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도대체 왜 별개인 걸까?ㅜㅜ
죽었다 깨어나도 문과형 인간은 이해가 안된다~

"그렇죠. 지난번에 ‘이익과 현금은 별개‘라고 말씀드렸죠?"
전에 공부한 내용을 생각해 내려 애쓰는 구로키 사장의 얼굴이 보인다.
"여기서도 ‘경비와 현금은 다른 개념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재무제표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즉 실제로 드나드는 돈과 재무제표에 계상하는 돈이 다르다는 거군요?"
"사장님, 바로 그겁니다. 경비에선 감가상각비가 그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 P6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1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요즘 힘든가 보다. 이제 힐링 소설 그만 읽어야지~ 하면서 또 들고 읽고 있다. ㅎㅎ

이런 류의 소설들을 묶는 힐링 소설이라는 말이 참 잘 어울린다 싶게 실제로 읽고 있는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감동적으로 마음이 따땃~해진다. 그러니 사람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고 베스트셀러가 되고 하는 거겠지.

도시와 좀 떨어진, 그렇다고 너무 시골도 아닌 곳 모지항 앞에 편의점이 하나 있다. 그리고 이곳엔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페로몬을 마구 내뿜는 점장과 그를 둘러싼 팬클럽(ㅋㅋㅋ 이들을 이 말 말고 뭐라고 부를까)이 존재한다. 그러니까 이곳엔 시바 점장을 보자마자 한눈에 반하는 인간과 도대체 그들을 이해할 수 없는 이들로 나뉜다는 말씀. 이 설정부터 너무 웃긴데 사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 소설은 그것보다 더 중요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총 6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모두 편의점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만 6명의 주인공은 모두 편의점의 손님들이다. 자신의 꿈을 의심하거나 포기하고 자신의 나이에 고민할 것들을 고민하는 이 주인공들은 모두 우리의 이야기다. 그래서 소설은 너무 튀지 않고 "그래, 맞아~"하면서 읽게 된다. 편의점의 시바 점장과 그의 형 "무엇이든 맨"은 그들을 그냥 조금 도와줄 뿐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도와주겠다는 어떤 사명을 가진 건 아니다. 그저 착한 심성으로 최선을 다해서 도왔을 뿐. 한두 명 만의 리드로 이끌어가지 않고 앞서 나온 이가 뒤를 이어 그 마음을 전파하고 이어가며 이 소설은 무척이나 따뜻한 소설이 되었다.

벌써 2권도 출간된 것 같던데, 시바 점장의 동생 미소녀 주에루의 등장은 이 모지항을 또 어떻게 바꾸어놓을지 무척 기대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림자를 판 사나이 열림원 세계문학 5
아델베르트 샤미소 지음, 최문규 옮김 / 열림원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을 보고 제일 먼저 떠오른 건, 괴테의 <파우스트>와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다. 악마에게 영혼을 팔고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는 작품들. 그런가 하면 그림자라는 소재 자체로 연관된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이라는 그림책도 있다. 홀로 남은 그림자들을 데리고 다니는 부인의 이야기인데 막상 <그림자를 판 사나이>를 읽어 보니 이 작품들 모두 연관성이 있어 모두를 떠올리며 즐겁게 읽었다.

그렇다고 쉬운 작품은 아니다. 130여 페이지의 짧은 작품으로 이야기 전개도 빠르지만 첫 시작 서문의 중의성에서부터 그림자를 판 슐레밀의 선택과 그 이후의 인생에 대한 의미, 부자인 슐레밀보다 그림자 없는 슐레밀을 경멸하는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 등을 생각하면 그냥 후루룩 읽어낼 책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선 서문부터 살펴보자면, 처음 책이 시작되면 푸케가 에두아르트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슐레밀이 쓴 작품을 샤미소에게서 받았으며 이 작품을 꼭 출간해야 한다는 내용을 읽을 수 있다. 이어 샤미소가 직접 에두아르트에게 편지를 보내 슐레밀의 인생 이야기를 칭찬하며 이 재능을 썩힐 수 없다고 한다. 하지만 분명 <그림자를 판 사나이>는 샤미소의 작품이고 주인공이 슐레밀이므로 이 편지부터 소설이 시작됨을 의미한다. 이 별 것 아닌 것 같은 장치가 얼마나 재미를 주는지~!

책 속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처음 슐레밀은 자신의 경제적 자립을 위한 일자리를 구하러 욘 씨를 찾아갔다가 기이한 회색 옷 입은 남자를 만나게 된다. 낌새가 좋지 않아 그 무리를 벗어나려는 와중에 쫓아온 남자에게 끝도 없이 나오는 금화자루(경제적 자립을 뜻한다)를 줄 테니 그림자를 팔라는 이야기를 듣고 그 자리에서 그림자를 팔아버린다. 하지만 슐레밀은 곧 후회한다. 그림자가 없는 것을 사람들이 경멸하고 비로소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생각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슐레밀과 관계를 맺지만 책 속에선 한결같은 옳은 가치를 믿고 슐레밀을 지지해 주는 벤델과 같은 사람이나 처음엔 다른 이들처럼 사랑하면서도 슐레밀과의 이별을 택하지만 이후 슐레밀을 떠올리며 선행을 베풀며 사는 미나 같은 인물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이후의 이야기에서 백미는 다시 나타난 회색 옷 입은 남자에게서 또다른 제안을 받은 슐레밀의 선택이다.

자칫 너무 권선징악의 구성을 띠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마지막 선을 넘지 않는 슐레밀을 독자들은 어느새 응원하게 되는 것이다. 책 속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의 이름은 실제 작가인 샤미소의 주변 인물들 이름과 같다고 한다. 앞서 보낸 편지에서부터 중의적으로 재미를 선사한 샤미소는 책 구석구석 이런 요소들을 숨겨놓아 마치 미스테리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한다.

전체 이야기만 보면 아이들을 위한 전래동화처럼 생각된다. 하지만 여러 뜻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겨둠으로써 이 작품을 해석하는 데 다양한 의견이 덧붙여지도록 한 것이 이 소설의 가장 큰 묘미가 된다. 때문에 책 뒷부분에 있는 해석도 꼼꼼하게 읽어 보길 추천한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 - 기후 대재앙에 놓인 아이들 미래주니어노블 14
앨런 그라츠 지음, 김지인 옮김 / 밝은미래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불타는 숲 앞 한 아이의 모습이 강렬하다. 검붉은 표지는 바로 우리 앞 숲이 불타는 듯 보인다. 2도씨라는 제목과 더불어 "기후 대재앙에 놓인 아이들"이라는 부제목에서부터 이 책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짐작케 한다. 5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데도 숨막히듯 읽을 수 있었던 이유는, 탄탄한 구성과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묘사가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2도씨>의 주인공은 셋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시에라네바다 산맥에 사는 아키라는 영혼의 단짝인 다저라는 말을 타고 아빠와 숲을 산책하는 것이 가장 행복한 아이다. 비록 친구들과의 사이에서 조금 엇돌고 힘들기는 하지만 아빠와 숲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이야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모든 시름을 잊는다.

캐나다 매니토바주 처칠에서는 오언과 조지가 산다. 북극곰이 해빙에 다시 얼음이 얼 때까지 기다리는 곳으로 북극곰을 관광하러 오는 이들을 상대로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오언은 관광객들 앞에서 지식을 뽐내는 것도, 친구 조지와 광활한 얼음 벌판 오두막에서 낚시를 하며 지내는 것도 모두 즐겁기만 하다.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는 나탈리가 엄마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매년 겪는 허리케인이 힘들고 지치지만 엄마와 함께 더 단단히 준비하며 스스로 잘 이겨내고자 열심히 공부 중이다. 하지만 이렇게 각기 다른 곳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한꺼번에 재앙이 닥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대형 산불이, 캐나다에서는 먹을 거리를 찾을 수 없는 북극곰의 습격이, 플로리다주에서는 대형 허리캐인이 이들의 삶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다.

"사람도 살아야 하는 거야. 함께 살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뿐이야.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함께' 말이야. 사람도 '자연의 한 부분'이니까."...298p

아키라의 아빠는 대형 산불이 매년 지나가는 자연의 순환 작용 중 하나라고 끝까지 우긴다. 오언은 눈 앞에서 다양한 현상들을 지켜보았지만 자신들의 생활에 이익이 된다고만 생각했지 이 지구가 병들어가고 있다는 사실까지 연결지어 생각하지 못한다. 나탈리의 친구도 자신은 높은 곳에 사니 마치 캠핑하는 기분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눈 앞의 현실을 알면서도 인지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세계 곳곳에서 이미 너무나 많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2도씨>는 그런 과정을 세세하게 보여주면서 각자가 해야 할 일뿐 아니라 정부가 해야 하는 일 또한 제대로 짚어주며 우리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해준다. 뒷부분이 너무 교훈적이라 다소 걱정이 되어갈 때 쯤(어쨌든 아이들이 끝까지 읽어야 할 테니) 또다른 재미와 반전을 준비하며 즐거움을 놓치지 않는 책이다.

우리만 살면 된다고 생각하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책들의 부엌
김지혜 지음 / 팩토리나인 / 2022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연히, 내가 좋아하는 메이브 빈치의 <그 겨울의 일주일>을 바탕으로 쓴 한국 소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럼, 읽어야지~ㅋㅋ 그 책이 바로 <책들의 부엌>. 제목이 좀 ~ 잘 와닿지 않는다. 아마 작가가 <그 겨울의 일주일>을 읽고 자신도 그런 마음을 가진 주인공을 중심으로 소설을 쓰고 싶었다는 사실을 몰랐다면 그냥 패스했을 책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알게 되었으니 난 읽어야겠다.ㅋ

프롤로그에서 "소양리 북스 키친"이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이 나온다. 연고가 하나도 없던 유진이 우연히 들른 곳에서 우연히 듣게 된 땅. 그리고 마치 그것이 자신의 운명인 듯 그곳에 자신이 그토록 원하던 북스테이를 만들어 간다. 그리고 어느새 그곳은 유진의 진짜 집이 된다.

이후 그곳을 방문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사연. "소양리 북스 키친"은 다양한 행사와 아름다운 풍경을 바탕으로 매 주말 문전성시를 이루지만 책을 이끌어가는 사연들은 이 북스테이 자체보다는 이곳을 방문하는 몇몇의 인물들에 대한 사연이다. 이들은 처음 유진이 그랬던 것처럼 번아웃 상태. 우연히든 소개든, 자신이 찾아서든 이 소양리 북스 키친을 방문하고 이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유진을 비롯한 스태프들과 소양리의 아름다움 속에서 하나 둘 치유받는다.

모두가 자신들의 고민이나 상황에서 극적으로 탈출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생각의 변환이나 나아갈 힘을 얻거나 잠시 멈춰서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갖는다. 그런 의미에서 <책들의 부엌>은 독자들로 하여금 따뜻함을, 이완하는 힘을 주게 된다. 다만 각각의 인물들의 이야기가 너무 단편적이어서 이야기조차 소모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책을 좋아하고 북카페나 북스테이를 꿈꾸는 이들이라면~ㅋ 대리만족용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