

모두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지만, 무척 다른 다양한 글을 읽은 듯하다. 자신의 경험담이 씌여있는 정말 에세이 같은 글이 있는가하면, 지식을 전해주는 글, 동화책 속 음식에 대한 이야기 등 전혀 지루하지 않은 글들을 읽으며 나 또한 맛있는 것들을 많이 상상한 즐거운 시간이었다. 먹는 것만큼이나 먹는 것들을 읽는 것도, 언제나 즐겁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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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박민규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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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그렇게 쉽지만은 않은, 이 소설을 읽으며 "나"나 <그녀> 혹은 요한의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고 공감하다가도 내 깊은 곳에 있는 "정의"나 "반감" 같은 것들이 고개를 들곤 한다.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지 않을까... 혹은 그 반대의 입장은 생각해주지 않는 거냐고... 그렇게 묻고 싶기도 했다. 그래서, 읽는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다. 무언가 내 심리를 계속해서 거슬리는 그러한 것이 있다. 이 소설엔...

디에고 벨라스케스의 그림 <시녀들>을 표지로 하고 있는 이 책은 그 표지에서 두드러져 있는, 정말로... 너무나 못생긴 시녀 그림이 나타내는 것처럼 못생긴 <그녀>와 그녀를 사랑한 한 남자 그리고 그들과 어울리게 된 또다른 남자의 이야기이다. 그들 세 사람 모두 상처입은 영혼들이다.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사랑을 하며 비로소 용기를 얻고, 빛을 조금씩 발산할 수 있었던... 스무 살의 "나"와 <그녀>.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밝음이 자신의 상처를 더욱 잘 보이게 함으로서 도망치고 싶게 만들던 젊은이들의 사랑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그래서 실은, 누군가를 상상하는 일이야. 시시한 그 인간을, 곧 시시해질 한 인간을... 시간이 지나도 시시해지지 않게 미리, 상상해 주는 거야. 그리고 서로의 상상이 새로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서로가 서로를 희생해 가는 거야. 사랑받지 못하는 인간은 그래서 스스로를 견디지 못해. 시시해질 자신의 삶을 버틸 수 없기 때문읻지. 신은 완전한 인간을 창조하지 않았어, 대신 완전해질 수 있는 상상력을 인간에게 주었지."...228p

이 책을 읽으며 줄거리를 따라가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는 것이다. 다행이 캐릭터가 절실하게, 생생하게 살아있기 때문에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 "나"는 못생긴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과거의 경험을 가지고 있고, <그녀>의 성격은 그녀가 살아온 경험으로 만들어졌다. 요한 또한 자신의 출생과 어린시절로 인해 아픔을 가득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 세 캐릭터가 모두 살아있기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가 더욱 아프고, 힘이 든다. 하지만 마직막장 <해피엔딩> 뒤의 <그와 그녀, 그리고 요한의 또 다른 이야기>가 존재하고 있어 이야기는 이중, 삼중의 구조를 가지게 되고 독자는 마음껏 결론을 상상할 수 있다. 

부끄러워하고 부러워하기 때문에 "이쁜 것"과 "좋은 것"만 찾는 그냥 그런 사람들 속에서 살아갈 그와 그녀, 요한의 이야기가 그렇기에 더욱 가슴이 아프다. 하지만 소설 속 내내 <HOPE>를 발견했던 그들에게도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는 한 "희망"은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이쁜 것"과 "좋은 것"도 그렇게 이쁘고 좋았기 때문에 겪었을 또다른 아픔을 간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고 싶다. 세상은... 다 그런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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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의 특권
아멜리 노통브 지음, 허지은 옮김 / 문학세계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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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을마다 한 편씩의 소설을 발표한다는 아멜리 노통브는 정말 굉장한 작가인 것 같다. 그녀의 외모와는 전혀 다른, 섬뜩할 정도로 기이한... 내용을 담은 소설류와 자전적 내용을 담은 소설들이 교차하며 그녀의 매력을 한껏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난 사실 아멜리 노통브의 자전적 소설들을 더 선호하는 편이지만, 그 소설들과는 너무나 다르게 느껴지는... 독특한 또다른 소설들도 놓치기가 싫다. 

소설은 매우 간결하고, 담백하다. 평소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했을만한 내용으로 시작하여 그녀만의 상상 무한으로 치닫는다. 그냥 그렇게 남들처럼 어쩔 수 없는 매일 매일을 살아온 밥티스트 보르다브는 어느 날, 우연한 죽음을 맞딱뜨리게 된다. 자신의 집에 전화를 빌리러 왔다가 느닺없는 죽음을 맞이한 올라프를 보고 그는 아무도 상상할 수 없는 결정을 내리게 되는 것이다. 무엇이 그를 그렇게 내몰았을까...

"난생 처음으로 뭔가를 발견했는데, 진짜로 혼자 발견했는데, 그게 이 남자의 죽음이었다. 이 사람에 관해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지금 자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더 이상 알 수 없다는 전제하에선, 그 자신조차도 모르는 것이다."...20p

보통의 상황이라면 구급차를 부르고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 맞는 행동이겠지만, 여러가지 상황들과... 인생의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을지도 모른다는 놀라운 발견, 다람쥐 쳇바퀴 돌듯 하던 삶을 내려놓고 싶은 욕망... 기존의 자신에서 탈피하여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희망... 이런 것들이 모여 밥티스트는 올라프가 되기로 한다. 

하지만 사실 올라프의 죽음에는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 어떤 일이 닥치면 인간의 뇌는 끊임없이 안 좋은 쪽으로 의심하고 가설을 쏟아내는가 보다. 그것을 하나하나 생각하다보면... 밥티스트는 올라프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새로운 올라프는 그저 자신의 본능에 따라 행동한다.

"그러나 자유로워지려면 의심에 발목을 잡혀서는 안 되는 법. 자유롭기로 결심한 사람은 쩨쩨하고 좀스런 생각을 가져선 안 된다. 이것저것 따져서는 안 되는 것이다. 그가 그런 말을 왜 했을까, 왜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등등. 나도 한 번 통 크게 살아보고 싶었다. 살아 있다는 짜릿함을 느끼고 싶었다. 낯선 이의 신원을 훔치는 것이야말로 이 넓은 세상의 황홀한 맛을 경험해 볼 수 있는 방법 중의 방법이 아닌가."...35p

새로운 올라프는 엄청난 저택에서 아름다운 올라프의 부인과 그야말로 진정한 "휴식"의 며칠을 보낸다. 마치 귀족과 같은 삶. 예전의 밥티스트로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인생이다. 

"샴페인을 마시다 보면 그런 순간이 있다. 열다섯 번째 모금과 열여섯 번째 모금 사이, 모든 인간이 귀족이 되는 순간 말이다. 아주 사소한 이유로 인해 인간은 이 순간을 포착하지 못하고 지나간다. 뭐가 그리 급한지, 취기의 절정에 도달하려고 마시고 또 마시다가 고결하기 그지없는 이 순간을 그만 술에 빠뜨려버리고 마는 것이다. "...146p

왕자의 특권... 그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본능에 따라 진정한 휴식의 나날을 보내는 것일까.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고 마시고 먹고 원하는 것은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 것. 진짜 올라프는 왜 죽은 것일까...나 새로운 올라프와 지그리드는 어떤 결말을 맺었을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사실 많이 궁금하기는 하지만..ㅋ) 우리에게도 때로는 그러한 왕자의 특권 같은 삶의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  .... 지그리드의 창고에 쌓여 있다던 그 시원한 샴페인을 한 잔 마시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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